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23,140
추천수 :
811
글자수 :
407,100

작성
19.07.18 06:00
조회
221
추천
8
글자
12쪽

Story. 2 Inaccurate

DUMMY

그것은 정말로 별다른 것이 아니었다.

너무도 흔하여 일상에서 상당히 많이 접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시선과 정신을 홀리듯 빼앗는 것이기도 했다.




"...와아."




사벨레인은 그것을 보며 짧게 탄성을 내질렀다.

석재 천장이 거꾸로 뒤집히며 아래로 주르륵 미끄러지듯 내려왔고, 석재 바닥은 그 처참한 상태로 순차적으로 솟아올라왔다.

그리고 그것들의 끝이 서로 만나자, 정확하게 모든 소리가 고요하게 뚝- 멎었다.

완벽하게 서로가 맞물리며 나타난 석재의 형상은 분명 계단이었다. 말그대로 진짜 단출한 모양의 돌계단이었다.

하지만 비록 외형은 평범하다 할지언정 결코 평범하다고 볼 수 없는 방식으로 나타난 계단.




"...흐으으음."




사벨레인은 의뭉스러움이 가득한 침음성을 흘리며 턱. 계단에 발을 올렸다.

겁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연하게도 무게중심은 언제라도 도망갈 수 있도록 이미 바깥으로 쏠려있는 상태였다.




바스슥...




하지만 계단은 어떠한 반응조차 보이지 않았다. 부슬거리는 돌가루가 떨리는 구둣발에 갈려나가는 소리만 미약하게 나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마저도 타격에 의한 여파 때문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계단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게 맞을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안전제일주의, 안그래도 계단의 안정성에 대해 의심이 가는 상황인데 더욱이 금까지 가있으니 한번 더 검증을 안해볼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사벨레인은 다리를 놀려 단숨에 서너계단을 꾹꾹 밟아대며 올라갔다 내려왔다.

아랫부분은 금이 간 여파가 있었기에 어느정도 안정감이 없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계단은 제형태를 유지한채 멀쩡하게 있었다.





"아랫부분이 이지경인데...진짜 용케도 안부서지고 있구나."





그런 민폐적인 행각을 벌인 사벨레인 스스로조차 이게 왜 안부서지는지 납득이 안가 의문을 품을 정도였다.

거미줄처럼 얼키고 설킨 선명한 금이 표면에서 판을 치는 주제에 납작포라도 되지 않는다면 부서지지도 않는다니, 이곳이 정말 고대에 존재했던 마탑이 아니었을까. 이 생각에 조금 더 힘이 실어지는 느낌이었다.





"...계단마저도 이런데...그렇다면 윗층에는 대체 뭐가 있다는 걸까?"




지금 시대의 기술과 마법으론 재현하기 힘들어뵈는 한낱 계단에 담긴 놀라운 신비가 호기심을 더더욱 배로 증가시켰다.

계단 자체를 숨기는 방식도 그렇고 나타나는 것도 예사롭지 않았다.

분명 이곳은 옛날에 중요도가 상당했던 곳이 틀림없다고 생각되었다. 그렇기에 사벨레인은 잰걸음으로 재빠르게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탓- 탓- 탓- 탓-




계단은 드러난 것에 비해 안쪽으로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을만큼 길었다.

그러면서도 주변엔 횃불이나 광원같은 역할을 하는 것들은 하나도 없었기에 이번에도 사벨레인은 신성 구슬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짙은 어둠 사이를 가르며 계속 앞으로 나아가던 도중, 사벨레인은 눈앞에 길을 가로막은 거대한 벽을 하나 볼수가 있었다.

말이 벽이지, 아예 막힌 길이라고 생각하기엔 그 벽이라고 칭한 것의 모양새가 영 아니었다.





"뭐 이렇게 기분나쁘게 생겼어..."





전체적인 검은 빛깔을 띠는 벽, 그곳엔 두 눈과 코가 검게 뻥 뚫려있고, 매끈하고 둥근 이마, 살짝 이빨이 보이게 벌려진 입이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해골의 모양이 조각된 채로 있었다. 신기하게도 이곳을 오면서 벽면은 대부분 낡거나 먼지가 쌓여있었지만.

이 해골 벽 주변엔 유독 먼지가 쌓여있지 않았다. 여전히 이마는 맨들맨들하고 스스로 지저분한 것을 몰아낸듯 저 혼자만 깨끗했다.

그런 해골의 위쪽엔 서로 대충을 이루는 천칭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어디..."




사벨레인은 벽쪽으로 다가가더니 겁없이 손가락으로 한번 툭, 건드려보았다.

그럼에도 벽은 어떠한 반응조차 보이지 않고 있었다. 벽은 그저 벽일 뿐이라는 듯이 그저 뻥 뚫린 눈으로 그녀를 주시하는듯 했다.





"..."





턱.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번엔 손바닥으로 벽을 힘껏 밀어보았지만, 벽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이렇다 할 조그만 반응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수상하다고 해도 벽은 그저 벽일 뿐이라고 해골이 말하는듯 했다.

사벨레인은 미간을 좁히더니 해골 조각상을 이리저리 만져보며 의뭉스럽게 중얼거렸다.





"대체 뭐야 이건?"



그때.




[-----!]




손을 대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해골 조각상이 붉은 안광을 급작스레 밝히며 동시에 철판을 긁는듯한 괴음을 내었다.

사벨레인은 불에 데인듯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해골 조각상으로부터 뒷걸음질 치며 경계하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긴장감이 거세지만 고요하게 맴돌고 있었다.





