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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겸

은퇴 후 괴물 플레이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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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겸]
작품등록일 :
2024.07.22 18:38
최근연재일 :
2024.08.11 10: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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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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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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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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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4화. 특성(4)

DUMMY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다시 묻는다.


-보니까 가의신공이라고 고통 내성에 특화된 무공이 있던데······ 그거 배우면 되지 않을까?


-가의신공? ㅋㅋㅋ 그래 함 해봐라.


-내 지인 가의신공 익히고는 매일 쓸 때마다 죽음.


-가의신공은 평소 죽이고 싶은 놈에게 살살 꼬셔서 주는 극독 같은 거 아니었음?


-재수 없는 놈에게 엿 먹일 때나 주는 무공 인정.


-가의신공은 고통 내성 있는 애들도 포기하는 무공임.


-내가 아는 고통 내성인 애들도 싹 다 포기함. 그건 사람이 할 무공이 아님.


도저히 이해가 안 돼서 따지듯이 묻는다.


-와 그 정도라고?! 근데 이게 말이 됨?!


하지만 당연히 대답들은 차갑기 그지없다.


-진심 그 정도임.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사실임.


-진심 배우려면 각오해야 할 듯. 엄청 센 무공이긴 한데 때리는 만큼 본인도 그 센 무공에게 뚜드려 맞는다고 보면 됨. 그냥 자살 무공임.


-그리고 그거 10성 대성하려면 7성 때 리셋해야 하지 않나?


-ㅋㅋㅋ가의신공ㅋㅋㅋㅋ


-그거 정무학관에만 들어가도 쉽게 얻을 수 있긴함. 화이팅. 잘해보삼.


내가 찾아봤을 때도 정파의 정무학관이나, 마교의 마도관, 사도련의 흑천관에 들어가기만 하면 가의신공을 배울 수 있다고 했었다.


알고 있는 정보였지만 그래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ㅇㅋㅇㅋ 정보 감사요.


-ㅇㅋ수고염. 나중에 가의신공 후기 좀여.


-넹!


이야기를 들어 보니 걱정도 살짝 됐지만, 그래도 목표가 생기니 다시 의욕이 불붙기 시작한다.


너무 고통스러워 그 누구도 쓰지 않는다는 무공.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무공은 나 혼자 독점하고 싶었다.


‘인생은 역시 운칠기삼運七技三인가······’


다시 한 번 인생은 운칠기삼이라고 절실히 깨닫는다.


나도 한 때는, 특히 어릴 때 선후배들이 인생은 운칠기삼이라며 네가 잘 나가는 건 다 부모님께 좋은 유전자를 받아서라며, 넌 운빨이라고 장난스럽게 매도 했을 때, 너넨 내 열정과 노력을 모른다며 우스게 소리로 넘겼었었다.


하지만 내 전성기 때 찾아온 그 사고와 오늘의 일을 보니 이젠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휴- 그때 그 사고로 액땜해서 운으로는 자신 있었는데······’


고개를 세차게 젓는다.


이렇게 쉽게 다시 무너질 수는 없었다.


'······아니야 아니야······ 오히려 좋아······'


그래. 인생은 운칠기삼이다. 조금만 바꿔 생각해보면, 원영적 초긍정적 사고로 생각해보자면, 어떻게 보자면 이번에 정말 운이 좋은 셈이었다······


고통 내성을 얻은 덕분에 가의신공이라는 절세 신공을 알게 되었고, 그리고 가의신공의 그 부작용 때문에 천하제일신검이 썼던 신공을 나 혼자 독점하게 되는 거 아니 겠는가?


‘고통 내성 가진 애들도 가의신공을 포기한다고?’


그건 진심으로 오히려 좋았다. 현재 내게 단독 찬스가 온 것 같았다.


만약 내가 가의신공을 대성한다면, 그땐 [특성] 그 딴 거 다 필요 없고 나도 연남천 처럼 당대 천하제일신검이 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진정 적수가 없을 거다. 그런 확신이 들었다.


***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 파티원들을 밖에서 보기로 했다.


게임에서 외관의 변경을 막았기에 솔직히 많이 다르진 않을 것 같긴 했지만 궁금하긴 했었다.


나가려 하자 허은하가 묻는다.


“어디서 보기로 했는데?”


후질근 한 츄리닝을 입고 마치 자기집 마냥 소파에 널부러져서는 벅벅 배를 까고 긁고 있다. 정말 참 보기 좋은 광경이다. 하지만 차마 더 볼 수 없어 고갤 돌리며 대답한다.


“강남역에서 보기로 했어.”


“거기서 뭐 하는데? 설마 술?”


“그래. 술 먹는다.”


“차 가져 갈 거야?”


“아니. 그냥 택시 타려고.”


그때 사고로 다신 안 탈까도 했지만 차를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택시나, 대중교통 타면 또 알아보는 사람들 때문에 그냥 차를 타고 다니기로 했었다.


오늘도 기사님이 혹시나 알아볼까 해서 차 끌고 갈까 하다가, 자의식 과잉 같아서 그냥 모자 눌러 쓰고 가기로 한다.


