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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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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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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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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46화 부탁하는 방식은 가지가지다

DUMMY

546화 부탁하는 방식은 가지가지다


김충방은 제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었다.


봉림대군이 그에게 넌지시 일러준 것처럼 청나라에서 무언가 하고자 하면, 특히나 그 일이 친왕들이 엮여 있다면 그건 십중팔구 명나라를 노리는 술책일 터였다.


전에 동관에 들이닥친 것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크게 군세를 일으켜 정면으로 싸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산둥을 두고 강짜 부리던 것처럼, 아니면 이자성이 순나라로 공고히 자리 잡기 전에 지순왕 상가희를 보낸 것처럼 세력과 영향력을 바꾸고 싶었을 수도 있다.


허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김충방으로서 알 도리가 없다.


다만 이것만은 알고 있으니, 명나라를 상대로 무언가를 벌이고자 하면 조선의 동향을 먼저 살필 필요가 있다는 점이었다.


산둥 일에서 드러났듯 조선은 양자와 교류하는 일은 사양하지 않으나 대역이 되어서 끼이는 일은 싫어한다.


솔직히 어느 누군들 그러겠느냐마는 조선은 때때로 이익조차 도외시하고 중간에 있고자 하니 적어도 그 움직이는 모습을 면밀히 지키볼 필요가 있었다.


사람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알고자 하면 그 눈과 머리를 보아야 하는 법.


사람이 아니라 나라라도 이건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 조선이 어떻게 할지 살피고자 하면 국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직을 살피는 게 마땅했다.


그리고 작금 심양에서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은 오로지 봉림대군 한 사람이다.


허나 이제는 아니니, 여기에 김충방도 포함되었기 때문이었다.


통교견문사행감찰원 제조는 그 품계가 종1품에 이른다.


이는 정승보다는 낮고 판서보다는 높은 품계니 실권과 별개로 어엿한 고위직이었다.


다시 말해, 지금 청나라가 조선의 속내를 살피고자 하면 봉림대군만 아니라 김충방도 함께 살필 터였다.


하나보다는 둘이 더 정확하고 교차검증도 가능하니 할 수 있다면 양쪽 모두 살피는 게 옳은 일이었다.


물론 김충방 스스로는 그 일이 참 쓸데없는 일이라고 여겼지만 말이다.


품계가 높다고 하여 고위직인가 하면 그것은 옳다.


하지만 고위직이라고 하여 국사에 관여할 수 있는가를 물으면 그것은 틀린 말이다.


고위직이라고 다 같은 고위직이 아니며, 자리에 앉았다고 누구나 그 힘을 휘두르길 바라는 게 아니니 말이다.


이 경우 김충방은 본디 전자와 후자에 모두 속하던 이나 후자에 더 기울어있던 이였다.


그리고 직함이 바뀐 이후에는 전자가 없어진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후자에 더욱 기우니 그를 찾아서 살핀다고 한들 크게 도움이 되진 못할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김충방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하여 김충방은 그저 이 일을 봉림대군의 불편함을 덜어서 나누는 정도의 일이라고 여겼고, 설령 누가 찾아오든 적당히 상대하며 말하면 그만이라고 여겼다.


적어도 오늘 아침까지는 그러했다.



***



“오랜만에 뵙습니다. 충방 형님께서는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나에게까지 형님 소리 할 필요는 없네.”


예상치 못한 첫 방문객, 미야모토 무사시와 마주한 김충방은 떨떠름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에 안면을 익힌 연이 있으니 김충선 사후로도 일 년에 서너 번은 편지하여 친분을 이어나간 사이기는 했다.


그러나 이는 조선에서 조보 옮기는 일을 하며 조선 곳곳에 더해 각국 수도 정도는 쉽게 서신을 보낼 수 있는 기반이 닦인 덕이었다.


수고가 적으니 대단한 일은 아니며, 김충선과 달리 일본인들 자체를 그리 살갑게 보지 않던지라 김충방은 서신을 보내면 항상 존대로 작성하곤 했었다.


