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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여성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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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8.08 15:54
최근연재일 :
2018.08.21 12:53
연재수 :
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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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7
추천수 :
48
글자수 :
48,109

작성
18.08.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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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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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0쪽

능력?

DUMMY

“읏?”

-파지직.

“커으윽!”

론이 자기 목을 붙잡고 찾아올 고통에 몸부림치려는데, 왠지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뭔가 이상해서 쳐다보니 영악하게 웃고 있는 에리나가 보였다.

“헹, 아직 시작 안 했는데.”

“으, 윽···”

론은 에리나의 겁주기에 당했다는 걸 깨닫고 목까지 새빨갛게 물들었다. 재연은 론의 성격이 참 알기 쉽다는 사실에 고개를 내저었다.

-파직, 파직.

“자, 보라고. 이렇게 시동 거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이 계집이!”

더 이상 참지 못한 론이 벌떡 일어나 에리나에게 주먹질을 하려 했다.

-뻑!

“컥!”

“얌전히 있어라, 애송이.”

론의 배를 주먹으로 쳐서 자리에 앉힌 이는 강세준이었다. 모두들 그의 서슬퍼런 기색에 잠시 기가 질려 움찔했다.

“흠흠! 얘기를 계속 하도록 하지.”

세리스가 헛기침을 했다.

“어디까지 얘기 했더라··· 아, 그래. 끌려온 것에 대해선 그만 얘기하도록 하지. 아무리 싫다고 부정해 봐야 소용없어. 우리가 해줄 말은 그것뿐이다.”

론이 조용해지고 나서야 겨우 다음 주제로 넘어가게 됐다.

“여기에 온 이들로 짜인 조는 총 6개, 즉 여섯 소대다. 소대는 괴물 사냥에 나서야 해.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소환된 대가로 너희들은 특수한 능력 하나씩을 얻게 되었으니까.”

“능력이라고 했습니까?”

능력? 모두의 귀가 번쩍이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만.”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는데 말이죠.”

나카무라가 자신의 손을 들여다보며 힘없이 어깨를 늘어트렸다. 뭔가 대단한 능력이 있었으면 하는 기대치가 엿보인다.

“그건 스스로 찾아야 하는 일이야.”

“마, 말도 안 돼!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얼마나 억울한지 입술을 부르르 떠는 나카무라였다.

“그 특수한 능력은 우리가 관여하는 일이 아니다. 신의 축복, 이라고 불릴 정도로 불가사의한 힘으로 이루어지지.”

“에라이! 알아서 찾으라고? 개 같네!”

하여간 틈만 나면 입을 놀려대는 론이었다.

“아, 더 이상은 못 참겠네.”

에리나가 손을 들었다. 파지직, 손등에서 빛이 돋았고 이번엔 정말로 고통을 맛보았다.

“크으으···”

질식의 고통으로 인해 힘이 완전히 빠져버린 론이 의자에 축 늘어졌다.

“조용히 좀 있어라. 짜증나게 하네, 자꾸.”

에리나는 투덜거리며 강하늘이 가져다 준 음료를 들이켰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본능과도 같이 저절로 깨닫게 될 거다.”

세리스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찾지 못한다면 죽는다. 찾아야 해. 그게 너희들이 살아남는 방법이야.”

“희, 희생을 우리한테만 강요하는 겁니까? 너무한 거 아니에요?”

“희생··· 희생이라.”

나카무라의 지적에 세리스는 눈을 감았다. 그 비난을 달게 받겠다는 듯 더 이상 반론하지 않았다.

“이야기가 자꾸 세는군. 그 괴물에 대해서 자세히 가르쳐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듣자 하니 직접 몸을 움직이며 사냥해야 하는 쪽은 우리 같은데.”

아까부터 방향을 바로잡아 주는 이는 강세준이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 얼마 안 되는 이야기도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아, 그렇지. 미안하다.”

