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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여성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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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8.08 15:54
최근연재일 :
2018.08.21 12:53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760
추천수 :
48
글자수 :
48,109

작성
18.08.11 16:51
조회
224
추천
4
글자
9쪽

뭔데?

DUMMY

좀비처럼 거실로 내려가니 소녀들은 모두 모인 상태였다. 강준호 역시 그 사이에 있었다. 재연까지 가서 서고서 나카무라, 론이 차례로 내려왔다. 모두가 모이자 세리스가 들고 있던 종이를 흔들어보였다.

“밤새 일어난 사건사고를 불러주겠다. 2소대에서 탈영이 발생했다. 탈영한 자는 워커이고 즉각 체포되었다.”

“저, 체포되고서 어떻게 되었답니까?”

나카무라의 질문이었다.

“별일 없다. 그저 탈영을 일으킨 대가로 그 소대는 괴물 퇴치에 가장 먼저 출발하게 되었을 뿐이다.”

재연과 나카무라는 섬뜩함을 느끼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어쩐지 가장 먼저 죽을 거라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다음. 5소대에서 능력을 각성한 워커가 나타났다.”

“오오!”

“그래서?”

론이 제법 흥미를 내보였다.

“능력이 생겨서 너무 기뻤던 나머지 바로 시험해보더군.”

“어?”

세리스는 론을 쳐다보며 말했다.

“5소대의 커넥터 두 명이 죽었다. 때문에 5소대는 순식간에 반토막이 났지.”

“그, 그말은···”

“애꿎은 워커가 하나 죽고, 자기 자신도 죽었다는 소리다.”

세리스의 시선은 여전히 론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만약 너희들 중 누군가 능력이 발현하여 저항한다면 우린 망설임 없이 해당 커넥터를 죽여 함께 소멸시킬 것이다.”

“무, 무섭네요, 그거.”

재연은 생각 이상으로 진중하고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제대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남자들과는 달리 여자들은 기꺼이 죽을 준비도, 죽일 준비도 되어 있었다.

“결국 5소대는 4명이서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인데 인원수가 줄었으니 더욱 큰 문제지. 하지만 잘못은 잘못이라 5소대는 2소대 다음으로 출동하게 됐다.”

“허튼 짓할 생각하지 마. 그냥 얌전히 따르는 게 우리 모두에게 좋은 거니까.”

에리나 역시 론을 쳐다보며 말했다. 론은 문제아 취급 받는 상황에 화가 났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하여 잠자코 있었다.

“우리는 세 번째로 출동하게 됐다. 그리고 안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

“네? 안 좋은 소식이요?”

“그래. 이건 나도 예상치 못한 건데, 한동안 적응기간으로 시간이 생길 줄 알았는데 상부에서 바로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즉, 오늘부터 소대는 임무를 수행하러 나가야 한다는 거다. 다행히 첫 번째와 두 번째 순서가 정해져 있으니 우리는 내일 모레부터 나가면 된다.”

“노우!!”

나카무라가 비명을 질렀다.

“시간이 얼마 없다. 그때까지 최대한 대비를 시켜주겠다. 매뉴얼은 이미 정해줬으니 각자 흩어져서 하도록 해라. 딱히 팀플레이가 중요한 내용은 아니니까. 개인의 능력 개방과 페어간의 신뢰도 형성이 중요하다.”

“가죠.”

베아트리체가 다가왔다. 재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꿈이라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자기가 살던 방이어야 했다. 빠르게 현실을 인정하고 적응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와 같이 2층의 연무장으로 이동한 두 사람은 나란히 섰다.

“능력을 개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건 저도 몰라요.”

“혹시 들은 거 있어? 5소대의 그 능력을 각성했다는 일에 대해···”

그녀는 고개를 내저었다.

어쩌지? 어떻게 하면 그 빌어먹을 능력이란 게 생기는 걸까.

“모르겠다, 모르겠어. 도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이야.”

절망에 빠진 재연은 풀썩 주저앉았다. 베아트리체는 제자리에 정좌를 하며 앉았다. 어제처럼 군복은 아니고 평상복 차림이었다.

“그 괴물이란 거··· 뭐야?”

“괴물의 이름은 워미터에요. 생긴 건 그때 보셨죠? 아주 흉측하고 혐오스러워요.”

“나도 알아. 궁금한 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느냐야. 내일 모레부터 해치우러 나가야 한다며?”

“그렇군요.”

“직접 본 적은 있어?”

“아니요.”

재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그렇지.

“하지만··· 관련 자료는 많이 봤어요.”

“어땠는데.”

“그때 말한 것처럼 여자는 웬만하면 무시해요. 하지만 남자를 보면 굉장히 흉폭해져요. 괴성을 지르며 막 쫓아와서··· 으음, 끔찍한 수준이에요.”

재연은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래, 그 부분. 어떤 식인데?”

“정말 듣고 싶어요? 저도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설명하기가 꺼려질 정도인데.”

“······.”

어떤 식이기에 말하기를 꺼려하는 거지?

“말해줘. 궁금하잖아.”

하지만 궁금증이 돋으면 참지 못하는 게 당연한 이치였다.

“장난감처럼 다뤄요. 잡아서 바닥에 내려치기도 하고··· 아, 저도 너무 끔찍해서 제대로 못 봤어요. 이 이상은 묻지 마세요.”

“아, 알았어.”

도중에 멈추면 더 짜증난다. 재연은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서라도 알아보기로 했다.

“괴물이라면··· 보통은 멍청하지. 똑똑해?”

“똑똑한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똑똑한 개체가 없는 건 아니에요.”

“호오. 돌연변이 같은 건가?”

