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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겸

은퇴 후 괴물 플레이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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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겸]
작품등록일 :
2024.07.22 18:38
최근연재일 :
2024.08.11 10: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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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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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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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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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화. 시작(3)

DUMMY

“이 캡슐 그냥 너 써라.”


“엥? 왜? 안 하게?”


“아니, 준비 좀 하고 시작하게.”


이 ‘에덴’이라는 게임은 플레이어의 [특성]이 굉장히 중요한 게임이었다.


[특성]은 최초 플레이어 생성 이후 튜토리얼이 끝났을 때 받기도 했고, 플레이 도중 추가로 받기도 했지만 역시 최초 튜토리얼 직후 받는 [특성]이 가장 중요했다.


이 [특성]은 쉽게 말해 플레이어가 가지는 ‘재능’이라고 보면 됐다. 그래서 어떤 [특성]을 받느냐에 따라 쉽게 갈 수도 있었고 어렵게 갈 수도 있었다. [특성]이 플레이어들의 승패를 갈랐던 것이었다.


내가 봤을 때 [특성]은 가챠 시스템, 즉 운빨이었다. 뭐 물론 제작자의 설명은 그 사람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특성 중에 하나를 골라서 부여한다고 하긴 하는데 이것에 대해 말들이 많았었다. 다들 자기랑 너무 안 맞는 거지 같은 [특성]이 나왔다면서.


어쩌겠는가?


세상은 역시 될놈될이고 운칠기삼運七技三이다.


‘물론 난 개사기 특성을 받을 거지만.’


내가 누군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스트라이커였던, 아시아 최초 트레블의 주인공이자 발롱도르 위너 아니던가.


난 분명 개사기 [특성]을 받을 거다. 그런 운명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진짜 혹시 모르니까······’


그런 확신이 있음에도 근데 왜 지금 당장 게임을 시작 안 하고 갑자기 준비를 하려 하느냐면, 지금 내 몸 상태가 좀 거시기 해서였다.


지금 내 몸 상태라면 에덴의 인공지능이 오작동해서 내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똥 같은 [특성] 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운동을 좀 하고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왕 운동할 거라면 차라리 게임 할 때 도움이 되는 걸 할 거고. 이종격투기와 검도를 좀 배워볼까 했다.


‘중국 무술은 안 돼.’


몇몇 플레이어들이 동대륙, 즉 무림에서 시작할거면 검도나 이종격투기가 아닌 중국 전통 검술과 무술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었지만, 중국 전통 검술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 배우기 힘들었었고, 중국 전통 무술 같은 경우는 허은하가 보여준 유튜브에서 이종격투기에게 개발리는 거 보고 바로 마음 접었다.


중요한 건 중국 거 안 배워도 충분하다는 게 정론이라는 거다. 그냥 집 가깝고 한국에서 최고인 분에게 배워도 충분했다.


허은하도 대충 눈치챈 것 같았다. 내가 뭘 걱정하고 뭘 준비하려고 하는지.


하지만 그래도 ‘굳이?’라는 얼굴이다.


“오빠 정도면 그냥 해도 좋은 특성 받을 거 같은데?”


역시 허은하.


내 에이전트 호소인 다웠다. 내 능력과 잠재력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래도 운동 좀 하고 하게. 몸이 너무 놀았어.”


빠방한 배를 보여준다. 일부러 부풀린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남산만 했다.


착!


“악! 왜 때려!”


대답 대신 한숨을 푹 쉬면서 못 말린다는 한심하다는 표정이다.


“그것보다 오빠. 무릎은 괜찮아?“


솔직히 이제 뛸 수는 있었다. 그리고 흐린 날 아니면 그렇게 통증도 별로 없었다.


“격하게는 안 해.”


못 믿겠다는 얼굴이다.


“과연.”


네가 믿거나 말거나 난 할 거다.


“그러니까 어머니, 아버지껜 비밀이다.”


“봐서.”


“뭐? 봐서? 너 저거 가져가기 싫어?”


앗! 하는 표정으로 입을 막고 꾸벅 허릴 숙인다.


“죄송함다! 꼭 지키겠습니다!”


은하의 머리를 토닥토닥 두드린다.


“그래그래. 꼭 지켜라. 난 괜찮은데 괜히 걱정하시니까.”


물론 나도 격투기나 검도 배울 때 다친 왼쪽 무릎이 걱정이 되긴 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구냐는 말이 있듯이 무섭다고 피하기만 할 순 없었다.


‘살살 배우지 뭐.’


최고의 격투기나 검도 선수가 되려는 게 아니었다.


최고의 플레이어가 되려는 거지.


***


그 후로 혹시나 놓친 게 있을까봐, 개인적으로 커뮤니티에 올라온 무림에서의 직업 선택과 육성법에 대해 읽을만한 것들은 싹 다 읽었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읽으면 읽을수록 어느 정도는 검도와 격투기를 익히고 가는 게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소 싸울 줄은 알고 들어가야 튜토리얼 때 [업적 : 수련 따위 필요 없어]를 시도해볼 수 있었다.