“적당히 마셔. 괜히 꽐라 돼서 사진 찍히지 말고.”


어이없다는 듯이 허은하를 바라본다.


“야. 너나 잘해. 꽐라 돼서 나 좀 데리러 오라고 난리 친 사람이 누군데.”


“야! 허은호! 언제적 일을!”


“언제적? 겨우 한달 전이다. 암튼 집 정리 잘하고 놀아라.”


“흥! 나도 집에 갈 거거든?!”


그러거나 말거나 난 밖으로 나간다. 아직 3월이라 쌀쌀했다. 때마침 예약해둔 택시가 왔다. 택시에 올라타며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강남역 맞으시죠?”


“네. 강남역 근처 편하신 곳에 내려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중간 정도 갔을까? 하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 벌써?”


참 어이없게도 아직 약속 시간 30분 전인데 나 빼고 다 도착했단다. 얘넨 코리아 타임도 모르나?


“금방 갈게. 그래.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안티들 때문에 사실 커뮤니티를 잘 들어가지 않았었다. 그러다 이번에 얻은 [업적] 때문에 정보나 얻을 겸 오랜만에 들어갔던 거였다.


‘충격적이었지.’


본의 아니게 도훈이 형하고 애들의 신상에 관한 소문을 보고 말았다.


생각보다 셋은 자신의 자리에서 대단한 유명인들이었다.


그 소문에 의하면 도훈이 형은 의외로 진짜 대기업 반도체 쪽에서 일하던 인기쟁이 훈남이었고, 하니, 은서는 고대 경영학과에 다니던 재벌집 딸내미들이었다.


‘기사가 데려다준다 하던데······’


기사가 통학시켜줄 만큼, 어디 그룹 딸내미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잘살긴 겁나 잘산다고 했었다.


뭐 물론 처음 연락 때는 우리 대기업 훈남 도훈이 형이 쏜다고 하긴 했는데, 그 말을 하는 도훈의 형의 목소리가 떨려도 너무 떨려서, 그리고 아무리 부자집 딸내미들이라도 이제 스무살인 애들한테 사라고 하긴 그래서, 그냥 지금도 돈 따박따박 잘 버는 내가 사기로 했다.


10분 정도 지나자 차가 멈춰 섰다.


“도착했습니다.”


결재는 어플로 이미 다 되어있었다.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기사님께 인사를 하고 애들이 기다리는 룸으로 된 술집에 들어갔다. 내 덩치가 심상치 않아서 주목이 되긴 했으나 푹 눌러쓴 모자 덕분에 알아보고 다가오는 사람들은 없었다.


‘예전에는 어떻게 알아본 건지.’


예전에는 이것 보다 훨씬 더 가려도 알아보고 쫓아왔었다. 이번 에덴에서의 활약으로 반짝 다시 관심을 받긴 했으나, 그래도 예번에 비하면 축구 선수 허은호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잊혀지고 있었다.


‘차라리 나아.’


이젠 차라리 무관심이 나았다.


‘······여긴가?’


들어와서 오른쪽 끝에 방이라고 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정겨운 얼굴들이 보인다.


“은호 빠?”


하니는 에덴에서와는 다르게 흑발 긴생머리였다. 눈동자 색도 에메랄드색이 아닌 진한 갈색이다. 하지만 확실히 그 활기 넘치는 상큼한 매력은 여전하다는 거였다.


은서는 에덴에서와 똑같이 흑발 긴생머리에 검은 눈동자였다. 그리고 여전히 냉미녀 느낌이었는데, 그 차갑고 지적인 모습이 은서의 매력 같았다. 이렇게 둘을 밖에서 보니 친자매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겉으로만 봤을 때 닮아 보였다.


마지막으로 도훈이 형은 에덴에서와는 달리 짧고 덴디한 머리 스타일이었다. 그냥 그게 끝이었고 역시 예상대로 훈훈했다.


모자를 벗으며 인사한다.


“하하- 오랜만이라고 해야 하나? 다들 잘 지냈지?”


내가 모자를 벗자 그제야 자신들이 알던 허은호를 본 것 같은 얼굴이다. 반가움을 물씬 풍긴다.


처음엔 근황 토크부터 했다.


“저희 둘도 그 후론 안 했어요. 은호 빠도 기다릴 겸 이번에 얻은 특성으로 어떻게 키울까 계획도 세울 겸.”


“그리고 저희 도와주겠다는 인간들이 지금 사천으로 모이고 있어서, 어차피 기다려야 해서 괜찮아요.”


“나도 뭐 밀린 업무하고 너네랑 같이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지.”


이제 내가 대답할 차례였다.


“너네도 알다시피 내가 특성으로 고통 내성을 얻어서 말이야.”


내 말에 다들 안타깝다는 얼굴들이다. 특히 하니는 당장이라도 울 것만 같이 그 큰 눈에 눈물이 글썽인다.


그 모습이 귀여워 나도 모르게 피식 웃는다.


“그래서 나 정무학관 들어가려고.”


