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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여성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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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8.08 15:54
최근연재일 :
2018.08.21 12:53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761
추천수 :
48
글자수 :
48,109

작성
18.08.21 12:53
조회
170
추천
5
글자
9쪽

새로운 괴물

DUMMY

“이번 순찰 구역은 숲의 주변을 넘어 내부까지 들어서는 것이다. 숲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조사하는 게 주된 내용이 되겠지.”

세리스가 브리핑을 시작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확실하게 내부로 들어서는 일이니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갖고 임해라.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주의에 주의를 기하면서 움직여라.”

“알겠습니다!”

제대로 군복을 갖춰 입은 나카무라가 힘차게 대답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출발하도록.”

커넥터들은 항상 외벽 근처 한 지점에서 대기를 했다. 불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물통 하나 들기에도 버거워 보이는 소녀들이었으니··· 납득은 갔다.

어차피 공격도 통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핫!”

론은 신이 난 목소리를 내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저, 저 코쟁이가!”

최근 워미터 처리가 밥 먹기보다 쉬워진지라 론은 툭하면 저러곤 했다. 그리곤 살육을 즐기는 사이코패스처럼 워미터의 피와 살점을 잔뜩 뒤집어 쓴 채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돌아왔다.

본질이 저런 놈이었는지, 나중엔 어떤 식으로 돌변할지 몰라 불안감이 생기기도 했다.

“세리스 님이 조심하라고 했거늘!”

평소에도 조심하라고 하지만 오늘의 세리스는 꽤 안쪽으로 진입하니 주의하라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마치 어떤 위험한 일이 일어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퍼벅, 퍽!

벌써부터 워미터와 싸움을 시작한 소리가 들렸다.

괴력증가로 근육의 힘을 엄청나게 불릴 수 있게 된 론은 주먹질로 그 괴물을 두부 으깨듯 분쇄할 수 있었다. 저 소리도 그로 인해서 나는 소리였다.

“나참, 혼자서 저렇게 쓸어대면 우리가 할 게 없잖습니까.”

투덜거리면서도 내심 괴물 사냥이 편해진 나카무라의 발언이었다.

“······.”

강세준은 아까부터 주변을 살피며 잔뜩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연은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평소에도 범상치 않았던 그인지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형님. 능력은 어떻습니까?”

“아무것도.”

지나가는 길목에 널브러진 워미터의 시체들만으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직접 괴물과 조우해야 힘이 솟아나는 구조인 모양이었다.

“음?”

문득 강세준이 움찔했다.

“왜 그러십니까? 강세준 님.”

“···이상한데.”

“네? 뭐가요.”

나카무라를 무시하며 강세준은 눈에 힘을 주며 주변을 살폈다.


[경고. 전투준비에 들어갑니다.]


뭐라고?

갑자기 뜬 시스템창에 놀란 재연이 고개를 든 순간이었다.

“크워어어어!”

워미터의 울음소리는 뭔가 카랑카랑한 느낌이 있다. 그런데 방금 들려온 괴성에는 굵고 탁함이 가득했다.

즉, 종류가 다른 것처럼 여겨졌다.

“쳇.”

혀를 찬 강세준이 앞으로 뛰어나갔다.

“어어? 강세준 님! 어디 가십니까!”

나카무라가 따라갔다. 능력을 써서는 아니고 평범한 달리기로.

“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이미 머리가 맑아지고 몸에 힘이 가득 찬 상태가 된 재연은 어안이 벙벙했다.

“에이.”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어서 두 사람이 간 방향으로 달려갔다.

“헉?”

괴성이 들린 쪽의 현장에 도착한 재연은 그만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바닥에, 피투성이가 된 론이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를 그렇게 만든 괴물이 론의 팔뚝을 잘근잘근 씹으며 히죽대는 게 보였다.

“크륵, 크르륵···”

기분이 좋은지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뭐, 뭐야 저건?”

재연은 너무 몰라서 입을 쩍 벌렸다. 생긴 건 워미터와 많이 달랐다. 덩치도 좀 더 작았고 체형은 말라서 호리호리했다. 또한 몸이 멀쩡하게 인간형이면서 동물처럼 4족 보행을 했다. 무엇보다 얼굴이 평범한 사람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워미터는 흉측한 돼지머리였는데.

“투!”

씹어 먹던 팔에 살점이 사라지자 남은 뼈를 뱉어낸 괴물이 쓰러진 채 옅은 신음을 내뱉고 있는 론을 쳐다보며 츄릅, 입맛을 다셨다.

굉장히 야비하게 생긴 괴물 놈이었다.

“너희들. 저 애송이를 데리고 후퇴해라. 빨리!”

“알겠습니다!”

나카무라가 서둘러 론을 부축했다. 재연도 정신을 차리고 반대편에 가서 붙들어 올렸다.

“으, 으윽···”

“정신 차리세요, 코쟁이! 이대로 죽으면 안 됩니다!”

“으으···”

이거 위험하다. 1초라도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굉장히 위태로웠다.

재연은 괴물과 대치 중인 강세준을 돌아보았다. 그는 굳건하게 선 채 한 치도 물러나지 않았다. 괴물 역시 그를 경계하며 탐색전을 펼치고 있었다.

정체가 뭘까, 저 사람은.

“갑시다.”

“아, 응.”

그건 나중에 알아보고, 일단은 후퇴다!

급하게 복귀한 나카무라와 재연은 기다리고 있던 여자들에게 론을 보여주었다. 전투모드는 그 사이에 풀렸다.

