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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리듬왕' 안치홍… 거침없이 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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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홍 ⓒ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2루수 안치홍(23)은 소속팀 팬들 사이에서 보물로 꼽히는 선수중 한명이다. KIA는 해태에서 팀명이 바뀐 후 대형 유망주들이 기대보다 크지 못하는 불운에 울어야했다. 그런 상황에서 안치홍은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하며 내야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처음부터 리듬을 아주 잘탄 안치홍은 '무등 아이돌'이라는 별명처럼 팬들을 즐겁게 해줬다. 입단과 동시에 '한남자' 김종국을 제치고 주전 2루수로 낙점받은 그는 데뷔 첫해인 2009년부터 뚜렷한 리듬감을 선보였다.

타율(0.235)은 다소 낮았지만 14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장타력을 겸비한 2루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물론 승부처에서 유달리 강한 클러치히터의 모습을 보이며 스타 탄생 서막을 알렸다.

그해 올스타전은 안치홍을 위한 무대였다. 프로야구 28년 역사상 고졸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올스타전 ´인기투표 베스트10´에 이름을 올린 그는 올스타전 최연소 홈런(19세 23일)까지 터뜨리며 MVP에 선정됐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우승에 일조했다. 1995년 두산 심정수의 역대 한국시리즈 최연소(20세) 홈런 기록도 갈아치웠다.

꾸준히 리듬을 타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급피치를 올릴 수 있는 감각은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진탕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쯤 되니, 안치홍에 대한 KIA팬들의 기대치는 하늘을 찔렀다. 이종범 이후 리그를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리듬감을 갖춘 내야수의 퍼포먼스에 굶주렸던 팬들은 안치홍의 대활약에 부푼 가슴을 움켜잡았다. 한참 어린나이를 감안했을 때 어디까지 성장할지 즐거운 상상이 오갔다. 그야말로 '안치홍 교향곡'의 서막이었다.

하지만 5시즌이 지난 지금, 안치홍의 리듬은 기대보다 너무 가라앉아있다. 꾸준히 주전 2루수로서 자리를 지켜온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당초의 높은 기대치에 비해 성장이 너무 더딘 것. 특히 올해는 시즌을 아예 망쳐버리며 그를 주목하고 있던 팬들의 눈높이를 대폭 낮춰버렸다. 처음부터 리듬감에 취해 절정을 기대하던 관객들에게 악기줄이 끊어지는 당혹감을 심어준 것이다.

안치홍은 데뷔 5년차를 맞아 타격폼을 바꾸는 등 이것저것 야심차게 준비 했던 것과 달리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만 기록한 채 시즌을 끝마쳤다. 타율 0.249는 첫 시즌을 제외하고 두 번째로 낮은 타율이었는데 중점을 뒀던 장타력 부분에서 겨우 3개의 홈런을 쳐내는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데뷔년도 14개) 사실상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안좋은 성적이라고 할수있었다.

안치홍은 데뷔후 14개-8개-5개-3개-3개로 계속해서 홈런수가 줄었다.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은 충분하리라 기대했던 팬들로서는 실망스럽다. 그렇다고 타율-도루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도 아니다. 3할은 딱 한번(2011시즌) 뿐이었으며 최다도루 역시 20개(2012시즌)에 불과했다. 장타력-정교함-빠른발 등 어느 한쪽에서도 확실하게 어필한 게 없다. 차세대 국가대표 2루수라는 극찬도 어느새 쏙 들어가고 말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팬들은 안치홍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어찌보면 무색무취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안치홍의 진짜 장점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안치홍은 신인시절부터 독종으로 소문났다. 누구보다도 훈련을 열심히 하는 선수로 유명하고 승부욕도 강하다. 데뷔년도의 임팩트로 인해 천재과 타자로 불리기도 했지만 엄밀히 말해 노력형에 더 가까운 선수다. 아마시절부터 주전 자리를 놓치지 않은 배경에는 독기에 가까운 성실함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시즌이 아쉬운 안치홍은 휴식기간마저 거부한 채 함평 챌린저스 필드에서 개인훈련에 몰두중이다. 1월에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쉴시간 자체가 없어지는지라 12월은 그나마 숨을 돌릴 수 있는 많지 않은 기간중 하나지만 안치홍은 이마저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잃었던 리듬감을 찾으려 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연 안치홍은 돌아오는 다음시즌에는 올해의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을지, 무등아이돌이 연주하는 교황곡 클라이막스는 아직 시작 되지 않았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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