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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방개 님의 서재입니다.

나혼자 네크로맨서로 리메이크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글방개
그림/삽화
아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4
최근연재일 :
2023.06.13 22:05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42,251
추천수 :
2,231
글자수 :
220,752

작성
23.05.12 08:43
조회
4,209
추천
71
글자
10쪽

나 혼자 네크로맨서(1)

DUMMY

“개진산!”

“왜!”

“저 자식들, 뭉개버려.”

“크핫!”


개진산이 변신했다.

크어어, 짐승 울부짖는 소릴 내지르는가 싶더니 불곰 한 마리가 순식간에 나를 지나쳐 내달렸다.


제법 몸이 근질근질했을 거다.

곰이 되고 싶다던 꿈을 이뤘으니 얼마나 자랑하고 싶었겠는가?


우어어어, 우어!


성난 불곰이 포효하는 걸 들으며 나는 질주 속도를 조금씩 떨어뜨렸다.

뒤따르던 유인나와 나란히 뛰며 그녀가 해야 할 일에 대해 말해줬다.


“길은 개진산이 뚫을 겁니다. 전투가 벌어지면 힐부터 넣으세요. 사제의 기본은 선제 힐입니다.”

“······네?”

“당장 힐 넣으라고요, 개진산한테!”


개진산이 유도 국대 선출이었다고 해도 다수의 각성자와 홀로 싸워 이긴다는 건 무리다.

하지만 사제의 힐을 받는다면?

개진산 혼자서도 능히 10명의 각성자를 상대할 것이다.


내 예상은 정확했다.

이른바 사제 3종 세트를 받은 불곰의 커다란 앞발에 방패든 전사가 바로 뭉개졌다.

싸움에 동참한 다른 각성자들도 쩔쩔매긴 매한가지였다.

비명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으악!”

“컥!”

“사, 살려!”


더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제와 곰 드루.

저 둘의 합을 깨트릴 적은, 적어도 튜토리얼 지역 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저 정도면 그래,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적응 속도 향상 버프에 타고난 자질이 있으니.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제 와 하는 말이지만 사실 유인나와 개진산에게는 미처 말하지 못한 게 있다.

며칠간 오직 홀로 수행해야 하는 나만의 퀘스트가 있다는 걸.


“그래도 혹시 모르니 떨거지들은 정리해줘야겠지.”


홱, 돌아섰다.

역시나 수십 명의 각성자가 급발진하듯 살기등등하게 달려오고 있었다.

파리지옥인지도 모르고 몰려드는 똥파리 떼 같으니.


적의가 솟구쳤다.

성기사였을 땐, 같은 인간을 상대로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었다.

죄의식이 옅어진 건가?


아무리 적이라도 사람을 죽이면 크든 작든 양심의 가책을 피할 수 없건만, 지금은 확연히 달랐다.

그들과의 전투가, 더 솔직히 말하면 이제 곧 맛보게 될 적들의 죽음이 날 미치도록 흥분시켰다.


“적은 적일뿐. 인간인지 마물인지 따질 필요가 없지.”


이빨을 드러내었다면 뽑아버리면 그뿐!


“큭.”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일 줄이야.


“열하나, 열둘, 열셋······, 대충 열일곱 정도인가?”


적을 한 번에 쓸어버릴 방법이 내겐 있다.

다만 그러기엔 몸이 너무 근질근질했다. 튜토리얼은 튜토리얼다워야 하지 않겠나?

수십 년간 습관처럼 돼버린 성기사의 습성을 버리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저들을 시험지 삼아 새로 각성한 직업, 네크로맨서 사용법을 익혀두는 것도 나쁘진 않을 터.


“원한갑!”


스킬 명을 영창하자 피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토록 격렬한 증오심이이라니.

며칠은 굶은 장산범이 냄새나는 침을 흘리며 먹잇감을 노려보듯 갈증과 허기가 북받쳐 올랐다.


