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해결사

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2.03.04 19:32
최근연재일 :
2012.03.04 19:32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115
추천수 :
48
글자수 :
52,247

작성
12.02.29 15:30
조회
277
추천
2
글자
10쪽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4)

DUMMY

“훈련이라고 해봐야 시간도 별로 없어서 기초적인 것밖에 가르쳐 줄 수가 없구나.”

선생님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먼저 내가 쓰는 부적에는 세 가지가 있다. 결계용과 흡수용, 공방용이지. 결계용은 부적 일대를 무의 지대로 만들어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절단시킨다. 세상으로부터의 노출을 막고 비현실적인 힘을 사용하기 위한 공간이야. 일반인들은 그런 건 전혀 안 믿거든.”

“그렇긴 하죠.”

처음부터 어처구니없는 상황 속에 던져지지만 않았어도 나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흡수용은 부적 근처의 궁자로부터 궁자가 지닌 원마를 흡수한다. 적의 힘을 빼앗는 것뿐만 아니라 오염된 인간을 정화하는데 사용되지.”

옥상에서 아이들로부터 검은 연기를 흡수하던 장면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방용은 말 그대로 공격과 방어를 하는 부적이다. 부적에 다양한 속성을 가미하여 공격을 하기도 하고 방어를 하기도 하지. 그것은 속성에 따라 특화된다.”

선생님은 그러면서 품에서 부적을 하나 꺼냈다.

“결계용과 흡수용은 네가 쓰기엔 적절하지 않고, 공방용을 줄게.”

“네.”

“간단하게 물리방어용.”

척척 다가온 선생님은 내 배를 주먹으로 쳤다. 나는 갑작스러운 선생님의 공격에 아무 저항도 못하고 맞아버렸지만 놀랍게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희미한 빛이 감돌며 선생님의 주먹이 무언가에 막힌 모습이 보였다.

“방금 부적은 물리방어에 특화한 부적이기 때문에 내 주먹을 막은 거야. 만약 내 주먹에 다른 속성이 있었다면 그 속성은 막지 못했겠지.”

“그렇군요.”

“부적을 다루기 위해서는 기(氣)라는 것이 필요해.”

“기요?”

“복잡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몸에 있는 단전으로부터 기를 운용하여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거지. 무협소설 같은 게 있지? 그들은 무림인이라고 한다.”

“에엑? 무림인이요?”

그리 낯선 단어는 아니지만 현실에서 들으니 낯설었다. 하지만 궁자라는 요상한 것도 있는데 무림인이라고 없을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그들과 협력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부적들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지. 뭐, 부적들의 수준은 낮은 편이라 큰 도움은 안 되지만 그냥 있는 것보다는 나을 거야.”

선생님은 내게 부적을 몇 장 내밀었다.

“방금 부적은 내가 효과를 발동시킨 거였지만 이것들은 발동되지 않은 거다. 네 스스로 발동시켜 봐.”

“제가요?”

나는 울상을 지으며 부적들을 받아들었다. 요상한 한자는 여전히 알아볼 수 없었다.

만화나 소설, 드라마, 영화는 많이 봤다. 그것들에서의 주인공들은 무공을 연마하거나 힘을 키우기 위해 명상을 하거나 수련을 쌓았다. 나의 경우에는 명상 쪽이 되겠지만 이 부적을 이용하여 부적의 힘을 사용하고 싶다는 쪽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되겠지?

흔하디흔한 설정을 응용하여 현실에 적용한다. 별다른 지식이 없으니 쓰는 방법이었다.

“……….”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부적은 발동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느 순간 됐다 싶어서 눈을 떠보면 선생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졌지만 어찌 해야 좋을지를 알 수 없었다. 점점 마음은 다급해지니 명상 같은 게 잘 될 리가 없었지만 잘 될 때부터 부적은 말을 안 들었으니 짜증만 났다.

“그 부적을 손으로 잡아.”

“네?”

“어서.”

