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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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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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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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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Story. 2 Inaccurate

DUMMY

월영이 그리 답을 하자마자, 해골은 마치 살아있기라도 한 것인지 그의 대답에 의문을 던지듯 물었다.



[...그것이...정답인가...?]




"그렇다."




하지만 약간의 유예라도, 조금의 생각이라도 더해볼 심산따윈 없는지 월영은 즉각 대답했다.

그런 그를 시험하듯이 해골에선 설득하는듯한 음성이 재차 흘러나왔다.




[잘...생각해...보아라...그대가 말한...것이...오답일...경우엔...천칭은...기울어져...결코 지혜의 보고에...입장할 수...없을 터이니...]




"내 답에는 한치의 이의도 없다."




[...]




단호한 대답이 재차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해골은 불현듯 안광을 꺼뜨렸다.

월영이 말한것이 오답이기에 재차 기회를 주었건만, 자만심에 기회를 걷어차고 일을 그르쳤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듯이 더는 음성도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당황하거나 치졸한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 되려 팔짱을 낀채 묵묵히 해골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그렇게 3분내지의 시간이 흘러갔다.




[....정답,이다...!]




불현듯 꺼졌던 안광이 다시금 붉게 타올랐다. 곧이어 해골에서 나지막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진정으로 현명한 존재는 오로지 자신의 생각을 관철할뿐, 주변의 말에 함부로 휘둘리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이것 역시 시험의 일종이었던 것이었다. 만일 월영이 당황한 모습을 보이거나 기회를 다시 달라는 둥의 말을 지껄였다면, 정말로 해골은 다시 응답하지 않았을 터였다.




[진정으로 현명한 존재여...그대는 지혜의 보고를 열람할 충분한 자격이...있도다...들어가서...그대의...욕구를...채울 지식을...얻도록 해라...그리고 명심하고 또 명심하라...천칭은 결코 한 쪽으로...기울어져서는 아니된다는 것을...! 그대의 천칭이 기울어지지 않았는지...더는 균형이 깨지지 않게...언제나 주의하라....]




쿠그그그극---!




해골은 무언가 의미심장한 몇마디를 남기며 문을 열어주곤 금방 잠에 빠지듯 안광을 꺼뜨렸다.




"잔소리가 끝까지 많은 수문장이군."




하지만 월영은 그말을 듣는둥 마는둥하며 곧장 문 너머로 향했다. 흐릿한 검은 안개가 잔뜩 껴있던지 말던지 결코 그의 발걸음을 주춤거리게 할 수는 없었다. 그는 눈을 부릅뜬채로 검은 안개 속을 거침없이 헤치고 나아갔다.




[훌륭하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굴하지 않는 발걸음...아니...오직 충성심인가....마치 대나무와 같도다...허나 명심하라...뻣뻣한 것은 때론 꺾이기 마련...때론 유연하게 행동하라...]




아까 전의 해골과는 또다른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어오는 순간 눈앞에 짙게 드리워져 있던 흑안개가 앞으로 발걸음을 내딛을때마다 서서히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




흑안개가 희미해지는 광경을 보고도 월영은 갑작스레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얼굴에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잔뜩 뒤섞여있었다. 저 목소리가 속내를 꿰뚫어 본 듯이 자신에게 충고를 건네었다는 점이 그의 포커페이스를 무참히 깨뜨린 것이었다.

해골이 건네는 잔소리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정말 아니었다. 자신의 마음속을 한번 들어갔다가 나온 것만 같이 현재의 상황의 정곡을 꿰뚫는 발언이었다. 월영은 존재조차도 알 수 없는 존재가 마치 자신을 발가벗기듯 내려다보고 있었다는 이유있는 불쾌감과 더불어 이곳이 대체 무엇을 했던 곳이었는지, 사벨레인은 어째서 이곳을 찾아왔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점점 깊어진 것을 느꼈다.




'....'




월영은 가만히 멈춰서서 그저 입술을 비틀어 보였다.

그 조그마한 행동에는 방금 전의 일이 정말 마음에 안들었다는 것과, 헤아릴 수 없어만 가는 의문점에 대한 불만스러움이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었다. 그는 물끄러미 자신의 신발끝을 잠시 내려다보았다. 별다른 뜻은 없었지만, 착잡한 마음이 잠시나마 닳은 발끝에서 드러나는듯 했다. 이어 그는 다시 고개를 들어 전방을 바라보고는 성큼성큼 앞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앞에 드리워진 흑안개가 서서히 희미하게 걷혀가며 이내 말끔하게 사라져갔다.

