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종이배
노랑 종이배
갑오년 정월에
올해가 동학혁명
일어난 지 120년 되던 해구나
가난한 농민들 목숨 꺾어진 해
어머니들의
지어미들의
자식들의
눈물이 강되어 흘렀던 그 갑오년
멀리 사는 사십 년 된
지인과 나눈 이야기
동해 가까이
유난히 눈이 많이 와
푸른 소나무 가지 수없이 꺾여 졌다며
그런 해는 젊은 목숨들이
많이 희생된다는 노인들의
이야기들이 있다고 하던 해
잔인한 사월은
진도앞바다 팽목 항에서
우리들의 아이들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그렇게 스러지던 날
우리 모두의 눈물 메마르게 하고
우리 모두의 가슴 먹먹하게 하고
서울 시청 앞 광장
노랑 리본위에
눈물로 쓴 수많은 쪽지들
인조 잔디 위에
노랑 종이배
그리고 침묵의 소리라며
노랑 발자국 하나
그래 너희를 보내고
우린 너무 기막혀
울지도 못 했어
우린 너무 마음아파
그 후론 웃음도 잃어버렸어
너희들 그 아름다운 생명들
하늘에서 꿈 펼쳐보렴
그리고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기쁨으로 얼싸 안아보자
눈물 흘리며 볼 비벼보자
그 아름다운 곳
서로 사랑으로 노래 부르자
많은 국민들의 애타는 마음이 고스란히 노랑 쪽지로 말하고 있었다.
하늘로 날아간 노랑 종이배
사랑의 표시로 남고...
발자국 하나. 엄마의 가슴에 커다란 못 하나 박아 놓고
이제는 우리 그들을 놓아주자. 꿈꾸자. 하늘나라에서 모두 모여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그들을... 묻혀지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조국의 마음에 무겁게 내려앉는 납덩이 처럼... 모두 모두 사랑해.
정성껏 올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김한나!!!
- 작가의말
그 해 우리 모두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버렸다. 지인과 함께 시청 앞 광장에서 그들을 만났다. 입이 있어도 아무 말 못하고...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이 꿈꾸는 아이들이 사라지는 비극은 없도록하자.
군대에서 사고로 이십대의 젊은 생명들이 스러지는 것을 본다. 조국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인가?
이 아침에 그들을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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