가의신공을 배우기 위해 정무학관에 가기로 했다. 마교의 마도관이나 사도련의 흑천관에 들어갈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시작은 무난한 정파에서 하기로 했다. 마교나 사도련은 애송이일 때 시작하면 극악의 난이도여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는 곳이라 했었다.


진짜 힘이 있을 때 들어가면 최고로 꿀 빠는 곳이긴 한데, 힘 없고 짬 없을 때 들어가면 하루하루가 지옥인 곳이라 했었다.


“특성이 D다 보니까 고수 스승은 무리여서.”


“아······”


자기 일처럼 분해하는 하니에 반해 은서는 무표정으로 덤덤히 차분하게 말한다. 그 모습이 역시 냉미녀 답다.


“잘 선택하셨어요. 정무학관에 들어간다면 좋은 스승과 좋은 무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일단 허은하가 준비해둔 무공으로 시작할 거였다.


‘그런데 심법이 고민이란 말이지.’


원래는 SSS급 특성을 받아서 천하제일고수에게 간택 받을 때까지만, 심법은 이후 다른 심법을 배웠을 때 충돌할 수도 있어서, 심법을 제외한 허은하의 무공을 아주 잠깐만 쓰려고 했었다.


‘하지만 정무학관에 들어가려면 좋은 심법이 필요할 거 같은데.’


정무학관에 들어가려면 각 지역의 입학 시험을 뚫어야 했었다. 근데 그 치열한 시험을 통과하려면 제대로 된 심법 없이는 불가능하게도 보였다.


보통 무인들은 두 가지 이상의 심법을 익히지 않았다. 하나의 몸에 두 가지 마음, 즉 심心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들었던 것이었다. 물론 무당의 양의심공은 두 가지 심법을 유지할 수 있게했으나, D급으로 무당은 택도 없었다.


아 물론 육합공은 예외였다. 육합공은 기초공들 중 하나로 그냥 깔고 가는 심법이어서 딱히 다른 심법들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했다. 뭐 그러니까 튜토리얼 때 공짜로 뿌리던 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육합공으로 과연 입학 시험을 뚫을 수 있냐는 거야.”


“다른 무공은 익히지 않으려구요?”


“다른 무공을 익히긴 익힐 건데, 심법은 정무학관에서 가의신공이라는 심법을 익히려고.”


다들 동대륙에서 무림인으로 플레이하려던 사람들이었다. 어느 정도는 무공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 셋 다 나의 걱정을 이해한 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처음 익히는 심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더라. 여러 가지 섞이면 주화입마 오기 좋데.”


“네. 그래서요. 그래서 육합공으로 시험을 볼까 하는데, 육합공이 아무래도 성능이 조금 떨어지잖아요?”


정무관에서 교관이 한 말이 떠오른다.


“네녀석들이 처음으로 배울 것은 육합공六合功으로 하늘과 땅, 그리고 동서남북의 여섯 방위의 합일合一을 이루는 절대신공絕對神功이다! 다시 말해 육합은 우주를 뜻하니 대성을 이루면 우주를 아우를 수 있다!”


그땐 그의 말을 개무시했지만 지금은 제발 그러하길 간절히 빌었다.


“그래도 육합공이 단전하고 육체를 정순하게 만드는 데는 최고래요. 육합공을 완공한 후에 절정 무공을 익히면 그렇게 효율이 좋을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고민이야. 그냥 육합공으로 버텨서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그걸로 정무학관을 노려야 할지. 아니면 양의심공 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충돌 없는 심법이 또 없나 찾아봐야 할지.”


“은호 빠. 제가 좀 도와줄까요?”


“응?”


“제가 아는 사람이 초창기에 시작해서 현재 좀 고수거든요.”


예나처럼 랭커 비슷한 건가?


“그래서?”


“영약으로 채우면 되지 않을까 해서요. 육합공으로 부족한 내공?”


“아!”


“걱정마세요. 제가 누구 때문에 S급 됐는데. 초반에 좋다는 영약 몇 개 구해드릴게요.”


고맙긴 했지만 허은하가 이미 준비해 뒀기에 굳이 받을 필요는 없었다.


“아니야 괜찮아. 동생이 영약도 구해놨다고 하니까.”


저렙 플레이어들을 위한 패키지 영약 박스가 있었다. 대한민국 10대 길드 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대길드들이 동대륙에서 이 영약 박스 파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길드에서 상단을 통해 팔았었는데, 저렙 뿐만 아니라 심지어 어느 정도 고렙들도 이 영약 박스를 좋아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했다. 그 정도로 플레이어들은 영약에 미쳐 살았다.


그 저렙용 영약 박스가 무려 1억이었다.


아 물론 허은하는 돈이 없다면서 저렙용 패키지 영약 박스를 구하진 못했다.


패키지까지는 아니고 그냥 낱개로 몇 개 구해놨다고 했다.


아무튼.


“에이 영약은 다다익선이죠! 부담가지지 마시고! 저 은호 빠 아니었으면 평생 튜터리얼 하고 있었을 거라니까용?!”


하긴 그건 사실이기 했다. 그때 커뮤니티에서 하니, 은서가 재벌집 딸내미라는 소문이 떠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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