암운이 걷히자 그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정말로 세상 온지식이 총망라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만큼 저 끝까지 뻗어있는 수많은 책장과 하나같이 전부 빈틈없이 꽂혀있는 도서들. 조금 과장을 보태기는 했지만 실로 대단한 광경인 것엔 변함이 없었다.




'여긴 정말 지혜의 보고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어보인다. 이토록 방대한 분량의 책이 있는 장소가 있다니...하지만 어째서 사벨레인 님은 이곳에...?'




정보가 필요하다면 마왕군 정보부에 찾아가면 될일, 그런데 어째서 그녀는 굳이 이곳에까지 찾아와서 정보를 탐색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전에 이곳의 존재는 어떻게 알고 온 것일까. 물어보고 싶은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분명 무언가 큰 뜻이 있으시겠지만...도저히 여쭤보지 않고는 내가 못견디겠군.'




일이 좋게좋게 끝나길 바라며 주변을 둘러보던 도중, 문득 꽤나 멀리 떨어진 책장 쪽에서 꾸물대는 누군가의 아주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저건 설마...?'




오묘하게 빛나는 화사한 백금발, 멀리서도 눈에 띌 정도로 건강미를 자랑하는 은은한 구릿빛을 띠는 피부. 무엇보다도 입고있는 주체가 군단장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황금 장식이 달린 검은 옷가지. 거기까지 뇌에 정보가 들어오자, 벌써 판단을 끝마친 뇌는 이성이 채 말리기도 전에 입을 움직여 말을 내뱉었다.




"-사벨레인님, 정말 맞으십니까?"




황급히 입을 다물기는 했지만, 이미 말은 내뱉어진 후였다.

* * *

지혜의 보고에서 한동안 고서들을 쓸어담던 사벨레인은 현재 한가지 책을 펴고 읽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황금색이었기에 고급스러움을 넘어 너무 부담스럽고 사치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책의 표지엔 어떤 인물이 앞에 검을 띄워놓고 명상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 책의 이름은 다음과 같았다.




['검으로 쓰는 전투술' 이렇게 하면 된다! 단기 속성 '칼날비' 수련법]

[저자 - 금명상]




그녀가 어째서 그런걸 보고 있는 것인지 의아할 수도 있었다. 사벨레인은 검은 커녕 주먹과 신성력을 이용해서 싸우는 무투가 계열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사실을 당연 모를리 없는 그녀가 굳이 저 책을 읽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단지 그것이 고서였기에 읽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에 와선 그 누구도 익히고 있지 않을 것이 분명한 실전되버린 고대의 전투술이라는 점이 (누군가 익혔었다면 분명 정보가 들어왔을 터였다.) 관심을 끌었던 것이었다.




"...뭐가 뭔지는 잘모르겠지만 되게 화려하네?"





비록 전체적인 내용은 검에 문외한인 사벨레인으로썬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이 책을 쓴 저자가 그런 이들도 배려한 것인지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었기에 대강 어떤 식인지는 알아보는게 가능했다.

고작 검격 한번을 내질렀을 뿐인데 수많은 칼날이 비처럼 내리는 모습이 꽤나 자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흐음...카를라일이 흥미로워 하겠는데...?"




확실히 카를라일은 검사로써 올라갈 수 있는 최대의 경지까지 도달했으니, 이것을 익히는데엔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몰랐다.

물론 그녀가 이 책을 진지하게 탐독했을때의 이야기지만. 나름 할 것도 없으니 한번 시도쯤은 해보지 않을까.




"-사벨레인님, 정말 맞으십니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책을 넘겨보던 도중, 그녀의 귓가를 파고드는 아주 익숙하고도 당혹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실을 묻는듯한 어조이지만 사실상 그 안쪽엔 확신으로 가득한 모순적인 감정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정신빠질 일들이 하도 많이 일어나는 바람에 깜빡 잊어먹고 있었던 것이 머릿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다시금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이..이 목소리는 월영이잖아?'




사벨레인은 깜짝놀라 고개를 황급히 뒤로 틀었다.

설마하는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지금 드는 생각은 어째서 월영이 이곳에 있냐는 것이었다.




