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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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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2.03.04 19:32
최근연재일 :
2012.03.04 19:32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116
추천수 :
48
글자수 :
52,247

작성
12.02.13 20:18
조회
258
추천
3
글자
10쪽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1)

DUMMY

김영주의 전학 첫날 폭탄선언으로 인하여 반에는 수상한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벌써 사귀고 있다느니, 갈 때까지 갔다느니 얼토당토않은 소리들이 나돌았다. 나는 당사자로서 그런 소문이 들리면 강하게 부정했다.

그런데 의외로 김영주는 첫날 이후로 많이 얌전해졌다. 온갖 망측한 발언을 하거나 느닷없이 스킨십을 할 줄 알고 경계를 했지만 김영주는 오히려 소문에 대해서도 아니라고 인정했다.

거짓 소문을 내고 선동에 앞장설 줄 알았건만 녀석은 그러지 않았다.

들이대던 처음과는 다르게 정상적인 남학생처럼, 같은 반 친구로서 나를 대하였다.

처음의 엉뚱함과는 달리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녀석의 태도에 녀석은 점점 아이들의 인기를 얻었다.

성격도 살가웠고 주변 사람들에게 밉보이지 않았고 외모도 받쳐주니까.

나는 그런 변한 녀석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다. 또한 김영주라는 남학생은 보통 인간이 아닌 선생님이 말한 ‘궁자’라는 사실이 걸렸다.

자신만의 욕망을 추구하며 세상에 해악이 되는 존재.

이미 충분히 경험한 적도 있다.

선생님을 고통스럽게 하기 위해 나를 이용해 칼을 쥐게 한 일. 평생 지나도 잊지 않을 일이었다.

돌변한 녀석의 태도에 심히 불안했지만 별달리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고 조용한 나날들을 보냈다.

선생님 역시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뭔가 김영주와 선생님의 정체를 봐서는 너무 조용한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선생님은 궁자를 퇴치한다는 해결사이고 김영주는 그 궁자다. 둘의 사이는 내가 봐도 나빠 보였고 언제 충돌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뭐, 나로서는 김영주가 집적대지 않고 조용히 있어준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허황된 소문도 슬슬 가라앉아 가고, 김영주는 자기 나름대로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었지만 그것은 나하고는 관계가 없었다. 나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서의 삶을 이어나기만 하면 됐다.

생각해 보면 일상이 파괴되기 시작한 건 우리 반 아이들이 이상해졌을 때였을 것이다.

아니, 선생님이 이 학교에 왔을 때부터였나.

선생님은 궁자를 퇴치하기 위해 이 학교에 왔다고 했다. 결국 궁자는 해치웠지만 다시 궁자가 나타났기에 여기 계속 머무는 건가.

임무를 해결하는 해결사치고, 선생님이 내비치는 감정의 파편은 너무 난해했다. 거기에 내가 미묘하게 관련된 것도 이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기억을 지우지 않은 것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고 김영주 녀석이 쓸데없는 짓을 하는 바람에 더욱 그러해졌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는 말자.

무엇보다 그럴 필요가 없다. 나는 평범한 학생이고, 정리하자면 피해자다.

그런데 김영주가 퇴치 되서 사라지면 다른 아이들은 그 녀석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게 되나.

선생님이 김영주를 향해 부적을 들고 원마라는 검은색 연기를 빨아들이는 모습이 상상이 됐다.

“은지야.”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드니 미소를 짓고 있는 김영주가 보였다.

“뭐야?”

내가 퉁명스럽게 답하는데도 녀석은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오늘 시간 돼?”

“속셈이 뭐야?”

시간이 되냐니. 데이트 신청도 아니고. 저런 녀석하고 데이트는 말도 안 된다. 분수를 모르는 것도 정도가 있지.

“너무 까칠한데. 그냥 좀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자고.”

“싫어.”

딱 잘라 거절이다.

“그래도 돼?”

그러면서 김영주는 살짝 고개를 낮추고 작게 말했다.

“선생님에 대해서도 알려줄게.”

