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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윤정환+고종수+노정윤’ 기성용 진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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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특유의 성실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도 기대할 것이 많은 선수다. ⓒ 연합뉴스

‘캡틴’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자신감 있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스타일로 대표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지만, 여러 가지 돌출행동 때문에 밉상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열성팬도 많지만 안티 팬도 많은 것이 기성용의 현주소다.

기성용의 비시즌 행보는 유달리 뜨거웠다. SNS에 최강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난하는 항명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킨데 이어 국기에 대한 경례를 왼손으로 하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나친 자신감 때문인지 시선에 따라선 악동 기질까지 엿보인다. 실제로 각종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어 박주영, 정성룡과 함께 가장 안티가 많은 선수로 꼽힌다.

하지만 박주영, 정성룡과 달리 그의 실력에 대해 의문부호를 다는 이는 많지 않다. 경기력마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박주영, 정성룡과 달리 기성용의 기량만큼은 흠 잡을 데가 없기 때문이다.

경기장 밖에서야 어떻든 그라운드 안에서는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성실성은 변하지 않았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기성용은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기성용의 가장 큰 장점은 기량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당당한 체격 조건(186cm, 75kg)에 뛰어난 테크닉, 많은 활동량은 감탄을 자아낸다. 상당수 팬들은 윤정환-고종수-노정윤 등 역대 뛰어난 플레이메이커들과 비교하며 그들의 ‘진화형’이라는 극찬도 쏟아내고 있다.

‘제리’ 윤정환(현 울산현대 감독)은 현역 시절 ‘천재 미드필더’로 불렸다. 그라운드 전체를 꿰뚫어보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동료들의 움직임을 모두 살폈고 그의 발끝을 떠난 공은 여지없이 좋은 그림을 만들어냈다. 멀리서도 동료들에게 정교한 롱패스를 전달한 것을 물론 달리는 속도에 맞춰 예리하게 볼을 떨어뜨려줬다.

특히 쇄도하는 동료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해 찔러주는 자로 잰 듯한 킬패스는 윤정환의 최대 무기였다. 스트라이커가 각광받는 시대에 패스 한방으로 승부의 흐름을 바꾸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고 ‘패스 마스터’라는 극찬이 따라다녔다. 슈팅력도 좋았는데 특히 감아 찬 공에 회전을 먹이며 골대 구석을 노리는 기술이 아주 탁월했다.

하지만 단신에 작은 체격으로 인해 몸싸움이나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때문에 역대 대표팀 감독들은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렸다. 특히 강한 압박능력과 몸싸움을 강조했던 2002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같은 감독은 윤정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앙팡테리블’ 고종수는 센스 넘치고 감각적인 축구를 펼치는 선수였다.

경쾌하고 재치 있는 드리블로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다 수비가 예상치 못한 패스나 슈팅을 날리는 등 순간순간 경기흐름을 바꿀 수 있는 매우 창의적인 미드필더였다. 특히 왼발로 시도하는 다양한 프리킥은 스피드와 각도에서 국내 최고로 꼽혔다. ‘시리우스’ 이관우, ‘둘리’ 박진섭 등 동시대 뛰어난 테크니션들이 함께했지만 그중에서도 탑은 고종수가 꼽혔다.

그러나 체력 문제와 느린 수비 전환 등을 지적받으며 “너무 화려한 플레이만 즐기는 것 아니냐”는 핀잔도 받았다. 더불어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인해 경기장 안팎에서 엉뚱한 사고를 종종 쳤고 그로인해 ‘마인드 컨트롤’과 ‘성실성’ 문제가 자주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인 1호 J리그 진출 선수로 유명한 노정윤은 ‘한국의 마테우스’로 불렸다. 윤정환-고종수처럼 창의적인 패스나 플레이를 통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안정감하나만큼은 둘보다 좋았다.

그는 신장은 크지 않았지만 탄탄한 몸을 바탕으로 몸싸움에도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어지간한 거구와 몸을 부딪쳐도 쉽게 밀리지 않았으며 투쟁심 또한 대단했다. 거기에 체력도 좋아 경기 내내 여기저기 폭넓게 돌아다니면서도 쉽게 지치지 않았다.

때문에 노정윤은 윤정환-고종수와 달리 감독별로 호불호가 갈리지 않았다. 폭발력과 의외성에서는 그들보다 못할지 모르지만 특유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공수는 물론, 측면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잘해냈다. 플레이메이커의 덕목인 넓은 시야, 준수한 킥력, 작전수행능력 등에서 고르게 뛰어났던 만큼 감독 입장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쓰임새가 용이했다.

기성용은 셋의 장점을 갖춘 상태에서 약점까지 보강된 선수다. 물론 하나하나 따지자면 그들의 장점을 완벽하게 장착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큰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를 바탕으로 몸싸움에 강하면서도 안정적인 패싱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완성형에 가깝다.

기성용의 최대 장점은 뛰어난 볼 간수 능력이다. 볼을 안정적으로 돌리면서도 쉽게 빼앗기지 않는다. 대표팀 중원에서는 가장 든든한 볼 공급원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대인마크에도 능한 편이다.

윤정환의 킬패스, 고종수의 폭발적 드리블, 노정윤의 엄청난 멀티능력 등 그들의 장점들을 섞어 놓은 기성용은 특유의 성실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도 기대할 것이 많은 선수다.

과연 주장 완장까지 찬 기성용은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정상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까. 팬들은 55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의 핵, 기성용의 발끝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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