“아, 네.”

그러길 한참, 마침내 선생님이 지시를 했고 나는 얼른 그대로 했다. 부적을 바닥에 깔아놓고 명상 비슷한 짓을 하고 있던 나는 그대로 손에 쥐었다.

“한 장만 잡아.”

“네에.”

여러 장을 내려놓고 그 중 하나만 손에 쥐었다.

“부적의 힘을 사용해라.”

이러면 아까랑 상황은 다를 바가 없잖아.

그냥 손에 쥐었다는 것만 다를 뿐이었다. 나는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지만 선생님의 표정은 단호했다.

하는 수 없이 눈을 감고, 부적을 꼭 쥔 채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랬다.

부적의 힘!

이 부적의 힘이 있어야 내가 산다! 적에게 대항할 수 있고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그때였다.

부적에서 빛이 감돌더니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아니, 어떻게 된 거죠?”

“부적이 발동한 거야. 지속시간은 24시간. 속성은 내공에 대한 저항력이다.”

속성이야 상관없었다. 나는 부적이 발동되었다는 사실에 기뻐서 활짝 웃었다.

그런데 선생님이 말했다.

“역시 너는 정말로 칠혈기절이구나.”

“네?”

“기를 운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야. 쉽다면 아무나 무림인을 하겠지. 그러나 너는 단 몇 시간도 안 돼서 해냈다. 무엇 때문이겠는가? 너의 재능? 아니야. 네가 칠혈기절이기 때문이야.”

“그런…”

“일종의 술식으로 일정한 형식의 기를 압축하여 알맞게 해놓은 것이 부적이다. 아무리 질나쁜 부적이라도 그것을 다루려면 실력이 어느 정도 쌓여야 하지. 그러나 너는 칠혈기절이기 때문에 그 술식을 무시하고 부적의 힘을 해방시킨 거야.”

“………….”

나는 내 손을 들여다보았다. 연약하고 작은 손이었지 별다른 건 없었다.

“너의 손은 일곱 군데 중 두 곳. 그 힘이 모여 칠혈기절의 힘인 ‘제약의 파괴’를 일으킨 거다.”

선생님은 나에게 다가왔다.

“어쨌든 부적은 이런 식으로 사용하면 되. 기유나에게 부탁해서 더 가져다주마.”

“선생님.”

“응?”

“칠혈기절이란 게 도대체 뭘까요.”

“대충은 알잖니? 일곱 군데의 혈도에서…”

“그게 아니에요. 내가 왜 그런 거에 걸려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거냐구요. 도대체 왜!”

칠혈기절이란 게 참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을 깨달으니 화가 치밀었다.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참았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오랜 수련을 한 무림인이어야 사용할 수 있다는 부적을 단 몇 시간 만에 사용했다면 오히려 좋아해야 하지 않겠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나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자부할 수 있었는데….

“선생님! 어쩌다가 저는 이렇게 돼버린 걸까요? 네? 이 상황이 너무 싫어요!”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그렇다. 나는 방금 일로 진정 칠혈기절이 어떤 것인지 대충이나마 직접 실감했고 나를 노리는 자들에 대한 공포감이 새롭게 형성이 된 것이다.

내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깨달은 셈이다.

“자신의 운명을 탓하는 수밖에 없지. 그런 몸이 된 이상 바꿀 수 없다. 그 병은 아직 치료법도 발견되지 않은 병이니까.”

“선생님!”

“하지만 나는 운명에 저항하는 걸 좋아하고 이제까지 그래왔다. 전쟁은 이미 시작됐어. 우리는 그에 걸맞는 준비를 하면 되는 거야.”

나는 눈가를 소매로 훔치며 말했다.

“선생님. 도대체 그 전쟁은 뭐죠?”

