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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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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작품등록일 :
2014.10.23 19:27
최근연재일 :
2015.09.18 00:05
연재수 :
1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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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607
글자수 :
987,889

작성
14.10.25 06:00
조회
29,014
추천
767
글자
11쪽

새로운 인생 3

이글은 픽션입니다. 설정상 현대와 다른 점은 양해바랍니다. 이름이나 기타 회사명이 같은 것들은 우연입니다.




DUMMY

모두가 기적이라 부르던 그 일이 일어난 지도 석 달이 지난 어느 날, 강원도 오대산자락 아래 한 농가에 세린의 모습이 나타났다.

“할머니 갔다 올게요.”

“그려, 아직 무리하면 안 되는 거 알지?”

“알았어요, 걱정하지 말고 계세요.”

가을로 접어든 날씨는 아침저녁으로 서늘함을 느끼게 했지만, 그는 가벼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동네 어귀를 나서 오대산으로 향하는 아스팔트 도로가 보이자 청년이 서서히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서서히 속력을 올리기 시작했다.

“헉,헉....30분이네...”

상원사라는 커다란 절에 오른 청년이 약수를 들이켜곤 대웅전에 들어 절을 하기 시작했다.

108배를 끝낸 그가 다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발끝으로만 움직이고 있었다.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걸음걸이로 오르던 그가 비로봉 정상에 올라 기지개를 켰다.

“야호~~~”

손을 입에 대고 몇 번 소리친 세린의 입가에 웃음이 감돌았다.

정말 꿈만 같았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던 그가 넓은 바위에 앉아 발목을 잡고 돌려보았다.

다쳤던 아킬레스건도 어느덧 전부 회복해서 통증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퇴원한 후로 몸에 이상한 일이 생겼는데 그건 키도 10cm나 커서 단신 콤플렉스가 있던 그를 해방한 걸로도 모자라 몸의 유연성이 엄청나게 좋아진 것이었다.

일례로 발목을 앞으로 꺾으면 발가락이 정강이 뼈에 닿고 뒤로 꺾으면 보통 사람보다 50도 정도는 더 꺾여졌다.

자신이 보기에도 징그러울 정도였다. 마치 뼈 없는 연체동물이라도 된 것 마냥 느껴졌다.

그것은 다리를 찢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발레리나나 체조선수, 요가를 한 사람들보다 월등한 유연성을 자랑해 남들이 흉볼까 봐 남들 앞에서는 그런 자세는 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중학교 때 전반만 뛰어도 녹초가 되던 고질적인 체력의 문제도 없어졌다.

아무래도 자신의 몸에 큰 변화가 온 게 틀림없었다. 심장이 얼마나 튼튼해졌는지 지금 같이 산 정상까지 뛰어 올라와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

세린은 어려서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축구만 해왔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노력만큼은 누구에게 지지 않을 만큼 해왔었다.

하지만 그에겐 결정적인 하자가 있었다. 체력이 남보다 떨어져 전반전만 뛰어도 바닥나기 일쑤였다.

거기다가 키가 165cm에서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 키가 그대로 멈춰 서버린 것이었다. 병원에도 가봤지만 이미 성장판이 닫혔다는 말에 절망하고 말았다.

그래도 아버지가 살아계실 땐 아버지의 능력(?)으로 간간이 시합에 교체 선수로 출전을 하기도 했지만 그게 다였다.

어머니는 그가 열살 무렵에 병으로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일식 요리사 생활을 하며 홀로 키웠다.

중학교 2학년 여름에 모든 걸 자신을 위해 살던 아버지가 술에 취해 뺑소니 사고로 돌아가신 후에는 더 이상 축구를 할 수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할머니가 계신 강원도 진부면의 농촌으로 와야 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그가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라지만 그는 공부엔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축구공만 들고 다니며 놀기 바빴다.

선수 생활을 못 하게 된 이후로 그가 찾아낸 것이 프리스타일 축구 묘기를 익히는 일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배운 기술들을 수도 없이 연습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그래도 선수 출신이라고 학교 아이 중에서는 발군의 실력이어서 면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할 때는 나름대로 스타대접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사고가 난 것이 다른 고등학교 아이들과 시합 도중에 태클을 당해 발목이 부러지고 아킬레스건까지 다쳐 병원에 실려가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병원에서 수술하려던 준비과정 중에 큰 병원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래서 숙부의 집이 있는 서울의 큰 병원에서 받은 진단이 뼈암과 혈액암이 같이 진행되고 있다는 청천벽력같은 얘기였다. 그것이 벌써 6개월 전 이야기였다.



