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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최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가 손을 물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SF, 공포·미스테리

니콜라스최
작품등록일 :
2018.04.30 19:07
최근연재일 :
2018.07.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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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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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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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2)

과학과 미스테리가 만난 본격 SF 소설 '좀비가 손을 물었다' 입니다




DUMMY

내각조사실에서 온 우노의 요구는 간단했다.

홍콩에서 온 사업가들과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사람들은 다 피신시켰으니,

습격을 당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19층의 사람들이

모리타워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우노의 설명에 의하면, 안쪽의 사람들은 모두 좀비에게 물렸거나,

아니면 물리지 않았어도 밖으로 나오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감염여부를 딱히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차라리 그들 모두를 진실과 함께 묻겠다는 것이 우노를 보낸 이들의 판단일 것이다.


그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19층을 흔들어서 안쪽에 있는 존재들이 좀비이든, 사람이든 간에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들고,

나오는 족족 구별 없이 쏴버리면 된다.

이 일이 끝나면, 아마 작전에 참가한 책임자들은 희생자 전부가 좀비로 이미 변했기 때문에 쏠 수밖에 없었다고 핑계를 댈 것이다.


그런데 히로토에게 잠시 찾아든 의문이 있었다.

자위대의 특수작전군이라면 2017년 국제사격대회에서 저격부문 종합 1, 2위를 쓸었던 친구들이다.

특수작전군에 남아도는 저격수도 많을 텐데, 왜 그들은 손 붙이고 있는 것인가?

왜 정규군도 아니고 현재 용병으로 일하는 것도 아닌 자신에게 이 일을 넘기려 하는가?

히로토의 그 의문은 곧 답을 찾았다.


한마디로 일본은 윤리적 판단에 대한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헌법상 군대가 없는 탓에 정규군은 아니지만,

시민을 향해 자위대가 총을 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당장이야 좀비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둘러대겠지만,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 그렇지 않았던 경우가 밝혀진다면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더군다나 지금 좀비가 확실히 인간이 아니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사회에 위협이 될 수는 있어도 당연히 사살할 수 있는 권리 또한 누구도 부여받지 못했다.

모리타워안의 좀비와 감염자들을 모조리 사살한다면 응당 인권에 대한 비난은 따라올 것이고,

알게 모르게 배후에서 일본의 군국주의를 부채질하는 보수우익들에게도 그것은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자유로운 것은 자신처럼 연고가 없는 총잡이일 것이다.

나중의 일이야 어떻게 되든,

문제가 생겨도 정부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인 증거는 하나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정보기관인 내각조사실에서 은밀히 움직여서 자신을 찾은 것이다.


지휘계통을 잘 조작했다고 해도, 주변 두 블록을 전부 출입통제를 하고 있는 경찰들이나,

아파치 헬기까지 동원하면서 공중과 육상을 전부 장악하고 있는 특수작전군들이

제 발로 나와서 총질하는데 가담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히로토는 이 일에 대한 책임은 결국 군 출신의 충직한 우노가 질 것이라는 확신이 왔다.


“하겠습니다”

너무 쉬운 듯이 답을 하자, 우노는 내심 의외라는 눈치였다.

돈만 받으면 의미를 가리지 않는 용병도 아니었지만,

반대급부도 하나 묻지 않고 선선히 답을 하다니.

하지만 우노도 히로토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히로토의 아버지 스즈키 타다요시는 자위대에서 특등 저격수였다.

사격에 대한 재능은 연습만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 수 없는 분야이다.

운동능력과 반사신경을 좌우하는 소뇌의 기능이 선천적으로 탁월하지 않으면,

사격 연습을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도 천재성을 지닌 사람을 이길 수가 없다.

과녁을 맞추는 데 천부적 재능을 가졌다면, 고도근시가 있다고 해도

좋은 시력을 자랑하는 사람들과 겨뤄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었다.

타다요시는 늘 자신의 재능이 선대로부터 이어졌다며 자긍심을 감추지 않았다.


타다요시는 어린 히로토에게 좋은 아버지도 아니었고,

더더구나 좋은 친구가 되어준 적도 없다.

늘 자위대 시절의 전우들이나 그 후 직업으로 선택한 경찰에서 만난 동료들과,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는 것이 하나밖에 없는 아들보다 더 중요했던 알코올 중독자였다.