그 말에 살짝 솔깃했다. 선생님과 김영주는 왠지 모르게 아는 사이처럼 보이기는 했다. 나쁜 쪽이지만.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네가 선생님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을 알려줄게.”

으음?

뭔가 강력한 유혹을 느꼈다.

확실히, 나는 선생님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나하고도 관련이 있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나와 관련하여 내가 충분히 이상하게 여길 행동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나를 대할 때의 표정. 지우지 않는 기억.

“……….”

내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김영주가 말했다.

“관심은 있나 보네. 시간은 6시, 장소는 중앙공원 분수대야. 올 거면 와. 나는 먼저 기다린다.”

녀석은 내가 올 거라는 듯 확신이 가득해 보였다.

그리고 녀석의 그 확신은 맞았다.

학교가 끝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가는 것을 택했다.

혹시 김영주가 무슨 나쁜 짓을 하지 않을까 했지만… 그다지 위험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궁자라는 존재가 얼마나 강하고 위력적인지는 나중에 알게 되지만, 이때의 나는 그다지 경각심도 없었고 궁자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다.

물론 김영주는 그날 나와 만났을 때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약속시간이 되었고 약속장소로 나가자 분수대 앞에 서있는 김영주를 발견할 수 있었다.

“교복이네? 난 좀 더 예쁜 옷을 입고 올 줄 알았는데. 후후.”

“시끄러워.”

무슨 옷을 입고 나갈지 고민하긴 했지만 김영주 같은 변태를 상대로 그럴 수는 없다고 결론 내리고 그냥 교복을 입었다.

“너야말로 옷을 뭐 그리 차려입었니?”

비싸 보이는 면바지에 메이커가 새겨진 티를 입은 김영주는 피식 웃었다.

“사랑하는 여자랑 만나러 가는데 좀 비싼 걸 골라본 거야. 뭐, 싫다면 좀 더 수수한 걸로 입을게.”

“사랑하는 여자라니?”

“후후, 좋아. 우리 어디 갈까? 영화관이나 노래방?”

“무슨 소리야?”

김영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왜 한숨을 내쉬지? 한숨은 내가 쉬어야 하는데.

“물론 네가 원하는 이야기는 해주겠지만 그건 날로 받아먹는 거 아닌가?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고 그 마음에 변화는 없어. 내 부탁을 조금은 들어줬으면 하는군.”

크,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다.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줄 테니 데이트 좀 해달라는 거다.

나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끄덕였다.

“그래. 그러지 뭐.”

“비용은 문제없어. 돈은 많으니까.”

그러면서 보여준 지갑에는 돈다발이 가득했다. 돈의 출처가 궁금했지만 김영주는 궁자였다. 내 짐작으로는 술수를 부려서 만들었거나 훔쳤을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놀다가 어두워지면 식사나 하자. 이야기는 그때 하지.”

“청소년은 밤늦게까지 있을 수 없어.” 지극히 정상적인 이야기를 했으나 김영주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건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어쩌라고.”

“너, 나를 뭐로 보는 거야? 나는 인간들이 말하는 궁자야. 명칭 따위야 상관없어서 받아들이는데, 궁자는 인간이 아니야.”

그, 그렇지 참.

새삼 긴장하며 김영주를 쳐다보았다.

“자신의 모습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지. 원한다면 어른이 될 수도 있지만 너를 위해 청소년의 모습으로 있는 거야. 문제 삼는 녀석이 있다면 최면을 걸면 되니까 걱정 마.”

“아, 알았어. 대신 이상한 짓은 하지 마.”

“물론이지. 나는 그렇게 나쁜 녀석이 아니야.”

그렇게 해서 김영주와의 내키지 않는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김영주는 본인이 한 말대로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았다.

믿음직하면서도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새삼 녀석을 다시 보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묘했다. 전학 첫날과는 다르게 최근에는 언행이 괜찮아졌고 더군다나 잘 생기기까지….

정신 차려라! 녀석은 궁자야!

