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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방개 님의 서재입니다.

나혼자 네크로맨서로 리메이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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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방개
그림/삽화
아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4
최근연재일 :
2023.06.13 22:05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42,248
추천수 :
2,231
글자수 :
220,752

작성
23.05.14 09:56
조회
3,616
추천
63
글자
10쪽

작가의 권한(1)

DUMMY

솔직히 나는 모른다.

세계는 대체 왜 끝장나버린 건지.

일일 구독자 100명도 안 되는 <멸‧개‧법>이 하필이면 세계 멸망의 시나리오인 묵시록으로 채택된 이유라던가.

내게 유료화 계약을 제안한 이세계 대표는 누구이며 ‘작가의 권한’을 나한테 주는 저의는 뭔지.


이 모든 건 <멸‧개‧법>에는 없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이 세계의 흑막이 뭐든, <멸‧개‧법>의 작가는 나다.

이 세계는 내가 만든 것이니 그 누구도 내게 엔딩을 강요할 수 없다. 이것이 작가의 권한이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첨부파일의 정체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파일을 개봉할 시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파일을 다운로드 하시겠습니까?> (Y/N)


“심각한 오류나 버그가 발생할 것이라······.”


미안하지만.


“그거야말로 내가 진정 원하는 거다.”


<첨부파일 ‘작가의 권한’이 당신에게 다운로드 됩니다.>

<파일을 열어 내용을 확인하시겠습니까?> (Y/N)


“확인.”


+


<작가의 권한>

입수 난이도: SSS

종류: 고유 능력

개요: 작가의 권한은 다양한 스킬이 종합되어 있는 고유 능력입니다. 스킬 레벨이 오를수록 더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세 설명>


+


<스킬 사용 전 상세 설명을 일독하길 권합니다.>

<상세 설명을 살펴보시겠습니까?>


“아니.”


상세 설명 따위는 읽을 필요가 없다.

작가의 권한이 뭔지, 어떻게 써먹어야 하는지 다 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맵핵 같은 거다.

개사기 스킬이라는 뜻이다.


“투시.”


<작가의 권한 Lv.1: 어둠 속에 떠도는 미세한 빛을 증폭시킵니다.>

<작가의 권한 Lv.1: 야간 투시경을 낀 것처럼 사물의 실루엣이 차츰 분명해집니다.>

<작가의 권한 Lv.1: 육안으로 사물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주변이 밝아지면 이 효과는 자동적으로 사라집니다.>


지독하게 어둡던 사방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났다.

포탈지기의 입속은 살아있는 생물의 입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띠고 있었다.


중세 시대의 석탑 안과 유사하달까?

나선형의 좁은 계단이 끝 모를 바닥으로 뻗어있었고, 퀴퀴하며 다소 역겨운 물이끼 냄새가 저 아래서 기어올랐다.


시선을 돌렸다.

맹랑하기 짝이 없던 여자애는 두 평 남짓한 돌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상태창 열람.”


+


<기본 정보>


이름: 예민아

격: 엑스트라

등급: 천재

직업: 마법사


<주요 스탯>


근력: 7

생명력: 8/15

마나: 43/60

정신력: 150(10초당 마나 회복 1.5)

인내력: 3


<직업 전용 스킬>


액티브 스킬: 뇌구 Lv.1, 낙뢰 Lv.1, 뇌전 격류 Lv.1, 마력갑 Lv.1. 마나방패 Lv.1.


<더 많은 정보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권한 Lv.1의 레벨을 더 올려야 합니다.>


+


그녀의 상태창을 확인하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예상대로 천재 등급의 마법사였다.

수련과 전투를 통해 마스터가 된다면 현존하는 모든 마법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대마법사까지······.


“아니지.”


헛된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된다며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천재 등급이라고 해서 다 마스터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쟁취한 예전의 나조차 마스터 등급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마스터에 도달한 자는 오직 한 명.

<멸‧개‧법>의 진짜 주인공, 김오······.


“제길.”


그를 떠올리자 적의가 들불처럼 일었다.

겨우 분노를 가라앉히며 다시 상태창을 응시했다.

이름은 예민아.


