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조회수 :
16,155
추천수 :
521
글자수 :
892,307

작성
24.05.25 18:00
조회
31
추천
3
글자
12쪽

사라진 하성우(3)

DUMMY

“일단 S급 헌터를 불러준다고 했으니까, 너는 조금만 더 형이랑 놀자?”

- 끼릭···.


영등포의 한 시장 안, 그곳에는 이희철만이 혼자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눈치 빠른 상인들은 현장에서 재빨리 도망쳤고, 지금은 이희철과 더미 로봇만이 현장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불 주먹!”


이희철은 자신을 노려보고 있던 더미 로봇을 마주 보며, 손에 불꽃을 둘렀다.


“에구···. 난 또 그냥 깡패 녀석이 어디 때려 부수는 줄 알았는데, 헌터라며?”

“부수는 건 똑같잖아. 아이고, 내 이불 가게 다 타버리겠네.”


멀리 떨어진 상인들은 두 존재가 싸우는 모습에 한숨을 내뱉을 따름이었다.


이희철이 사용하는 스킬들은 모두 ‘불’을 이용하는 스킬들이었으며,


- 끼리이이익!


지금 이희철 앞에 나타난 더미 로봇도 유도진의 ‘샐러번’을 사용하는 몬스터였으니, 화재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쥐불놀이!”


상성이 나쁘다고는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희철은 자신의 양옆에 불꽃 고리를 만들었다.


그리곤 곧바로 더미 로봇을 향해 날려 보냈다.


동시에 자신에게 날아오던 화염방사기 급의 샐러번을 피했다.


“샐러번이라고 했으니까 물을 다루는 헌터가 와주려나? 근데 S급 중에 그런 헌터가 있긴 한가?”


이희철은 자신의 주변에 둘린 불꽃들을 가볍게 무시하며 앞으로 내달렸다.


원거리에선 서로 불꽃만 허망하게 날릴 뿐, 아무런 공격 자체가 되질 않는다는 걸 알아서였다.


그때였다.


“what the···. 진짜 더미 로봇이잖아?”


검은색 슈트를 입고 태연하게 시장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금발의 한 여성.


“저기 지금 몬스터가···.”


갑자기 나타난 여성에 희철이 당황하며 그 여성을 제지하려 하자, 그녀는 그저 싱긋 웃어 보일 뿐이었다.


“댓 이즈 몬스터! 유 대인저러스! 오케이?”


혹시 한국어를 못 알아들었을까 영어로 다시 설명을 했지만, 그녀는 그대로 몬스터 곁으로 다가갈 뿐이었다.


그때, 허리까지 내려오는 찰랑거리는 금발 안에 숨어있던 무언가가 이희철의 눈에 들어왔다.


사실 숨기려던 게 아니라, 아름다웠던 세실의 모습에 넋이 나가 허리춤에 대놓고 매어놓은 장검을 이제야 알아차린 것이었지만.


“한국어 가능합니다. 헌터, 세실 프랑소와. 현장 도착 완료.”


세실의 얼굴은 몰라도, 그녀의 이름과 차고 있는 검은 많이 본 적이 있었다.


“잠깐···. 당신이, GIANT 길드의 그 세실이라고요?”

“그렇습니다. 그럼···. 눈앞에 있는 고장 난 더미 로봇부터 처리하겠습니다.”

“아, 네!”


잠시 동안 세실의 외모에 넋이 나갔던 이희철은 그녀의 말에 다시금 더미 로봇을 바라보았다.


“혹시, 제가 알아야 할 특수한 상황이 있습니까?”

“아뇨. 그···. 아! 저 더미 로봇은 사람의 기술을 사용합니다.”

“그건 당연한 겁니다. 그럼 시스템에 입력된 것이 폭주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아뇨. 그 누구도 시스템에 입력한 게 없으니 문제죠.”

“······예?”


그녀는 희철의 말을 의심하는 눈빛이었다.


상황을 더욱 빠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더미 로봇이 어디서 왔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세실은 허리춤에 찬 칼집에서 칼을 꺼내며 전투에 임하기 시작했다.


“울부짖어라!”


그녀는 곧바로 손에 쥔 장검을 앞으로 내밀었고, 전방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더미 로봇을 향해 달렸다.


- 카가가가강!


그녀의 검인 포르테와 더미 로봇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화염포!”


그때, 갈라진 더미 로봇의 강철 사이로 이희철의 화염이 스며들었다.


- 끼릭···.

- 쾅!


그리곤 곧바로 복부에 큰 폭발을 일으키며, 더미 로봇은 멀리 날아갔다.


“찢어발겨라!”


그것도 잠시.


세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어느새 더미 로봇이 날아간 곳까지 달려 나갔으며, 더미 로봇에게 장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세실이 더미 로봇을 향해 여러 번 장검을 베자, 검의 잔상을 남기며 더미 로봇을 여러 번 더 타격했다.


- 카가가가가강!


다시금 철과 철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 끼리이익···.


더미 로봇은 거대한 짐승에게 찢긴 듯한 상처를 품으며 그대로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상황 종료. 더미 로봇 down.”