스스로를 채찍질해도 모습은 하등 인간이니 혼란은 증폭됐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영화에 대한 평을 말하는데 얼마나 박식한지 평이 평론가 같았다.

노래방을 가서도 노래는 어찌나 잘 부르는지 나도 불렀지만 기가 죽을 정도였다.

“이야, 노래 잘 부르는데?”

“너야말로.”

궁자는 다 저런 존재인가? 친구랑 노는 것처럼 자연스러운데?

노래방 시간이 끝나고 싱글벙글 웃는 김영주와 시내를 걸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하하, 이런 식으로 노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인간들에 대해서 안지 꽤 됐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멀었군.”

“궁자는 인간에 대해서 배워?”

“그런 셈이지. 궁자는 다른 세계의 존재야. 원하는 것이 있기에 인간들의 세계로 오는 거지. 와서 배우고 느끼고 손에 넣는 거야.”

“그 원하는 게 뭔데?”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야.”

김영주는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내 욕망은 너를 얻는 것이지만.”

“됐거든?”

“크큭.”

뭐가 좋은지 쪼갠다.

“너하고 있으니 너무 즐겁다. 마치 그녀와 있을 때 같구나.”

나는 녀석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응? 질투하는 거야?”

“아니야!”

김영주는 미소를 거두고 슬픈 눈을 하였다.

“내가 내 마음에 대해서 알았을 때, 그 여자는 이미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어.”

“그, 그래?”

얘가 왜 갑자기 진지해져?

“흠. 재미없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슬슬 밥이나 먹자고. 배고프네.”

그러더니 근처 고급 레스토랑으로 나를 이끌었다. 머뭇거리는 나를 결국 들어가게 만든 김영주는 내가 살벌한 가격 표시에 떠는데도 태연하게 주문을 하였다.

시간은 이미 늦었지만 김영주는 자신이 말한 최면인가 뭔가를 부린 모양인지 식당 내에선 아무도 우리를 신경 쓰지 않았다.

“걱정 마. 편하게 먹고 가면 돼.”

그래도 불편한 건 불편한 거였다.

곧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생각은 변했지만 말이다. 배가 고프다 보니 눈앞의 음식을 가만히 놔둘 수는 없었다.

먹다가 나를 보며 행복해 하는 김영주의 얼굴을 보고 얼른 자세를 바로 했다.

“어흠. 흐음.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선생님에 대해서 알려준다며?”

김영주는 그런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은지야. 너, 선생님이 좋아?”

“뭐, 뭐어? 무슨 헛소리야? 너도 내 상황을 생각해봐. 선생님은 궁자를 퇴치하면서 그곳에 내가 있었는데도 기억을 지우지 않았다고. 또 여러 가지로…”

“됐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

김영주는 스테이크를 썰며 말했다.

“그래서? 뭐가 궁금하지?”

드디어 내가 이 못마땅한 데이트를 하게 된 목적을 이룰 때가 되었다.

나는 최대한 많은 것을 물어보기로 했다.


작가의말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인물들에 대해 파해치는 시간입니다~ 그와 동시에 최대한 즐겁고 지루하지 않게 꾸밀 생각입니다.
그런데 글에서 설정상 10시 이후에 음식점에 간 것으로 하고 있는데 청소년 출입에 대해서는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궁자인 김영주가 최면을 쓴다는 설정이 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이상한 게 있다면 언제든 조언 환영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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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1 강나경
    작성일
    12.02.26 00:41
    No. 1

    흐음 나이가 되어도 학생 신분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출입 불가인 것으로 압니다.
    여자 주인공이 교복을 입고 만났는데, 궁자가 여자주인공을 보고있는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최면을 건다는 것 일까요..아니면 주변은 자동으로 걸린다는 것일까요......@_@ 뭐라 적어야 내 의문을 전할 수 있을지..하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리자드킹
    작성일
    12.02.26 16:38
    No. 2

    그러십니까...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강나경
    작성일
    12.02.27 00:04
    No. 3

    ㅋㅋ네에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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