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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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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2.03.04 19:32
최근연재일 :
2012.03.04 19:32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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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글자수 :
52,247

작성
12.03.0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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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5)

DUMMY

선생님과의 훈련이 시작되고 나서, 생활은 좀 더 힘들어졌지만 나는 하루하루를 견뎠다.

선생님이 해주는 체술 훈련은 정말 가혹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봐주는 것도 없이 몸이 극한에 이르는 모든 동작을 요구했다. 손과 발이 빠지도록 몸을 연마했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바로 조절이 들어왔다.

“합!”

있는 힘을 다해 주먹을 내질렀다.

“느려.”

선생님은 몸을 옆으로 비틀어 피하고 발목을 걸어 나를 쓰러트렸다.

“크윽.”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엎어졌더니 고통이 장난 아니었다. 고통을 삭일 시간도 없이 선생님이 연계 공격을 해왔고 나는 겨우 피했다. 덕분에 데굴데굴 굴러야 했다.

“적은 결코 기다려주지 않는다. 상대의 목숨을 끊기 위해 온갖 수단을 쓰지. 설사 너를 죽일 생각이 없다 해도 마찬가지다. 무저항으로 만들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할 거다.”

나는 입술에서 쓰디쓴 맛이 느껴졌지만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바로 했다.

차가운 표정에 딱딱한 어조로 말하는 선생님은 정말 인정사정이 없었다. 아무리 내가 약한 모습을 보여도 봐주지 않았다. 쓰러져도 일어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았으며 쓰러질 때까지 가차 없는 공격을 하였다. 이러니 어디 버틸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것도 견디다 보면, 시간이 알아서 익숙해지게 만든다. 몸 곳곳에서 피가 나고 멍이 들고… 고통에 쩔어도 나는 버티고 또 버텼다.

그 결과 싸움에 대해서는 꽤 자신감이 생길 정도였다. 어울리지 않게 몸에 근육까지 붙어버렸다. 웬만한 덩치 큰 남자도 무섭지 않았다.

몇 가지 기술과 동작을 가르쳐주던 선생님은 이제 직접 대련을 해주었다. 그러나 아직 건든 적이 없는 만큼, 선생님은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도 너처럼 고생하며 배운 거다.”

그러면서 내 배를 쳤고 나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말을 하는 그 틈에 주먹을 움직인 것이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내뱉었다. 눈에 들어온 하늘은 때마침 구름이 떠가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내 머리칼을 스치고 갔다. 그 위로 선생님이 보였다.

“현재 나와 기유나가 너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너는 안정적으로 훈련이 가능한 거야. 더불어 김영주는 방관하고 있기에 그 기사는 접근을 못하고 있지.”

“…네에.”

“아직 남은 세 명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 빨리 너의 실력을 길러야 해. 네가 칠혈기절이기 때문에 가능한 실력향상으로 적들의 뒤통수를 치는 거다.”

“………….”

나는 숨을 고르고 몸을 일으켰다. 선생님의 말이 똑똑하게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확실히, 하루빨리 힘을 길러 나를 노리는 존재들로부터 대항해야 했다. 시간은 그리 여유롭지 않았고 서둘러야 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적 사용법도 칠혈기절의 소멸작용을 이용하여 하루 만에 끝냈고 지금까지 죽도록 몸을 단련했다.

하지만 절대로 만족할 수 없었고 안심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겪어온 비현실적인 일들로부터 이계의 존재들과 엮인 여러 가지 일화들을 떠올려 보면, 딱히 궁자라든가, 혈전에 선택된 자들의 위력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게다가 나는 선생님이 완전한 상태가 아니란 것을 잘 안다.

들은 이야기가 있으니까.

본래 강한 힘을 가진 선생님이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현재의 상태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봉인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나라는 것도 안다.

어쨌든 그런 상태의 선생님의 옷깃도 건드리지 못하고 대련에서 지기만 하는 내가 몸 좀 단련했다고 기고만장하는 추태를 보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나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선생님과 수련을 하는 내내, 지금까지 내내.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과연 선생님의 봉인을 내가 풀어야 하는 걸까? 그렇다면 어떻게 풀어야 할까?

선생님은 왜 나에게 그런 요구를 하지 않는 걸까?

‘전쟁’이라고 불리는 이 현실에서 선생님이 ‘힘’이란 것을 되찾는 다면 여러 가지로 편해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는 것도 많았지만 모르는 것 또한 많았다.

가만히 보면 기묘한 관계가 너무나 많았다. 선생님과 김영주, 선생님과 기유나, 그리고 선생님과 나.

