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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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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작품등록일 :
2014.10.2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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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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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87,889

작성
14.10.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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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글자
14쪽

새로운 인생 4

이글은 픽션입니다. 설정상 현대와 다른 점은 양해바랍니다. 이름이나 기타 회사명이 같은 것들은 우연입니다.




DUMMY

세린이 학교운동장을 뛰고 있었다. 한 바퀴 도는데 400m인 운동장을 한 바퀴는 전력으로 뛰고 한 바퀴는 느긋하게 숨을 고르며 뛰길 반복하고 있었다.

벌써 한 시간을 넘게 뛰고 있었다. 창밖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노년의 교장이 그의 담임을 보고 말했다.

“저 학생 결심이 대단하군요, 우리 학교에 육상을 전공한 선생님이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안 그래도 체육 선생님이 전공은 아니지만 도와주실 생각이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런데 세린이가 자기 혼자 힘으로 해보겠다네요.”

“아니, 전공이 아니라도 선생님이 도와주면 좋을 텐데 왜 거부한 겁니까?”

“자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 수업에 지장을 주기 싫다고 하네요.”

“하긴, 수업 대신 혼자 뛰고 있으니...그런데 벌써 한 시간이 넘지 않았어요?”

“네, 한 시간 10분입니다.”

“허허...잘하면 완주는 가능하겠군요.”

“저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

“하여간 우리 학교에도 저런 도전정신이 있는 학생이 있다는 게 대단하군요.”


수업시간이 끝나는 것에 맞춰 교실로 돌아온 세린을 보고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세린아, 쉬는 시간에 봤는데 정말 대단하더라. 어떻게 그렇게 달릴 수 있어?”

“그냥 하면 돼.”

“에이, 어떻게 몇 시간을 그냥 뛰어?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에 선천적으로 타고난 거 아니냐?”

“그럴 리가 없잖아, 아무튼 나는 그냥 뛰는 거야.”

“그럼, 끝나고 또 뛸 거야?”

“집에까지 뛰어가고 밥 먹고 나서 몸풀기로 조금 더 뛰어야지.”

“와~, 니네 동네까지 여기서 이십 리는 될 텐데 거기까지 또 뛰어간다고?”

“어, 갈 때는 공차면서 천천히 뛰는 거야?”

“공? 축구공? 야, 너 그거 하다가 다친 거잖아?”

“그래서 축구는 안 하고 공만 갖고 노는 거야.”

”그래도. 그 먼 거리를 공을 차고 뛴다니...너, 정말 대단해! 존경스러워.“

“헤이...자식, 존경은 무슨..”

세린이 아이들하고 얘기하는 사이에 담임이 들어와 종례가 시작됐다.

“오늘도 바로 집에 들어가는 거 알지? 대학 가려면 지난번처럼 피시방이나 기웃거리면 안 돼! 야자가 없는 대신에 집에서 열심히들 해!”

“네에~.”

“이상, 끝”

“차렷, 선생님께 인사.”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고등학교 야자가 없어진 이후로 학생들은 그만큼 자유로워졌지만 그만큼 대학진학률이 떨어져 고민인 선생이 매일같이 당부하는 말이 끝나자 아이들이 우르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교문을 나선 세린이 한적한 길로 들어서자 공을 차며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가 공을 차는 방식이 특이했다.

드리볼을 하듯이 공을 땅 위에서 차면서 가는 게 아니라 발 등으로 공을 차고 그 공이 떨어지기 전에 다시 달려가서 공을 차는 방식이었다.

처음엔 한번 차면 3m 정도의 간격으로 차기 시작하더니 점점 4m, 5m로 거리를 늘려가면서 차기 시작했던 것이다. 가끔 공을 떨어트리기도 했지만, 그때는 다시 가볍게 공을 차올려 달리기를 계속했다.

‘이제 3개월 정도인데 이정도면 정말 장족의 발전이야,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제는 내가 원하는 대로 돼가는 겉 같아.후훗.’

