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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선화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사랑, 내 어여쁜 者야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일반소설

김한나
작품등록일 :
2017.06.26 16:41
최근연재일 :
2017.08.11 11:5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2,477
추천수 :
59
글자수 :
128,442

작성
17.07.1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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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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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제 15 부 천리포 수목원에서

DUMMY

지윤이는 다율이가 세 살이 되자 다시 피아노를 치게 되었고 피터는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 입단했다. 다율이도 바이오린에 관심이 있어 피터가 힘들지 않게 조금씩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 작은 어깨에 맞는 바이오린을 맞춰주었고 현을 하나씩 잡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지윤 부부는 빈에서 그리 아름다운 생활을 하였고 음악은 늘 함께 했고 가까이에 있는 공원으로 산책을 했다.


아빠의 생일을 맞아 여름방학 때 서울에 온 그들과 함께 태안 천리포수목원으로 1박2일의 짧은 여행을 떠났다.

기분 좋은 형석은 차를 몰아 천리포수목원으로 가는 길에 염전을 보았다. 거기에 해가 내리쬐는 염전의 한 모퉁이에 쌓인 소금 꽃이 하얗게 피어나고 있었다.

태안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쭈꾸미와 꽃게를 주재료로 하는 음식점이 있었다. 차들이 많이 있는 음식점 앞에 주차하고 그들은 들어갔다.

“ 어서 오세요. 주문하시겠어요?”

“ 여름이라 재료가 싱싱한지.”

“ 봄에 잡힌 것 배에서 바로 냉동하여서 싱싱해요.”

“ 그럼 꽃게탕 맵지 않게 큰 거 하나주고 다율이 먹을 수 있게 찜 한 마리 줘요.”

“ 예.”

아주머니가 가고 얼마 되지 않아 음식이 나왔다.

“ 어서 드세요. 아빠.”

“ 그래 같이 먹자. 너 어렸을 때 꽃게 좋아했지?”

“ 나는 엄마가 담가준 게장을 더 좋아했어요.”

“ 그래? 그건 한국 사람이면 다 좋아하지.”

“ 그런가요?

“ 식기 전에 먹자. 피터도...”

성혜가 말을 하자 모두 식사하기 시작했고 지윤이가 딸에게 꽃게 살을 발라주자 맛있게 먹는 모습이 앙증맞았다. 피터도 식사를 잘 하였고 칭다오 집을 거쳐서 왔기 때문에 그리 피곤한 모습은 아니었다.

“ 피터도 잘 먹는다.”

“ 엄마. 뭐든 잘 먹어요. 나랑 사니 한국음식도... 우린 가끔 외식하지만 거의 집에서 밥 먹거든요.”

“ 그럼 집에서 먹는 게 얼마나 좋은데... 근데 지윤이가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다.”

“ 엄마. 나 잘하거든요?”

“ 그래? 이번에 집에서 한번 해 봐. 엄마가 잘하나보게.”

“ 자신 있어요. 해 볼게.”

점심을 먹고 그들은 다시 수목원을 향하여 차를 몰았다. 천리포수목원 팻말이 보이고 천천히 정문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수목원안에 있는 사철나무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하고 정문을 지나 한참을 걸어 좁은 길을 끼고 그곳에 여장을 풀었다.

큰방에서 밖을 바라다보니 낭새 섬이라는 작은 무인도가 하나 있었다. 우리나라 이름 같지 않은 부드러운 섬이었다.

아마 민병갈 푸른 눈의 그가 붙인 이름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성혜의 머릿속을 지나가고 있었다.

지윤이가 사양했지만 큰방에는 지윤 부부가 다율이랑 쓰기로 하고 작은 방에 성혜 부부가 쓰기로 했다. 어린 다율이가 투정을 부리기 시작하고 빈에서부터 오랜 여행에 지친 모양이다.

우선 성혜가 가지고 온 종이 수건으로 방을 닦아내고 지윤이가 딸을 안고 토닥이자 스르르 잠이 들었다.

피터가 다율이가 편안히 잘 수 있도록 요를 펼치자 딸을 눕히고 지윤이도 피곤한지 그 곁에 눕자 성혜가 방문을 조용히 닫고 나갔다.

그녀가 방으로 들어오자 형석이가 누워 있다 일어나 산책하러 가자했지만 그의 얼굴도 피곤하다 쓰여 있어서 성혜는 그냥 그가 누워있던 곳에 앉았다.

“ 나가지 않을래?”

“ 덥기도 하고 저녁에 노을부터 봐요. 당신도 얼굴에 나 피곤이네요.”

“ 하긴 운전을 오래해서...”

두 사람은 자연스레 누워서 들려오는 매미 시원한 울음소리? 듣고 있었다. 어느 새 낮잠에 빠져들었다.


다율이의 까르르 웃음소리에 성혜가 일어나 들러보니 곁에서 자던 그도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 다율아. 할아버지 계시니?”