무엇보다 눈에 띈 건 마나 회복과 관련된 정신력 수치였다.

무려 150!


“확실히 쓸 만한 칼이긴 해. 문제는 인내력인데······, 3?”


다소 충격적이었다.

마법사는 꽤 강력한 직업이지만 마나 관리가 어렵다.

특히 등급이 높을수록 마나 소모가 심한 스킬을 부리므로 그런 약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그래서 탁월한 마법사는 무엇보다 전투 상황을 읽어내는 판단력, 극한의 인내심을 갖춰야 했다.


“골 때리네.”


인내심이 없어.

잘 흥분하는 마법사만큼이나 상대하기 쉬운 직업은 없는데, 키워도 될까?


“뭐, 시험해보면 알겠지. 며칠만 지켜보자.”


기절한 건지 자는 건지 좀처럼 일어날 줄 모르는 예민아를 툭툭 건드렸다.


“일어나.”


하지만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더 흔들어 깨울까, 하다가 관뒀다.

숙면만큼 마나 회복에 좋은 약도 없다 싶어서.


“상점.”


챙, 하는 소리와 함께 특별한 레이아웃의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상점 사용을 허가합니다.>

<상점은 매일 2회 사용 가능하며 1회당 무료 이용 가능 시간은 3분입니다.>

<3분 이후부터는 유료로 전환되어 물품 구매와 상관없이 상점 이용료를 따로 지불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소유한 코인이 일정 비율로 자동 차감됩니다.>


시스템이 제공하는 최고의 서비스 중 하나가 상점.

저주와 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물품이.

각종 포션부터 일회용 스킬, 아이템까지 없는 게 없는 만물상자이나 아직은 쓸 만한 게 없었다.

사용자의 레벨에 맞춰 랜덤하게 물품을 제시하는 특성 때문인데······, 괜찮다.

나한테는 작가의 권한이 있으니까.


“상점 제약 일시 해제.”


<작가의 권한에 해당하는 명령어가 입력되었습니다.>

<사용 가능한 명령어인지 확인하겠습니다.>

<사용 가능한 명령어입니다.>


<시스템 상점의 상품 랜덤 제시 규칙(식량 탭 제외)을 일시적으로 해제합니다.>

<하급 레벨의 모든 아이템(식량 탭 제외)이 10분간 공개됩니다.>


<주의: 중급 레벨 이상의 아이템 목록은 작가의 권한으로도 강제 공개할 수 없습니다.>

<주의: 중급 레벨 이상의 아이템은 이매망량이 직접 열어주는 상점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제약을 해제하자 상점의 물품 구성이 완전 달라졌다.

시스템에 구비된 모든 하급 아이템 목록이 상품으로 등록되었다.


“스킬 북.”


네크로맨서 전용 스킬 북 페이지가 열렸다.


“시체폭발 Lv.1.”


<스킬을 검색합니다.>

<사용 가능한 스킬입니다.>

<시체폭발 Lv.1의 가격은 3만 코인입니다.>


“3만 코인이라.”


쓸데없이 비싸기는.


“작가의 권한으로 할인 요청.”


<작가의 권한으로 가격 할인을 요청하였습니다.>

<가격 할인 요청 건을 심사 중입니다.>

<심사 통과!!!>


“얼마냐?”


<시체폭발 Lv.1: 300코인.>


“하, 아직도 비싸.”


내가 가진 코인은 60.

이럴 때는 수가 없다. 필요 없는 스킬을 팔아버릴밖에.


“원한갑 Lv.1 판매.”


<원한갑 Lv.1 판매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시스템에서 270코인을 지불합니다.>


원한갑을 판 금액에 내 돈 30코인을 더하여 시체폭발 Lv.1을 구입했다.

세계가 멸망한 후 바퀴벌레만큼이나 흔히 볼 수 있는 게 시체.

사방에 널린 것이 죽음의 흔적이니 그걸 터트릴 수만 있다면 곳곳에 부비트랩을 설치해둔 셈이 된다.


