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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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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2.03.04 19:32
최근연재일 :
2012.03.04 19:32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118
추천수 :
48
글자수 :
52,247

작성
12.02.11 20:03
조회
295
추천
3
글자
7쪽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4)

DUMMY

시간은 흘러 점심시간이 되었다. 오전 수업은 선생님이 할 이야기에 대한 미지로 집중할 수가 없었다.

나는 점심을 먹고 선생님이 말한 벤치로 갔다.

“왔구나.”

그곳에는 선생님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셔.”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내민 캔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았다.

“그… 말이지.”

선생님은 손가락을 꼼지락대며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누구에게나 욕망이 있어. 쉽게 말해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 그것은 의식과 무의식을 포함해.”

“욕망이요?”

“그래.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마음도,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마음도 욕망이 될 수 있지. 욕망은 다른 것과는 관계없이 충족을 지향하므로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때도 있어.”

“그, 그렇죠.”

도둑질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문제는 이 욕망을 이용하여 먹고 사는 존재가 있다는 거야.”

“……….”

나는 고개를 내저으려다가 어제의 일을 떠올리고 가만히 있었다.

“그들은 인간이 가진 욕망을 자극하여 끄집어내 극대화시켜 오로지 그 욕망만을 위해 살게 만들지. 그렇게 해서 인간을 타락시키면 원마(原魔)라는 이물질을 얻어낼 수 있지. 원마는 그들의 힘의 원천으로 초자연적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줘.”

“원마요?”

“어제 허공에서 나타난 남자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거야. 원래 그들은 육체가 없지만 원마를 이용하여 힘을 얻으면 육체도 얻을 수 있고 더욱 강력한 힘을 사용할 수 있지. 그런 존재를 궁자(窮子)라고 한다.”

“궁자요?”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이었다. 아마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정해져있는 명칭들이겠지.

“궁자는 다른 세계에서 이쪽 세계로 넘어오는 존재인데, 지극히 이기적이지.”

선생님은 음료수를 마시고 말을 이었다.

“어제의 일에 대해서 설명해줄게. 나는 궁자를 퇴치하고 다녀. 그들을 납두다간 세상은 엉망이 될 테니까.”

선생님은 궁자 퇴치라는 미지의 일을 하고 있었던 거구나.

“나는 이 학교에 궁자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퇴치를 위해 이렇게 교사로 오게 되었어. 궁자는 지윤이에게 기생하고 있었지. 그리고 인혁이와 승연이는 궁자가 욕망을 부추겨서 그렇게 된 거였어. 궁자는 기생하고 있는 본인만이 아니라 힘을 분산시켜 다른 이들도 오염시킬 수 있지.”

선생님의 말에 따른다면, 인혁이와 승연이의 숨겨진 욕망은 일진 노릇과 학교 땡땡이였다는 건가.

“비단 인혁이와 승연이 뿐만 아니라 다른 반에도 조금씩 있었어. 그리 하면 녀석의 힘은 짧은 시간 안에 강해지지만 당장은 약해진다. 그래서 정작 나한테 쉽게 당했지만.”

“어제 그 남자는 약했던 거예요?”

“그래. 힘의 분산으로 약해진 주제에 무리하게 현계(顯界)를 해서 힘은 없었지. 참고로 궁자는 힘을 모아 실체를 가지지 않으면 물질에 간섭할 수 없어. 인간에게 기생해 조종하는 건 그 때문이야.”

점점 알아듣기 힘들어지는 이유는 뭘까.

나는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

“지윤이는 특이하게도 궁자에게 조종당하는 게 아니라 궁자와 협력관계였어. 그 말은, 의식적인 욕망이 강하여 궁자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다는 거야.”

선생님은 먼 산을 보는 시선으로 정면을 보았다.

“지윤이처럼 궁자에게 직접 당한 사람을 실자(失子)라고 하고 인혁이와 승연이처럼 실자가 아니지만 오염된 사람을 가혼자(假魂者)라고 한다.”

생각보다 체계적인 명칭들이 정해져 있었다. 선생님이 하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한 모양이다.

선생님은 다 마신 캔을 옆에 있던 함에 버리며 중얼거렸다.

“지윤이의 경우는 직접 당했다기 보다는 협력관계였으니 실자가 아니려나. 뭐, 상관없지.”

