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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선화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사랑, 내 어여쁜 者야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김한나
작품등록일 :
2017.06.26 16:41
최근연재일 :
2017.08.11 11:5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475
추천수 :
59
글자수 :
128,442

작성
17.06.26 17:00
조회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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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1 회 세계적인 사진작가 되다

DUMMY

나의 사랑, 내 어여쁜 者야



1부 세계적인 사진작가 되다


심민철 그가 천사의 커튼이라 불리는 오로라 부문에서 1등으로 당선되었다. 핀란드에서 찍은 그 사진은 오묘한 연두 빛이 잘 드러나 있었다.

며칠을 더 머무르면서 오로라를 보았을 때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었다. 그 귀한 사진으로 민철은 세계적인 사진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방송사에서 그가 종례중인 학교로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였다. 학생들의 환호에 민철이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였다.

남자아이들의 함성은 교실이 떠나갈 정도였다.

“ 선생님 축하합니다.”

“ 저도요.”

“ 나도요.”

“ 나도.”

“ 나도.”

담임선생님의 밝은 얼굴에서 반 아이들은 나도 나도 하며 기뻐해주었다.

“ 우리 피자 시킬까?”

“ 와...우리 선생님 멋쟁이.”

“ 반장이 전화해라. 넉넉하게...”

아이들의 함성은 집으로 가던 다른 반 아이들의 발걸음까지 붙잡았다. 무슨 일인가? 하며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았다.

피자와 콜라를 시켰다. 반 아이들과 둘러앉아서 같이 피자를 먹으며 민철은 그동안 울적했던 마음도 다 사라지는 것 같았다.

방송사의 피디도 카메라맨도 다 같이 맛있게 피자를 먹었다.

아이들과 밝게 웃는 장면도 찍었는데 그의 손가락에는 여전히 커플링이 끼어있었다.

방송사 피디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 심 선생님은 미혼이라 들었는데 결혼하셨나봅니다.”

“ ... ”

“ 우리 선생님은 골드 미스터. 값비싼 분입니다.

“ ...”

“ 아. 네...”

방송사 피디와 일행들은 피자파티가 끝나자 학생들보다 먼저 교실에서 나갔다. 아이들이 다 가고 난 뒤 민철은 교무실로 가고 있었다.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선생님들과 교장 교감선생님들도 일어나 뜨겁게 박수를 치며 맞아주었다. 교장선생님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였다. 그가 내민 손을 꼭 쥐어주었다.

“ 축하합니다.”

“ 고맙습니다. 교장선생님.”

민철을 둘러싸고 모두 악수를 하였다.

“ 이번 금요일에 모두 저녁식사 같이 합시다. 놀부인 내가 쏘겠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정말 파격적인 말에 모두 환호하였다.

“ 와. 멋집니다. 교장선생님.”

“ 이런 날도 오는군요.”

“ 그럼요. 심 선생님이 우리 학교의 이름을 빛내줬으니까요. 당연히 내가 삽니다.”

교장선생님은 평소와 달리 좋은 형님 같은 그런 모습이었다.


금요일이 되어 학교 가까운 한식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민철이 옆에 이제 갓 대학을 나온 미술선생님 김다희가 앉아서 그에게 맥주를 권하였다.

“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 ...”

민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에게 맥주잔을 건네었다. 김다희는 서울 굴지의 사립학교 이사장의 손녀였다. 그녀는 임용고시로 공립학교를 택하였고 올 봄에 초임으로 민철이가 근무하는 학교로 부임하였다.

“ 선생님. 축하드려요. 이젠 세계적인 사진작가가 되셨네요.”

“ 고맙습니다. 김 선생님.”

그는 더 이상 맥주를 마시지 않았다. 그가 하나님을 영접한 후부터 불문율로 정해진 것들이 있었다. 술은 맥주 한잔으로 정하였고 담배는 원래 피우지 않았다.

김다희는 이젠 모두의 이야기에 귀 기우렸고 민철은 조용히 그 자리를 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모두가 어둠이었다. 그냥 그대로 서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거실의 불을 켜고 한 성혜의 사진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혼잣말을 하였다.

“ 나 이제야 사진작가가 되었다. 함께 기뻐해주면 안되겠니?”

“ ... ”

한 성혜가 환히 웃으며 ‘축하해’ 하는 듯하였다.

“ 고마워.”

그가 사진의 성혜에게 입맞춤하고 안방으로 들어가 그대로 누워버렸다.


심민철의 인터뷰가 주간 문화계 뉴스로 나올 때 학생들에게 둘러싸인 그를 만났다. 해맑은 아이들과 함께 웃는 그를 보며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아직도 커플반지를 낀 왼쪽 손가락을 보고 성혜는 그만 울어버렸다.

“ 이제는 날 잊어요. 민철씨 당신의 삶을 살아요.”

그 때 스마트 폰이 울렸다. 현미다.

“ 성혜야. 너 뉴스보고 있니? 민철씨 나왔네.”

“ 응. 보고 있다.”

“ 사진작가로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 같다. 아직도 반지는 여전히 끼고...”

