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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선화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사랑, 내 어여쁜 者야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김한나
작품등록일 :
2017.06.26 16:41
최근연재일 :
2017.08.11 11:5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476
추천수 :
59
글자수 :
128,442

작성
17.08.02 07:10
조회
80
추천
1
글자
11쪽

제 23 부 충만한 사랑이어라

DUMMY

8월 마지막 토요일에 민철네 가족과 성혜 가족들이 저녁식사를 했다. 그 날 특별 손님으로 현미 부부가 하은이랑 참석했고 그들 모두가 민철의 깊은 사랑을 알기에 박수로 축하해줬다.

“ 내 동생 민철이가 그토록 잊지 못하던 성혜와 삶의 동반자로 함께 하는데 감사드립니다.”

“ ...”

“ 저희 어머님께서 눈을 감지 못하시고...”

“ 이 사람이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아닙니다.”

“ 친구로 그동안 처음부터 알고 있는 나도 이리 다시 만나는 것 정말 기쁩니다.”

성혜 친정어머니가 눈가를 훔쳤다. 아버지도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 지윤이가 엄마를 보니 아름답게 빛나보였다.

모두가 하나 되어 축하하는 것은 두 사람을 아끼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그 때부터 두 사람은 집을 팔기로 하고 성혜 아파트는 지윤 가족이 서울에 있는 동안에 살아야 해서 이사 가는 것은 9월말로 정했다.

민철은 성혜가 모든 것을 처분하고 혼자 들어오기를 원하여서 피아노와 피아노 방음 부스는 현미네로 가기로 했다.

지윤이가 아빠의 유품에서 골라 여행가방에 챙겨 넣었고 성혜와 함께 짐정리를 하면서 울자 성혜도 마음이 아프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형석이는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진 사람이었다.

성혜는 그냥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이런 상황이 그녀도 편한 게 아니었다. 주르르 눈물이 흘렀다. 그 때 방문을 열고 지윤이가 들어섰다.

“ 엄마. 미안해요.”

“ 이해한다. 네겐 하나뿐인 아빠잖니.”

“ ...”

“ ...”

“ 엄마가 행복하게 사는 거 보고 싶다.”

“ ...”

두 사람은 끌어안았다. 남은 짐들은 아름다운 가게에서 실어갔다. 최소한의 식사할 수 있는 집기와 냉장고만 빼고 집은 텅 비었다.

민철의 오피스텔도 팔리고 두 사람은 한강이 바라다 보이는 아파트를 사고 민철이 먼저 이사하기로 했다.

집주인은 갑자기 미국지사로 발령을 받아 집은 비어있었다. 그가 이사하던 날 민철은 모든 살림을 다시 사들였다.

옷장도 그녀의 화장대까지도 침대도 건강에 조심해야한다며 황토로 만든 커다란 흙 침대를 사들였다.

성헤의 옷을 사러 백화점에 들러 우선 가을 옷부터 서너 벌 사들였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성혜 옷을 사기로 했다. 그의 마음을 알기에 성혜는 집에 돌아와서 자신의 옷들을 모두 다 아름다운 가게로 연락하여 싣고 갔다.


성혜가 신혼집에 들러 돌아보다가 옷장을 열어보고 깜짝 놀라서 그를 불렀는데 옷장에는 민철 옷과 성혜 옷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 이게 뭐예요?”

“ 응. 서로 마주보고 있는 거지.”

“ 이런 생각을 하다니...”

“ 어느 날 기독교 방송을 듣는데 부흥목사가 자기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부흥회를 하니까 그의 아내가 어느 날부터 그렇게 하더래.”

“ 그래서 흉내 냈어요?”

“ 발상이 재밌잖아.”

“ ...”

민철이가 그녀의 손을 잡고 부엌으로 갔다, 거기 식탁 위에 폴란드 찻잔 두 개가 서로 맞대어 있었다.

“ 그 그릇이야. 예쁘다.”

“ 앉아봐. 내가 장미 차 줄게.”

“ 장미 차? 언제 준비를 했어요?”

“ 여자에겐 장미 차가 좋다더라. 나는 커피로 마신다.”

커피 폿트에서 물이 끓고 그가 마주앉아 찻잔에 장미 차 세 개를 넣어주었다. 감미로운 장미향이 그녀를 행복하게 했다.

늦은 시각에 집에 바래다주고 민철은 돌아갔다. 엄마가 늦자 밖을 보던 지윤이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차를 돌려 가는 것을 보고 거실을 지나 방으로 들어왔다.

성혜가 발걸음 소리가 나지 않게 고양이 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들으면서 피터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아버지의 기일에 성혜와 지윤 가족은 현미와 함께 장흥 수목장으로 갔고 그가 묻힌 나무아래서 예배를 드렸다.

