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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글쟁이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반선(回歸半仙)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국룡
작품등록일 :
2021.01.18 09:52
최근연재일 :
2021.01.30 11: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0,230
추천수 :
471
글자수 :
79,744

작성
21.01.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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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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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2쪽

5화. 흑룡채(黑龍寨)(1)

DUMMY

-회귀반선(回歸半仙)


5화. 흑룡채(黑龍寨)(1)




남궁연의 처소에 들어가기까지 주위를 경계하던 태환이 문을 조심히 닫은 후 입을 열었다.


“흑월과 생사투를 하느라 늦었습니다.”


눈에 이채를 띈 남궁연이 물었다.


“자객과의 일대일 결투라..어디 다친 데는 없느냐? 이리 멀쩡히 온 것을 보니 결과는 당연히 이겼겠지? 혹시 죽인 것이냐?”

“아닙니다. 둘 다 멀쩡합니다.”

“자객과의 생사투에 둘 다 멀쩡하다... 힘든 결투였겠구나.. 어쨌든 고생하였다.”

“본가에 가셨던 일은 잘 되셨습니까?”

“장강수로십팔채 본채주 금오조랑 담판을 지었다. 약간의 상납금을 대가로 흑룡채에 지원군을 보내지 않기로. ..”

“금오조란 자도 재물에 눈이 먼 자입니까?”

“흑룡채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이 민심을 잃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결국 거기에 마음이 움직인 건 맞구나. 하지만 본채주와 인연을 맺어두면 장래에 도움이 될 것임은 확실하다. 형님과도 얘기가 다 되었고.”

“그렇군요.. 흑월에게 저를 살해했다는 거짓보고와 또한 흑룡채와의 전투에서 도움을 줄 것임을 약조 받았습니다.”

“그건 또 희소식이구나. 이미 흑룡채의 기습 전략은 시기를 놓쳐 실패하였음이 명약관화하나 너란 전력을 제거했다는 사실은 그들을 더욱 방심시킬 수 있을 터이니. 그리고 천하 오대자객 흑월의 도움이 있다면 천군만마와 다름없구나.”

“이제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상수일까요?”

“모든 준비는 끝났다. 격전지는 청양과 동릉 사이의 대부산(大夫山) 인근이다. 양 쪽을 통하는 관도에서 우리는 수적 떼를 맞아 싸울 것이다. 이미 남궁세가 장문인들이 진법을 펼치고 있으니 백이면 백 우리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겠구나. 거기다 없어진 줄 알았던 너의 존재와 흑월이란 전력까지 더해진다면 모든 것은 탄탄대로지.”

“저희의 목적은 흑룡채의 전멸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 우리의 목적은 흑룡채를 우리 수하에 두는 것. 그로 인해 이 일대에 더욱 우리의 세를 키우는 것이다.”

“저들의 전의를 없애버리는 것이 중요하겠군요.”

“바로 그 것이다. 불필요한 희생은 최소화하고 그 세력만 흡수한다. 한 시진 후 출발할 것이다. 우린 먼저 출발하여 대기를 할 터이니 준비가 끝나면 오거라. 내 너의 소재는 입단속을 해 둘 터이니.”

“네, 잘 알겠습니다. 스승님.”


다시 처소로 온 태환은 잠시 자리에 눕는다.


‘한 시진 후라.. 모든 것이 딱딱 우리의 계략에 맞춰 돌아가고 있다. 스승님은 보다 확실한 결과를 위해 더욱 대비를 하였다. 괜한 걱정은 안하는 게 좋겠군. 흑월은 우리의 결전이 시작되면 때에 맞춰서 올 것인가?’


태환은 잠시 눈을 붙이기로 하였다. 대사가 코앞이지만 지치는 하루였다.


+++++


그 시각 흑월은 흑룡채 개운방을 만났다.


“이리 직접 오실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소이다.”


개운방은 갑자기 찾아 온 흑월을 맞이하여 허둥지둥 하다가 급히 손님 접대를 지시하였다.


