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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글쟁이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반선(回歸半仙)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국룡
작품등록일 :
2021.01.18 09:52
최근연재일 :
2021.01.30 11: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0,232
추천수 :
471
글자수 :
79,744

작성
21.01.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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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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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화. 흑룡채(黑龍寨)(3)

DUMMY

-회귀반선(回歸半仙)


5화. 흑룡채(黑龍寨)(3)




“형님이 입바른 말도 하실 줄 아십니까? 외숙부님은 흑월 형님이 낯을 많이 가리시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십시오.”


목소리의 주인공은 서태환이었다.


“조금 늦었습니다. 어르신들. 협객여러분. 서두른다고 하였는데도 또 지각하고 말았습니다.”


어느새 나타난 서태환이 포권지례를 올리며 좌중에게 말한다.


“내가 언제부터 자네 형이 되었나?”

“내키지 않으시면 안하셔도 좋습니다. 하하.”


태환의 너스레에 흑월은 픽 웃고만 만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서태주를 비롯한 일동들은 서태환이 어떤 연유로 천하 오대자객이라 불리우는 흑월과 호형호제를 하는 것인지 도대체가 궁금한 눈빛이다.


남궁연은 한번 더 북쪽 관도 쪽의 움직임을 살핀 다음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흑월에게 말을 건다.


“이거 미처 대협과 우리 환이의 깊은 친분을 몰라뵈어 결례를 하였군요. 다만 지금 상황이 급박하니 설명을 먼저 드려도 되겠습니까?”


남궁연의 공손한 태도에 흑월은 살짝 누그러진 목소리로 답한다.


“내가 아는 남궁세가 답지 않게 겸손하구려. 나도 방금 전 결례에 대한 사과를 하지. 말해보시오.”

“금일 흑룡채와 전투를 벌임에 있어 저희의 목적은 저들의 몰살이 아닌 무력화이자 두목 개운방의 제거입니다. 또한 공포심을 심어주어 다시는 저희에게 대적을 하지 못하게 하고자 함 입니다. 이후의 대처도 모두 이 취지 하에 이루어져야 할 것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요는 죽이지 말고 다만 반병신으로 만들어라 이건가? 그건 죽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군.”

“그래야 나중에 저들의 세력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습니다. 너무 희생이 커져서 조직 자체가 와해 되버리면 안 되겠죠.”

“최대한 안 죽이도록 해보겠소. 보아하니 이 쪽의 지휘관이신 거 같은데 이왕에 약조한 바이니 이 흑월을 원하는 대로 부리시구려.”


‘흑룡채를 흡수한다라..이거 연 공자가 큰 뜻을 품고 있나보군.’


유유휘는 속으로 남궁연의 계획을 유추해 보고는 슬며시 미소 지었다.


“저들이 움직입니다.”


방책 너머의 무사 하나가 외친다.


“흑월 대협에게는 산을 우회해서 오는 적들을 맡기겠습니다. 그리고 연락은 반시진에 한번으로 하겠습니다.”


흑월은 고개를 끄덕이고 산 쪽으로 신형을 날린다.


“태환아, 넌 아직 모습을 보이면 안되니 잠시 저 천막 안에 있거라. 너의 역할은 따로 있을 듯 하구나.”


태환은 무슨 말을 하려다 그냥 입을 다물고 천막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고 나서 남궁연은 다시 방책 건너의 무사들에게로 향한다.


“정면에서 기마대가 옵니다.”


일리(400m) 앞에서 20기의 기마대가 병장기를 치켜들고 돌진해온다.


“대기병진 준비”


남궁연의 지시에 무사들은 칼을 빼들고 자세를 낮추고 둘씩 짝을 지어 앞뒤로 선채 간격을 벌려 8렬의 종대를 만든다.


기마대가 지척에 접근하자 순간 말발굽이 밟은 땅이 꺼지며 선두 4기의 말이 고꾸라지고 기수들이 바닥에 내팽개쳐진다.


뒤따르던 기마대는 바닥의 함정을 눈치채고 이를 뛰어넘어 다시 들이닥친다.


작살, 창, 철퇴, 곤 제각기 휘두른 무기들이 기마의 중량이 실린 돌파력과 함께 기수들의 힘찬 내지름을 더해 가열차게 아래로 내리 꽂힌다.


8렬 종대의 앞 열 무사들이 내리 꽂히는 병장기들을 막거나 쳐 내리고 뒷 열의 무사들이 솟아 올라 기수들을 베어버린다.


순식간에 여덟의 기수들이 부상을 입은채 낙마하고 8렬진의 뒤에 대기하던 남궁연이 뛰어올라 한 명의 기수를 더 땅으로 끌어내린다.


기수를 잃은 말은 방책 앞에서 앞발을 들며 멈추어 서고 남은 일곱 기의 기마대중 셋은 방책을 뛰어 넘어 들이 닥치고 나머지는 방책 앞에 멈추어 서버린다.