<생명력 10을 소모하여 원한갑 Lv.1을 사용했습니다.>

<생명력 수치가 53에서 43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죽은 자의 혼이 당신을 원망하며 들러붙습니다.>


죽음의 기운이 날 집어삼켰고, 나는 점액질의 한기에 휩싸여 차갑고 싸늘히 식었다.


“이젠 내 차례다!”


개진산과 유인나를 등진 채 적을 향하여 질주했다.

제일 먼저 맞닥뜨린 적은 전사였다.

직업 각성 보상으로 받은 칼이 내 머리를 스쳐 갔고 나는 그대로 그의 목을 잡아 내리꽂았다.


쿵, 빠직!


전사의 목뼈가 경쾌하게 부러졌다.

그의 칼을 뺏어 쥐었을 때 또 다른 전사가 괴성을 지르며 돌진해왔다. 칼을 던져 이마를 뽀갰다.

때마침 추적자가 내 옆구리로 단도를 들이밀었다.

슬쩍 피하며 그의 팔을 꺾었고 안면을 쳐 눈알을 터트렸다. 컥, 하더니 그가 대번에 고꾸라졌다.


이만하면 물러날 법도 한데, 그들은 좀처럼 살기를 거두지 않았다.

하기야 저들도 적응 속도 향상 버프의 수혜자들이 아닌가?

72시간에 걸쳐 생존력과 전투 수행력을 급상승시키는 버프를 받았으니 방심은 금물이다.

피 묻은 주먹을 닦는 내게 그들이 외쳤다.


“하, 새끼! 좀 치나!”

“저 자식은 내가 먹는다! 현상금은 내 꺼라고!”

“비켜라! 내 마법에 갈리기 싫으면!”


이번에는 동시다발로 공격이 들어왔다.

가시 박힌 방패가 정면에서 노도같이 밀어닥쳤고 머리 위로는 검이 무지막지하게 떨어져 내렸다.

바닥에서 튕겨 오른 단도가 허벅지를 스쳤으며 땅이 가시처럼 솟구쳐 날 꿰뚫어버리려고 했다.


“대지 계열의 마법사가 있었나?”


적에게 뺏은 방패를 후방의 마법사한테 던져버리려다가 참았다.

이런 육박전은 성기사한테나 어울리는 것 아닌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르되 지금은 네크로맨서의 기술을 써봐야 한다. 일단은······.


“뼈창!”


<생명력 10을 소모하여 뼈창 Lv.1을 사용했습니다.>

<생명력 수치가 43에서 33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죽은 자의 원한이 허공을 찢으며 죽창처럼 솟구칩니다.>


스킬 사용 메시지와 함께 오른손이 벌벌 떨렸다.

흥분했을 때 피가 한곳으로 쏠리듯 에너지가 손바닥에 몰렸다.


우우웅!


쇳덩이를 움켜쥔 것처럼 오른팔이 무거워졌다.

부러진 팔에서 살갗을 뚫고 흰 뼈가 돌출되듯 뼈창이 공중에서 돋아나고 있었다.

팔을 크게 휘둘렀다.

뼈창이 화살보다 더 빠르게 날아가 마법사의 복부를 관통했다.


“악!”


예상치 못한 원거리 공격에 적들이 움찔하는 사이 뼈창을 연달아 소환하여 마구 던져보았다.


<하급 각성자를 죽였습니다. 보상으로 3코인을 지급합니다.>

<하급 각성자를 죽였습니다. 보상으로 3코인을 지급합니다.>

<하급 각성자를 죽였습니다. 보상으로 3코인을 지급합니다.>


“억!”

“어어!”

“윽.”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 문제가 발생했다.


“뼈······.”


<경고!!!>

<경고: 지금 뼈창 스킬을 사용할 시 생명력 수치가 3까지 떨어집니다.>

<경고: 생명력 수치가 10 이하로 하락하면 정상적인 신체활동이 불가능해집니다.>

<경고!!!>


“벌써?”