“서가의 장남은 내가 방금 없애고 오는 길이오.”


순간 놀란 개운방이 잠시 멈칫하다가 눈을 가늘게 뜬다.


“생각보단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본인은 혹여 제 수하 놈이 거짓을 고한 줄 알고 막 그 놈을 취조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이거 생사람을 잡을 뻔 했군요.”

“아, 만만치 않은 놈이더구만. 그 용력하며 내가 강호무림을 떠돌 때에도 보지 못했던 신기한 무공이었소.”

“맞습니다. 정말 요상한 놈이지요. 저희 흑룡채 안에는 그 놈이 혹 요괴가 아닐까 의심하는 자도 있습니다. 물론 미신을 맹신하는 배움이 일천한 놈들의 무지이긴 하지만 그 용력은 정말.. 하지만 분명 저희랑 같은 숨 쉬는 인간일 뿐이지요. 그 놈 배에는 흑월 대협의 칼이 들어가던 모양이군요. 대단하십니다. 역시. 저희가 뭔가 보상이라도..”

“아무 것도 필요없소. 그저 옛 약조 때문에 움직인 것일 뿐.”


개운방은 순간 맥이 탁 풀리는 느낌이었다. 동생의 원수를 은전 한 푼 들이지 않고 처리하였다. 이런 횡재수가 있는가? 오늘을 결전의 날로 삼으면 분명 운이 따를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순간 개운방은 동패가 생각났다..


“동패를 이리 데리고 와라.”

“존명!”


잠시 후 얼굴이 여기저기 부어 터진 동패가 채주의 방으로 끌려 왔다.


“아이고, 이 얼굴을 누가 이렇게.. 쯔쯔. 내 살살 하라 일렀거늘.. 좀 괜찮으냐?”


방에 들어온 동패는 부은 눈을 억지로 떠 방안을 살피다 흑월과 눈이 마주치자 온 몸을 떨었다.


‘분명 다음에 만나는 날이 내 제삿날이라고 하였는데 어찌 저 자가 여기에...’


“여봐라, 여기 환약 좀 가져와라.”


흑월은 살기를 한껏 담은 전음술로 동패를 겁박하였다.


[쳐 죽일 놈, 포아랑은 어디에 있느냐? 당장 발설치 않으면 널 갈기갈기 찢어죽이겠다.]


동패는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몸이 떨리며 한기가 등골을 타고 쭉 흐르는 걸 느꼈다. 마치 호랑이 아가리 앞에 토끼가 이런 기분일거다.


말을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동패는 안절부절 눈치만 살피고 있다.


“이사람, 한기가 드나. 왜 이리 몸을 떠는게야. 이리 앉게.”


개운방은 자기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동패의 어깨를 눌러 억지로 그것도 하필이면 흑월의 반대편 자리에 앉힌다.


“어허, 괜찮대두. 여봐라. 환약 아직 멀었느냐?”

“여기 가지고 왔습니다.”


분명 가짜일게 분명한 환약상자의 겉에는 만년삼환 이란 글자가 적혀있다.


“자, 자. 이거 하나 씹으면 고통이 싹 가실게야.”


[쳐 죽일놈아. 혀를 뽑기 전에 얼른 씨부려 보아라.]


흑월의 살기어린 겁박에 동패는 눈물마저 찔끔찔끔 흘리고 있다.


“허허, 이런.. 이런 것 쯤이야 자네한텐 아깝지 않아. 어서 먹게.”


개운방은 아예 껍질을 깐 환약을 동패의 입에 억지로 집어 넣고 있다.


[찢어 죽일 놈, 눈짓이라도 보내 보아라. 머리통을 깨버리기 전에]


순간 눈을 부릅뜨고 살기를 날리자 동패는 그만 혼절해 버리고 만다.


“어허, 여봐라. 얼른 의원을 불러서 동패를 살피게 해라. 뭘 어떻게 때린게야. 그러게 도망은 왜 가려고 해서는. 쯔쯔.”