세리스는 축 늘어져 있는 론을 째릿 노려보고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왜 괴물을 그대들에게만 맡기는가, 거기엔 이유가 있다. 스크린에서 보여줬던 그 괴물에게 우리들의 공격이 통하지 않아서야.”

“음? ‘우리들’이라는 건 설마···”

강세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맞아. 여자들의 공격은 먹히질 않아. 어떤 형태든 여자가 가한 공격, 이라는 소리다.”

“같은 공격이라도 남자가 가한 공격만이 괴물에게 타격을 준다는 뜻인가.”

대화를 듣고 있던 재연은 할 말을 잃었다. 그런 어처구니가 없는 괴물은 뭐란 말인가? 너무 악질적인 존재가 아닌가?

“여자를 무시하는 괴물, 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가 근처에 있어도 무시할 정도야. 오히려 남자를 보면 괴성을 내지르며 흥분해서 달려들지.”

“뭐 그, 그딴 괴물이 다 있냐? 바, 발정 난 암캐새끼 같구만.”

뻗어있던 론이 그 입버릇 남 주기 아깝다는 듯, 한 마디 거들었다.

“저놈은 물에 빠트리면 입만 둥둥 뜰 것 같네.”

에리나의 감상이었다.

“잠깐.”

재연이 손을 들었다.

“정리하자면, 여자들만으론 처리하기 힘든 괴물들을 해치우기 위해 다른 세계의 남자들을 불러들였다는 소리네. 맞지?”

‘다른 세계’라는 부분에서 입맛이 굉장히 씁쓸했다.

“맞아.”

“그럼 이곳의 남자는 뭘 하고 있는 거지?”

생각해보면 뭔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에 이렇게까지 한 거겠지만 듣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할 정도로 억울한 심정이었다.

세리스는 잠깐 생각하는 얼굴로 있다가 말했다.

“이곳의 남자들은 너무 약하다. 전의를 상실한지 오래야.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어.”

“듣자듣자 하니 완전 쓰레기 같네. 니들이 싼 똥을 치워달라는 거 아니냐?”

그 말에 화가 난 여자들이 제재를 가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들 가만히 있었다.

“···거기에 대해선 굳이 부정하진 않겠다.”

순순히 론의 비아냥을 받아드린 세리스는 또 휘둘리지 않겠다는 듯 이야기를 재개시켰다.

“소환을 한 자와 그대들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 불행한 자가 증명해줬듯이, 소환을 한 사람이 죽으면 마찬가지로 죽는다.”

“그 반대는 있습니까?”

나카무라의 질문이었다.

“없다만··· 그에 따른 피해 역시 존재하긴 하지.”

그 피해가 뭔지 자세히는 말해주지 않는 세리스였다.

“아무튼 그 페어는 중요한 한 쌍이다. 정식 명칭으로는 소환한 자를 ‘커넥터’라고 하고 소환된 자를 ‘워커’라고 부른다. 즉 우리는 커넥터고 너희는 워커다.”

“아아, 그렇군요.”

나카무라는 제법 성실하게 추임새를 넣고 있었다.

“해당 페어는 서로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대들은 자신의 커넥터가 누군지 알고 있나?”

재연은 반사적으로 조용히 앉아있기만 한 블론드 헤어의 소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정신을 차렸을 때 눈앞에 있었으니 아마 이 소녀가 커넥터일 것이다.

“대충은 알고 있는 것 같군. 나카무라, 내가 너의 커넥터다.”

“만세!”

손을 번쩍 들며 환호하는 나카무라에게 세리스는 깜짝 놀랐다. 갑자기 저런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왜 그렇게 좋아하지?”

“저는 세리스 씨 같은 여성이 좋습니다! 이건 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그래. 그거 고맙군.”

약간 떨떠름한 표정으로 끄덕이는 세리스였다.

“대략적인 설명은 마쳤다. 이제 각 페어로 뭉쳐서 이야길 나누도록 해라. 장소는 어디든 상관없다. 편하게 하는 게 중요하니까.”