일 년 전 그날이 생각나서 성혜는 주저앉았다. 현미가 와서 손을 잡아주었다.

“ 고마워. 언제나 곁에 있어줘서.”

“ 앤. 곧 결혼식이야. 그는 갔다. 마음 굳게 먹어라 너.”

“ 알았어.”

지윤이도 주저앉았고 피터가 달래주고 있었다. 다율이가 성혜 곁으로 와서 그녀를 올려다보는 눈이 초롱초롱 했다.

“ 지윤아. 그만 내려가자.”

“ 네. 이모 가요.”

한 마리의 매미가 울자 일제히 매미의 울음소리가 온 산을 뒤흔들고 있었다. 모두가 일어나서 내려갔고 성혜는 마지막으로 뒤돌아보았다.

팔월의 해가 지는 시각에 노을이 나무에 걸려있었다. 그렇게 형석의 첫 기일을 보내고 성혜는 다가오는 결혼식이 두려워졌다.

두 사람의 결혼식이 교회 본당에서 시작되기 전에 신부대기실에는 성혜의 친정어머니가 손을 잡고 축하해 주었다.

“ 심 서방에게 잘해줘라. 그만한 사람 없다.”

“ 알아요. 염려 말아요. 엄마.”

성혜의 목소리가 목에 걸렸다. 어머니가 성혜를 안고 등을 어루만져 주었다. 지윤 이가 피터랑 와서 안아주었고 다율이가 ‘할미‘ ’할미‘를 불러서 신부대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현미도 축하해 주었다. 시누이도 들어와서 눈인사를 하고 나갔다. 정장을 하고 심민철 그가 들어 왔고 사랑이 가득 찬 눈으로 성혜를 바라보았다.

“ 일어나자. 함께 걸어가야지.”

성혜가 말없이 일어나 그의 팔을 잡았다. 목사님의 주례로 식은 시작되었다. 피터와 지윤이의 결혼행진곡 선율 속에 두 사람은 그 길을 걸어갔다.

목사님의 말씀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두 사람은 그냥 붕 공중에 뜬 느낌이었다. 마지막 행진 때 지윤이는 ‘ 님이 오시는지 ’곡을 들려주었다. 두 사람은 마주 보았고 이내 피로연이 시작되었다.

출입구가 소란하더니 민철이 담임하고 있는 고3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왔고 뒤에 교장선생님이 서 있었다.

“ 너희들 수업도 안하고 이게 뭐야?”

그 때 반장이 나서며 말했다.

“ 선생님. 골드 미스터 빼앗아가는 분 즉 우리 사모님 봐야지요. 수업은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 되는 거죠.”

“ 이 녀석들이 ... 그래. 내가졌다 졌어.”

“ 심 선생님. 축하합니다.”

누가 봐도 신부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 학생들이 주르르 몰려가서 성혜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모두 큰 소리로 외쳤다.

“ 고맙습니다. 사모님. 우리 선생님 구제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하이고 저 녀석들이 정말... 모두 빈자리에 앉아 밥 먹어라.”

“ 네.”

함성으로 들려왔고 교장선생님도 학생들과 식사를 했다. 피로연도 끝나고 모두 다 가고 난 후에 민철과 성혜는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민철의 차에 탔다.

돌아간 줄 알았던 학생들이 차가 지나는 길로 서더니 우레와 같은 힘찬 박수를 쳐주었다.

“ 나 다음 주에 온다. 공부 잘하고 있어라.”

“ 넵. 대장.”

그들 사이로 빠져나와 서울을 벗어날 때 성혜가 말했다.

“ 옛날 대관령 길로 가줘요.”

“ 아름답다던 길?”

“ 다시 보고 싶어요.”

“ 가자. 대관령으로.”

민철이가 그녀에게 기습 뽀뽀를 하고 대관령 한가로운 옛길로 접어들었다. 오랜만에 시원스럽게 민철의 차가 강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구불구불한 옛길은 태백산맥을 따라 줄지어 서있는 멀리 보이는 산들은 시퍼런 녹색이었다.

큰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준 길가에 차를 세우고 두 사람은 내렸다. 양떼구름이 몰려가고 있었다.

산바람과 바닷바람이 만나 두 사람을 더욱 시원하게 해주었다.

“ 이젠 가자.”

“ 네.”

차는 강릉을 향해 달려갔고 경포바닷가에 있는 씨마크 호텔로 들어갔다. 여행용 가방을 들어준 청년에게 팁을 주자 그는 반듯한 인사를 하고 나갔다.