세리스는 놀란 기색이긴 했지만 차분한 태도로 수습에 들어갔다.

“에리나와 나카무라는 당장 의무실로 론을 데려가라.”

“응!”

“알겠습니다!”

“재연, 너는 여기에서 대기다.”

“어.”

“아저씨는?”

강하늘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워커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걱정까지 해주다니··· 사이가 좋은 모양이네.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재연은 그가 시간을 끄느라 좀 늦어진 것 같다고 답했다.

론을 그 지경으로 만든 위험한 괴물이었지만 이상하게 강세준이라면 무사히 돌아올 것 같다는 근거 없는 확신이 솟아나서였다.

그렇게 10분쯤 기다렸을까.

에리나와 나카무라가 돌아왔다.

“어떻게 됐지?”

“일단 응급치료를 시작했습니다만··· 아무래도···”

나카무라가 어두운 얼굴을 보였다. 에리나 역시 평소의 유쾌한 표정이 아니었다.

“하아···”

세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세리스.”

“뭐냐.”

“아냐, 아무것도.”

재연은 ‘뭔가 알고 있지?’라는 물음을 목구멍 끝에서 겨우 삼켰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잘 모르겠다. 그냥 느낌이라고 해야겠지.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어, 저기···”

강하늘이 손가락으로 평원을 가리켰다.

“오는군.”

저 멀리서 강세준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

“딱히 다친 것 같지는 않네요.”

베아트리체의 말이었다. 재연이 보기엔 아직 작아서 애매했는데 눈이 좋은 모양이다.

“아저씨!”

강하늘이 타다닥 달려 나갔다.

“세리스 님이 저렇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역시 끝까지 기운을 잃지 않는 나카무라다운 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네요. 저 두 사람은 언제 저렇게 사이가 좋아진 걸까요?”

“내가 보기엔 일방통행 같은데.”

강하늘이 뭘 하든 강세준은 언제나 같은 태도였다.

“혹시···?”

“모르지.”

두 페어가 나란히 돌아왔다.

강세준은 먼지투성이긴 했지만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

“보통이 아닌 괴물과 만났다. 어렵사리 도망치긴 했지만··· 애송이가 크게 다쳤더군.”

“알아. 이미 입실시켰어. 결과는 지켜봐야겠지. 오늘은 작전 종료다. 돌아가자.”

세리스의 태도는 어찌 보면 차갑다고 느껴질 만도 했다. 하지만 재연 역시 론이 다쳤다는 사실에 걱정되거나 다급하지는 않았다. 그냥 딱하고, 죽지는 않았으면 하는 정도?

이웃 이상 친구 미만? 어쨌든 그 정도였다.

오히려 피투성이가 되어 괴로워하던 론의 모습에 자기가 투영되어 덜컥 겁이 났다.

“무섭나요?”

문득 베아트리체가 물어왔다.

“무서우면 안 되는 거냐?”

“아니요. 저도 무서워서요.”

“딱히 무서워하는 것 같진 않은데.”

“그럴 리가요.”

재연은 자세히 보고나서야 베아트리체가 미세하게 몸을 떨고 있음을 눈치 챘다.

“뭐, 끈질긴 녀석이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그러면 좋겠네요.”

하지만 론의 부상 정도가 심해 치료는 생각보다 길어졌고, 야속하게도 출동은 그 사이에도 멈추지 않았다.

“우울하네요. 그리고 무섭습니다.”

“하하, 그러게.”

다시금 갔던 숲의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평원을 걸었다.

“순식간에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게다가 멍청했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세상에 괴물이 만만한 녀석들만 있을 리가 없는데 말이죠,”

저벅, 저벅.

모래를 밟는 소리가 어쩐지 무겁게 들렸다.

“또 그 괴물이 나타날까요?”

“모르겠다.”

강세준은 도망쳤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괴물이 같은 장소에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새삼 저희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깨달았습니다. 막 쓰고 버리는 부품도 아니고··· 코쟁이가 중상을 입었는데 남은 사람들은 할 일을 해야 한다니···”

“새로 보충이 있는 것도 아니니.”

“셋이서 힘을 합치면 해치울 수도 있을 거다.”

“네? 가, 강세준 님?”

평소와 다르게 강세준이 의지를 내보였다.

“그런 위험한 괴물 따위를 방치할 순 없지.”

워미터는 위험한 괴물이 아니었나?

기준을 알 수 없는 강세준의 의욕이었지만, 어쨌든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게다가 궁금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강세준은 직접 워미터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디 실력 좀 보자.

“좋습니다.”

재연이 동의하고 나섰다.

“어디 한 번 잡아봅시다. 론의 복수를 해줘야죠.”

복수는 어디까지 허울 좋은 핑계라고도 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 작전을 설명하겠다. 듣겠나?”

“물론입니다!”

“네.”

재연과 나카무라는 강세준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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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괴물 18.08.21 171 5 9쪽
10 뭐가 다르지? +2 18.08.19 156 3 12쪽
9 수상한 느낌 +1 18.08.18 165 3 10쪽
8 군인의 무기 18.08.17 190 3 10쪽
7 준비해! 18.08.15 185 5 9쪽
6 적응 18.08.13 200 4 9쪽
5 뭔데? +2 18.08.11 225 4 9쪽
4 기상! 18.08.10 231 3 9쪽
3 능력? +2 18.08.09 299 6 10쪽
2 통성명 18.08.08 356 5 9쪽
1 소환 +5 18.08.08 58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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