더미 로봇이 작동을 정지하자, 세실은 허리춤에 매어놓은 칼집에 다시 칼을 집어넣었다.


‘저게··· 포르테···.’


방금 전의 일격을 보고 감탄하던 희철.


그는 지금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랭킹 1위 길드인 길드원의 전투를 본 것이었다.


심지어, 그녀가 사용하던 장검은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검이었다.


과거 차원 전쟁 당시, 미국을 물바다로 만들었던 ‘브릭스.’


대지의 이뮨과 마찬가지로, ‘심해의 군단’을 이끄는 군단장인 ‘심해의 브릭스’를 사냥했던 GIANT 길드원들.


그들은 저마다 브릭스 사체를 사용해 만든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세실이 사용하는 ‘포르테’ 역시 심해의 브릭스 이빨을 이용해 만든 무기였다.


‘심해의 브릭스’ 이빨을 미국 최고의 대장장이가 가공해서 만들었으며, 물결이 치는 듯한 그을음이 있어 무기 자체는 ‘작품’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한국의 헌터는 나약하군요.”


세실은 이희철에게 한 마디를 건네곤 곧바로 더미 로봇에게 다가갔다.


“레테가 왜 늘 비상 열쇠를 가지고 다니라고 말했는지 알겠네···.”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세실은 곧바로 더미 로봇의 등을 돌렸다.


더미 로봇을 제조하는 회사인 ‘타키온’에서는 직원들만이 확인할 수 있는 ‘시리얼 넘버’가 따로 존재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등 뒤의 홈에 간부급만 가지고 있는 마스터키를 꽂아야 했다.


“what··· the···.”


더미 로봇이 어디로 판매되었는지까지 확인이 가능한 시리얼 넘버.


하지만··· 이 더미 로봇에는 시리얼 넘버가 적혀있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마스터키를 꽂을 수 있는 공간 자체도, 등판이 열리는 구조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왜요? 무슨 문제 있어요?” “이 로봇, 어디서 난 거죠?”

“제가 알겠습니까? 갑자기 나타나 공격해 왔는데요.”

“이건······. 타키온에서 만든 더미 로봇이 아닙니다.”

“엥?”


어째서인지 현재까지 발견된 더미 로봇들은 ‘타키온’ 회사의 외형을 가지고 있었지만, 타키온 회사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저작권 문제인가···? 무지 예민해 보이네.’


지금 이 상황이 나쁜 상황이라는 걸 모르는 이희철은 그저 가볍게 생각할 뿐이었다.



* * *



“뭐여, 상황이 끝났나 본디?”

“조용혀. 어휴, 이번엔 얼마나 부숴 먹었으려나.”


내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전투가 끝났는지 상인들의 웅성거림만 들릴 뿐, 다른 소리는 들리질 않았다.


몸의 털들을 곤두세우는 몬스터들의 마력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희철 헌터는?”


그때였다.


인파를 헤치고 두 명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여, 유도진 헌터, 여긴 어쩐 일이에요? 전화 받고 바로 온 건가요?”


이희철과···.


“저분이 아까 말씀하셨던, 기술을 도난당한 헌터님인가요?”


처음 보는 미국인 여성이었다.


“기술을 도난당한 건 맞지만, 누구세요?”

“세실 프랑소와입니다. 편하게 세실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아···. 예, 세실 씨.”


세실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지금, 대한민국의 그 어떤 헌터보다 강하다는 것을 말이다.


< 마력이··· 어찌 저렇게 거대할 수가 있느냔 말이다. >

‘그러니까. 비암보다 느껴지는 마력이 많아···.’

< 미국이란 곳은 어디이길래, 저렇게···. >


나는 곧장 세실에게 다가가 악수를 위해 손을 뻗었다.


“대한민국의 S급 헌터, 유도진입니다.”

“반갑습니다. GIANT 길드원이자, 더미 로봇 제작사 ‘타키온’의 고위급 간부, 세실입니다.”


내 말에 따라 그녀도 다시 한번 자기소개를 하더니 곧바로 나를 지나쳐 걸어갔다.


‘어?’


이번 일을 세실이 끝냈다는 건 당연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와 이희철은 어딜 가는 걸까.


나는 이희철을 붙잡으며 물었다.


“지금 어디 가요?”

“헌터 협회를 가기로 했는데, 아마 세실 님은 헌터 협회 갔다가 제주도로 갈 거래요.”

“제주도요?”

“그거 모르세요? 지금 한국에 GIANT 길드장, 레테가 들어와 있잖아요. 그 사람한테 보고하러 간대요.”


천재이자, 최고의 길드장이자, 연구가인 레테 제이 홀링스워스.


그녀의 입국은, 물론 나도 흘려들었기에 알고 있었다.


‘다만, 나와 접점이 없어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았던 거지.’


그럼 이제 막 도착해야 할 내가 할 것은···.


“엥? 헌터님, 할 일 없어요. 돌아가셔도 돼요.”

“아···? 아, 그럼 혹시··· 하성우와 관련된 뭐 아무거나 없었나요?” “흠···. 네. 일단 하성우의 집에서 한 번, 그리고 하성우가 사라진 게이트에서 한 번···. 이렇게 나오긴 했는데, 뭐 없네요.”