이 [업적]은 UFC 전 헤비급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가 튜토리얼 때 어떠한 수련이나 스킬 획득, 그리고 시스템이 초보를 위해 제공하던 [전투 보조 시스템] 없이 곧바로 몬스터를 잡아서 얻은 [업적]이었다.


[업적]의 중요성에 대해 잘 몰랐던 미오치치는 이 [업적]을 시원하게 공개하였고 그래서 개나 소나 다 아는 [업적]이 됐지만, 이 업적을 달성한 플레이어는 몇 없었다.


그만큼 튜토리얼 때 수련을 통한 능력치 상승이나 스킬, 그리고 [전투 보조 시스템] 없이 혼자서 몬스터를 잡는 건 결코 쉽지 않았었다.


‘시스템이 솔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


에덴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솔로 플레이를 탐탁치 않아했다. 몬스터들의 난이도를 높여 초반만큼은 플레이어들이 일부러라도 의도적으로 협동하게 만들었었다.


인공지능이 원하든 원치않든 이 [업적]은 얻으면 무조건 득이었다. [업적]이 주는 보상도 보상이었지만 [특성]에도 대단히 이점이 됐기 때문이었다. 알려지기론 미오치치를 포함해 이 [업적]을 얻은 플레이어들은 대부분이 S급 이상의 [특성]을 얻었다고 했다.


‘무조건 도전이다.’


달성 못하더라도 일단 도전은 하고 보는 게 맞았다.


알고 보니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었다. 자기가 좀 친다는 사람들은 시작할 때 이 [업적] 얻으려고 엄청난 준비를 하고 들어간다고 했었다.


그래서 때아닌 검도장과 격투기 관련 도장들이 호황이라고 했었다.


은하 말대로 난 지는 걸 끔찍이 싫어했다. 심지어 설거지 내기 가위바위보도 말이다.


‘이왕 한다면 제대로 해야겠지.’


어릴 때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 미친듯이 훈련했던 게 떠올랐다. 매일매일 천 번씩 양발로 슛팅과 킥을 연습했었고, 꿈의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 가기 위해 쉬는 날 없이 웨이트도 정말 열심히 했었다.


‘좋았었지.’


행복했었다.


훈련하면 할수록 잘해지고 강해지는 내 모습을 만끽하며 즐겼었다.


물론 그런 내 모습을 몇몇은 변태 같다고 비아냥대기도 했었지만.


‘아무튼 그럼 레벨업하러 가볼까?


집 근처에서 가장 좋은 MMA 체육관으로 갔다. UFC 헤비급 7위나 했었던 신경철 선수가 관장으로 있던 곳이었다.


“아이고 우리 선수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나를 보자마자 알아봤다. 내 팬이라고 했다. 나 때문에 새벽에 잠 못 드는 날들이 많았다고 웃으며 말하신다. 확실히 딱 봐도 내 찐팬 같았다. 다쳤을 때도 응원 보내주신 내 찐팬.


“빡세게는 말고 그냥 자세만 좀 배우려구요.”


“그래도 무릎에 부담이 많이 갈 텐데요······”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는 그에게 씨익 미소 짓는다.


“걱정 마세요. 스파링은 안 할 거니까. 진짜 자세만 좀 잡아주세요. 유튜브로는 제대로 못 배우겠더라구요. 아 그리고 관장님 경험도 좀 들려주시구요.”


“흐음–“


“한 달, 딱 한 달만 배울게요. 신경철 관장님. 꼭 좀 부탁드릴게요.”


내가 무엇 때문에 배우려는 지 눈치 챈 듯했다. 최근에 그것 때문에 관원들이 좀 많이, 아주아주 많이 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야······ 대신 절대, 절대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아셨죠?”


팬이어서 그런지 좀 쉽게 봐주시는 듯했다. 걱정말라는 듯이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네. 약속드릴게요.”


그렇게 격투기 쪽은 여기서 배우기로 하고 검과 관련해서는 또 주변에서 가장 평이 좋은, 세계검도선수권대회 우승자 김승일 사범이 관장으로 있는 검도장을 찾아갔다.


“검도를 배우고 싶어서요.”


“은호 선수가 검도를요······?”


다들 내 왼쪽 무릎이 박살이 났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걱정부터 했다.


“검도는 발구름이라는 동작이 있어서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가는데요······ 음······”


“한 달만 할 거라 괜찮아요. 무리 안 할게요. 자세랑 경험만 좀 배우고 싶어요. 꼭 좀 부탁드릴게요.”


“······”


반응을 보니 관장님은 내 팬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고 막 악플 달던 악플러도 아닌 것 같았지만.