그렇게 보내고 돌아온 답장을 살피면 언제나 존장으로 여기는 듯이 깎듯한 말들이 실려있었으니 김충방은 매번 꺼림칙함을 느끼곤 했다.


“허면 제조 대감이라고 칭하는 게 나으시겠습니까?”

“그새 조선에 대해 많이 살핀 모양이군.”


대감이라는 칭호에 김충방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도 잠시, 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후우. 그건 좋을 대로 하고 본론부터 하게. 무슨 일로 찾아왔나?”

“빠르게 일을 마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지요. 안 그래도 오늘은 일이 여럿이라 조금 마음에 여유가 없던 참입니다.”


일이 여럿이라고 말한 무사시는 제 뒤를 돌아보며 손짓했는데, 그걸 본 순간 김충방은 그와 함께 들어왔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말 없이 고개 숙이며 기다리던 이가 있다는 걸 새삼 자각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무사시의 제자 녀석이구나.”


시일이 오래되었다고 하나 전에 무사시가 김충선 앞에서 제가 죽으면 뒤를 맡길 사람이라고 호언했음을 김충방은 기억하고 있었다.


“미야모토 신타로라고 합니다. 이후 잘 부탁드립니다.”

“미야모토?”


무사시라면 모를까 신타로는 본래 그 성이 없이 이름만 있었음을 알고 있던 김충방은 묘한 얼굴로 두 사람을 살폈다.


그 시선에 응하듯 무사시가 입을 열었다.


“시마의, 아니 쵸소카베의 검술사범 자리를 이을 아이입니다.”

“쵸소카베?”


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다, 그렇게 생각하며 기억을 더듬으려고 하니 무사시의 설명이 뒤를 이었다.


“주군이신 시마 요스케 공은 본디 쵸소카베가의 방계로, 본가는 막부가 바뀌는 와중에 사라진 가문입니다. 시코쿠에 있었지요.”

“······서군인가?”


조선에 몸을 두었다고 해도, 아니 오히려 그렇기에 김충선을 비롯한 항왜들은 고국을 향한 눈과 귀를 멀리서나마 떼지 않았었다.


이후 이괄의 난에 가담한 몇몇 동포로 인해 처지가 곤란하여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호란 이전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 살피는 것이 많아지긴 했지만 시선을 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기에 전에도 대번 들고 일어나서 김충선을 중심으로 나설 수 있었다.


혹여 이번도 그렇게 대응하여 나섬이 나은가 싶어서 눈을 가늘게 뜬 김충방은 이어진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막부에게는 아주 거슬릴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관백 가문에 합하여 마지막까지 항거한 사람들이니까요.”

“하.”


기가 차다는 얼굴로 소리를 낸 김충방은 이내에 표정을 엄하게 하면서 일렀다.


“도움은 하나도 기대하지 말게. 조선은 아직 옛일을 기억하고 있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일세. 그저 오래전에, 아니면 막부에 가담하다가 혈연이 끊어졌다면 모를까 전쟁광 놈 편들어 항거하다가 연이 끊어졌다면 도울 의리는 하나도 없네.”


김충방은 이것이 그저 말에 그치지 않는다고 하듯 그대로 몸을 돌려 앉았다.


더는 말을 듣지 않겠나는 확고한 의사 표현이었으니 보통은 이러한 상황에 처하면 물러나는 게 상식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무사시는 물러나지 않았다.


“물론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만 새출발이라는 점에서는 슬슬 좋은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


무사시의 말에 김충방은 대답할 생각이 없다고 하듯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냉랭하다 못해 벽이 느껴지는 모습이지만 무사시는 개의치 않았다.


“욕망이 없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옛 영광을 그리는 것은 과거가 있는 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며, 미래에 더욱 창대하게 되는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합니다. 하여 새출발로 이름을 새로 하고자 하니, 부디 조선에서 이를 돌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한다면 지금까지의 정으로 전하긴 해주마. 허나 분명히 말해, 나는 네놈이며 그 쵸소카베라는 게 싫다.”


