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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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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2.03.04 19:32
최근연재일 :
2012.03.04 19:32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122
추천수 :
48
글자수 :
52,247

작성
12.02.14 22:48
조회
325
추천
3
글자
7쪽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2)

DUMMY

그런데 막상 물어보고자 하니, 딱히 물어볼 것이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 머뭇거리며 음식만 깨작거리는데 김영주는 재미있다는 듯 큭큭 거렸다.

“내가 이곳에 오게 된 경위를 설명해줄게. 내가 사는 세계를 ‘마음을 위한 세계’라고 부르지. 속칭 ‘마위세’에서 어떤 녀석이 하는 소리를 들었단 말이야. 리리스를 닮은 여자를 봤는데 그 여자가 또 엄청 희귀한 경우라는 거야. 나는 그럴 리가 없다고 대충 흘려들었다가 나중에 녀석이 당했다는 것을 알고 알아보러 왔는데, 글쎄 그 녀석의 말이 사실이었던 거야.”

“무슨 소리야?”

“아마도, 내가 말한 ‘녀석’이란 네 담임이 해치운 녀석을 말하는 거겠지.”

나는 허공에서 나타난 남자를 떠올렸다. 그 남자가 어떤 여자에 대한 소리를 했는데 그걸 들은 김영주가 나중에 왔다는 건가?

“리리스를 닮았다는 여자는 바로 너야.”

“나?”

복잡한 감정이 서린 얼굴의 김영주는 느릿하게 말했다.

“그 여자는 ‘마위세’에서 강자 중의 강자로 손에 꼽히는 존재였지. 보여주지.”

녀석이 내 쪽으로 손을 뻗더니 눈을 감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 눈을 떴다.

“뭐한 거야?”

“깜빡했군. 너한테는 어떠한 술식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뭐?”

술식이라니?

“비물질로 인한 술식은 너한테 통하지 않아.”

“…?”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의 연속에 나는 그저 물음표 부호만 떠올렸다.

“자, 그럼 여기서 질문. 과거에 특이한 일이 생기거나 경험한 적 있어?”

왠지 선생님도 비슷한 질문을 했던 것 같은데….

“없어.”

“그래? 그럼 부모님에 대해서 말해봐.”

“내가 왜 그런 것까지 너에게 말해야 돼?”

내가 발끈하자 김영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말하기 싫으면 됐어.”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

나는 당연한 말을 하면 선생님도 그렇고, 김영주도 왜 반응이 나쁜지 알 수 없었다.

“너의 원래 목적은 네 담임에 대해 아는 것 아니었나? 이야기가 재미없어지면 안 되니 얘기해주지.”

어색한 침묵을 견디며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데 김영주가 화제를 제시해줘서 속으로 안도했다.

“네 담임인, 김위식은 사상 최강, 최악의 반인반마(半人半魔)였다.”

진중한 목소리로 김영주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알고 있기론, 본래 인간이었던 녀석은 페리엘과 리리스를 만나면서 달라졌다. 뭐, 그 중간 과정은 나로서는 잘 알지 못해. 그러나 중요한 것은 후에, 리리스는 죽고 페리엘은 봉인 당했다는 거야.” “저기… 리리스와 페리엘은 누구야?”

“리리스는 김위식이 자기 목숨보다 사랑했던 여자야. 덧붙여, 너랑 판박이로 닮았어.”

“뭐? 나랑 닮았다고?”

“말했잖아. 리리스를 닮은 여자가 너라고. 정말로 닮았어. 그녀가 조금 어려진 모습이 네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야.”

김영주는 진솔하게 말했지만 나는 리리스라는 여자를 본 적이 없으므로 그리 와 닿지 않았다.

“페리엘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 게 별로 없어.”

“그럼 그들은 궁자야?”

“궁자는 아니야. 깊이 들어가면 귀찮으니까 할 이야기만 하겠어. 김위식이 너에 대해서 미묘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가 네가 김위식이 열렬히 사랑했던 리리스와 닮았기 때문이지.”

“에, 엑?”

너무 갑작스럽고 엄청난 정보의 유입에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대충은 이해하고 있었다.

지금은 죽고 없는 리리스가 나와 닮았고, 선생님은 리리스를 사랑했다는 것을.

“그리고 김위식은 현재 인간의 노예야.”

“그건 또 뭔 소리야?”

시대가 어느 때인데 노예라는 거지.

