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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KT 전태풍… 부활의 동반자 절실

전태풍(케이티 홈피).jpg

 ⓒ KT 홈페이지

 

 

프로농구 KT 소닉붐 주전 1번 전태풍(33·178cm)은 ‘양날의 검’이다. 그는 지난 18일 있었던 오리온스와의 빅딜을 통해 KT로 둥지를 옮긴 상태다. KT는 전태풍을 얻기 위해 팀내 최고 유망주 장재석과 메인 외국인선수 앤서니 리처드슨은 물론 임종일, 김도수까지 넘겼다.

 

KT역시 랜스 골번, 김종범, 김승원 등을 받았지만 그들 입장에서 주체는 역시 전태풍이라는 특급 공격형가드였다. 그 과정에서 김도수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임에 따라 9경기 출장정지를 당해 KT는 내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오리온스에 양도하게 됐다.

 

물론 상황이 그렇게까지 된 배경에는 KT의 잘못이 컸지만 어쨌거나 전태풍 영입을 위해 치른 댓가치고는 상당한 출혈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오리온스가 해당지명권으로 이승현 혹은 김준일같은 대형신인을 얻게 된다면 KT입장에서는 씁쓸한 입맛만 다실 수 있다.

 

어쨌거나 KT로서는 어렵게 데려온 전태풍이니만큼 그 효과를 제대로 봐야만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전태풍효과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외려 여러차례의 트레이드 등을 통해 팀을 대표했던 포워드들이 속속 빠져나간 빈자리만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태풍은 어떤 선수들보다도 장단점이 뚜렷한 1번이다. 그는 미국 농구 명문 조지아공대 주전 포인트가드 출신답게 뛰어난 드리블 솜씨를 지니고 있다. 빠른 스피드와 낮은 자세, 그리고 다양한 테크닉이 어우러진 그의 드리블은 2~3명 사이를 뚫고 다닐 정도로 위력적이다. 볼 간수 능력이 탁월하다보니 어지간해서는 그에게서 공을 빼앗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웬만한 압박-함정수비마저 문제없이 뚫어버린다.

 

드리블이 좋은 선수들이 대부분 그렇듯 전태풍은 정상급 돌파 능력을 자랑한다. 스피드+힘+테크닉이 결합된 전광석화 같은 돌파는 상대 수비진 입장에서 여간 골치가 아니다. 반 박자 빠르게 올라가는 정교한 외곽슈팅능력까지 갖춰 컨디션이 좋은날은 다득점도 가능하다. 어떤 면에서는 단신 외국인선수를 보유한 것 같은 효과도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태풍의 스타일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때도 적지 않다. 전형적인 공격형가드인 그는 자신이 오래 공을 갖고 있으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즐긴다. 일단 공격을 통해 상대 진영을 흔들어놓은 다음, 수비가 몰리면 빈 공간으로 패스를 내준다.

 

반면 강동희-이상민-김승현 등으로 대표되는 정통파 포인트가드들 같은 경우, 전태풍과는 달리 놀라운 센스와 패싱게임을 통해 전체 팀원들을 지휘한다. 자신의 슛 감이 좋은날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보다 동료들의 컨디션에 맞춰서 경기를 이끈다.

 

이들의 손끝에서 경기의 템포가 빨라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하며 때로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슈터의 감각을 경기 중 끌어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센스가 뛰어나지 못한 전태풍은 이들과 달리 자신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잦다. 먼저 공격하는 것에 능숙하다보니 슛 컨디션에 난조가 오거나 상대 수비에 막혀 뜻대로 안 풀리게 되면 혼자 흥분해 슛이나 턴오버를 남발하기 일쑤다. 적절한 능력을 갖춘 2번이 전태풍을 보좌해야 하는 이유다.

 

정통파 1번이 아니다는 점에서 전태풍과 닮은 선수로는 양동근이 있다. 그러나 양동근은 수비-팀플레이 등 철저히 팀에 자신을 맞추는 것을 비롯 탄탄한 마인드로 인해 기복이 거의 없다. 감정을 죽이고 감독의 전략에 최대한 충실하려고하는 모범생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태풍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KCC시절에는 ‘들개’ 임재현이 이 같은 역할을 잘해줬다. 주전 1번으로는 아쉬움 남겼지만, 그는 리딩과 슛 부문에서 평균 이상의 능력으로 백업 1번 혹은 1번을 받치는 2번으로 최고 수준의 기량을 발휘했다. 악착같은 수비능력은 물론 팀을 위해 희생하는 마인드까지 갖춰 전태풍의 파트너로는 제격이었다.

 

전태풍이 흥분하게 되면 대신 게임을 지휘하는가하면 경기 내내 열심히 뛰어다니며 좁은 수비범위까지 커버했다. 강병현 역시 임재현만큼은 아니지만 자신의 역할을 어느 정도 제약하면서까지 전태풍을 받쳐줬다.

 

이렇듯 전태풍을 최대한 활용하기위해서는 그의 단점을 커버해주면서 이끌어줄 2번이 필요하다. 아쉽게도 오리온스 시절에는 그런 선수들이 없었다. 전정규같은 무늬만 가드인 슈터형 선수는 전태풍과 붙여놓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추일승 감독은 초반에는 여러 선수들을 붙여가며 전태풍과의 시너지를 시도하는 모습이었지만 이후에는 출장시간마저 보장하지 않는 등 어느 정도는 포기한 듯 한 인상까지 풍겼다.

 

물론 KT에는 조성민이라는 국내 정상급 2번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조성민은 임재현-강병현과 달리 전형적인 에이스 스타일이며 그동안 쭉 그렇게 해왔다. 다재다능한 플레이어이기는하지만 전태풍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기 어려운 이유다. 올 시즌 들어 기량이 만개하고 있는 김우람 역시 공격형 가드인지라 득점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직접적인 도움은 힘들다.

 

물론 전창진 감독 역시 전태풍을 데려왔을 때 여러 가지 복안을 생각했을 것이 분명하다. 장단점이 뚜렷한 전태풍을 KT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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