멈추어 선 기마대 넷은 반전하여 그들을 향해 쇄도하는 무사들과 전투를 벌이고 이변없이 곧 부상과 함께 흙바닥으로 떨어진다.


돌진의 기세 그대로 방책을 뛰어 넘었던 기마대 셋은 진 안을 돌면서 이리저리 병기를 휘두른다.


모용방과 제갈선사, 유유휘가 나서서 각각 그들을 상대한다.


“나 모용방과 한번 붙어보자.”


크게 소리를 지르며 모용방이 도끼를 꼬나쥐고 한 녀석에게 달려든다. 창을 든 녀석이 급히 짧은 찌르기를 시도하지만 도끼를 가로로 쥐어 넓은 날로 간단히 막아낸다.


그리고 말 바로 오른편 아래쪽으로 파고든 모용방이 크게 외친다.


“승격부(昇擊斧)”


두손으로 도끼자루를 쥔 모용방이 땅을 박차고 위로 솟구쳐 오르며 바람개비처럼 회전한다. 말의 목과 창을 쥔 팔을 마치 두부 자르듯이 아무 것도 걸리지 않는 것처럼 베어 버린다.


“크아악.”


팔이 떨어진 수적이 목이 잘린 말과 함께 땅으로 쓰러진다.


한편 제갈선사도 연검을 꺼내어 들고 다른 하나의 기마병 앞으로 미끄러지듯이 이동한다.


검날이 뱀처럼 이리 저리 휘어지는 것을 본 녀석은 각 손에 든 이장 길이의 단극을 치켜 든 채로 이 기문병기를 어떻게 대적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


순간 제갈선사의 신형이 순식간에 전방으로 이동하며 검을 내지른다.


연검의 검날이 뱀처럼 단극을 타고 올라가 손을 노린다.


급히 손을 뒤로 뺀 기마병이 다른 편 손의 단극을 휘둘러 검날을 치려고 하나 검은 눈 깜짝할 사이에 회수되어 저만치 물러나 있다.


적의 반응이 느린 걸 확인한 제갈선사는 자신감을 내보이며 다시 앞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한다.


유유휘가 제갈선사의 보법을 유심히 쳐다본다.


‘천기미리보(天機迷離步)! 선채로 미끄러지듯 움직이는게 특징적이군. 역시 여간내기가 아니구나. 제갈세가의 숨겨진 고수라..’


제갈선사의 다음 한 수에는 녀석이 버티지 못하고 손에서 피가 솟구치고 단극을 떨어뜨려 버리고 만다. 그리고 곧 다른 손마저 피를 흘리며 말 위에서 두 손을 번쩍 들어 버린다.


유유휘 앞에 있던 하나 남은 녀석은 중과부적임을 깨닫고 말에서 내려 무기를 버리고 손을 들어 버린다.


“싱겁구만.”


모용방이 항복한 수적들을 무릎 꿇린 다음 재빨리 밧줄로 포박한다.


“이들은 정예가 아니군. 우리의 대응을 시험해 보기 위한 졸개일 뿐이요. 이제 힘을 확인하였으니 저들은 승기가 확실해질 때 즉 지원군이 올 때까지는 움직이지 않을 거 같구료.”


제갈선사의 짧은 전투에 대한 감상이 더해지고 포로가 된 녀석들은 고개를 떨구고 있다.


유유휘가 나서서 말한다.


“보자, 이녀석들 심문이 필요할 터인데...”


모용방이 거든다.


“저 앞에 다친 놈들도 모조리 끌어와 포박해서 저 천막 안으로 넣어주죠. 안에 저승사자가 기다리고 있으니. 하하.”


모두들 출발 전에 서태환의 무용담을 듣고 와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저들은 서태환 보기를 요괴처럼 본다고 이미 정보도 입수되었고 또한 장강수로채들은 예부터 미신을 잘 믿기로 이미 알려진 바다.


역시나 부상자를 잡아서 포박하는 족족 천막 안으로 밀어 넣으니 안에서 기겁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미 죽었다고 알려진 서태환이 멀쩡히 살아있고 그 괴물 앞에 포박당한 채 내던져지니 어찌 오금이 저리지 않겠는가.


하나를 물어보면 열을 대답하니 곧 흑룡채의 내부사정을 소상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내용 자체는 부실하여 흑룡채엔 특별한 전략이 있는 건 아니었고 그저 머릿수를 믿고 또한 곧 도착할 지원군에 의지해 전면전을 할 계획만 세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개운방이 모종의 계책을 하나 꾸미고 있으나 그 내용은 말단인 자기들한테까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남궁연은 서태환 옆에서 포로들의 자백을 듣고 있자니 궁금증이 인다.


그저 버리는 수로 이들을 보낸다? 그것도 말이 포함된 기마대를?


무언가 이상했다. 이들의 기마술과 마상무예 또한 고수는커녕 그저 하급무사 수준이었다.


기마 오십 중의 이십을 버리는 패로 집어 넣는다? 무언가 꿍꿍이가 없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들만 보아서는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고 이미 우회 기습로는 흑월이 굳건히 버티고 있을 터.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마침 반시진이 지났는지 흑월이 진으로 걸어온다.