하지만, 두 부자에게는 통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다른 아버지들이 아들에게 어릴 적부터 수영이나 스키, 유도를 가르치는데 관심이 많았다면,

늘 술이 거나해져서 귀가한 타다요시는 아직 잠들지 않은 히로토에게 총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곤 했다.

세상에서 가장 잘 맞는 총, 파괴력이 뛰어난 탄환

특등 저격수의 전설 등등.

그런데 히로토가 여기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타다요시는 이 히로토의 열광적인 반응 자체도 자신처럼 선대로부터 전해져 온 재능이라고 기뻐했다.

그리고 히로토가 아직 소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사격장에 데리고 다녔다.

집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같이 역할놀이 하면서 놀아주는 것이

타다요시에게 벌을 받는 것처럼 따분한 것이었다면,

사격장에서 과녁의 중앙을 어려움 없이 맞추는 자신의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는 것과,

아버지의 능력에 활짝 웃으며 박수를 쳐주는 아들 앞에서 뻐기는 것은 가장 기쁜 일이었다.


타다요시는 아들 히로토에게 그들의 조상 중에 제일 존경하는 분은 스즈키 시게히데라고 밥 먹듯이 말해주었다.

스즈키 시게히데의 얘기를 하기 전에 항상 먼저 등장하는 것이 오다 노부나가였다.

오다 노부나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함께 100년간의 전국시대를 마감시켰다는 평을 듣는 맹장이자 군주였다.


화승총을 이용한 철포부대의 일제 사격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고,

카이의 호랑이로도 불리면서 전신(戰神)으로까지 알려진 다케다 신겐과 맞서

결국 그를 패퇴시켰던 것을 보면, 전장에서의 운도 대단했다.

그런 불굴의 오다 노부나가가 혼간지를 공격했을 때,

끝까지 굴복하지 않고 싸웠던 철포의 장인이 바로 스즈키 시게히데라고 하였다.


마지막까지 노부나가에게 애를 먹였던 스즈키 시게히데는

그 후, 역사 속에서 공식적인 기록이 없지만,

타다요시는 그의 자랑스러운 조상 스즈키 시게히데가

노부나가와의 일전을 끝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입문하여 충성을 맹세하고,

10년 후 조선정벌군으로 떠났다고 믿었다.


그리고 7년여에 걸친 두 번의 전쟁 끝에

결국 승리의 끝을 보지 못하고 정벌군이 돌아올 무렵,

정벌군의 귀환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던 조선의 제독 이순신에게 최후를 맞이하게 했던,

원거리 철포 저격의 신화가 바로 이 스즈키 시게히데가 이끄는 사이가 무리에 의해서였다고 늘 자랑스러워했다.


그 당시 조선군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조총은

유효사거리가 겨우 50~100미터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해전에서 이순신에게 치명상을 입힌 총알은

거세게 흔들리는 뱃전에서 발사되었음에도,

무려 200미터를 날아가 가슴에 적중했다는 것이 타다요시의 설명이었다.


물론 진위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워낙 타다요시의 설명이 그럴 듯 했고,

히로토 자신도 총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눈을 반짝이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얘기가 어느새 진실이라고 가슴에 묻게 되었다.


히로토에게 이것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생각지 않았던 불행이 찾아왔을 때에도 그랬다.

아버지 타다요시가 경찰 복무 중에 부정한 돈을 받은 것이 탄로가 나서

어느 날 갑자기 퇴직금 한 푼 없이 쫓겨나 버린 것이다.

타다요시가 결국 그나마 술을 먹고 늦게라도 찾아오던 집을 완전히 떠났을 때에도,

히로토는 세상에서 가장 총을 잘 쏘는 남자가 되겠다는 꿈으로 버티어냈다.


고등전문학교에서 이노우에와 그 친구들을 묵사발 낼 수 있었던 능력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눈을 감지 않는, 사격훈련에서 만들어진 그의 담력이 바탕이었고,

그 담력은 히로토에게 쥐어 터졌던 이노우에가 코 흘리면서 애니메이션에 빠져 있을 나이에,

히로토는 하루 몇 시간이고 사격에 매달리면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폭력사건으로 결국 학교를 떠나고,아무도 없는 집마저 팽개치고 떠난 곳은 러시아였다.