세린은 달리면서도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제는 아팠던 것이 오히려 행운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 자신이 아프기 전과 현재가 너무 달라져서 지금도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지금만 같으면 누구와 축구를 해도 볼을 빼앗기지 않을 자신감마저 생기고 있었다.

처음 병원에서 퇴원했을 때에는 자신도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혹시라도 다시 병이 재발하는 게 아닐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퇴원 전에 그렇게 자신의 온몸을 태울 듯이 고통스러웠던 것이 자신의 병을 치료하는 과정이었다는걸 알게 된 것은 머릿속의 따듯한 기운이 없어진 걸 느낀 후였다.

환자복을 시커멓게 적실 정도로 악취까지 풍기는 땀을 흘린 후에 병상에서 일어난 그를 보고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눈길을 보내왔다.

세린도 그 시커먼 땀을 보고 난 후 그제서야 그 선인이 넣어주었던 기운이 자신의 몸속에 있던 암세포를 모두 죽이고 밖으로 내보냈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처음 퇴원하겠다고 일어서서 말하는 자신을 보고 담당 주치의는 너무 놀라 정밀 검사를 해보고도 믿지 못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할만한 사례라며 학계에 보고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검사를 더 해보자는 병원 측의 제의를 뿌리치고 퇴원한 후로도 몇 번이나 연락이 왔지만, 세린은 그때마다 냉정하게 뿌리쳤다.

자신의 병을 고친 것이 의학적으로 규명할 수 없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을 고친 것이 할머니의 염원을 담은 기도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십 리에 달하는 거리를 공을 차며 뛰어온 세린이 자신이 사는 집이 눈에 들어오자 속도를 올리려 할 때쯤 앞쪽 언덕 너머에서 갑자기 차가 튀어나와 차체가 허공에 떴다가 차도에 한번 부딪치고는 속도를 줄이지도 않고 세린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왔다. 언덕을 넘어오는데 차량이 없으니 과속을 한 것 같았다.

순식간에 달려오는 차에 당황한 세린이 공을 받으려는 순간 어느새 차가 세린을 덮치고 있었다. 그의 눈에도 당황해 하는 운전자의 표정이 보이고 있었다.

‘이거 뭐야?...’

당황한 세린의 몸이 자신도 모르게 달려오는 승용차를 피하고자 점프를 하고 있었다.

-끼이이익!!!

-쿠쿵

순간적으로 뛰어올라 공을 무릎과 복부 사이에 끼고 허공에서 한 바퀴 돌아 바닥에 내려선 세린이 공을 들고 뒤돌아보니 승용차가 언덕 중간에서 이탈해 길옆의 경사진 면을 들이받고 멈춰있는 게 보였다.

갑자기 튀어나온 승용차를 보고 간신히 피하긴했지만, 세린이 너무 놀라 가슴을 잡고 진정하려는데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차가 사고난 걸 보고나니 한편으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자신도 놀랐지만 상대방도 자기를 피하려다 사고를낸게 틀림없어보였다.

생각해 보면 애초에 차도에서 공을 차며 가던 자신의 행동이 위험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황급히 뛰어간 세린이 차 안을 들여다보려고 했지만 어두워진 데다가 유리에 썬팅까지 진하게 돼 안이 보이질 않았다.

앞쪽으로 돌아가 보니 남녀 두 사람이 에어백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쾅쾅

“여보세요! 괜찮으세요?”

문을 두들기며 다급히 부르던 세린은 혹시 많이 다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119에 전화를 하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는 순간 운전석 유리가 스르르 내려가고 운전자가 힘들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꼬마야, 전화하지 마..”

“어? 괜찮으세요? 병원 가셔야 되잖아요?”

“아,...됐고...좀 기다려...야, 선아야 괜찮아?”

“...아...머리 아파...어질어질해..오빠.”

“어디 크게 다친 덴 없지?”

“아...잘 모르겠어...가슴도 아프고..”

“야, 그건 안전벨트 때문에 그런거고...다른 덴 괜찮아?”

“아, 몰라...사고가 났는데 괜찮겠어?”