“ 엄마. 아빠가 피터랑 만리포 바닷가로 구경 갔어.”

“ 그래. 요즘 사람들이 많아 복잡한데 뭐 하러?”

“ 나 좋아하는 수박 사러.”

“ 여긴 냉장고 있으니 시원하게 미리 사놓는다 하셨어.”

“ 딸은 끔찍하게 위하지.”

“ 엄마를 더 사랑하는 걸.”

“ 남자들 오기 전에 나 씻어야겠다.”

“ 그래요. 엄마. 그담에 나랑 다율이도...”

성혜가 샤워를 마치자 딸이 다율이를 먼저 씻겨 내보내려 하자 싫은 듯 나오지 않으

려하고 머뭇거리자 하는 수 없이 대충하고 나왔다.

“ 똑같다 어릴 때 너야.”

“ 나도 그랬어?”

“ 엄마만 줄곧 따라다녔지.”

“ 어린 아이에게 엄마란 최고의 존재잖아. 그치?”

지윤이가 딸에게 하얀 원피스를 입히며 말하자 다율이가 방긋하며 웃는다.

“ 맞대.”

문 여는 소리가 들리며 형석과 피터의 소리가 나면서 들어오는 것 같았다.

“ 아빠다.”

성혜와 지윤과 딸이 문을 열고 나가니 커다란 수박과 포도를 사가지고 들어서며 부엌으로 간다.

거기에서 성혜는 수박을 씻어 냉장고에 넣고 포도는 그냥 넣었다. 피터가 나가더니 생수 한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 생수도 냉장고에 넣었다.

“ 식사는 외식으로 하고 여기에선 과일만 먹자. 나와서 밥하는 거 여행 중에는 사절이다.”

“ 그래요. 아빠. 밥은 집에서만 해도 벅찬걸요.”

“ 지윤이가 살아보니 조금은 아는 걸.”

“ 그럼요. 이제 주부 오 년차? 참 빠르죠?”

“ 그래. 시간은 그 사람 나이처럼 지난다잖니?”

“ 어서 씻어요. 더운데 시장까지 갔다 왔으니 우린 준비완료.”

“ 무슨 준비?”

“ 이제 산책해야죠. 미국인이 사랑한 천리포 식물원.”

“ 알았어. 내가 먼저다. 피터.”

“ 예.”

한국인 아내와 사니 간단한 우리말은 알아들었다. 두 사람이 다 씻고 난 후 그들은 사철나무집을 나섰다.

소나무 길을 걸어가니 바로 연못이 보였다. 피터는 다율이 손을 잡고 앞장서 걸어가고 있었다.

숲길로 들어서니 능소화도 피어나고 참나리가 맘껏 꽃잎을 펼쳐 활짝 피어있었다.

“ 참 예쁘다. 지윤아.”

“ 엄마 이름이 뭐야?”

“ 참나리란다. 저기 벌개미취에 앉은 부전나비의 날개 보렴.”

“ 어디? 어디? ”

“ 보랏빛으로 피어나잖아.” 그리고 저 작은 나비 이름은 부전나비다.“

“ 엄마 날개에 점들도 있어요.”

성혜는 디카를 꺼내어 셔터를 눌렀다.

“ 엄마는 꽃 이름 많이 안다. 어디서 배웠어?”

“ 현미이모가 식물학 박사잖아. 같이 어울리다 보니...”

“ 아. 그렇지 현미이모 학부형이겠다.”

“ 그럼. 요즘 바쁘다. 귀하게 얻은 딸이라 적성에 뭐가 맞을까?”

“ 한국 엄마들의 가장 핵심적인 거지?”

“ 아마 요즘 피아노학원 다닐 거야. 너처럼 피아노 쳐보게 해야지.”

“ 그랬어요?”

“ 지금쯤 여의도 어느 학원에 가겠지 집하고 가까운 곳.”

“ 응. 나가기 전 한번 집에서 보면 좋겠다. 현미이모도 보고.”

“ 서울가서 연락하자.”

“ 그래요.”

피터랑 아버지가 함께 걷는 그 숲길로 천천히 따라가면서 수국이 피어있는 곳에 다 달았다. 여러 가지 색색의 수국들이 피어있었다.

한 마리 매미가 울자 일제히 기다렸다는 듯 숲속이 떠나갈 듯 울기 시작했다. 길가에 핀 범부채도 예뻤다.

꽃잎에 범의 무늬가 있다 해서 부쳐진 이름이었다. 그 숲속의 잘 가꾸어진 길을 따라 나오니 민병갈 기념관 앞에 있는 연못이 나왔다.

아직 연못가를 둘러 나무들이 많지 않았다. 거기에 거룻배가 한척 떠 있었다. 여러 가지 수련들이 피어났지만 백련이 더 아름다웠다.