“왜 노예가 된 것인지는 나도 몰라. 녀석은 무언가 목적이 있어서 인간들에게서 죽음을 피하는 대가로 노예가 되었지. 본래 녀석은 흉폭하고 잔인한 살육의 제왕이었지만 평범한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지.”

흉폭하고 잔인한 살육의 제왕….

나는 그때 봤던 검은 손과 발을 가진, 뺨에 문양을 지닌 선생님을 떠올렸다.

왠지 매치가 되었다.

“김위식이 이번에 학교에서 해치운 녀석은, 너무 조급하게 행동했어. 내가 알아본 바로는, 녀석은 너를 노리고 있었어.”

“나를? 선생님이 아니라?”

“김위식은 덤이겠지. 너, 네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지? 하지만 녀석은 알고 있었고 무리를 해서라도 얻으려고 했어. 그 결과, 힘이 약해졌고 허접한 현재 네 담임한테도 깨진 거야.”

선생님도 그 남자가 힘이 약하다고는 했었다만.

“가혼이라는 가짜 실자를 만든 것까진 좋았지만 ‘물질적 접촉’을 너무 서둘렀어.”

김영주는 나를 바라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가혼과 실자에 대해서는 알았기에 딱히 물어보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네 담임은 일을 처리하고 나면 그에 연관된 일반인의 기억을 지우지. 그런데 네가 그렇지 않은 이유는, 김위식이 네 기억을 지우지 않아서가 아니라 지우지 못하기 때문이야.”

무슨 소리냐고 묻는 것도 지친 나는 멀뚱히 김영주를 쳐다보았다.

“앞에서 말했듯이, 너에게는 비물질로 인한 술식은 통하지 않아서야.”

“…??”

나의 표정을 이해한 김영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비물질로 인한 술식이란 기억을 지운다거나, 최면을 건다거나 하는 흔히들 말하는 마법 같은 거야. 잘 들어. 너는 좀 더 자신에 대해 알 필요가 있어. 그래야 본인으로도, 주변 사람들도 편해지는 거야.”

“뭐, 뭔데 그래? 알면 좀 말해줘 봐.”

“훗, 간단히 말하면 재미가 없지. 뭐, 그 외에도 다른 생각이 있어서야. 나도 솔직히 네가 걸린 ‘병’에 대해서 단편적인 지식밖에 없거든. 섣불리 접근하지 않을 거야.”

김영주는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식사는 예전에 끝난 상태였다.

“오늘 데이트 즐거웠다. 다시 말하지만, 김위식은 사상 최강, 최악의 반인반마(半人半魔)야. 그 녀석을 조심하는 게 좋아.”

“………….”

녀석의 표정은 더없이 진지했다.

“참고로, 김위식도 그러했지만, 나 역시 리리스라는 여자를 사랑했지. 내가 너에 대해서 집착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겠지? 물론 김위식도야. 크크큭.”

김영주는 지나가듯이 말하고는 몸을 돌렸다.

“데려다주고 싶지만 네가 거절할 것 같네. 난 여기서 이만 갈게. 혼자서 집에 갈 수 있지?”

“당연하지.”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오늘, 김영주와의 대화로 인해 나의 혼란은 에베레스트 산 정산보다 높아졌다.

집에 돌아가서도 잠들기 전에도 기분은 복잡하고 미묘했다. 요즘 들어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것 같다.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듣는 바람에 쓸데없이 고민하고 심각해져야 하는 일 말이다.

그러나 나는 몰랐다. 앞으로 더욱더 내 혼란을 가중시킬 일들이 연이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그 일들은 나에게 빠르게 다가왔다.


작가의말

후후후. 이제 곧 카테고리가 생깁니다.
서서히 밝혀지는 인물들의 정체와 과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제목이 이상한가요? 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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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1) 12.02.20 274 2 7쪽
10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4) 12.02.19 331 10 8쪽
9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3) 12.02.16 234 3 8쪽
»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2) 12.02.14 326 3 7쪽
7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1) +3 12.02.13 259 3 10쪽
6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5) +3 12.02.12 340 3 9쪽
5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4) +1 12.02.11 296 3 7쪽
4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3) 12.02.10 318 3 7쪽
3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2) 12.02.09 335 4 8쪽
2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1) 12.02.08 433 4 8쪽
1 악마 해결사 프롤로그 +4 12.02.08 781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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