“그럼 병원 갈래? 그래도 돼?”

“아니...그건 아니고...서울가서 혼자 가볼래...”

병원에 가는 걸 꺼리는듯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세린이 조금 이상한 생각에 둘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형...신영민 형 아니에요?”

“어?....어어, 날 아니?”

“그럼요. 나도 형 팬이에요. 이번에 평가전 때문에 오셨나 봐요?”

“어...야, 그런데 너 오늘 나 봤다고 인터넷에 올리고 그럼 안된다.”

“네?..에헷...옆에 누나가 정말 강선영 누나가 맞아요?”

세린이 인터넷 뉴스에서 봤던 프리미어리그 스타 신영민과 배우 강선영 기사를 기억하고 아직도 선글라스를 낀 채로 이마를 만지며 인상을 쓰고 있는 여자를 보며 물었다.

텔레비전으로나 보던 사람들을 눈앞에서 직접 대하자 정말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이 자식이...너 그것보다 갑자기 길에서 튀어나오면 어쩌자는 거야? 하마터면 너 때문에 죽을 뻔했잖아 임마!”

“죽을 뻔한 건 전데요? 고개를 그렇게 과속으로 넘어오면 어떡해요? 차가 나한테 날아오는 줄 알았다고요.”

“어...하긴..조금 밟긴 했지만...고개너머에 코너가 있는 줄 알았어야지...헌데 넌 괜찮냐? 니가 차에 부딪힌 줄 알고 엄청 놀랬다.”

“그러게 내가 오빠한테 천천히 가라고 했잖아! 뭐가 급하다고 이런 시골 길에서 그렇게 밟아대? 다신 오빠 차 안 탈래!”

“에헤헤....두분 사랑싸움 하시는 거예요? 인터넷에 올리면 대~박 나겠는데요?”

“야야! 너 절대 그러면 안 돼! 부탁이다 응?”

몸이 괜찮은지 세린의 말에 놀란 신영민이 문을 열고 나와 세린을 붙잡으며 사정조로 말하자 세린이 특유의 약간 바보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강선영의 선글라스를 벗은 얼굴을 보고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헤헷..알았어요. 걱정 말아요. 그런데 누나 정말 예쁘다!”

처음에 가슴이 아프다며 인상을 쓰던 그녀가 괜찮아졌는지 자신을 칭찬하는 세린을 보고 픽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쫌 예쁘긴 하지...그런데 너도 그 웃음이 뭔가 묘한 매력이 있다...고등학생이야?”

“네, 3학년이에요. 그런데 차가 고장 나서 어떡해요? 여긴 지나다니는 차도 별로 없는데...”

“그건 괜찮아, 보험회사에 전화하면 돼. 그것보다 보험회사에서 올 때까지 좀 쉴만한 데가 없겠니?”

외진 지역이라 보험회사에 전화해도 금방 올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전화번호를 찾으며 고민하던 영민이 웃는 선영의 얼굴을 보고 조금 안심이 되는지 세린을 보고 물었다.

“아...이 근처에 집이라고는 우리 집밖에 없는데, 저기 보이는 불빛이 우리 집이에요....가실래요?”

“그래도 되겠냐?”

“그럼요, 할머니하고 저랑 둘이 살아요. 따라오세요.”

세린의 말에 신영민이 보험 회사에 전화해 위치를 말해주고 강선영을 부축해 차에서 내리게 해 그 뒤를 따라갔다.

“요즘엔 GPS로 위치 추적해서 찾아온다네...정말 좋은 세상이야. 선영아, 힘들면 업어줄까?”

“...괜찮아, 걸을 수 있어.”

“그냥 업혀, 힘들어 보여서 안 되겠다.”

“창피하게...보는 사람도 있잖아.”

“ 재야 아직 어린 고딩인데 뭐가 창피해 어두워서 얼굴은 보이지도 않을 거야. 어서 업혀.”

신영민이 강선영과 실랑이를 하다 기어코 그녀를 업고 세린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괜히 신영민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세린이 부러움을 감추기 위해 들고 있던 공을 차며 서둘러 앞서 가기 시작했다.