그 중심에 선생님이 있었고 선생님은 정작 말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주변으로부터 들은 정보가 선생님에 대한 파편을 이루었지, 선생님이 내게 알려준 파편은 얼마 없었다.

아아, 가끔 밤에 잠을 자다가 보이곤 하는 것이, 부분, 부분 어둡게 가려진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퍼즐을 맞춰야 하듯, 빠진 조각이 가득한 선생님이….

“윽.”

그 사이 나는 또 바닥에 드러누워야 했다. 배가 너무 아팠다. 허리도 아팠다. 배를 맞고 쓰러진 횟수가 많아서이리라.

“잡생각이 많은 모양이군.”

선생님이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선생님이 말을 이었다.

“설마 겨우 이 정도의 싸움으로 궁자를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냐?”

“…아니요.”

“이런 일반적인 싸움은 길거리 깡패를 제압하는 것밖에 못해. 그런데도 내가 몸을 단련해준 이유는 앞으로 해야 할 기술 연마에 밑바탕을 깔아주기 위해서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네.”

“하지만 통과 기준은 나를 한 대라도 때리면 이었지. 그건 미리 말했었고.”

“네!”

나는 자리에서 다시 일어났다.

“통과 조건을 만족해야 궁자와 대항할 수 있는, 칠혈기절을 이용한 너만의 기술을 가르쳐줄 것이다.”

그런 기술이 있다면 선생님이 어찌 아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지만 간단히 무시하고 큰소리로 대답했다.

“네에!”

다시 대련이 시작되었지만 결국 선생님의 옷깃도 건들지 못하고 바닥에 누워버렸다.

“하아, 하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내게 선생님이 말했다.

“도대체 무슨 잡생각이 그리 많기에 싸움에 집중을 못하는 거니?”

그런 선생님을 가만히 보던 나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저를 원하세요?”

“응?”

“그렇잖아요. 선생님이 사랑했던 여자를 닮았고, 선생님을 위해 저 역시 유용할 것 아니에요? 칠혈기절에 대해서 그렇게나 잘 아시니까 말이에요. 그리고 선생님 역시 이 전쟁에 선택된 자인만큼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을 것 같아요.”

내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선생님은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짐작은 했지만 정말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

선생님은 내 머리맡에 앉았고 나는 상체를 일으켰다.

“네 말이 맞아. 틀린 말이 없어. 칠혈기절은 나에게 있어 그 누구보다 유용하다. 하지만 나는 너를 이용할 생각이 없어. 이건 시답잖은 애정이나 명분이 아니다. 나의 분명한 마음이야.”

“…선생님.”

“지금은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너를 노리는 자들은 생각보다 많고, 거대하다. 그러한 폭풍 속에서 너를 이용한다면 힘을 이용한 돌파가 되겠지.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나 역시 욕심에 찌든 광기의 악귀가 될 뿐이다. 나는 내 손으로 너를 이 폭풍에서 구할 거다.”

드라마에서 내뱉을 법한 오글거리는 대사였지만 선생님으로부터 전해지는 강렬한 진심이 오히려 나를 멍하게 만들고 감동시켰다. 뭔가 오묘한 감정이 가슴에서부터 머리까지 피어올라 아찔했다.

“…드릴게요.”

“응?”

“도와드릴게요. 선생님이 욕망으로 인한 강제가 아닌, 제가 자발적으로 선생님을 도우면 되잖아요. 이 칠혈기절로 선생님을 도울게요.”

“지금 나를 시험하는 거냐?”

“아니에요. 선생님의 진심을 알겠어요. 저도 진심이에요. 선생님이 끝까지 거부한다면 저도 이 훈련을 거부하겠어요. 어차피 그게 그거에요. 선생님 혼자서 왜 그러는 거죠? 차라리 다 같이 힘을 나눠요.”

선생님은 슬픈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생각할 시간을 다오.”

그 대답은 유보였으나 나는 힘차게 끄덕였다.

“네.”


작가의말

대학생활이 시작된 터라.. 노트북 마련까지 연재가 뒤죽박죽이 될 것 같습니다 ㄷㄷ;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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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2) 12.02.24 409 3 9쪽
11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1) 12.02.20 274 2 7쪽
10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4) 12.02.19 332 10 8쪽
9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3) 12.02.16 234 3 8쪽
8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2) 12.02.14 326 3 7쪽
7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1) +3 12.02.13 259 3 10쪽
6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5) +3 12.02.12 340 3 9쪽
5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4) +1 12.02.11 296 3 7쪽
4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3) 12.02.10 318 3 7쪽
3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2) 12.02.09 335 4 8쪽
2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1) 12.02.08 433 4 8쪽
1 악마 해결사 프롤로그 +4 12.02.08 783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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