상태창 상단에 뜬 생명바를 확인했다. 생명력이 약 25%에 불과했다.

딱히 상처 입은 적이 없는데, 원한의 보호막이 멀쩡히 살아있는데 생명력 수치가 겨우······.


“어쩐지.”


뼈창을 쓰고 난 뒤부터 급격히 피곤해지더라니.

확실히 네크로맨서는 써먹기가 까다로운 직업이란 걸, 실감했다.

다른 직업에 비하면 비효율성 그 자체.


“후우, 후우.”


내 거친 숨소리를 들은 적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저 자식, 지쳤어!”

“지금이다, 죽여야 해!”


내 기세에 눌려 꽁무니를 빼려던 자들까지 다시 합세하여 총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원한갑의 보호 능력이 급격히 하락했다.

자잘한 상처가 늘면서 생명력이 줄기 시작했다. 이러다가는 당한다.


“재밌네, 재밌어.”


웃었다.

웃겨서 웃은 건데 이게 적들의 심기를 건드린 모양이었다.


“이 새끼가, 쪼개? 곧 죽게 생긴 놈이 재밌긴 뭐가 재밌어!”


조잡하기 짝이 없는 단도가 내 미간 사이에서 번뜩였다. 확, 들어오는 칼날을 움켜쥐며 말했다.


“이번에 확실히 배웠거든.”

“뭐?”

“네크로맨서는 네크로맨서다워야 해, 그렇지?”

“뭔 개소리야!”

“하나만 묻자, 가장 네크로맨서다운 건 뭔가?”


뭐긴 뭐겠는가?


“되살리기.”


<‘되살리기’는 네크로맨서의 고유 스킬입니다.>

<‘되살리기 Lv.1’ 상세 설명을 확인하시겠습니까?>


“확인.”


적과 대치한 상태에서 상세 설명을 띄웠다.

해골병을 되살리려면 생명력을 얼마나 소모해야 하는지 확인해둘 필요가 있었다.


+


<스킬:되살리기 Lv.1>

종류: 액티브 스킬.

설명: 버려진 시체 혹은 당신의 손에 죽은 자(마물 포함)를 해골병사의 모습으로 되살릴 수 있습니다. 그들은 소멸할 때까지 당신에게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

필요 생명력: 일반 해골병사 10, 정예 등급 해골기사 30.


<더 자세한 설명은 아래를 참조하십시오. 느낌표를 누르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해골병사는 10, 해골기사는 30인가?”


내 말에 적이 눈알을 희번덕거렸다.


“해골, 뭐? 지금 뭔 말을 지껄이는 거냐? 설마 딴짓하냐? 이 와중에!”


하도 시끄럽게 굴어서 팔을 꺾어버린 다음, 움켜쥐고 있던 칼날로 그의 목을 그어버렸다.

새빨간 피가 눈에 튀었다.


“현재 내 생명력은 11.”


생명력 10은 남겨둬야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그 말인즉슨, 해골기사를 소환하려면 생명력을 40까지는 채워야 한다는 뜻.

해골병사를 소환한다면 그전에도 가능할 것이나······, 양보단 질.


“그때까지 버틴다.”


근처에 박혀있던 뼈창을 주워들었다.


“자신 있으면 들어와. 들어와 보라고!”


그들을 도발하며 단숨에 달려들었다.

뼈창이 검과 부딪혀 까아앙, 울었고 뼈창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을 땐 적들의 피가 흩날렸다.


<생명력 수치가 27에서 28로 상승합니다.>

<생명력 수치가 28에서 29로 상승합니다.>

<생명력 수치가 29에서 30으로 상승합니다.>


내렸다가 오르기를 반복한 끝에 드디어 30까지 찼다.

이제 곧 40.


“해골기사 소환까지 대략 3분.”


이를 악물었다.

거친 쇳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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