“하···.”


한 마디로 헛걸음을 했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세실이라는 헌터를 본 덕에 완전한 헛걸음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 이쁘구나. >

‘곰···. 얼굴 따지는구나.’

< 아니렷다! 본디 아름다운 것엔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는 것 아니겠는가! >

‘말이 긴 거 보니까 맞네.’


세실 프랑소와. 금발 긴 스트레이트 헤어스타일이 아름다운, 높은 마력의 헌터.


나 역시도,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마음속 한편에 새겨 넣었다.



* * *



“이거 봐···. 두 번째도 죽어버렸네···.”

- 끼릭···.

“아무리 진짜 유도진이 아니라도 그렇지···. 얼른 네가 시험관에서 나와서 나를 기쁘게 해 줘.”

- 끼리익···.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야···. 나의 유도진···.”


한편, 사라진 하성우는 며칠째 같은 자리에서 시험관 안에 들어있는 더미 로봇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떼잉···. 제발, 생산적인 일을 좀 하면 안 되는 겁니까! 남의 구역에 함부로 들어왔으면서!

“시끄러워! 너야말로, 왜 나와 유도진 사이에 끼어들어서 이 장소에 있는 거지?”

- 끄이이이잉! 너무하십니다! ‘미러’ 님···. 제발 저자를 포기하십시오!


시험관 속에 있는 자의 이름은 ‘미러.’ 그는 백지의 더미 로봇으로 무엇이든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무한으로 로봇을 찍어내 그것들을 다스리는 ‘무한의 군단’의 군단장이기도 했다.


그의 목표는 ‘유도진’이 되는 것이었다.


- 끼릭···.


카르셀의 말에 미러는 잠시 카르셀이 있는 쪽을 흘깃하더니, 이내 무언가 말을 했다.


“너 이제 필요 없대. 사라지래.”

- 예에에에? 저 인간 놈이 하는 말이 사실입니까!?

- 끼릭.

- 저···. 저! 저! 가출할 겁니다? 진짜, 진짜 할 겁니다?

- 끼릭···. 끼익.


단호한 미러의 태도에 카르셀은 울먹이며, 한쪽에 놓아두었던 게이트 리모컨을 손에 들었다.


사용이 가능한 횟수가 1번밖에 남지 않은 리모컨이었기에, 이번에 게이트를 열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었다.


- 저···. 진짜 가출할 겁니다! 이제, 저 꺼림칙한 놈 옆에 못 있겠습니다!


그리고 게이트를 열고 사라지는 카르셀.


.

.

.


그리고 이날이, 유도진도 모르는 사이에 유도진 게이트에 ‘유모’가 나타난 날이기도 했다.


작가의말

카르셀은... 좋은 친구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5 사라진 하성우(2) 24.05.24 27 3 15쪽
124 사라진 하성우(1) 24.05.23 31 3 11쪽
123 고장 난 아기즈(5) 24.05.22 29 3 12쪽
122 고장 난 아기즈(4) 24.05.21 26 3 13쪽
121 고장 난 아기즈(3) 24.05.20 31 3 12쪽
120 고장 난 아기즈(2) 24.05.19 26 3 12쪽
119 고장 난 아기즈(1) 24.05.18 30 3 14쪽
118 리치, 카르셀(2) 24.05.17 32 3 12쪽
117 리치, 카르셀(1) 24.05.16 31 2 13쪽
116 유도진과 하성우(2) 24.05.15 26 3 13쪽
115 유도진과 하성우(1) 24.05.14 33 3 13쪽
114 광신도(5) 24.05.13 34 3 13쪽
113 광신도(4) 24.05.12 29 2 13쪽
112 광신도(3) 24.05.11 26 3 12쪽
111 광신도(2) 24.05.10 25 3 12쪽
110 광신도(1) 24.05.09 33 3 13쪽
109 유도진, 진짜 휴일(4) 24.05.08 28 3 12쪽
108 유도진, 진짜 휴일(3) 24.05.07 33 3 13쪽
107 유도진, 진짜 휴일(2) 24.05.06 36 3 13쪽
106 유도진, 진짜 휴일(1) 24.05.05 37 3 12쪽
105 S급 헌터(4) 24.05.04 41 3 12쪽
104 S급 헌터(3) 24.05.03 41 3 13쪽
103 S급 헌터(2) 24.05.02 40 3 12쪽
102 S급 헌터(1) 24.05.01 49 3 11쪽
101 칠흑의 갑옷, 듀라한(6) 24.04.30 46 3 12쪽
100 칠흑의 갑옷, 듀라한(5) 24.04.29 44 3 13쪽
99 칠흑의 갑옷, 듀라한(4) 24.04.28 47 3 12쪽
98 칠흑의 갑옷, 듀라한(3) 24.04.27 47 3 13쪽
97 칠흑의 갑옷, 듀라한(2) 24.04.26 46 3 13쪽
96 칠흑의 갑옷, 듀라한(1) 24.04.25 53 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