“야! 같이 가야지.”

“알았어요, 얼른 와요, 형”

세린이 뒤돌아서서 잠시 그들을 기다려주다 가까이 오자 다시 뒤돌아 앞서 가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공은 계속 차고 있었다.

‘허..뭐야? 저 녀석...이 어두운 데서도 한 번 떨어트리지도 않고 공을 제 몸처럼 다루며 걸어가잖아?’

신영민이 그의 뒤를 따라가면서도 속으로 감탄을 하고 있었다. 앞서 가는 세린이 공을 땅에 한 번도 떨어트리지 않고 가는 걸 보느라고 등에 업은 강선영을 잊고 있을 정도였다.

“오빠, 업으려면 잘 좀 업어!”

“어? 으응..그래 미안해.”

십 분은 족히 업은 채 걷던 신영민이 세린을 따라 집 앞마당에 들어서 평상 앞에 선영을 내려놓았다.

“야, 꼬마야. 너도 축구 해? 공 다루는 솜씨가 장난이 아닌데?”

“예?..에헤...옛날엔 좀 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대학가면 다시 해보려고 연습하는 거예요.”

“그럼 지금은 선수 생활은 안 하는 거야? 내가 보기엔 예사롭지 않은데. 공 이리 줘봐”

영민의 말에 세린이 가볍게 공을 차올려 머리 위로 띄워 헤딩으로 뒤로 넘기곤 보지도 않고 다시 발을 뒤로 내밀어 가볍게 힐로 공을 차자 다시 머리를 넘어 영민의 발 앞에 정확히 떨어졌다.

‘요놈 봐라..감히 내 앞에서 재롱을 부리네’

한국 최고의 축구스타 앞에서 떨지도 않고 장기 자랑하듯 하는 세린의 태도에 쓴맛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에 영민이 가볍게 공을 받아 차올려 몇 번 튕기다 발로 잡아 고정을 하고 말했다.

“한번 뺏어 볼래?”

“그럴까요?”

영민의 도발에 세린이 싱긋 웃고는 서서히 그에게 다가갔다. 영민이 다가오는 그를 보고 좌우로 몸을 흔들다가 가볍게 오른쪽으로 치고 나가려고 하자 어느새 그의 앞으로 발을 뻗는 세린의 모습을 보고 왼발로 그를 막아서듯이 내밀고 오른쪽으로 돌아 세린을 등지고 한 바퀴 돌며 제쳤다.

“어?”

분명히 세린을 제치고 치고 나가는 순간이었는데 자신의 발에 걸리는 공의 느낌이 없어 당황하다 세린을 보니 어느새 그가 공을 갖고 놀고 있었다.

‘뭐야? 이 녀석...어느새..’

“이번엔 제 차례에요.”

세린이 말을 하며 공을 드리블하며 그에게 다가오자 영민이 막아서서 그의 자세를 주시했다.

세린이 그를 제칠 듯이 양쪽으로 몸을 흔들며 다가가다 오른쪽으로 공을 치고 나가려는 순간 영민의 발이 공을 뺏기 위해 다가오자 공을 터치해 나가던 오른발이 공을 타고 넘듯이 넘어가더니 뒤꿈치로 왼발 쪽으로 공을 보내고, 움찔하던 영민이 몸이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오른발로 다시 공을 향해 뻗어오자 세린이 왼발 안쪽으로 공을 살짝 터치해 다시 오른쪽으로 떠오른 공을 머리로 영민의 어깨를 넘기고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영민의 왼쪽 어깨를 피해 넘어가 떨어지는 공을 잡아냈다.

“우와~~아, 대박!!”

설명이 길었지만, 순식간에 이뤄진 동작에 둘의 부딪힘도 없이 부드럽게 이어진 빠른 동작이 선영에게서 절로 환성을 지르게 했다. 영민이 어이가 없는지 바닥에 앉은 채로 황당한 표정으로 세린을 바라보았다.

“너. 뭐하는 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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