대답은 돌아왔지만 보이는 건 여전히 등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무사시는 좋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뻔뻔한 놈 같으니라고.”

“그렇지 않으면 살기가 어렵더군요. 또한 그간 배운 게 있으니, 바로 솔직하게 구는 건 때때로 생각지 못한 힘이 된다는 겁니다.”


무사시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전에 시마즈 히사요시가 보낸 서신에 담긴 내용을 고찰한 그는 어느 순간 깨달았다.


어떠한 것들은 그저 드러내는 것으로 힘이 생긴다고 말이다.


동시에 전에 들은 김충선의 이야기, 조선에 투항한 이야기며 조선이 그간 걸어온 길을 돌이켜 살핀 무사시는 지금도 이러는 게 낫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는 이미 제자인 신타로를 통해 시험해 보았고, 그 성과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음을 체험했다.


하여 무사시는 이번에도 한 번 더 시험해 보고자 했다.


“충선 형님과 조선을 보고 배운 것입니다.”

“하, 선생은 훌륭하나 제자가 부족하다 못해 한참 미치지 못하구는구나.”


불쾌함을 담아서 이른 김충방은 더는 듣지 않겠다고 하듯 손을 흔들었다.


“나가라. 다음에 보는 것이 웃는 얼굴일지, 아니면 아주 보지 못할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나가지 않으면 좋은 날은 영영 오지 않을 거라고 말해주마.”

“알겠습니다. 허면 다음에 뵙지요.”


고개를 숙여 예를 취한 무사시는 슬쩍 곁눈질로 신타로를 살폈다.


그 시선에 신타로는 재빨리 스승과 같이 예를 취하며 입을 열었다.


“어르신을 다음에 다시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스승에게 뻔뻔함 하나는 제대로 배운 모양이구나. 물러가라.”


고저 없이 이른 김충방이 마지막 인내심을 발휘해서 말하니 두 사제는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바깥으로 나섰다.


이윽고 그들이 나간 후 홀로 남은 김충방은 등을 돌려 앉은 그대로 고민에 잠겼다.


허나 고민을 아무리 한다고 한들 그로서는 영 마음에 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원숭이 같은 새끼. 전쟁을 먹고 사는 빌어먹을 놈들 같으니라고.”


이 이상 고민한다고 하여 좋은 생각이 나올 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 김충방은 못마땅한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곧장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니, 그 가는 방향은 봉림대군이 있는 곳이었다.



***



“음?”


목적한 장소에 도착한 김충방은 그 앞에 늘어선 팔기들을 보게 되었다.


그 숫자가 대단히 많은 건 아니어서 그리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안에 제법 지체가 있는 객이 있음을 알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누가 온 거지?’

“제조 대감, 송구하나 잠시 기다려주셔야 할 거 같습니다.”


궁금하게 여기며 보고 있자니 봉림대군이 있는 곳을 지키는 이들 가운데 하나가 급히 다가와서 고개를 조아렸다.


그에 김충방은 알 거 같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심양 사정 잘 모르는 내가 보아도 그래 보입니다.”

“송구합니다. 이쪽에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잠시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시면 곧-.”

“용무는 끝났다! 가자!”


거듭 사과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에서 사람이 하나 나와서 외치니 팔기들은 곧장 예를 갖추어 우렁차게 대답했다.


“““예, 정친왕 전하!”””

‘정친왕? 아하, 예친왕과 함께 가장 유력한 친왕이라던 그자로군.’


통교견문사행감찰원 제조가 되어서 그래도 청나라에서 유력한 사람들 이름 정도는 외웠던 김충방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있자니 정친왕 아이신기오로 지르가랑은 김충방을 뒤늦게 알아채고 시선을 주더니 다가와 물었다.


“그대는 누군가? 기억에는 없는 얼굴이나 그대가 입은 옷은 조선의 대신들이 입는 것이라 기억하고 있다.”

“정친왕 전하를 뵈어 영광입니다. 저는 통교견문사행감찰원 제조 김충방이라는 자입니다.”

“복잡하군. 하는 일은?”