“ ...”

“ 그 고집에 나도 모르겠다. 넌 좋겠다. 그치?”

“ ...”

“ 끊자. 나 혼자만 지껄이는데...”

“ ...”

성혜도 스마트 폰을 눌렀다.


지난 해 장대비 속에서 그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와서 몸살로 앓아누웠었다. 여름을 탄다며 한 달 동안 엄마는 성혜를 돌보아주었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링거를 맞고 있는 딸을 안쓰러워하였다. 엄마는 성혜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다. 한약을 한의원에서 달여와 아침저녁으로 시간 맞춰 마시라 성화를 하였다.

어머니는 딸의 마음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애달아하였다.

초가을이 되어서야 성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눈동자가 퀭하였다. 너무 오래 비워둔 친정집으로 엄마가 돌아가던 날 그녀는 비인 아파트에서 목 놓아 울었다.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지도 못하고 형석이가 술에 취하여 그녀를 덮쳤을 때 눈물로 그를 받아주었다.

‘ 그래요. 당신이 날 사랑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는데... 내 맘을 어떻게 할 수 없었어요.’

성혜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곁에서 잠든 그의 얼굴을 보며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고 있었다. 심민철도 나형석도 자신을 사랑한 두 남자가 둘 다 불쌍해 보였다.

잘못된 단추는 풀어서 다시 끼우면 되는데 우리 세 사람은 너무 꼬여서 풀 수조차 없음을 서러워하였다.


심민철의 시상식은 런던에서 있었다. 그는 혼자 갔다. 그곳에서 그는 버킹엄궁전의 교대식을 보았다.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좋은 자리가 아니어도 그들의 교대식에서 근위병들은 곰 털 모자를 쓰고 빨강 윗옷을 입고 멋진 교대식이었다.

군악대의 황금빛 투구도 멋있었다. 이층 빨강 버스를 타고 그냥 런던시내를 돌아다녔다.

코벤트 가든에 들렸다. 명품관이 있고 갤러리도 많았다. 한 곳에 들어가니 피카소의 그림이 그를 반겼다.

장수한 피카소 그리고 많은 재산을 가지고 그는 아마 자기가 그리고자 했던 모든 것들을 다 그려냈을 것이다.

길거리가 무대인 곳. 아직 인정받지 못한 그들의 작지만 화려한 무대인지도 모르겠다. 젊음이라는 거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다 헤진 청바지에 바이오린 연주를 하며 앞에는 그의 모자가 거꾸로 놓여있었다. 꼬마소년이 동전을 조심스레 놓고 엄마에게 웃으며 돌아가는 모양이 앙증맞았다.

그리고 상을 받고 그 다음날 서울로 향하는 아시아나비행기를 타고 그는 몸을 구기듯이 앉아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제는 외국여행도 피곤할 뿐이었다.


인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오피스텔로 들어서자 폭죽이 터지고 누나와 매형과 조카 예은이가 밝게 맞아주었다.

“ 삼촌. 축하드려요”

예은이가 민철의 품에 안기며 맑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명랑한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그가 꼭 안아주었다. 누나와 매형에게도 목례를 하였다.

안방으로 들어가 캐주얼한 차림의 옷으로 바꿔 입고 나왔다.


그들은 민철이와 함께 집 가까이에 있는 음식집으로 들어갔다.

며칠 만에 먹는 구수한 된장찌개가 너무 맛있었다. 예은이는 갈비를 실컷 먹고 나서야 민철에게 묻기 시작하였다.

“ 삼촌 런던 좋았어요?”

“ 응. 좋더라. 그래도 난 서울이 좋아.”

“ 난 싫어. 나도 외국여행이나 실컷 다녔으면 좋겠다.”

“ 삼촌은 한국이 좋더라.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도 있다. 너?”

“ 그래도 난 집에서 탈출하고 싶다. 엄마 잔소리도 그렇고...”

“ 너. 삼촌한테 못할 말 할 말다하고 있어. 집에 가서 보자.”

“ 피. 누가 무섭데? 이젠 나도 성인이라고요.”

예은이가 삼촌을 보며 환히 웃었다. 아빠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 아빠도 내 편이다.”

“ 그라믄. 하나 뿐인 내 딸아이가?”

남편의 말에 상미가 그의 팔을 살짝 꼬집었다. 그가 과장되게 큰소리로 ‘ 아얏 ’하였다.

“ 엄만 왜 그래. 아빠 아프잖아?”

“ 하이고 나만 외톨이다. 부녀지간에 꿍짝이 맞아서...”

“ 누나도 예은이한테 잘 해줘. 이제 금방 시집가잖아. 근대 너 사귀는 사람 없니?”

“ 아직은. 내 눈에 콩깍지가 끼지 않아서요.”

“ 대학 졸업반인데. 그러면 되나? ”

“ 어디 삼촌 같은 사람 있으면 좋겠다.”

“ 너? 그만 해.”

“ 알았어요.”

상미가 갑자기 목소리의 톤을 높였다. 남동생이 결혼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이 늘 마음 한쪽을 억누르고 있었다.