“오늘은 작은집 식구들이 온다고 했으니 송이라도 캐가야겠네.”

한동안 스트레칭을 하고 눈을 감고 명상을 하던 그가 등산로가 아닌 산길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빠~~아, ”

동네 어귀에 다다르자 자신을 보고 손을 흔드는 사촌 동생 세라가 눈에 들어왔다. 마주 손을 흔들어준 그가 뛰기 시작했다.

“어디 갔다가 와?”

“응, 산에 갔다 왔어.”

“이제 산에 다녀도 될 만큼 나은 거야?”

“그럼, 이제 전보다 훨씬 더 건강해졌어.”

“헤에, 오빠 요새 볼 때마다 멋져지는데 .....키도 또 자란거 같고..오빠는 정말 할머니한테 감사해야 해. 다들 할머니가 기적을 일으켰다고 하잖아.”

“헤헤, 알았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들어가자.”

“등에 멘 건 뭐야?”

“응? 너 줄려고 송이 좀 캐왔지. ”

“진짜? 대~박!, 진짜 자연 송이란 말이야? 엄마, 오빠가 자연송이 캐왔데~~”

세라가 뛰어들어가며 소리치자 그의 숙부가 고개를 내밀었다.

“세린이 왔냐? 이제 좋아 보이는구나, 괜찮은 거지?”

“네,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그래, 한 달만인데 키도 훌쩍 크고 이제 어른이 다됐구나, 어서 들어오너라.”

세린이 방안으로 들어가자 숙모가 야채를 씻어서 들고 들어오며 그를 반겼다.

“얼굴이 좋아 보여 다행이네, 근데 넌 어째 퇴원한 뒤로 점점 멋있어지니?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있지?”

“네?...에헤헤..네에, 잘 지내셨어요? 작은어머니?”

“요 녀석! 대답이 시원찮은 거 보니 조금 나았다고 또 공 차러 다니는 거 아니니?”

“아, 아니에요, 요즘엔 시합은 안 해요.”

“그래, 넌 아직 환자나 다름없다. 안심하면 안 돼!”

“예...알았습니다.”

“오빠, 이리 앉아. 고기는 내가 구울게.”

“잠깐 나가서 버섯 좀 씻어올게요.”

세린이 인사가 끝나자 밖으로 나와 배낭에서 송이버섯을 꺼내 흙을 털어내고 물에 살살 흔들어 먼지만 씻기 시작했다.

바구니에 받혀 들어가자 숙부가 회를 쳤다.

“이야~, 아주 특상품이네! 이런 걸 어디서 땄니?”

“헤에, 그건 아버지가 아들한테도 안 가르쳐준다잖아요.”

“요 녀석, 내가 니 아들이냐?”

“헤헷....드셔보세요.”

숙부가 손가락만 한 굵기에 머리가 조금 더 크게 동그란 버섯을 통채로 들고 소금을 살짝 묻혀 우적 씹었다.

“크으~, 이향! 죽인다~,죽여.”

“호호, 그렇게 맛있으면 어머니 먼저 안 드리고 뭐 해요?”

“엉? 아, 그렇지. 죄송합니다. 어머니~~.”

“징그럽다, 나는 어제도 먹었으니 어여 너희나 먹어라.”

“아이, 그래도 하나 드셔 보세요~오.”

“다 늙은 녀석이 왜 이리 징그럽게 그러누. 내 알아서 먹으마.”

“하하하...”

“호호호...”

사내의 어울리지 않는 애교에 훈훈한 정이 감돌았다. 세린이 송이를 죽죽 찢어서 삼겹살이 익어가는 불판에 얹어놓자 본격적인 시식이 시작됐다.

즐거운 분위기는 음식 맛을 더해 정말 꿀 같은 식사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새에 끝나 다들 과식했다며 배를 두들겼다.


“요즘 학교는 잘 다니냐? 몇 달 동안 쉬어서 공부 따라가기도 힘들 텐데...”

식사를 마치고 툇마루에 앉아 담배를 꺼내문 숙부가 세린에게 물었다.

“괜찮아요, 다들 죽다 살아왔다고 잘해줘요.”

“그래, 다행이구나. 대학은 어쩔 셈이냐?”