<축하합니다. 시체폭발 Lv.1을 습득하였습니다.>

<현재 보유한 전용 스킬: 되살리기 Lv.1, 뼈창 Lv.1, 시체폭발 Lv.1>

<현재 보유한 범용 스킬: 없음.>


이다음에 고른 건 생명력 초당 회복 포션이었다.

초당 0.1 정도로 겨우 20분 정도만 효과를 내는 제일 하급인데도 10코인.


“회복 포션 다음에는······, 범용 스킬 스크롤, 빙결.”


역시나 10코인을 지불하고 1회용 스킬 스크롤 빙결 Lv.1을 구매했다.

직업에 상관없이 8시간 동안 빙결 마법을 부릴 수 있게 해주는 건데, 탈출하려면 꼭 필요했다.


“마지막으로······.”


식량 탭을 펼쳤다.

초코바 100개가 한정 세일 물품으로 올라와 있었다.

이건 운이 좋았다.


작가의 권한으로도 상점에 걸려 있는 일종의 락, 상품 랜덤 배치 규칙을 풀 수 없는 유일한 물품 탭이 바로 식량 칸.

다른 건 몰라도 이 멸망한 세계의 시스템은, 먹을거리만큼은 절대로 쉽게 내주지 않는다.

식량이 상점에 올라올 확률은 0.01% 이하.


“구입.”


초코바 100개가 인벤토리로 들어온 걸 확인한 후 상점을 닫았다.


“10분쯤 지난 건가?”


포탈지기의 뱃속은 시간의 흐름이 평소와 다르다.

이곳에서의 1시간이 바깥에선 24시간.


슬슬 움직일 때가 됐다. 이번에는 진짜로 예민아를 깨울 참이었다.

발로 툭툭 건드리려는 찰나 하필 저 아래서 불빛이 일렁였다.

왁자지껄하진 않았으나 조심성 없게 떠드는 말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 까르, 까그그, 깍깍.

― 까륵.

― 까아, 까가가까, 까.

― 깍! 깍깍.


쥐새끼가 나무 벽을 파먹을 때 나는 소리와 흡사한 언어라면······.


“고블린.”


순간 인기척이 사라졌다.

나선의 돌계단을 밟는 소리마저 은밀히 빨라졌다.


“내 존재를 알아챈 건가? 하긴 인간 냄새만큼은 기가 막히게 맡는 녀석들이지.”


직전의 전투에서 생명력을 거진 써버린 후라 생명력이 바닥났을 터.

스킬을 남발하면 불리하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회복 포션을 마셔두긴 했지만 아직은 시간이 부족했다.


“어쩔 수 없지, 뼈창.”


<생명력 10을 소모하여 뼈창 Lv.1을 사용하였습니다.>

<현재 생명력 10/57>


허공에서 튀어나오는 뼈창을 움켜쥐었다.

육박전은 네크로맨서한테 어울리지 않는 전투 방식이지만.


“뭐, 재밌잖아.”


피 냄새도 맡고.


“그렇지?”


담배를 꼬나물었다.

칙칙, 불을 붙이자 텁텁하며 쓴맛이 나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폐 속 깊이 빨았다.


<최하급 독이 스며듭니다. 생명력이 미미하게나마 회복됩니다.>

<현재 생명력 10/57>


“정체불명의 지도를 구하기 전에 코인부터 수확해볼까?”


이 세계에선 성장만이 살길이니.

20230514_09391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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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권한(1) +1 23.05.14 3,617 63 10쪽
10 나 혼자 네크로맨서(4) +1 23.05.13 3,749 70 12쪽
9 나 혼자 네크로맨서(3) +2 23.05.13 3,746 73 9쪽
8 나 혼자 네크로맨서(2) +3 23.05.12 3,926 65 11쪽
7 나 혼자 네크로맨서(1) +2 23.05.12 4,209 7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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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회차 시작(4) +2 23.05.11 4,646 88 13쪽
4 2회차 시작(3) +1 23.05.10 4,893 90 9쪽
3 2회차 시작(2) +6 23.05.10 5,363 98 9쪽
2 2회차 시작(1) +3 23.05.10 6,054 107 11쪽
1 운석 엔딩(추신: 프롤로그 아님) +7 23.05.10 7,948 1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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