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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겸

은퇴 후 괴물 플레이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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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겸]
작품등록일 :
2024.07.22 18:38
최근연재일 :
2024.08.11 10: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3,801
추천수 :
94
글자수 :
107,324

작성
24.08.02 00:05
조회
173
추천
5
글자
12쪽

11화. 특성(1)

DUMMY

남자 둘은 눈이 좀 쳐져 느끼하면서도 덩치가 커서 운동 좀 했던 것처럼 보였다. 여자 둘은, 둘 중 한 명은 우리 여성 플레이어들 만큼이나 미인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오히려 좀 남자처럼 보여 중성적이었다. 둘 다 날카롭고 매섭게 생겼었다. 여성 플레이어임에도 우리 여성 플레이어들과는 다르게 칼 좀 쓰게 생겼었다.


뭐 외모는 그렇다치고 이제 마무리해야 하는데 말 걸어오니까 상당히 귀찮았다.


그때 우리 중 가장 순해 보이는 하니가 나선다.


“네. 저희가 잡았어요. 왜 그러시죠?”


남자들이 하니를 보고는 소란을 피운다.


“아니 저분은!”


“원석아! 내 말 맞지?! 허은호 그 여미새 새끼가 데려간 차세대 무림오화 중 한 분! 맞지?!”


“맞네! 옆에 전지연 닮은 분도 있는 거 보니까 진짜 맞네!”


“?”


나와 도훈이 형은 “이게 뭔 개소리야?” 하는 반응이다. 하지만 우리 두 여성 플레이어들은 아니었다. 얼굴이 빨개지긴 했지만 표정은 덤덤했던 게 예전부터 이러한 논란?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하니가 좀 창피하다는 듯이 손을 저으며 말한다.


“에이. 무림오화까진 아니에요. 저희는 그냥 일반 대학생인걸요.”


“아닙니다! 그때 제가 도와드리지 못해서 얼마나 후회했었는지 모릅니다!”


“맞아요! 저도 그때 대체 왜 망설였는지! 당시 SP4412에 있던 모든 플레이어들이 그 사특한 허은호한테 빼앗겨서 얼마나 비탄에 빠졌었는지!”


이런 빌어먹을 새끼들이 본인을 앞에 두고······


내가 빡이 쳐서 뭐라고 하려고 하자 가장 어른인 도훈이 형이 나선다.


“저기요. 너무 무례하신 거 아닌가요? 그리고 뭐가 은호가 빼앗아가요. 그냥 서로 뜻이 맞아서 같이 게임 한 것뿐인데.”


이 후레자식들은 딱 봐도 가장 연장자인 도훈이 형이 말했음에도, 어디서 개가 짓냐는 듯이 가볍게 무시하고 나를 향해 지껄인다.


“아 그러고보니 허은호도 있었네.”


“그러게. 덩치만 산만해 가지고 뭔가 했네.”


이건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튜토리얼때 PK는 안 되지만 PVP는 됐었다. 다시말해 바로 이런 상황 때 써먹으라고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깔끔하게 팔이나 다리 하나 병신으로 만들어 주기로 한다.


“이 새끼들이-”


내가 나서려고 하자 저 병신들과 함께 온 여성 플레이어들이 선수쳤다. 미간을 대단히 찌푸린 게 기분이 매우 언짢아 보였다.


“그냥 가자. 무슨 볼일이 있다고 여기 있어?”


“맞아. 불곰 잡은 거 확인했으니 그냥 가자. 우리도 어서 튜토리얼 마무리 해야지. 우리 거나 하자.”


지들이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했다. 그렇지만 진짜 빡치긴 했었지만 그럼에도 그냥 가길 바란다.


‘그래. 잘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가라. 그럼 봐준다.’


좀 개 같은 녀석들이긴 했지만, 상당히 귀찮았으니까 여기서 그만하고 떠나면 봐주자고 그렇게 속으로 다짐했다.


하지만 역시나 개새끼들은 개새끼들이다. 지들 파티원들이 말했음에도 역시나 무시하고 하니와 은서에게 찍접댄다.


“잠만 좀 있어봐. 아직 여유 있잖아. 저기 실례지만 성함 좀 알려주세요. 네. 두 분 다요. 친추하게요.”


“이것도 인연인데 그냥 좀 알려주세요. 앞으로 우리가 무림을 이끌어 갈 건데. 아마 자주 만날 걸요?”


하아- 또 한숨 쉬게 하네.


“야. 그냥 좀 맞자.”


나는 현재 튜토리얼 절정 고수였다. 저것들 정도는 손쉽게 처치할 자신 있었다.


하지만 고수를 알아볼 눈이 없는 건지 내 말에 키득키득 비웃으며 비꼰다.


“하핫! 와 역시 허은호! 소문대로 역시 주제 파악 못하는 미친놈이었네!”


“내가 말했잖아. 개병신이라고. 그리고 하! 진짜 어이가 없네. 어디 한물 간 새끼가. 네가 뭘 할 건데? 뭘 할 수 있는데? 이 무릎 병신이.”