“아직 생각 중이에요, 공부로 가려면 힘들기도 하고 그래서 마라톤 대회에 한 번 나가보려고요.”

“마라톤? 그걸 네가 할 수 있어?”

“요즘 조금씩 연습 중이에요.”

“힘들 텐데....몸이 아직 그런 힘든 운동하기엔 벅차지 않니?”

“이상하게 아프기 전보다 훨씬 좋아졌어요. 키도 10cm 이상 컸구요, 심장도 훨씬 튼튼해진 거 같구요.”

“그래,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다. 형이나 나나 너하고 세라 밖에 없어서....네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삼촌을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어려운 일 있으면 뭐든지 말해라. 네가 대학만 가면 등록금은 우리가 해주마!”

“안 그러셔도 돼요.”

“아냐, 네 작은 아버지가 벌써 다 준비하고 계셔. 요즘은 장사도 좀 나아져서 괜찮단다.”

녹차를 타가지고 와 그와 숙부에게 주며 옆에서 숙모까지 거들자 세린이 미안해지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해볼게요.”

“그런데 정말 마라톤 같은 힘든 운동을 해도 괜찮은 거니? 난 니가 그런 무리한 운동은 안 하고 몸조리를 더 하는 게 나을 거 같은데.”

“괜찮아요, 작은 엄마. 이제 정말 다 나았어요. 그리고 마라톤에 출전해서도 잘 뛸 수 있는 자신이 있어요.”

세린이 숙부와 숙모를 보고 자신 있다는 듯 양팔을 들고 만세를 하고 들어오는 포즈를 취해 보였다.




병 때문에 몇 달을 쉰 세린이 복학해 학교에 다닌 지도 석 달이 넘어가려 할 때 세린이 담임선생을 찾았다.

“오, 세린아. 무슨 일이냐? 교무실엘 다 오고.”

“저...선생님. 제가 마라톤에 한번 참가해보고 싶은데요.”

“마라톤? 아파서 몇 달이나 쉬었는데 마라톤을 하겠다는 거야?”

40대 중년의 여자 담임선생은 마라톤에 참가해보겠다는 어린 제자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지금은 다 나았고요. 전보다 체력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나 자신한테 도전하는 의미로 참가해보고 싶어요.”

“그래? 그러면 다행이긴 하지만 선생님은 아직 말리고 싶구나. 그렇게 큰 병이 기적적으로 나았다곤 하지만 언제 다시 아플지도 모르잖니?”

“그래서 더 하고 싶어요. 만에 하나라도 다시 아프면 영원히 할 수 없잖아요.”

“........그래, 그렇게까지 생각한다면 말릴 수가 없겠구나. 그럼 선생님이 뭘 도와주면 되겠니?”

“학교에 오후 수업을 빠질 수 있게 허락 좀 받아주세요. 선생님.”

“오후 수업?...글쎄, 우리 학교는 육상부가 없어서 가능할지 모르겠구나.”

“대신 학교이름을 달고 나갈게요.”

“호호...일등이라도 할 기세네, 알았어. 선생님이 일단 교장 선생님께 의논드려볼게.”

“고맙습니다, 선생님”

“그런데 세린아.”

“네?”

“너 아프고 난 후에 키도 훨씬 커지고 무엇보다도 피부가 아기 피부같이 하얗고 야들야들해졌는데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 거니?”

“예?...에..헤헤...그런 게 어디 있어요? 왜 그렇게 됐는지는 나도 잘 몰라요.”

담임선생의 말처럼 세린은 퇴원 후에 석 달 동안 키도 커지고 피부도 하얗게 변하고 전체적으로 살도 빠지면서 학교 내 여학생들에게 알게 모르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었다.

얼굴이 뛰어난 미남은 아니지만, 남들한테 선한 인상을 주는 부드러운 인상이었는데 전에는 키가 작고 피부가 까무잡잡해 귀여운 인상 쪽이었다면 지금은 훤칠하게 크진 않지만 175cm는 되는 키에 하얀 피부가 아직 고등학생임에도 묘하게 섹시한 매력을 풍기기도했다.

특히 그가 곤란할 때 짓는 바보스러운 표정의 웃음은 여학생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주는 떠오르는 블루칩이라고 할 정도였다.

담임선생의 말에 괜히 부끄러워진 세린은 교무실을 나와 한달음에 교실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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