“아직은 별 움직임이 없소, 척후 한명은 일부러 기척을 내었더니 알아서 도망갔고.. 이쪽은 어찌 되었소?”

“기마대 이십기가 돌진해왔으나 전원 제압하고 지금 포로로 감금 중에 있습니다. 막 심문이 끝났으나 특별한 내용은 없고 저들이 지원군을 기다려 전면전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하는 게 다입니다. 그리고 말단들은 모르는 채주의 계책이 있다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군요.”


남궁연의 설명을 들은 흑월이 나선다.


“어디 포로들 낯짝이나 한번 볼까. 개 중 제일 윗놈을 고문하면 개운방의 계략이 뭔지도 알 수 있지 않겠소?”

“시도해 볼 만 하군요, 한번 부탁드려 보겠습니다. 고문에도 일가견이 있으신가 봅니다.”

“때로 자객은 정보를 얻어내야 할 일도 있는 법이지.”

“혹시 저들을 대적할 독 같은 것은 없을까요?”

“정파가 독의 수를 논하다니 당신은 백도의 일원이 맞는가?”

“힘이 약할 때는 못할 짓이 없는 법이죠.”

“유연한 사고라 해야 할지 위험한 사고라 해야 할지 판단이 안되는군. 역시 내가 아는 남궁세가 일원하곤 달라. 그리고 무림이 실력이 우선이라 하지만 나보다 나이도 많은 것 같으니 낯간지러운 존대는 그만하지.”


남궁연이 씨익 웃으며 말한다.


“그럼 그렇게 하겠소.”

“뭐, 아무튼 5년째 은거만 하다 나와서 더 이상은 가진 독이 없소. 그나마 오래가는 광물독은 태환 아우와의 비무에 다 썼고.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적어도 달포는 걸리고.”

“당장은 전력이 안되겠군. 포로들은 저기 환이가 있는 천막 안에 있소이다. 같이 들어가죠. ”


천막을 걷고 들어간 남궁연과 흑월은 안의 광경에 실소를 금치 못하였다.


서태환은 천막 가운데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고 20명의 흑룡채 인원들은 천막 구석에 모여 앉아서 혹여 서태환의 눈에 띌세라 눈치만 보고 있다.


또한 흑룡채 놈들은 덩치도 산만하고 인상이 마교무리 찜 쪄 먹게 생긴 녀석들이 이제 겨우 소년 태를 벗은 고운 얼굴의 서태환한테 겁을 집어 먹고 있다는 게 더 우스운 것이다.


잠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흑월의 눈에 뭔가가 띄인다.


‘저건..’


흑월은 급히 내공을 실어 소리친다.


“어서 빨리 저들의 포박을 풀고 저 가죽비갑을 벗기시오. 밖에 거기들. 어서 들어오시오.”


놀란 남궁연이 얼른 밖의 무사들에게 외친다.


“거기 전부 이리 들어와라.”


순식간에 들이닥친 무사들과 천막 안으로 들어 온 협객들이 포로들의 포박을 칼로 끊어 낸 뒤 가죽비갑을 벗겨 모은다.


그 때 유유휘도 비갑을 자세히 쳐다 보다 그 정체를 알아차리지만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진 않는다.


“대관절 이게 무엇이오?”


개중 하나를 들어서 살펴보던 서태주가 질문한다.


역시 비갑을 살피던 흑월이 중얼거린다.


“틀림없군. 시간이 없으니 비키시오.”


흑월은 비갑을 한데 끌어 모아 들고 내공을 극한으로 끌어 올린 다음 천막 바깥으로 바람같이 사라진다.


영문을 모르는 모두는 그저 그 뒷모습을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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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5화. 흑룡채(黑龍寨)(5) 21.01.30 766 9 12쪽
14 5화. 흑룡채(黑龍寨)(4) 21.01.29 822 11 11쪽
» 5화. 흑룡채(黑龍寨)(3) 21.01.28 873 11 11쪽
12 5화. 흑룡채(黑龍寨)(2) 21.01.27 898 13 12쪽
11 5화. 흑룡채(黑龍寨)(1) 21.01.26 957 14 12쪽
10 4화. 검은 달(黑月)(5) 21.01.25 1,032 16 12쪽
9 4화. 검은 달(黑月)(4) 21.01.24 1,032 17 11쪽
8 4화. 검은 달(黑月)(3) 21.01.23 1,089 19 12쪽
7 4화. 검은 달(黑月)(2) 21.01.22 1,185 19 12쪽
6 4화. 검은 달(黑月)(1) 21.01.21 1,332 18 12쪽
5 3화. 개사냥(3) 21.01.20 1,358 24 12쪽
4 3화. 개사냥(2) 21.01.19 1,415 22 12쪽
3 3화. 개사냥(1) 21.01.18 1,541 25 12쪽
2 2화. 다시 태어나다. +2 21.01.18 1,760 28 12쪽
1 1화. 다시 죽다. +3 21.01.18 2,099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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