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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MLB 1세대’ KIA 광주일고 3인방…추억 속 봉인?

KIA 타이거즈 베테랑 3인방 서재응(38), 김병현(36), 최희섭(36)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1세대’로서 한국야구 역사상 큰 의미를 갖는 빅네임들이다.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고교 리그에서 뛰어난 기량과 가능성을 보여주며 해외 스카우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그 결과 차례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비슷한 시기 동문 3명의 빅무대 입성은 미국 현지에서도 이슈가 됐다. 한국 야구사는 물론 미국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다시 나오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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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출신 3인방 서재응(왼쪽부터), 김병현, 최희섭의 부활 여부는 2015년 KIA의 성적을 좌우할 변수 중 하나다. ⓒ KIA 타이거즈

메이저리그 강타 ‘전설의 3인방’

박찬호에 이어 메이저리그 진출 2호가 된 ‘나이스 가이’ 서재응은 강속구로 타자들을 윽박지르지는 못했지만 특유의 컨트롤을 앞세워 뉴욕 메츠 시절 선발진 한축으로 활약했다.

스플리터(Splitter), 체인지업(changeup), 컷 패스트볼(cut fastball) 등 다양한 변화구를 몸쪽과 바깥쪽으로 자유롭게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은 힘 좋은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조차 쩔쩔맸다.

빠르지는 않지만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낮은 코스로 꽂히는 변화가 심한 직구는 스피드 이상의 위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3시즌에는 188.1이닝을 소화하며 9승 12패 평균자책점 3.82로 맹위를 떨쳤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10승 고지는 밟지 못했지만 실질적으로 2선발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핵 잠수함’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메이저리그에 잠수함 돌풍을 일으켰다. 신장(173cm)은 크지 않지만 탄탄한 하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를 바탕으로 언더스로임에도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렸다.

작은 체구의 동양인 선수가 독특한 폼으로 덩치 큰 메이저리거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는 모습은 국내 팬들은 물론 미국현지에서도 연일 화제였다.

특히 빠르게 가다 큰 각으로 휘는 공이 원반 같다고 해서 '프리즈비(frisbee)'라 불렸던 김병현표 슬라이더는 말 그대로 마구 같은 위력을 떨쳤다. 당시 애리조나의 에이스였던 ‘빅 유닛(Big Unit)’ 랜디 존슨이 208cm의 신장을 앞세워 높은 곳에서 고공 폭격을 한 뒤 단신 김병현이 나와 정반대의 궤적과 스타일로 마무리 짓는 모습은 쏠쏠한 볼거리였다.

당시 김병현은 랜디 존슨-커트 실링 원투펀치와 함께 마운드 빅3를 이뤄 애리조나가 우승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비록 보스턴 시절 활약은 미비했으나 동양인 최초로 양대 리그 우승을 경험한 선수이기도 하다.

'빅초이' 최희섭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야수다. 196cm·123kg의 큼직한 체구를 증명하는 파워는 미국현지에서도 경쟁력을 갖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할 당시엔 향후 중심 타선을 이끌어갈 최고의 기대주로 꼽히기도 했다.

2003년 내셔널리그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되는 등 상당한 경쟁력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그해 6월 내야플라이를 잡으려다가 캐리 우드와 충돌해 바닥에 넘어지면서 뇌진탕 증세를 겪은 뒤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고 만다.

LA 다저스 시절 3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올스타전 홈런더비까지 출전하는 등 잠깐 반짝하기도 했으나 끝내 기대하던 완성형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중심타자로 뛰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가 가지는 상징성은 만만치 않다.


국내 유턴, 기대했던 위용 언제쯤?

이들 3인이 동시에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다는 것만으로도 국내 야구팬들은 뿌듯함을 느꼈다. 하지만 연고 프로팀 해태 타이거즈(현 KIA)는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소수 정예로 팀을 이끌어가던 당시 타이거즈가 국내프로야구를 평정할 수 있었던 것은 연고지에서 뛰어난 선수가 계속 나와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력의 절반이라는 평가를 받던 이종범의 일본진출, 자금난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이뤄진 임창용 트레이드, 에이스 이대진의 부상, 차세대 에이스 김상진의 사망 등으로 전력에 큰 구멍이 난 상태에서 연고지 최고신인 3명이 연달아 펑크가 나자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서재응-김병현 등이 구멍난 마운드에 힘을 실어주고 최희섭이 장성호-김상훈-홍세완 등과 힘을 합쳐 타선을 이뤘다면 타이거즈의 독주는 계속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이들 셋은 모두 KIA에 돌아왔다. 서재응-최희섭은 수순에 따라 고향팀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고 마지막 남았던 김병현은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둥지를 옮겼다.

메이저리그-국가대표 등으로 국내야구에 큰 공헌을 한 이들 3인방이지만 정작 타이거즈에는 기대만큼의 도움이 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서재응-최희섭은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당시 주역으로 활약했지만 좋았던 모습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난 가운데 주축 선수로 팀을 지켰지만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기에는 2%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서재응은 잘했던 시즌에도 팀 내 1선발까지는 올라가지 못했으며 시즌별로 기복이 심했다. 고참으로서 팀원들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한 것은 높이 살 만하지만 국가대표 에이스로서의 모습은 되찾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최희섭은 2009년 당시 홈런왕 김상현과 함께 중심타선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팀 내 왼손거포가 없던 전통(?)도 그로 인해 깨졌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비시즌 구단과의 마찰 등으로 매 시즌 결장과 진통을 반복해야 했고 그로 인해 국내 최고타자로서 우뚝 서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김병현은 국내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인 적이 한 번도 없다. 해외 무대에서 뛸 당시부터 공백기가 워낙 컸다. 예전의 불같던 구위는 추억 속으로 봉인되고 말았다. 국내 복귀 첫 팀이었던 넥센 시절은 물론 KIA로 돌아와서도 마찬가지다.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할 때 기대치 또한 급락했다.

현재 KIA는 수년째 하위권을 전전하며 경쟁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키스톤콤비 김선빈-안치홍마저 군입대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어서 팬들의 걱정이 크다.

이럴 때일수록 고참의 역할은 중요하다. 만약 서재응-최희섭-김병현 등이 부활에 성공해 후배들을 이끌어준다면 의외의 반등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전성기 기량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전으로서 쏠쏠한 경쟁력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광주일고 3인방의 재도약이 가능할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프로야구 관전포인트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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