'설마...벌써 지원군이 출발한건가? 밖에 벌써 해가 떴나? 아니, 그보다도 여긴 대체 어떻게 찾아낸거야? 야영지랑 가까운 곳이었나? 아니면 원래 알려진 장소였나? 게다가 왜 혼자서만 온거야? '




오만가지 생각이 맹렬하게 서로 뒤섞이기 시작했다.

월영이 그녀 자신을 찾는 것까지는 분명 납득 가능한 범위였다. 허울뿐이나 다름없다곤 하지만 어쨌든 사벨레인은 1군단의 대표이자 월영의 상관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었는지는 그녀가 이해할 수가 있는 범위를 아득히 초월해버린 것이었다. 이런 사벨레인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월영은 그저 발걸음을 이리로 옮길 뿐이었다.




"잠깐, 잠시만 거기서 멈춰 월영."




그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사벨레인은 당혹스러워하다 약간 가시돋친 어조로 말했다. 본의는 없었으나 너무 당황하였기에 저도 모르게 그런 투가 나온 것이었다.




"예."




하지만 그런 것에 딱히 연연하지 않는 월영은 순응하며 사벨레인의 말대로 걸음을 멈추었다.

그가 다가오는 것을 멈추자 사벨레인은 몸을 돌려 이어 말하였다. 그녀는 안전거리를 두고 차근차근 의문을 풀어나갈 셈이었다.




"월영, 여긴 대체 어떻게 찾아온거지?"




"야영지 근처 숲 일대를 전부 뒤졌습니다."




'맙소사...' 월영이 그런건 별 것 아니라는 투로 대답하자 그녀는 갑작스레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매사에 진지하고 솔직한 월영의 성격상 필히 근처 숲을 전부 뒤져가며 자신을 찾으러 왔다는 말엔 한치의 거짓따윈 없을 것이었다.

그걸 잘 알고있는 사벨레인을 살짝이나마 감동시킬만도 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번 품은 의구심이 사라지는 것까지는 아니었다.




'야영지 일대를 전부 뒤져서 여길 찾아왔다는 것은 그렇다고 치지만, 어째서 월영 혼자만 여기에 온거지...?'




그녀의 의구심은 월영이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닌 월영 '혼자서'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이곳이 대체 어떤 곳인줄 알고 혼자서 막 들어올 수가 있을까. 매사에 깐깐한 성격만큼 준비성이 철저한 월영이기에 이곳에 대한 확실한 정보가 없다면 움직이지 않았을 터였다.

즉, 지금 월영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정말 그녀 자신을 찾기 위해서 이곳에 대한 정보가 없음에도 망설임 없이 들어왔다는 의미가 되었다.




'이상적인건 단연 후자겠지만...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볼땐 전자겠지.'




사벨레인은 방금 전까지의 당황은 잊고 냉철하게 생각했다.

기억대로라면 분명 마왕은 회의때 가는 길에 그녀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지금 눈앞의 월영이 자신을 죽이기 위한 임무를 맡은 암살자라고 단정은 짓지 않아도 염두에 두어야만 했다.

아무리 근 10년간을 부하와 상관의 관계로써 지속하여 미운 정이라던지 그런게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보다 높은 상급자의 명령인 것이다.

더욱이 요새 그들간의 여러가지 일들이 겹치고 겹쳐 관계가 상당히 악화되어있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였으니, 순순히 경계를 풀었다간 한순간에 세상과 영영 이별할 수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월영."




한동안 고민하던 사벨레인은 나지막하게 월영을 불렀다.

그녀의 부름에 월영은 고개를 숙이며 사무적인 태도로 대답했다.




"네,말씀하십시오, 사벨레인님."




하지만 월영의 시원시원한 대답과는 다르게 사벨레인은 좀처럼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 않았다.

꺼낼 수가 없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몰랐다. 지금 그녀의 마음 속에선 두 가지 생각이 서로 격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월영이 정말 자신을 죽이기 위해 온 것이라면 틈을 보이는 지금 저대로 가만 있을리가 없을거라는 생각과 저것이 오히려 노림수일 수가 있다는 깊은 의구심, 전부 일리가 있었기에 둘 중 하나를 콕 집어서 고르기 어려웠다.




'...'




사벨레인은 살짝 고개를 떨구곤 입술을 앙다물었다. 심각한 고민에 빠진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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