“어쨌든 지윤이는 원래대로 돌아온 건가요?”

“정확히 말하면 욕망이 정화된 상태라고 해야겠지. 네가 알고 있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 않았니?”

“그러고 보니….”

“내가 어제 취한 행동으로 인해 지윤이의 몸에 있던 원마는 모두 제거됐어. 즉 원마를 만들어낸 욕망 자체가 소멸되었다는 거지.”

지윤이의 욕망이 무엇인지는 굳이 묻지 않았다. 나는 그녀가 이전과 뭐가 달라졌는지 아니까.

“그럼 궁자도 퇴치했는데 선생님은 다른 곳으로 가는 건가요?”

그렇게 묻는 나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선생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지? 대답하기 곤란한 거였나? 질문을 바꿔볼까.

“선생님이 하는 일은 궁자 퇴치라고 했는데, 그건 다른 사람들 몰래 하는 거 아닌가요? 굳이 기억을 지우고 다니는 거 보면… 그래요, 이런 얘기를 저한테 하는 이유가 뭔가요? 제 기억도 지워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질문은 많지만 요는 하나로군. 그럼 내 쪽에서 질문하지. 너, 지금까지 특별한 경험이나 미지의 존재와 관련된 적이 있니?”

나는 고개를 모로 꼬았다. 선생님이 왜 저런 걸 묻는 지 알 수 없었다.

잠시 다 마신 캔을 쥐고 과거 회상에 빠졌지만 특별히 그렇다고 할 게 없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평범한 여자아이로 자랐고 지금은 고등학교 1학년생이다. 특별한 경험이나 미지의 존재라는 건 상식을 초월한 어떤 것일 테고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에 엮인 적은 없다.

“없는데요.”

“거짓말 아니지?”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선생님의 잘 생긴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중천에 걸린 태양빛이 강하게 내리쬐며 대지를 비추고 있었다. 뜨뜻한 바람이 가볍게 불며 포근함을 안겨주었다. 거짓말이 아니었건만 선생님의 반응이 영 아니어서 나는 주눅이 든 채 침묵을 했고 선생님 역시 별 말이 없었다.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울렸다.

시간은 흐르는데 아무 말도 없이 앉아있자니 어색한 분위기가 생겼다. 눈치를 보던 나는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말을 꺼냈다.

“저… 칼에 찔린 데는 괜찮으신 거죠?”

선생님은 그런 나의 말에 놀란 듯 했다.

“괜찮아. 다 나았어.”

등을 깊숙이 두 번이나 찔렸는데.

“보통 인간은 그 정도면 죽어요.”

“인간이라….”

선생님은 우울하게 중얼거렸다. 고개를 낮게 숙이고 있는 모습이 무언가를 회상하는 것처럼 보였다.

얼마간 그러고 있는가 싶더니 바닥에 선생님의 뺨을 타고 눈물이 떨어졌다.

“선생님?!”

내가 말을 잘못한 건가? 왜 우는 거지?

“이야기는 여기까지. 물론 다른 사람에겐 비밀이야.”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며 벌떡 일어나더니 성큼성큼 걸어갔다. 너무 빠른 걸음이라 멈춰 세우지도 못하였다.

나는 멍청하게 앉아 있다가 점심시간이 끝나는 종소리를 듣고 서둘러 일어나야 했다.


작가의말

일의 흐름에 대해서 설명하는 글이었습니다. 세계관에 대해서 알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만 쓸 때마다 걱정인게 독자가 지루해하거나 재미 없어 하지 않나 입니다. 아직 인물들에 대해서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끝까지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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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5) 12.03.04 222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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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악마 해결사 3장-죄악의 혈전(1) 12.02.20 274 2 7쪽
10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4) 12.02.19 331 10 8쪽
9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3) 12.02.16 233 3 8쪽
8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2) 12.02.14 325 3 7쪽
7 악마 해결사 2장-이건 데이트가 아니야(1) +3 12.02.13 259 3 10쪽
6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5) +3 12.02.12 340 3 9쪽
»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4) +1 12.02.11 296 3 7쪽
4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3) 12.02.10 318 3 7쪽
3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2) 12.02.09 335 4 8쪽
2 악마 해결사 1장-선생님?(1) 12.02.08 432 4 8쪽
1 악마 해결사 프롤로그 +4 12.02.08 780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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