팬이 아니어서 그런지 설득하기 조금 빡셌다. 혹여나 자기 도장에서 내가 또 다칠까봐 굉장히 조심하는 듯했다. 관장님의 마음을 이해했다.


“저 이제 무릎 진짜 괜찮아요. 보세요. 멀쩡하죠? 그리고 저 진짜 무리 안 해요. 저도 이제 다치는 거 진짜 너무너무 싫거든요. 그리고 관장님. 관장님이 보시기에 무리다 싶으면 바로 말씀하세요. 바로 그만둘게요. 네? 관장님. 제발.”


두 손을 꼬옥 붙잡고 간절한 장화 신은 고양이 눈으로 쳐다본다.


"진짜 괜찮다니까요? 그리고 진짜 무리라고 생각되면 바로 말씀하시라니까요? 네? 그리고 저 어차피 여기 안되면 다른 곳 또 갈 거예요. 그냥 사범님이 안전하게 가르쳐 주세요. 네? 제발요."


계속 매달렸다.


조금 불쌍하게 보일 정도로.


그 작전이 통했을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야······ 그럼 진짜 제 말씀 잘 들으셔야 합니다? 아셨죠?"


"당연하죠! 스승님 말씀이신데!"


다행히 마음을 굳게 잡았는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신다.


"저 근데······”


“?”


“여기 사인 한 장만······”


***


한 달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겠지만 짧다면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재능은 재능이군요. 다른 운동에도 이렇게 재능을 보이시다니. 정말 아깝습니다······”


저 말을 몇 번을 듣는지 몰랐다. 축구 말고 격투기를 먼저 했다면 세계를 호령하는 최소 3체급 세계 챔피언이 됐을 거라고 말하면서.


“하하– 과찬이십니다.”


이젠 떠날 때가 됐다. 한 달을 잡은 이유는 무엇보다 무릎이 한 달 밖에 못 버틸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확실히 이젠 한계야.’


무릎이 한계를 보이고 있었다. 지금도 부들거리려는 무릎을 정신력으로 잡아 멀쩡한 척하고 있었다.


“언제든 오셔도 됩니다. 은호 선수.”


처음엔 은퇴한 축구 선수가 갑자기 격투기를 배운다고 하니 많은 회원들이 탐탁지 않게 나를 바라봤었다.


하지만 내가 하루도 빠짐없이 매순간 진지하게 훈련을 하자 이내 그 눈빛이 꽤나 호의적으로 변해 있었다. 그 중 친해진 몇 명은 조만간 밖에서도 보기로 했다.


“네. 관장님. 회비 1년 치 드렸으니 진짜 언제든 올 겁니다.”


가끔 운동하려고 1년 치를 선불로 냈다.


“하하! 넵! 꼭 오셔야 합니다! 꼭!”


그렇게 작별 인사를 하고 이번엔 검도장으로 갔다.


검도장에서도 관장님께 마지막 가르침을 받고 작별 인사를 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여기도 다름이 없었다. 처음엔 뭔가 내가 검도를 모독하고 있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이제는 나를 인정하고 호의를 보였다. 여기서 친해진 녀석들도 밖에서 보기로 했다.


“은호 선수. 정말 고생 많았어요.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정말 잘 참고 버텨줬어요.”


관장님은 내가 오전에 런닝부터 시작해 격투기와 검도를 함께 배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 관장님 덕분입니다.”


“아니에요. 은호 선수의 재능과 노력 덕분이죠. 그리고 언제든 환영이니 언제든 검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면 찾아오세요.”


“감사히 말씀 따르겠습니다.”


여기도 1년치를 선납 했다. 당연히 언제든 궁금한 거 생기면 갈 거다.


그는 흐뭇한 얼굴로 정중히 인사하는 내 어깨를 툭툭 쳤다.


그렇게 훈훈히 검도장에서도 나온 나는 곧바로 현준에게 전화했다.


–다 끝남?


“그래. 다 끝났다. 대기 타고 있나?”


–당연하지. 야 근데 너 진짜 대단하다. 어떻게 그걸 다 하냐.


진지 근엄한 목소리로.


“우리 맨유 레전드 박유성 형님께서 말씀하셨지. 실력이 떨어지면 남들보다 더 노력해서 극복하면 되는 거라고. 무엇보다 필요한 건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오–


“알아 들었냐? 후후–“


–그래. 니 똥 굵다. 아무튼 어서 오기나 해라.


“그래. 금방 간다.”


그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벌써부터 술 땡기네.’


미친 듯이 노력해 체지방률을 10%로 맞췄다. 다시 말해 한 달 동안 그 맛있는 것들과 술을 다 포기했었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오늘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앞서 은하, 예나, 현준과 죽음의 술 파티를 하며 마지막 점검을 하기로 했다.


작가의말

이번 일요일에 어떡해서든 연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ㅠ

저도 진짜 잘 써보도록 노력 많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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