친정 부모님들이 돌아가면서도 평안히 가지 못한 것에 대한 죄스러움이 컸었다. 분위기가 갑자기 변하자 모두 일어나 서둘러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 온 민철은 가방에서 상장을 꺼내 성혜 앞에 들어 보였다. 그는 거실 탁자 위에 놓고 안방으로 들어가 누웠다. 그리고 옷도 벗지 않고 잠들어버렸다.


집에 돌아온 상미는 남편과 침대에 누워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여보 정말 우리 동생 같은 남자가 어디 또 있을까?”

“ 없다. 나도 그리 몬산다.”

“ 하이고 성혜가 갑자기 납치되던 날 나는 결혼식 청첩장까지 일가친척들한테 보내고 들떠있는데...”

“ 나도 안다. 처남이 정신 놓고 찾아다닌 거.”

“ 내가 완전히 죄인 되어 맘껏 기뻐하지도 못했었어요.”

“ 내도 눈앞에서 니가 납치 당하믄 그냥 있것나?”

“ 맞아요. 눈 뜨고 당한 민철이 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닌데... 이제 그만 잊고 새 사람 만나 결혼 했으면 해요.”

“ 그렇제. 처남만 보믄 마 내도 마음이 아프다.”

“ 그러게요. 자금 또 어떻게 하고 있는지 원.”

“ 자자. 오늘 처남이야긴 꺼내가지고...”

“ 네. 자요.”

상미는 돌아누워서 말없이 창밖으로 보이는 달을 보고 있다.


깊은 밤 깨어난 민철은 암실로 들어가 오로라의 원판을 찾아 한 장을 사진으로 인화하기 시작하였다. 학교에 기증하려는 마음에서였다.

핀란드에서 만난 오로라에 생각이 미치자 민철은 환하게 웃었다. 그는 반지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 내가 그곳에서 결혼식을 하였지? 그리운 너.’

암실을 나오자 이미 새벽이 뿌연 안개 속으로 오고 있었다. 그날까지 휴가여서 샤워를 마친 그는 다시 침대로 들어갔고 이내 푹 잠이 들었다.

꿈 이었다. 성혜와 남이섬에서 거룻배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봄바람이 그녀의 머리칼을 날려 민철의 얼굴을 간지럽게 하였다.

그렇게 밤이 오고 하늘엔 별들이 총총히 떠오르고 있었다. 추운지 그녀가 그의 품으로 파고들자 꼭 안아주었다.

그녀를 안았다는 기쁨에 눈을 떠보니 자신의 침대에서 잠이 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일어나 세수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피스텔을 나와 걷기로 하였다.

가로수 아래로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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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제 29 부 지리산, 둘레길 걷다 +1 17.08.10 79 2 10쪽
28 제 28 부 꽃담, 청매 심다 +2 17.08.09 77 2 9쪽
27 제 27 부 지리산 자락에서 +2 17.08.08 92 1 9쪽
26 제 26 부 겨울, 춘천에 가다 17.08.07 77 1 9쪽
25 제 25 부 그들만의 소꿉놀이 17.08.04 63 2 9쪽
24 제 24 부 낯선 바닷가에서 17.08.03 88 1 10쪽
23 제 23 부 충만한 사랑이어라 +2 17.08.02 80 1 11쪽
22 제 22 부 머뭇거리지 않는 사랑 +2 17.08.01 82 2 10쪽
21 제 21 부 그들은 다시 만나고 +1 17.07.31 84 3 9쪽
20 제 20 부 지리산의 겨울 +2 17.07.27 93 3 10쪽
19 제 19 부 해운대에서 그녀 안다 +2 17.07.26 95 2 9쪽
18 제 18 부 장흥, 나무 아래 묻다 ( 2 ) 17.07.25 61 2 9쪽
17 제 17 부 장흥, 나무 아래 묻다 ( 1 ) 17.07.24 60 2 9쪽
16 제 16 부 산산이 부서진 이름 17.07.20 61 2 10쪽
15 제 15 부 천리포 수목원에서 17.07.19 55 2 10쪽
14 제 14 부 성혜, 빈으로 가다 17.07.18 60 2 9쪽
13 제 13 부 결혼, 아주 특별한 의미 17.07.17 6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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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 10 부 빈으로 떠나다 17.07.11 60 2 10쪽
9 제 9 부 채석강, 겨울바다 17.07.10 66 2 10쪽
8 제 8 부 가을, 남산에 오르다 17.07.06 60 2 9쪽
7 제 7 화 소나기, 경복궁에 내리다 +2 17.07.05 83 2 10쪽
6 제 6 화 내 그리운 사람 +2 17.07.04 103 3 9쪽
5 제 5 화 초여름, 아름다워라 17.07.02 8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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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 3 화 피아노 경연대회 +2 17.06.28 136 2 12쪽
2 제 2 회 네 꿈을 펼쳐라 17.06.27 105 2 10쪽
» 제 1 회 세계적인 사진작가 되다 +2 17.06.26 21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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