창가에 서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성혜를 뒤로 꼭 안아주며 오래도록 서 있었다. 그녀가 살며시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피곤한지 침대에 누워버렸다.

사실 피곤하기는 민철이 더 했다. 긴장한 결혼식과 옛 대관령을 구비 구비 돌아오는 길에서 아찔하여 그도 타이만 풀고 누워 있다가 둘 다 잠이 들었다.

그들이 서늘하여 일어난 시각은 이미 밤 12시가 넘었다. 둘 다 굶기로 하고 그제야 성혜가 먼저 샤워하러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려왔다.

그녀가 샤워를 마치고 젖은 머리칼을 수건으로 만지며 나왔고 민철도 씻으러 들어갔다.

스킨과 로션을 바르며 거울 앞에 앉아있는 그녀에게 샤워를 마치고 민철이 침대로 안고가 눕혔다.

환하게 켜진 불을 끄고 침대로 돌아 온 그에게서 나는 스킨향이 좋았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두 사람은 하나가 되었다.

그렇게 오래도록 오직 그녀만을 기다리던 민철은 보물을 다루듯 성혜를 사랑하고 있었다.

다음 날 해가 그들의 창문을 기웃거릴 때에도 두 사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달콤한 잠에서 일어날 줄 몰랐다.

민철이 먼저 일어나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눈이 부신 듯 이마를 찡그리는 그녀의 볼에 입맞춤하며 안아주었다.

눈을 뜬 성혜가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는 듯 물줄기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뭐야. 내가 먼저 일어나야하는데.’

늦잠을 잔 자신에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녀가 나오자 민철이도 샤워를 하고 나왔다. 그들은 아침식사를 하러 뷔페식당으로 가서 민철이가 앉으라며 의자를 꺼내주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기억해내어 골고루 담아와 함께 먹었다. 지난밤에 먹지 못해선지 두 사람은 많이 먹고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사실 어제 밤에 도착하여 파도소리만 들었지 아직까지 바닷가를 걷지도 못했다.

“ 성혜야. 우리 바다로 갈까? 걷지 않을래?”

“ 우리 맨발로 걸어요.”

그녀가 민철의 말에 동의를 하며 일어섰고 그도 일어나 함께 바닷가로 걸어 나갔다. 얼마만큼 걸었을 때 두 사람은 신발을 벗어 들고 맨발로 모래 위를 걸어갔고 발바닥에 닿는 느낌이 간지럽고 좋았다.

“ 간지러워요.”

“ 나도 그래. 기분 좋다 너랑 걸으니...”

“ ...”“ 널 기다리던 그 시간만큼 함께 살 수 있을까?”

“ 그건 그분께서 하실 일이지요.”

“ 그런 교과서적인 말 말고 더 감미로운 말 들려줄 순 없니?”

“ 이제라도 맺어주신 건 그분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신거죠.”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고 민철은 곁에 서있는 그녀의 어깨 위에 팔을 올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 바닷가에 갈매기가 나르고 두 사람은 부부가 된 것을 실감하며 기꺼워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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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1 chyo1102
    작성일
    17.08.02 07:54
    No. 1

    민철의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 품에안는 사랑이 그분의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김한나
    작성일
    17.08.02 09:16
    No. 2

    고맙습니다. 더운데 잘 지내시죠? 그분께서 작은 개척교회로 옮겨주셔서 섬기고 있습니다.
    그 전에 섬김은 나의 아니? 남에게 보이기 위한 거라면 지금은 그분께 기쁨으로 바치는 섬김입니다. 그분앞에 서는 날 잘 했다 칭찬받는 그런 어린아이같은 믿음이면 합니다. 평안하세요.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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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제 25 부 그들만의 소꿉놀이 17.08.04 63 2 9쪽
24 제 24 부 낯선 바닷가에서 17.08.03 88 1 10쪽
» 제 23 부 충만한 사랑이어라 +2 17.08.02 81 1 11쪽
22 제 22 부 머뭇거리지 않는 사랑 +2 17.08.01 82 2 10쪽
21 제 21 부 그들은 다시 만나고 +1 17.07.31 84 3 9쪽
20 제 20 부 지리산의 겨울 +2 17.07.27 93 3 10쪽
19 제 19 부 해운대에서 그녀 안다 +2 17.07.26 95 2 9쪽
18 제 18 부 장흥, 나무 아래 묻다 ( 2 ) 17.07.25 61 2 9쪽
17 제 17 부 장흥, 나무 아래 묻다 ( 1 ) 17.07.24 60 2 9쪽
16 제 16 부 산산이 부서진 이름 17.07.20 61 2 10쪽
15 제 15 부 천리포 수목원에서 17.07.19 5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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