“매니터라고 불리는 괴물이 있어요. 그 괴물은 워미터와 달리 체구가 작고 비교적 미끈하게 생겼어요. 그래봤자 괴물은 괴물이지만요.”

“그놈을 조심해야 한다는 건가?”

“좀처럼 볼일은 없다고 했어요. 워미터에 비해 개체수도 적고 좀 더 깊은 지역에서 산다고 하더군요.”

질문을 하면 또 궁금한 게 생겨서 질문을 멈출 수가 없었다.

“괴물들은 뭘 먹고 살아?”

“인간을 잡아먹는다고 하지만 별로 알려진 건 없어요. 공식적으론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다고 해요.”

“제대로 조사가 안 되어 있는 거 아냐? 들으면 들을수록 그런데.”

“맞아요. 확인된 사항은 단편적이고 사소한 것일 뿐, 그 괴물들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정말 얼마 없어요. 그만큼 괴물에 대해 접점이 없기도 하죠.”

베아트리체는 창밖에 비쳐오는 밝은 햇살을 쳐다보았다.

“인류가 살고 있는 터전은 외벽으로 둘러싸여 지켜지고 있고 괴물들도 간헐적으로 침입하긴 하지만 대부분은 굳건하게 닫힌 외벽 문에서 쓰러지게 되죠.”

“그저 덩치만 클 뿐인 괴물로서는 높은 외벽을 넘지 못한다는 거군. 그리고 무리를 지어서 쳐들어온다거나 하진 않고.”

“네.”

“흐음.”

턱에 손을 짚고 생각에 잠겼다. 괴물들은 도대체 뭐하는 존재란 말인가.

“아무튼 다행이네. 외벽으로 안전하게 지켜진다니.”

“하지만 우리는 그 외벽에서 빠져나가 직접 괴물들을 잡으러 나가야해요.”

“뭔가 이상한 걸.”

거기까지 이야기를 진행한 재연은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 우리를 끌어들인 이유가, 인류를 위협하는 괴물들을 퇴치하기 위함 아니었어? 이야길 들어보니 딱히 그럴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 말이야.”

“그렇다고 내버려둘 순 없죠. 피해가 없는 것도 아니고, 인류가 언제까지 벽 안에 갇혀 지내야 하나요.”

재연은 기분이 나빴다. 베아트리체의 말은 지당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의 입장에서지 피해자인 자신이 듣기엔 굉장히 일방적이었던 것이다.

“하아···”

이미 탈영했다가 X된 놈도 나왔고, 능력 얻었다고 설치다가 골로 간 놈도 있으니··· 허튼 짓은 꾸미지도 못할 터. 아니, 꾸밀 생각도 없었다. 재연은 그렇게 배짱 넘치는 인물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좋으니 어서 능력이나 개방됐으면 좋겠다.

제발, 부탁이니까.

그 외 소설이나 만화 보면 뙇하고 게임처럼 시스템창 뜨고 하잖아.


[시스템창]


“응?”

뭐지?

벌떡 일어났다.


[해당 능력은 본인에게 가장 편리한 형태로 제공. 동기화 중···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왜 그러세요?”

재연은 베아트리체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보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는 듯 멀뚱거리고 있었다.

“안 보여?”

“뭐가요?”

재연은 입을 딱 벌렸다.

“야, 나 아무래도··· 능력이 개방된 것 같은데?”

“정말요?”

언제나 가라앉은 표정의 베아트리체가 놀란 기색을 보였다.


[동기화 성공.]


“어라?”

“혼자만 알지 말고 좀 알려주세요.”

뭐든 심드렁할 것 같더니만 엄청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재연은 [동기화 성공]이라는 단계에서 더 이상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아서 혼란스러웠다.

어느 새 눈앞에 떠올랐던 푸른 문자도 사라진 상태였다. 잠시 기다려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어···”

재연은 허탈한 마음에 무릎을 꿇었다.

“모르겠어.”

“모르겠다뇨. 능력이 생긴 것 같다면서요?”

“그게 뭔지 나도 모르겠다고.”

“···?”

이해가 안 되겠지. 나도 이해가 안 돼.

“에이 씨!”

“저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 변화가 있었던 거라면 그래도 지켜봐야겠죠.”

쳇, 위로나 받다니.

재연은 들떴던 기분을 털어내고 끄덕였다.

“네 말이 맞다.”

정말로 무슨 변화가 있었던 거라면 알아서 다시 나타나겠지. 그리 믿는다. 이게 스트레스를 받은 내가 본 환영이 아니라고.

할 이야기가 다 떨어진 우리는 일단 연무장을 나와 1층으로 내려갔다.

-쿠쿵!

그런데 마당에서 무언가 무너지고 부서지는 소음이 들려왔다.

“굉장해요!”

강하늘의 들뜬 목소리였다. 재연은 혹시 능력을 개방시킨 건가 싶어 발걸음을 서둘렀다.

거실 바깥의 마당에 서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강하늘과 강세준이었다.

강세준은 무심한 시선으로 바닥에 널려 있는 돌덩이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한동안은 4천자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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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새로운 괴물 18.08.21 170 5 9쪽
10 뭐가 다르지? +2 18.08.19 156 3 12쪽
9 수상한 느낌 +1 18.08.18 165 3 10쪽
8 군인의 무기 18.08.17 190 3 10쪽
7 준비해! 18.08.15 185 5 9쪽
6 적응 18.08.13 200 4 9쪽
» 뭔데? +2 18.08.11 225 4 9쪽
4 기상! 18.08.10 231 3 9쪽
3 능력? +2 18.08.09 299 6 10쪽
2 통성명 18.08.08 356 5 9쪽
1 소환 +5 18.08.08 58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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