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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KCC 노승준, 제2의 강은식 될까

 

노승준~1.JPG

ⓒ 전주 KCC

 

 

프로농구 전주 KCC는 올 시즌 '도깨비 팀'으로 불리고 있다. 잘 나갈 때는 강팀도 거침없이 잡아버리면서도 하위권 팀들에게 번번이 발목을 잡히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외곽슛 위주의 '양궁농구'의 빛과 어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만큼 전력이 불안정한 것이 사실이다.

올 시즌 KCC의 최대 약점은 취약한 수비다. 그간 KCC는 풍부한 가드라인을 활용한 앞선 수비를 바탕으로 질식수비를 펼쳐온 팀이었지만 올 시즌은 그게 안 된다. '들개형제'들로 불리던 두 식스맨 임재현-신명호가 각각 노쇠화와 부상에 따른 컨디션 난조로 예전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주전가드 김민구-강병현이 수비에 좀 더 힘을 쏟기에는 공수에서 부담이 너무 커진다. 김민구와 강병현은 각각 무릎-허리부상으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못한지라 외려 출장 시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앞선에서 잘 막아주지 못한다면 뒷선이라도 어느 정도 탄탄해야 되지만 KCC의 골밑은 10개 구단 중 가장 약한 수준이다. 타일러 윌커슨(25·202cm)은 공격력은 무난한 편이지만 수비는 취약하기 그지없다.

특별하게 빠르지도 힘이 강한 편도 아닌지라 포워드용병-센터 용병 어느 쪽도 확실하게 마크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수비센스가 좋지도 않으며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펼치거나 근성을 보이는 편도 아니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대리언 타운스(29·204.6cm)는 버티는 힘만 좋을 뿐이다. 양궁농구라도 제대로 펼치기 위해서는 골밑에서의 안정감있는 수비리바운드가 필요하다고 봤을 때 KCC는 용병효과도 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골밑문제 모두를 외국인 선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타 팀들 같은 경우 용병과 시너지효과를 낼 토종 국내 빅맨 자원들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반해 KCC는 이 부분에서 마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플레이 스타일이나 신체조건으로 봤을 때 가장 크게 활약해줘야 할 하재필(27·200cm)은 전술수행능력부족 및 늘지 않는 기량 등으로 말미암아 즉시 전력으로 커주지 못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소녀센터'로 불리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몸싸움을 싫어하고 투지적인 부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테랑 이한권(35·197cm)과 신예 장민국(24·199cm)은 신장은 좋지만 슈팅력을 주무기로 하는 장신슈터들이다. 단순히 키만 크다고 포스트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봤을 때 잠깐은 몰라도 꾸준하게 포스트 수비를 맡기기는 힘들다.

만약 현재의 빅맨진에서 큰 변화가 없다면 다음 시즌 하승진(28·221cm)이 돌아온다 해도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하승진의 높이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지만 덩치 큰 빅맨의 특성상 체력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더불어 크고 작은 부상이 많은 스타일인지라 백업 혹은 조력자 역할을 해줄 토종 4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KCC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크게 생각나는 인물은 강은식(31·199cm)이다. KCC가 강병현-신명호-하승진 등을 앞세워 정상권에서 위용을 뽐내던 당시 하승진을 도와 골밑에서 많은 역할을 해줬던 강은식은 비록 기록적인 면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팀 승리를 위해서는 꼭 필요했던 블루워커였다.

백업 골밑 요원인 강은식은 수비 시에는 악착같이 포스트를 사수한 것을 비롯, 공격 시에는 외곽슛을 펑펑 터트리는 '스팟업 슈터' 역할을 수행했다. 코트 여기저기를 부지런히 오가며 '킥아웃(kickout)'에 의한 패스를 받아 3점슛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골밑 리바운드 싸움에도 매우 적극적이었으며 공격자파울유도 등 수비 역시 지능적으로 잘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강은식은 2010-2011시즌 동부와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이후 KCC 포스트를 지켜주지 못하게 됐다. 기나긴 재활 속에서 간절하게 코트 복귀를 시도했지만 회복되지 못했고 결국 은퇴 수순을 밟았다.

이후 강은식은 열의를 불태우며 2013 KBL 2군 드래프트에 참여했고 친정팀 KCC는 전체 1순위로 다시금 그를 받아주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몸 상태가 좋지 못해 복귀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현재 KCC자원 중 한창때 강은식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로는 노승준(25·196cm)이 첫손에 꼽힌다. 포스트자원으로서 큰 키는 아니지만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마인드에 찬스가 나면 과감하게 슛을 던질 수 있는 두둑한 뱃심까지 갖추고 있어 경기가 거듭될수록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힘이 좋아 버티는 수비가 좋고 리바운드 센스까지 나쁘지 않아 최부경(SK) 등 상위권 토종빅맨 등을 상대로도 종종 출중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강은식이 그랬듯 슈팅력만 좀 더 갈고 닦는다면 올 시즌은 물론 하승진 복귀 후에도 좋은 백업 자원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과연 노승준은 제2의 강은식이 되어줄 수 있을지, 시간이 갈수록 백업빅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KCC다.

-문피아 애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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