그때 예쁜애가 뒤로 빠지면서 냉랭하게 말한다.


“5분 줄게. 빨리 해결해.”


나머지 한 여자도 마찬가지다.


“맞아. 빠져있을테니 어서 끝내.”


여자까지 혼내 주기엔 찝찝했는데 뭐 잘 됐다. 도훈이 형에게 말한다.


“형. 그냥 애들만 지켜줘요. 이 발정난 개새들 저 혼자서도 충분할 거 같으니까.”


도훈이 형도 상당히 빡쳐 있었다. 검을 잡은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진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지금과 같은 전투 때는 냉정해야 했다.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본인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리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괜찮겠어? 특성에 지장 없겠어?”


“오히려 그냥 넘기면 시스템이 더 병신처럼 볼걸요? 이런건 그냥 넘어가선 안된다구요.”


딱 봐도 나에게 자격지심 있는 놈들 같았다. 특히 한 발 더 앞으로 튀어나와 눈깔 부라리는 저놈이. 그 병신 같은 것에게 묻는다.


“야. 너 나 어디서 봤었냐?”


“어디서 뭘 보긴 새끼야. 이 새끼는 가만보면 지가 진짜 잘난 줄 안다니까? 맨유도 운 좋게 들어가 놓고.”


아하-


한쪽 입꼬리를 올린다. 맨유 얘기하는 거 보니까 딱 감이 왔다.


“운 좋게? 넌 운 좋게 트레블도 하고 골든슈도 받고 발롱도르도 타나보지? 야. 너 설마 선출이냐? 맞지? 선출이지?”


그 말이 발작 버튼이었는지, 심지어 말까지 더듬으며 버럭 소리친다.


“뭐, 뭔 개소리야!”


“딱 보니까 프로도 못 간 선출이네. 부모님 등골만 빼먹은 놈 같은데 맞지? 등골 브레이커? 딱 대딩 때까지만 촌지로 어찌어찌 갔던 병신 같은 놈. 맞지?”


부들부들!


심각하게 몸이 떨리는 거 보니 내 예상이 정확했다. 이 못난 녀석은 100% 선출이다. 중고딩 때 나한테 발려서 자격지심이 장난 아닌 놈.


이런 놈은 내가 잘 안다. 지딴에는 동네 조기 축구에서 선출이라고, 지가 남들보다 살짝 잘한다고 회비 안내고 깝치면서 선민 사상으로 분위기만 개판 내는 개민폐 새끼. 분명하다.


“아하- 그래서 그런거네. 나한테 발려서 안티 된거네. 그럼 우리 한 번 만났겠지? 중딩 때냐? 아님 고딩 때? 난 고딩 졸업 후 바로 맨유 갔으니까······ 대딩 때는 못 만났을 거고. 안 그러냐?”


너무 부들부들 대니까 오히려 옆에 동료 놈도 안절부절 못했다.


“원석아 무시해······”


동료라는 놈도 걱정됐는지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그게 쉽게 되겠나?


“······죽여버리겠어.”


“죽여봐. 죽여보라고.”


하지만 바로 덤비지는 않았다. 대신 고개 돌려 지 동료 놈을 본다.


그리고 둘이 눈빛을 보내며 서롤 바라보며 가만히 있는데, 귓말로 뭔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딱 봐도 귓말로 대화하는 것 같아 직접적으로 말한다.


“야 게이처럼 니들끼리만 귓말하지 말고 이제 좀 덤벼라.”


그 말에 그제야 고개를 나로 돌리고 검을 두 손으로 제대로 잡는다.


“역시 허은호 씨발놈. 사람 긁는 건 예나 지금이나 잘하네.”


“이게 긁는 거냐? 팩트만 말하는 건데?”


“팩트는 지랄.....”


두 사람 다 중단세 자세를 취했다. 삼제검법이 딱히 자세가 없던 탓에 검도 자세를 기본으로 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았다.


반면 나는 둘과 상대해야 했기에 중단세 보다는 몬스터 상대할 때 주로 쓰던 오른발과 오른손을 뒤로 뺀 오소독스 자세를 취한다. 검은 오른손으로 쥐었다.


“자세 봐라. 어디서 시발 본 건 있어 가지고.”


“원석아. 한물간 새끼가 뭘 알겠냐?”


둘이 하나에게 덤비는 주제에 말은.


하아-


저 병신 같은 것들 보자 마자 불안하더니만.


‘시간 낭비 오지게 하네.’


이제 진짜 곧 [특성] 뽑는 시간이었다. 도대체 어떤 SSS급 [특성]이 나올지 너무나 기대 됐고 궁금했었다. 그런데 이런 밥버러지들 때문에 내 천금같은 시간을 낭비하다니.


솔직히 진심으로 이해가 안 갔다. 이새끼들도 지들도 튜터리얼 절대 고수라고 생각하는 걸까? [업적]도 못 딴 허접들이?