수하들이 급히 들어와 동패를 끌고 사라진다.


“이거, 참. 둘은 구면이시지요? 동패의 누이 덕에 이거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려. 향 후 제가 봐드릴 일이 있으면 좋을텐데..정녕 뭔가 원하시는 게 없으십니까?”


천연덕스럽게 말을 하는 개운방을 물끄러미 쳐다 보다 이내 일어서 버린다.


“아무 것도 필요없으니 난 가보겠소.”

“벌써 가시려고요. 아직 음식을 준비중인데...”

“향후 내 얼굴을 다시 보는 날이 곧 채주의 마지막 날이 될 터이니 더 이상 안 얽히는게 좋을거요.”


혹시나 이 어리숙한 자객을 더 이용할 곳이 없는가 생각하여 끈을 이어 보려던 개운방은 그 생각을 지워버리고 만다.


‘천하 오대자객이라더니 역시 내가 가질 인물이 아니구나. 그리고 저 얼굴은 꿈에 나올까 두렵군.’


“그럼 살펴가십시오.”


-흥.

코웃음을 흘린 흑월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세상엔 괴물이 많구나. 그리고 그 괴물을 잡는 괴물도 있고.. 귀신같은 서태환이 죽었으니 우리 사기도 오를 것이고..에라. 어쨌든 오늘이 길일이렸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그래 오늘이다. 오늘.’


“여봐라, 출진 준비를 하라!”

“존명!”


떠들썩해진 흑룡채 전각 지붕에 흑월이 앉아 있다.


곧 전서구 한 마리가 날아오다 흑월의 머리 위에서 잡아 채인다.


흑월은 전서구의 발에 달린 서신을 확인한 후 다시 놓아준 뒤 주위를 살피다 흑룡채 안으로 잠입한다.


지하에 있는 감옥 근처로 발을 옮기던 흑월은 인기척에 그림자 안으로 몸을 숨긴다.


“저 여자를 어찌 하라던가?”

“곧 출진할 것이니 걸리적거리는 것들은 다 없애라는 지시야.”

“그 자객이라는 자하고 뭔가 인연이 있는 여자 아니던가? 이거 불똥 튀는 건 아니겠지?”

“그 자객은 방금 사라졌고 이제 다시 볼 일 없을거 라던데?”

“그런가, 그럼 후딱 해치우고 우리도 나가세.”

“고 년 왈패지만 그래도 얼굴은 반반하던데 어차피 죽을 거 육보시라도 하고 죽으면 저한테도 내세에 더 낫지 않겠는가? 흐흐.”

“허허, 참. 그럼 빨리 끝내게. 난 싸움 앞두고 부정 탈까 내키지 않으이.”


-덜컹.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잠시간의 실랑이 소리가 들리고 옥 앞에 서 있던 놈이 호기심이 동하여 안을 보려는 찰나 흑월이 움직인다.


-스윽, 툭.


이상한 소리에 막 포아랑을 겁탈하려던 놈이 뒤를 돌아 동료의 목없는 시체를 보고 놀라 소리를 지르려는데 눈 앞이 반짝하더니 곧 비명 지를 기회마저 놓치고 만다.


“당신은?”

“쉿, 긴 말 마시고 옷을 입으시오.”


포아랑은 옷을 주섬주섬 여미고 머리를 매만진다.


“저를 구하러 오실 줄 알았어요.”

“이야기는 나가서 합시다.”


포아랑을 어깨에 짊어진 흑월이 조심스럽게 굴러다니는 머리를 발로 치우고 옥 밖으로 나간다.


출진 준비를 하느라 흑룡채 안은 분주하고 누구 하나 지하 감옥에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


덕분에 쉽게 창문을 통해 흑룡채를 빠져 나온 흑월은 근처 야산으로 올라가서야 포아랑을 어깨에서 내려 놓는다.


“분명 저를 구하러 오실 줄 알았습니다. 어디 얼굴 좀 봅시다.”