눈살을 찌푸리며 묻는 말에 김충방은 가장 알기 쉬운 표현을 입에 담았다.


“조선에서 대항해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호오, 그렇단 말이지.”

그제야 알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지르가랑은 김충방을 조금 더 관찰하다가 씩 웃더니 호탕하게 웃었다.


“흐하하하! 세월이 새겨졌다고 하나 그 몸은 단련이 가득하구나!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그대의 이야기를 들려주게나!”

“어려운 일은 아니나 재미는 없을 것입니다.”

“싸워서 이겨낸 이의 이야기는 언제고 재밌는 법이지.”


단언하듯 말한 지르가랑은 아쉽다는 얼굴로 몸을 돌렸다.


“다음에 기회가 있기를 빌겠네.”


이 말을 마지막으로 지르가랑은 제 수하들과 함께 떠나갔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김충방은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이 사람이고 저 사람이고 다들 하고 싶은 말만 하는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64 ageha19
    작성일
    24.04.07 21:43
    No. 1

    이제는 조선인이지만, 옛 악연이 남아있는 일본과 변해가는 와중에도 여전히 전사를 우대하는 기풍이 남아있는 청나라가 각각 항왜를 멋대로 자기들 시각으로 보는 것 같아 떨떠름한 김충방... 그래도 외교적으로 이들의 필요성이 매우 크니 한동안 마음고생 많이 하겠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g9******..
    작성일
    24.04.08 06:52
    No. 2

    소시민적 마인드..어렵죠..ㅇㅇ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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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 584화 칼을 뽑았다면 +6 24.05.19 82 14 13쪽
584 583화 말의 무게 +1 24.05.18 85 15 12쪽
583 582화 의무는 누구의 것인가 +1 24.05.17 83 12 12쪽
582 581화 본으로 삼을 나라 +4 24.05.16 82 13 12쪽
581 580화 너무나 큰 승리 +3 24.05.15 86 15 12쪽
580 579화 수적질 +2 24.05.14 79 12 13쪽
579 578화 모두가 거래한다 +2 24.05.13 92 12 12쪽
578 577화 감춰진 칼 +2 24.05.12 83 13 12쪽
577 576화 순서가 바뀌면 이야기가 바뀐다 +3 24.05.11 88 14 12쪽
576 575화 필요에 의한 존재 +2 24.05.10 83 9 14쪽
575 574화 아직 돌아갈 수 없는 사람 +2 24.05.09 81 15 13쪽
574 573화 사람은 언제고 떠나야 한다 +2 24.05.08 90 12 13쪽
573 572화 움직이기 위한 조건 +2 24.05.07 97 13 12쪽
572 571화 부르지 않는 호칭 +1 24.05.06 96 12 12쪽
571 570화 화를 부르는 선의 +3 24.05.05 92 13 13쪽
570 569화 사소함에 숨겨진 진실 +1 24.05.04 97 13 13쪽
569 568화 가운데 나라 +4 24.05.03 96 13 15쪽
568 567화 성공은 열기를 지핀다 +3 24.05.02 101 14 13쪽
567 566화 잡을 수 없는 기회 +3 24.04.28 111 14 13쪽
566 565화 갖다 붙이기 +2 24.04.27 107 14 11쪽
565 564화 배움의 완성 +3 24.04.26 110 14 12쪽
564 563화 누구나 가진 것은 +1 24.04.25 109 15 12쪽
563 562화 외지 +3 24.04.24 99 10 12쪽
562 561화 말이 품은 가치 +2 24.04.23 112 12 12쪽
561 560화 달콤한 독 +3 24.04.21 107 10 12쪽
560 559화 한번 엮인 인연은 끊기 어렵다 +1 24.04.20 109 12 12쪽
559 558화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말한다 +4 24.04.19 108 13 11쪽
558 557화 번왕의 조건 +3 24.04.18 127 13 12쪽
557 556화 죽은 말 +2 24.04.17 123 13 13쪽
556 555화 없으면 만든다 +1 24.04.16 116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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