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윈드윙 님의 서재입니다.

전체 글


[스포츠 쓴것] '브렛 필 직격탄' 최희섭-김주형 생존할까

최희섭-김주형.jpg
브렛 필 영입으로 발등에 불이 켜진 건 최희섭(왼쪽)과 김주형이다. ⓒ KIA 타이거즈


최악의 시즌을 마친 KIA 타이거즈는 설상가상 팀 전력의 핵심인 이용규(한화 이글스)도 잃었다.

이용규는 과열된 FA 시장에서 한화와 총액 67억 원에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KIA 역시 이용규를 잡기 위해 만만치 않은 거액을 배팅했지만 약간의 금액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용규의 공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도 많다. 타석에서 특유의 근성을 발휘하며 인기 캐릭터로 급부상했지만, 타격-주루플레이 등 어느 부분에서도 리그 톱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신종길-김주찬-김원섭-김선빈 등 기존 자원도 이용규 못지않다는 점도 KIA가 무리하지 않았던 이유다.

오히려 신종길-김원섭 등 팀에 대한 애정이 강한 선수들이 중심에 나서면 팀워크가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제가 됐던 중견수 공백도 수비만큼은 이용규 못지않은 이대형(전 LG)을 영입해 메웠다.

KIA가 가장 중점을 두고 보완해야 했던 것은 중심타선이었다. 최희섭-김상현의 CK포를 앞세워 2009년 우승을 일궈낸 KIA는 이후 클린업트리오의 부진이 매 시즌 반복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최희섭과 김상현은 물론 나지완, 이범호 등 거포로 불렸던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부상과 부진 등으로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KIA는 비시즌 외국인 타자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호르헤 칸투(두산), 에릭 테임즈(NC),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비니 로티노(넥센), 펠릭스 피에(한화), 루크 스캇(SK) 등 각 팀들이 경쟁적으로 쟁쟁한 선수들을 데려온 가운데 KIA도 이에 뒤질세라 메이저리그 출신 브렛 필(29)을 깜짝 영입했다.

필은 KIA가 그동안 원하던 한 방을 장착한 장거리 타자다. 예전처럼 포지션-수비능력에 연연하지 않고 공격력 딱 하나만 보고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의 실패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원하는 패가 많으면 그만큼 성공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극히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국내리그는 메이저리그 출신들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스타급은 영입이 힘든 데다 빼어난 경력을 지닌 선수들은 전성기가 지나 제대로 된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젊은 선수들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필은 나이도 적당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통산 868경기에서 타율 0.285, 113홈런 615타점을 올리는 등 출루율과 장타력 면에서 제대로 검증받았다. 무엇보다 특별한 부상 없이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는 점은 부상악몽에 시달리는 KIA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요소다.

필의 합류로 비상이 걸린 것은 이른바 거포형 타자들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클린업의 한 자리는 필이 차지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기존에 뛰었던 토종 선수들 중 한두 명은 하위 타순으로 밀리거나 최악의 경우 백업요원으로 전락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주전 혹은 그에 준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장거리 타자들로는 최희섭-나지완-이범호-김주형 등이 꼽힌다. 그중에서 직접적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선수는 필과 포지션(1루)이 겹치는 최희섭과 김주형이다.

나지완은 지난 시즌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며 막 전성기로 들어서고 있는 젊은 거포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자리는 보장받은 상태다. 지명타자로 주로 나서고 있지만 본래 외야수인 만큼 필과 포지션이 겹치지 않는다. 이범호 같은 경우는 공격력도 공격력이지만 주전 3루수라는 점에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최희섭과 김주형은 필이 영입되지 않았다 해도 안정적으로 1루 혹은 지명타자 자리를 꿰차기 쉽지 않았다. 노장 최희섭은 기량이 하락세에 있는 데다 무엇보다도 잦은 부상으로 인해 안정적인 출장이 어렵다. 김주형은 기량이 무르익지 않았다. 2014 시즌마저 예전과 비슷하다면 더 이상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가뜩이나 입지가 불안한 최희섭-김주형 입장에서 브렛 필의 존재는 악재일 수 있다. 게다가 수비를 강조하게 된다면 나지완 역시 지명타자 경쟁에 끼어들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을 예상한다.

선동열 감독은 이들이 경쟁을 통해 더욱 강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필 영입도 어쩌면 이 같은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특히, 최희섭은 반드시 부활해야 하는 타자다. 필-나지완-이범호-김주형 등 거포형 선수들이 전원 우타자 일색이라 좌타자 최희섭이 끼어준다면 좀 더 이상적인 타선구성이 가능하다.

더불어 테이블세터 후보들(신종길-김주찬-이대형)은 물론 외국인타자 필까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타자임을 감안했을 때, 공을 오래보는 최희섭 스타일은 꼭 필요하다.

LG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가 새로운 팀으로 옮기고 나서야 만개한 김상현-박병호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프로 선수에게 안정적인 출장 기회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심리적인 안정감 차이는 타석에서의 스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최희섭과 김주형의 2014시즌이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더 강해지거나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

과연 최희섭과 김주형은 최근의 불명예를 씻고 타선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거포전쟁으로 시끄러운 호랑이굴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227 내 일상 | 문피아에 천재가 있는가보다... *5 14-01-08
226 격투기 쓴것 | '빛나지 못한 별' 루슬란... 확실한 색깔이 없었다 14-01-07
225 스포츠 쓴것 | '이것저것 따진' 피에, 한화 가려운 곳 긁어줄까 14-01-05
224 격투기 쓴것 | ‘철권 실종’ 방태현, 모든 걸 잃었다…UFC 생존 기회는? 14-01-05
223 격투기 쓴것 | 마치다의 이화접옥(移花接玉).. 미들급에서도 통할까? *4 14-01-02
222 격투기 쓴것 | '구겨진 천재' 비제이 펜…2014년 또 상식파괴? *2 14-01-02
221 격투기 쓴것 | '섹시 암바' 로우지…UFC엔 대항마 없다 *2 13-12-31
220 격투기 쓴것 | ‘7년 통치 마감’ 와이드먼…브라질 3인방 복수혈전? 13-12-31
219 스포츠 쓴것 | KT 전태풍… 부활의 동반자 절실 13-12-30
218 작품 감상 | 환생화(還生話) 13-12-30
217 격투기 쓴것 | 로우지 vs 테이트…불붙은 황후전쟁 *2 13-12-29
» 스포츠 쓴것 | '브렛 필 직격탄' 최희섭-김주형 생존할까 13-12-27
215 격투기 쓴것 | '좀비' 디아즈 형제, 공포의 가랑비 타격 13-12-26
214 스포츠 쓴것 | '리듬왕' 안치홍… 거침없이 재도약? 13-12-26
213 격투기 쓴것 | '살아있는' 피터 아츠 은퇴…곱씹을수록 위대한 발자취 13-12-25
212 격투기 쓴것 | '발전 없는' 세르게이... 뒤로 가는 러시아 병사 13-12-24
211 스포츠 쓴것 | KCC 노승준, 제2의 강은식 될까 13-12-21
210 스포츠 쓴것 | '필! 기대 충만' KIA 타자 흑역사 톺아보기 13-12-20
209 격투기 쓴것 | 크로캅 vs. 본야스키, 황혼의 재격돌 13-12-18
208 스포츠 쓴것 | 눈여겨본 어센시오, KIA 뒷문 트라우마 치유? 13-12-17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