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와 나팔꽃
토기장이 손에 만들어져
하룻밤 고열에 시달리다
사그라지던 장작더미 속에서
비로소 제 몸 세상밖으로
수줍게 나오던 수많은 장독들
그들 중 어쩌다 내 눈과 마주쳐
이천 금사도기
그 시골집 마당을 떠나
숨막히는 도시 한복판에서
서럽디 서럽게
보슬비 맞지 못하고
찬 서리에 소스라치지 못하고
작은 아파트
일곱 개 윤기 흐르는 장독들
두 개의 토분에 심겨져
여름을 기꺼워하는
다홍 빛 나팔 꽃 서른 송이
나팔꽃 ( 하이쿠 )
토분에 심긴
다홍빛 나팔꽃이
기꺼워 하다
정성껏 올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김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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