성혜는 모네의 그림에서 보았던 거룻배 작은 물결에 흔들리고 있는 것을 찍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모두 성혜 주위로 모여들었다.

“ 엄마. 우리 밥 먹으러 어디로 갈까?”

“ 아빠한테 말해 봐.”

“ 만리포에 가자. 아까 피터랑 갔는데 음식점이 많더라.”

“ 거기 가요. 아빠.”

정문으로 나와서 만리포로 가고 있었다. 그곳엔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겨우 주차장에 주차하고 그들은 바다가 보이는 어느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저녁식사를 하고 만리포 바닷가를 걷고 있었다. 해가 노랑주홍으로 차츰 하늘을 물들이고 한 점 구름 없는 하늘에 커다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장관에 그들 일행뿐 아니라 모든 여행객들이 함성을 지르며 해가 바다 속으로 숨는 것을 바라보았다. 성혜는 그 광경에 숨이 멎는 것 같은 느낌에 그대로 서 있었다.

“ 엄마 완전 빠졌다.”

“ 뭐라고?”

“ 아빠가 이젠 그만 가자고요.”

“ 언제 그랬니?”

“ 거 봐.”

“ 가자. 오늘 많이 걸었다.”

그들이 가는 차안에서도 모두 말없이 앉아있었다. 사철나무 집에 와서 간단히 씻을 동안에 성혜는 다율이를 생각해 수박을 깍둑썰기로 자르고 있었다.

그리고 포도는 송이채 씻었다. 방에 둘러앉아 바다로 난 창문을 열어놓고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저녁시간이 가고 파도소리가 가까이 들려왔다. 모두 창가로 가서 바라보니 어느 새 바닷물이 바로 앞 방파제에서 놀고 있었다. 바라보이는 낭새 섬도 바닷물에 갇혀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몰려왔고 두 사람은 별들이 쏟아지는 그 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에서 나무의자에 앉아 오래도록 앉아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다 위로 유성이 하나 둘씩 떨이지고 성혜가 밤바다 바람에 몸을 웅크리자 곁에 그가 윗옷을 벗어 성혜 어깨위로 걸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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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내 어여쁜 者야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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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 30 부 빈 신년음악회 17.08.11 64 1 11쪽
29 제 29 부 지리산, 둘레길 걷다 +1 17.08.10 79 2 10쪽
28 제 28 부 꽃담, 청매 심다 +2 17.08.09 77 2 9쪽
27 제 27 부 지리산 자락에서 +2 17.08.08 92 1 9쪽
26 제 26 부 겨울, 춘천에 가다 17.08.07 77 1 9쪽
25 제 25 부 그들만의 소꿉놀이 17.08.04 63 2 9쪽
24 제 24 부 낯선 바닷가에서 17.08.03 88 1 10쪽
23 제 23 부 충만한 사랑이어라 +2 17.08.02 81 1 11쪽
22 제 22 부 머뭇거리지 않는 사랑 +2 17.08.01 82 2 10쪽
21 제 21 부 그들은 다시 만나고 +1 17.07.31 84 3 9쪽
20 제 20 부 지리산의 겨울 +2 17.07.27 93 3 10쪽
19 제 19 부 해운대에서 그녀 안다 +2 17.07.26 95 2 9쪽
18 제 18 부 장흥, 나무 아래 묻다 ( 2 ) 17.07.25 61 2 9쪽
17 제 17 부 장흥, 나무 아래 묻다 ( 1 ) 17.07.24 60 2 9쪽
16 제 16 부 산산이 부서진 이름 17.07.20 61 2 10쪽
» 제 15 부 천리포 수목원에서 17.07.19 55 2 10쪽
14 제 14 부 성혜, 빈으로 가다 17.07.18 60 2 9쪽
13 제 13 부 결혼, 아주 특별한 의미 17.07.17 62 2 10쪽
12 제 12 부 참 아름다워라 17.07.13 61 2 9쪽
11 제 11 부 사랑은 운명처럼 17.07.12 64 2 10쪽
10 제 10 부 빈으로 떠나다 17.07.11 60 2 10쪽
9 제 9 부 채석강, 겨울바다 17.07.10 66 2 10쪽
8 제 8 부 가을, 남산에 오르다 17.07.06 60 2 9쪽
7 제 7 화 소나기, 경복궁에 내리다 +2 17.07.05 83 2 10쪽
6 제 6 화 내 그리운 사람 +2 17.07.04 103 3 9쪽
5 제 5 화 초여름, 아름다워라 17.07.02 88 2 10쪽
4 제 4 화 봄에 찾아온 기쁨 +2 17.06.29 101 2 8쪽
3 제 3 화 피아노 경연대회 +2 17.06.28 136 2 12쪽
2 제 2 회 네 꿈을 펼쳐라 17.06.27 105 2 10쪽
1 제 1 회 세계적인 사진작가 되다 +2 17.06.26 21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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