그의 배경으로는 도저히 자위대에 입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이제는 프랑스 외인부대에도 그의 전력을 문제 삼을 정도로 입대과정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었다.


그가 선택하고 목숨을 걸었던 곳은 바로 러시아의 특수부대 스페츠나츠였다.

스페츠나츠의 교관은 히로토의 사격실력을 보고 반색했으며, 당장 그를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히로토에게 사격에 대한 재능 말고도 또 다른 특출한 점이 있었다면,

바로 언어에 대한 감각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남보다 말도 빨리 배웠고,

부모가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영어나 다른 외국어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물론 남의 말을 잘 알아듣고 생각을 알아채는 재능도 그에게 무수한 작전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히로토는 모리타워의 정문이 보이는 건물 현관 앞에 자리를 잡았다.

수백 미터 밖에서 몰래 저격하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신속 정확하게 상대방의 머리만 쏴야 하는데, 누구부터 쏴야 할지가 관건이었다.

좀비로 각성한 자부터 쏘는 것이 효과적이겠지만,

총격이 시작되면 아직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총소리에 놀라 오히려 혼란을 더 가중시킬 것이다.

물론 정답은 우노가 이미 주었다.

단 한명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면 된다.

아마 밖으로 처음 발을 내딛은 몇 명이 사살되면 눈치를 챈 사람은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을 것이고,

불필요한 살상에 대한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이어마이크를 통해 작전이 시작된다는 우노의 신호가 들려왔다.

순간, 대기중이던 아파치헬기 두 대가 모리타워 19층 쪽으로 바짝 접근하며 제자리에서 호버링하기 시작했다.


꽤 불리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맹주로 모셨던 혼간지 무리에게 충성을 다하기 위해

절대 무력의 오다 노부나가에게 끝까지 대항했던 스즈키 시게히데의 혼을 이어,

히로토도 이제 최고 철포 명인의 후예로서 일본 제일이 된다는 단순한 일념으로 조준선에 눈을 맞추었다.




우리가 아는 좀비는 과연 사실일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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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0

  • 작성자
    Lv.82 허무
    작성일
    18.05.25 21:01
    No. 1

    이글이 인기없는 이유를 알았네요..등장인물의 생각과 그것을 표현하는지문이 동일인물처럼 느껴진다는것입니다. 등장인물의 개성이 없다보니 지루합니다. 또한 과도한 설명이 많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니콜라스최
    작성일
    18.05.25 21:10
    No. 2

    비평 겸허하게 듣겠습니다 관심가져 주시고 조언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은색의왕
    작성일
    18.05.26 00:05
    No. 3

    좀비이던, 사람이던→~이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은색의왕
    작성일
    18.05.26 00:06
    No. 4

    되던→되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니콜라스최
    작성일
    18.05.26 00:54
    No. 5

    모두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재미찾기
    작성일
    18.05.26 12:54
    No. 6

    위엣분이 이 글이 인기 없는 이유~ 하며 일장연설 하셨는데 그다지 공감은 안 되네요.

    3인칭이니 담담하게 쓴다하여 그게 문제일까 싶네요. 오히려 잔인할 수밖에 없는 좀비물을 담담하게 적으니 그 대비가 더 선명하게 오는 느낌인데

    찬성: 5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니콜라스최
    작성일
    18.05.26 13:24
    No. 7

    긍정적 평가에 감사드립니다. 나름대로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표현하려고 하는데 만족스럽지 못하신 분들도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초보작가인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흰넋
    작성일
    18.06.04 23:10
    No. 8

    이 글이 인기없는 이유라니, 전혀 공감하지 못할 댓글이네요. 등장인물의 생각과 그것을 표현하는 지문이 동일인물이라는 문장은 무슨 뜻인지 이해가 전혀 되질 않을 뿐더러 개인적으로 요 최근 읽은 작품 중에서 본 화의 등장인물인 히로토만큼 개성있는 인물은 드뭅니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건필하세요 작가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니콜라스최
    작성일
    18.06.04 23:16
    No. 9

    격려 감사드립니다 많다고 해주신 쉼표같은 점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흰넋
    작성일
    18.06.04 23:11
    No. 10

    다만 쉼표가 너무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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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인간의 경계(8) 18.05.28 613 16 13쪽
41 인간의 경계(7) +2 18.05.27 662 1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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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인간의 경계(5) +2 18.05.22 685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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