흑월은 오랜만에 본 이 여자가 왜 이리 살갑게 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반가운 듯이 흑월의 얼굴을 매만지던 포아랑이 얼굴을 붉히며 말한다.


“제 꼴이 말이 아니지요? 동패란 놈이 절 얼마나 담금질을 하던지 꼭 죽는 줄로만 알았소. 그 놈이 지가 꾸민 일을 발설하던가요? 내 얘기를 듣고 계책을 꾸며 흑월님을 꼬여 낸게지요. 천하의 개 잡놈.”

“어찌 그리 우리의 일을 쉽게 발설하였소?”


찔끔한 포아랑이 눈치를 살피며 말한다.


“저는 아직도 흑월님이 구화산에 계신 줄 몰랐습니다. 본디 여인네들이 입이 가벼우니 너그러이 용서 하시옵소서.”


포아랑은 그와 동시에 살며시 흑월의 품에 붙어 교태를 부린다.


흑월이 포아랑의 양 어깨를 붙잡고 무거운 목소리로 묻는다.


“소저는 어찌하여 아직도 나에게 정을 품고 있는 것이오? 이 얼굴이 흉하지도 않소? 그대를 버리고 떠난 내가 원망스럽지 않냔 말이오? 대관절 이유가 무엇이오.”


포아랑은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한 여자만 바라보는 흑월님의 마음에 감동하여서지요... 제가 헌신을 다하면 그 자리가 제 자리가 될 줄 알았습니다. 본디 사내란 이여자 저여자 가리지 않는 법이라고 하였고 여인 또한 갈대 같다고 하나 안 그런 사람도 있는 법입디다.”


흑월은 그런 포아랑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난 이제 그 한 여자를 놓아주었소. 5년이 걸리더군. 그리고 새로운 삶을 살아보기로 하였소. 또 다시 난 망나니 같이 살지도 모르고 또 당신을 버릴 수도 있소. 하지만 그 모든 가능성을 감안하고도 나랑 다시 살아 보겠소?”


포아랑도 흑월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죽을 목숨을 살려주셨는데 무어 그리 중요한 게 있을까요? 그저 같이 있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흑월은 포아랑에게 작은 옥반지를 건네주었다. 월하향에게 주었던 그 정표였다.


“이 길로 곧장 나가서 청양 서가장에 가 있으시오. 서태환의 이름을 대면 될거요. 가는 길은 안전할 것이오. 난 볼 일이 있으니 일을 마치고 가도록 하겠소.”


흑월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포아랑은 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매만지다 곧 발길을 재촉하였다.


흑월은 흑룡채의 본대를 추격하기 시작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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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5화. 흑룡채(黑龍寨)(5) 21.01.30 766 9 12쪽
14 5화. 흑룡채(黑龍寨)(4) 21.01.29 822 11 11쪽
13 5화. 흑룡채(黑龍寨)(3) 21.01.28 872 11 11쪽
12 5화. 흑룡채(黑龍寨)(2) 21.01.27 898 13 12쪽
» 5화. 흑룡채(黑龍寨)(1) 21.01.26 957 14 12쪽
10 4화. 검은 달(黑月)(5) 21.01.25 1,032 16 12쪽
9 4화. 검은 달(黑月)(4) 21.01.24 1,032 17 11쪽
8 4화. 검은 달(黑月)(3) 21.01.23 1,089 19 12쪽
7 4화. 검은 달(黑月)(2) 21.01.22 1,185 19 12쪽
6 4화. 검은 달(黑月)(1) 21.01.21 1,332 18 12쪽
5 3화. 개사냥(3) 21.01.20 1,358 24 12쪽
4 3화. 개사냥(2) 21.01.19 1,415 22 12쪽
3 3화. 개사냥(1) 21.01.18 1,540 25 12쪽
2 2화. 다시 태어나다. +2 21.01.18 1,760 28 12쪽
1 1화. 다시 죽다. +3 21.01.18 2,099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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