“그, 그럼 세리스 씨! 이야길 하죠! 묻고 싶은 게 잔뜩 있습니다!”

“좋다. 아, 이야기가 다 끝나면 다시 여기로 모이도록 해라.”

두 사람이 먼저 일어나 멀어지자 남은 인원들도 움직였다.

“야, 거기 병신.”

에리나가 론을 향해 폭언을 내뱉었다.

“내가 너의 커넥터야. 설마 모르진 않았겠지?”

“흥, 그걸 누가 모르냐. 사람 무시하지 마라, 걸레.”

“뚫린 입이라고 잘도 말하네. 어디까지 떠들 수 있나 한 번 볼까? 응?”

저쪽은 상당히 험악한 분위기다.

“여긴 좀 어수선하니 가서 이야기하죠. 제 방이 좋을까요?”

“마음대로.”

강하늘과 강세준은 무난하게 상황을 진행시켰다.

“······.”

“······.”

옆에서 시끄럽게 말다툼을 하고 있는 에리나와 론을 빼고 남은 사람은 재연과 베아트리체였다.

재연은 딱 봐도 어려보이는 이 소녀와 어떤 식으로 이야길 진행해야 좋을지 감이 안 잡혀 가만히 지켜만 보았고, 상대 역시 뚱한 표정으로 침묵을 고수하고 있었다.

“여기서 이야기할 거야?”

“아니요. 여긴 시끄럽네요.”

“그, 그렇지?”

자리에서 일어난 두 사람은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제가 당신의 커넥터입니다.”

“나는 너의 워커인 거네.”

베아트리체는 반쯤 감긴 눈매가 특징이었다. 어조 역시 담담해서 이야길 하다보면 뭔가 잠이 올 것 같았다.

“세리스···가 설명을 해주긴 했지만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것투성이야.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주었으면 해.”

“어려울 게 뭐가 있죠? 괴물을 해치우고 살아남으면 되는 거예요.”

“나, 나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능력을 하나 얻게 됐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알아서 찾으라니, 그딴 게 어디 있어?”

“저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뭐라 알려드릴 수가 없네요. 안타깝지만 제법 많은 노력을 해주셔야겠습니다.”

재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하는데 더 이상 다그치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당신은 저기 식탁에서 에리나와 싸우고 있는 멍청이보단 나아 보이네요. 적어도 여기에 왜 왔냐고 따져 묻지는 않으니까.”

“···그냥, 바보 같아서.”

따진다고 돌아갈 수 있었다면 진작 따졌다.

“그 눈, 각성의 증거 같은데요.”

“내 눈?”

슬쩍 만져봤지만 평소의 눈이다.

“여기요.”

가지고 다니는 것인지 주머니에서 손거울을 꺼내 보여준다.

“헛?”

오른쪽 눈동자가 황금색으로 물든 게 보였다.

“뭐야 이거?”

“처음부터 보지 않았으면 저도 그러려니 했을 거예요. 그쪽의 눈동자는 원래 그 색이 아니었잖아요.”

“보, 보는 데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뭐지?”

“능력은 그 눈과 관련이 있을 지도 몰라요. 다른 무언가가 보이거나 하나요?”

“아니.”

“그럼 어쩌죠?”

“시험해볼 순 없나?”

“해보죠.”

해보라고 해도, 여기서 하라는 건가? 뭘? 재연은 어리둥절했다.

“따라오세요.”

그럼 그렇지. 따로 장소가 있었다.

두 사람이 향한 곳은 주택의 2층. 그곳엔 연무장처럼 쓰이는 넓은 방이 있었다.

“아무거나 해보세요.”

“아무거나? 뭘 해야 되지?”

“저야 모르죠.”

“···하아. 그래, 아무거나 해볼게.”

재연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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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상! 18.08.10 231 3 9쪽
» 능력? +2 18.08.09 299 6 10쪽
2 통성명 18.08.08 356 5 9쪽
1 소환 +5 18.08.08 583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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