“일명 ‘죄악의 혈전’이라고 부르는 이 전쟁은 세상에 뿌리를 내린 인간의 감정이 빚어낸 7대 대죄에 의해서 만들어졌지. 매우 불규칙적인 ‘죄악의 혈전’은 7대 대죄가 원하는 때에 열리기도 하고 2인자의 도전으로 목숨을 잃고 공석이 생겼을 때 열리기도 하지.”

선생님은 씁쓸한지 눈살을 찌푸렸다.

“이번 혈전은 7대 대죄의 공석이 생겨서 열린 거야. 후보자도 7명이 선발되어 서로 싸우고 최후의 생존자만이 공석을 차지하게 되지. 공석이 없을 땐 막강한 힘이나 보물을 주기도 하지만 7대 대죄의 자리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요?”

울음을 그친 나는 선생님의 이야기에 푹 빠졌다.

“끝없는 욕망의 분출구로서 원하는 바는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그렇구나. 그런데 왜 저를 노리는 거죠?”

나는 그게 궁금했다. 그 가면 사내도 선생님과 비슷한 말을 해서 그런 거지만 승리자의 보상이 공석을 차지하는 거라면 굳이 나를 노릴 필요가 없지 않나 싶었다.

“단순한 문제지. 사막에서 매우 목마른 사람의 눈앞에 물이 있다고 하자. 하지만 누군가가 그 물을 1시간 후에 먹으라고 하면 어떻겠니?”

“당장 마시고 싶겠죠.”

“그거야. 칠혈기절은 연구 방향에 따라 무한한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는 것. 눈앞의 비기를 당장 차지하고 싶은 게 욕심 많은 선택된 자들의 마음이겠지.”

나는 가만히 끄덕였다. 궁자란 매우 욕심 많은 탐욕스러운 존재라고 했다. 그러면 더더욱 참을성이 없으리라.

“전쟁은 참혹한 법이다.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선 독해지는 수밖에 없어. 너는 칠혈기절이기 때문에 노려지는 거지만 오히려 그것을 이용하면 최강이 될 수도 있다.”

“최, 최강이라뇨?”

부담스러운 말만 하시네.

“그렇게 되기 위한 방법은 나도 몰라. 하지만 강해지지 않으면 너는 적들에게 유린 될 뿐이다.”

“그건…”

유린이라는 말에 기사가 나를 결계에 가두고 맘대로 추격하던 일을 떠올렸다.

갑자기 이가 갈리며 화가 치밀었다.

“알겠어요. 어떻게든 강해지면 되잖아요.”

그래. 이 훈련에 임하기 전부터 생각했던 것을 떠올리자.

당하고만 살 수 없다! 나도 좀 강해지자!

나는 혈전에서 선택된 7명이 아니지만 충분히 말려들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도 나 나름의 방법으로 저항해줄 것이다.

아아, 평범한 소녀였던 내가 이런 독한 마음까지 먹게 되다니. 너무 슬펐다.

그러나 어쩌랴. 말 그대로 당하고만 살 수는 없었다.

“부적 사용법은 됐으니 다음엔 체술을 가르쳐주마.”

“네.”

내가 느껴도 처음과는 다르게 긴장이 바짝 들어간 목소리였다.


작가의말

요호, 드디어 선호작 분이 생겼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더욱 힘을 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마 해결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5) 12.03.04 222 2 8쪽
»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4) 12.02.29 278 2 10쪽
13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3) 12.02.26 287 1 7쪽
12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2) 12.02.24 408 3 9쪽
11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1) 12.02.20 274 2 7쪽
10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4) 12.02.19 331 10 8쪽
9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3) 12.02.16 233 3 8쪽
8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2) 12.02.14 325 3 7쪽
7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1) +3 12.02.13 258 3 10쪽
6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5) +3 12.02.12 340 3 9쪽
5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4) +1 12.02.11 295 3 7쪽
4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3) 12.02.10 318 3 7쪽
3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2) 12.02.09 335 4 8쪽
2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1) 12.02.08 432 4 8쪽
1 악마 해결사 프롤로그 +4 12.02.08 780 2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