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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전천후 마당쇠' 도슨, KCC 마지막 퍼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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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C가 새로이 영입한 장신용병은 과거 우승의 영광을 함께했던 블루워커 에릭 도슨이다.
ⓒ 전주 KCC


에릭 도슨(33·200.8cm)이 전주 KCC로 돌아왔다. KCC는 21일(한국 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서 있었던 2017 KBL 프로농구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지명권을 도슨에게 행사했다.

도슨은 여러 가지로 KCC팬들에게 의미가 깊다. 다름 아닌 2010~11 챔피언 결정전 우승의 주역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도슨은 눈에 띄는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하승진(32·221cm)-크리스 다니엘스(33·206.7cm)의 '트윈 타워'를 도와 팀 우승에 기여한 바 있다. 기동성이 좋았던지라 상대적으로 느린 하승진, 다니엘스를 전방위로 지원했다.

우승 당시의 KCC는 '골밑의 팀'이었다. '트윈타워'의 높이가 워낙 좋은지라 포스트의 힘을 앞세워 상대를 무너뜨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승에서 만난 동부는 만만치 않은 팀이었다.

외려 골밑 자체의 완성도에서는동부가 더 좋다는 평가도 많았다. 단순한 높이에서는 KCC가 앞설지 모르겠지만 김주성-로드 벤슨-윤호영으로 이어지는 동부 ´트리플 타워´는 스피드와 높이를 겸비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센스가 좋고 다재다능한 선수들로 구성돼 강력한 '질식 수비'를 선보였다.

당시 동부는 3명의 전천후 빅맨을 중심으로 앞선에 3명, 뒷선에 2명이 서는 변형 지역방어 '드롭존'을 주무기로 들고 나왔는데 위력이 대단했다. 이는 하승진, 다니엘스에게도 큰 부담을 줬다.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떨어져 활동 반경에 한계가 있는데다 패싱 센스도 뛰어난 편이 아니어서 동부의 기습적인 수비가 들어오면 어찌할 줄 모르기 일쑤였다.

이러한 양상을 보기 좋게 깨뜨려버린 선수가 바로 도슨이다. 동부의 포워드진을 앞 선에서부터 수비하는 것은 물론 골밑에서 적극적으로 몸싸움에 가담해주며 하승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무엇보다 수비범위가 넓다는 것은 KCC 입장에서 가뭄속 단비였다.

센스가 좋은 도슨은 팀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상당수 외국인 선수들이 기록을 의식해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플레이 위주로 움직이는 데 반해 도슨은 철저하게 팀의 가려운 구석을 긁어주는 데 집중했다.

그는 전태풍, 하승진, 강병현, 다니엘스 등 득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찬스가 오면 3점 혹은 미들슛을 안정적으로 꽂아주거나 '컷인플레이(cut in play)' 등 받아먹는 패턴을 충실히 해주며 보조공격수 역할을 잘해냈다. 공을 많이 가지고 플레이하는 선수가 많았던 KCC 입장에서는 가장 바라는 외국인 타입이 아닐 수 없었다.

도슨을 가장 확실하게 팬들에게 각인시킨 것은 '공격 리바운드'였다. 자신의 역할을 잘 아는 선수답게 그는 수비나 몸싸움 등 궂은일부터 챙기며 적극적으로 내외곽을 돌아다니는 왕성한 활동력을 뽐냈다. 그러다보니 리바운드 상황도 많이 생겨났다. 동료들의 슛이 림을 맞고 튀어 오르면 누구보다도 먼저 골밑으로 달려가 공을 잡아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하승진은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팀 선수들이 한꺼번에 달려들 경우 당황해서 허둥지둥 대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이 순간 도슨의 진가가 발휘됐다. 높이 뛰지는 않지만 위치선정이 워낙 좋아 공격리바운드를 많이 잡아냈고 상황에 따라서는 곧바로 '팁인슛(tip in shoot)'으로 연결시켰다. 하승진에게 수비가 많이 몰렸던 탓도 있지만 이를 적절하게 잘 이용해 상대의 허를 찔렀던 부분은 극찬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활약 때문인지 도슨은 KCC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 수시로 거론됐다. 자신의 기록에 상관없이 궂은일 중심으로 플레이하며 팀에 공헌하는 수준급 외국인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도슨에 대한 팬들의 그리움은 컸다. 현재 KCC는 안드레 에밋(35·191cm)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에밋은 뛰어난 테크니션임은 분명하지만 다소 독단적인 플레이로 인해 '양날의 검'으로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에밋을 적절히 사용하기위해서는 반대 성향의 선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적절한 후보가 보이지 않자 추승균 감독은 같은 테크니션을 연거푸 에밋의 파트너로 낙점했다. 리카르도 포웰(34·196.2cm), 리오 라이온스(30·205.4cm) 등이 그랬다. 어설프게 단점을 메우느니 장점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가 숨어있었다. 하지만 기술자와 기술자의 조합은 연달아 실패를 거두었고 KCC는 중요한 순간 무너져 내리기 일쑤였다.

도슨을 다시 발탁한 배경에는 이러한 이유가 크다. 현재 KCC는 에밋을 재계약한 것을 비롯 비시즌간 리그 최고의 토종 공격수로 꼽히는 이정현(30·191cm)을 FA 역사상 최대 금액인 9억2000만 원으로 영입했다. 둘다 에이스 성향이 강한 선수들인지라 자신이 공을 오래잡고 플레이하는 것을 즐긴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추감독이 또다시 포웰, 라이온스 등 기술자형 용병을 뽑아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에밋, 이정현에 전태풍(37·178cm)까지 득점력이 돋보이는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새로운 얼굴까지 공을 오래가지고 플레이하거나 득점에 주력한다면 팀 밸런스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승진이 경기에 꾸준히 나설 수만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고 도슨이 과거의 모습만 변함없이 보여준다면 KCC는 다음 시즌에 충분히 대권에 도전할만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 송교창(21·201cm), 최승욱(23·192cm) 등 젊은 살림꾼들과 함께 그럴듯한 수비라인이 가능해진다. 도슨이 마지막 퍼즐이 되어줄 수 있을지 새 시즌을 바라보는 KCC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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