이 녀석들 본게임에서도 백퍼 주제 파악 못하고 여기저기 시비 걸고 다닐 거다. 그땐 병신이 아니라 사망 엔딩을 보게 되겠지. 그러니 지금 좀 고쳐주기로 하자.


'그래. 불쌍한 중생 계도해 준다고 생각하자.'


평소 못했던 봉사활동 지금 하기로 한다.


“안 올 거냐?”


대답이 없다.


이 짜식들도 막상 나랑 붙으려니까 쫄은 거다.


“그래? 그럼 내가 갈게.”


탓!


땅을 박차고 내 앞으로 나와 있던 선출 놈에게 먼저 튀어간다.


내가 튀어나오자 태산압정으로 날 내려치려 한다. 동시에 동료라는 놈은 선인지로로 날 찔러왔고.


튀어나가며 경로를 바꿔 태산압정의 영향에서 벗어난다. 자세를 더욱 낮춘다. 놈의 다리를 향해 검을 횡소천군으로 휘두른다.


“?!”


내 말도 안 되는 스피드에 경악한다. 삼재보로 피하려고 하지만 늦었다.


촤아아악-!


“크아아아아악! 이 비열한 새끼!”


왼 다리 하나 잘랐다. 그럼 끝난 거나 다름없다. 곧바로 멈춤없이 당황하는 두번째 놈에게도 돌아뛰어가 다시 한 번 횡소천군으로 검을 휘두른다.


“앗!”


깡!


어찌어찌 막아내지만 내 속도가 붙은 검을 쉽게 쳐낼 수 없다. 검이 튕기며 검을 든 손이 하늘 높이 올라가자 태산압정으로 검을 내리 긋는다.


촤아아악-!


팔 한쪽 잘랐다. 이러면 둘 다 리타이어다.


휙-!


등뒤에서 검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앞으로 날라서 피한다.


촤아악-!


하지만 섬전 같은 검격이라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등이 화끈 한 게 베였음을 깨닫는다.


“이걸 피해?”


여성 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다. 둘 중 예쁜애가 나선 것이었다. 단 일검에 저 두 남자 놈들보다 고수라는 걸 깨닫는다.


천천히 등을 돌리며 묻는다.


“거기도 나서게? 난 여자라고 봐주진 않는데?”


물론 고수면 환영이었다. 호랑이 못 만나서 온몸이 근질거렸으니까 말이다.


내 흥분한 얼굴과 도발적인 말에 피식 한쪽 입꼬리를 올린다.


“왜? 안 나서면 봐주나?”


“여기서 끝내면? 이 정도는 간지럽지도 않아서 말야.”


그때 분위기 파악 못하는 선출 놈이 우리의 그 훈훈했던 분위기를 깨부순다.


“혜인아! 저 개새끼 말 듣지말고 그냥 조져! 죽여버리라고!”


“맞아! 너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어! 별거 아니라고!”


그런 두 놈을 예쁜애는 진심으로 한심하게 쳐다본다. 생각보다 그리 친해 보이지 않았다.


“병신들. 그럼 니들이 처리했어야지. 여자에 미쳐가지고는.”


그 시리도록 차가운 말에 대단히 당황해한다.


“혜, 혜인아!”


그러거나 말거나 예쁜애는 여전히 냉담하다.


“닥쳐. 이름 부르지마 역겨우니까.”


그리고는 옆에 있던 다른 여자애에게 말한다.


“가자. 보람아. 저 병신 새끼들은 그냥 버리자.”


두 남자 놈은 직감했다.


진짜 버리고 갈 거라는 걸.


“정혜인! 야 혜인아!"


“그래도 우린 같은 길든데!”


그러거나 말거나 날 잠시 바라보더니 두 남자 놈들을 두고 떠난다.


나도 예쁜애의 등을 잠시 바라보다 이 촌극을 끝내기 위해 바닥에 쓰러져 부들부들 거리는 녀석들을 본다. 발악하듯 목청껏 소리친다.


“이 씨발 허은호! 우리가 어디 길든지 알아?! 화란 길드라고! 대한민국 10대 길드 화란 길드! 우리 길드가 절대 용서치 않을 거다!”


“천라지망을 펼칠 거다! 동대륙에선 숨도 못 쉬게 만들어 주겠다!”


하아-


진짜 한숨을 안 내쉬려고 해도 안 내쉴 수가 없다.


도대체 왜 이런 새끼들은 마지막엔 ‘두고보자’, ‘절대 용서치 않겠다’는 등 다 쓸데도 없는 말들을 지껄이는 걸까?


“병신들. 끝까지 지랄이네. 좋아. 그럼 나도 경고 하나 할게. 동대륙에서 혹여나 날 만날 거 같으면 무조건 도망가라. 거기선 진짜 그냥 죽이진 않을 거니까. 그땐 내 그림자 아니, 내 이름만 들어도 지릴 정도로 만들어 줄게. 명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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