[---...---...!]





하지만 그건 최후에 내지르는 단말마였다는 듯이, 해골 조각상은 다시금 잠에 빠지듯 안광을 꺼뜨렸다.

듣기 싫은 괴음 역시 해골이 안광을 꺼뜨림과 동시에 서서히 잦아들었다.






"하아...이건 또 갑자기 뭐야...?






고무줄과도 같이 한번 팽팽하게 당겨졌던 긴장감은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자 힘없이 축 늘어질 뿐이었다.

정말 쓸데없는 곳에다 힘을 뺀 것만 같은 기분이었기에 사벨레인은 허탈한 한숨을 푹- 내쉬며 다시 문앞으로 다가섰다.

이미 잠에 들어버린 해골 조각상은 더는 별다른 반응없이 가만히 있을 뿐이었기에, 그녀는 그자리에서 손을 길게 내뻗으며 다시 한번 손바닥으로 문을 살며시 밀어보았다.





툭, 쿠그그그그긍-




돌벽의 거친 마찰음이 거세게 진동하며 해골 문이 천천히 열리며 자신이 숨기고 있던 내부를 스스럼없이 내보였다.

그모습에 사벨레인은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건 대체 무슨 농간이지...?"





아까 힘껏 벽을 밀었을때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버티고 서있던 것이 채 몇분도 지나지 않아 이렇듯 쉽게 밀려버리니, 도무지 성격나쁜 누군가가 농간을 쳐놓은 것만 같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다음은 또 뭐가 튀어나올지...이런 현기증 날거 같은건 가능한 없었으면 좋겠는데."





골렘이 튀어나온다거나 함정이 발동된다거나, 뭐 그런 것을 전혀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식은 조금 허무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좋은게 좋은거라고 생각하며 사벨레인은 뺨을 긁적이며 서서히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앞을 향해 내딛던 발걸음을 갑작스럽게 멈추었다. 그 모습이 마치 돌처럼 굳어버린 것만 같았다.

사벨레인의 시선은 열린 문 틈, 저 너머로 보이는 내부를 정확하게 향하고 있었다.





"...안이...왜 저모양이야?"





사벨레인은 저게 뭐냐는 투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말에는 의문스럽다는 것보단 어떻게 저런게 존재할 수가 있냐는 듯한 경악스럽다는 감정이 담겨져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안은 검은색 물감을 풀고, 풀고, 또 풀어댄듯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가득했지만, 그것은 마치 연기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장 비슷한 광경이라면 안개가 짙게 끼었을때가 유사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뿐만이라면 사벨레인이 혼잣말을 되뇌이면서까지 놀랄 일은 없었을 것이었다.

사벨레인을 그토록 경악케한 광경은 그런 연기와 같은 어둠이 문 밖으로 전혀 빠져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저 문의 코앞에서 일렁이며 이곳으로 들어올 용감한 방문자를 환영케하려는 것만 같았다.





"-흐읍!"





사벨레인은 문득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볼을 빵빵하게 부풀렸다.

그러는 이유야 너무나도 간결해서, 지극히 사벨레인 답다고 느껴질만한 종류의 것이었다.





'저기에 독 같은게 풀어져 있을지도 모르니까...'





골렘이나 화살 같은 물리적인 공격은 어떤 식으로든 방어라도 해낼 수단이 있겠으나, 체내에서 퍼져나가는 독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럴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봤을때도, 그건 나름 정론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타각- 타각- 타각-





그녀는 숨을 꾹 참아내며 눈까지 (실명될 위험까지 고려했다) 감은채로 검은 안개가 일렁이는 문으로 한발자국- 한발자국- 들어섰다. 검은 안개가 일렁거리며 사벨레인을 부드럽게 감싸왔다. 그모습이 마치 "환영한다." 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 * *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흘러 현재 시각은 새벽 6시, 고급스러운 말로 경계가 깨어나는 시각에 거의 근접해있었다.

건물이 빽빽한 대도시도, 제법 한산한 마을도, 외딴 숲 속에 지어진 오두막도, 숲 공터에 지어진 야영지의 밤마저 모두 함께 걷어내지는 시각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아침을 시작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생각되는 이 시각, 퀭한 두 눈을 한채로 숲에서 각자 걸어나오는 세 명이 있었다.





꽤나 초췌한 몰골을 한채로 마왕군 야영지로 향하는 그들의 정체는, 어젯밤 사이에 사라져버린 사벨레인을 찾기 위해 근처 숲을 돌아다니다가 밤을 그대로 지새고만 부관 트리오였다.

그들은 비척비척거리는 발걸음을 힘겹게 옮기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느낌을 풀풀 풍겨대고 있었다.




"야..."



가장 먼저 쓰러질 것만 같은 모습을 하고 있던 다르칸은 누구라도 지금 말걸면 죽여버릴지도 모른다는 험악한 표정을 짓고있던 월영에게 슬며시 말을 걸었다.




"...왜 그러나."




대답하기 싫지만 그래도 해준다는 티를 팍팍 내며 월영은 대답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그의 모습에 다르칸은 뭐 이딴 새끼가 다있냐는 눈빛으로 보며 중얼대듯 물었다.




"넌...안피곤하냐.."




"난 해뜰때까지 온종일 고유능력 쓰면서 움직였다."





어깨에 통증이 좀 있는지 월영이 인상을 잔뜩 찌푸린채로 어깨를 계속 주무르면서 다르칸에게 피곤하면 피곤했지 안피곤하겠냐는 투로 쏘아붙이듯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하아...근처 숲은 다 뒤져본거 같은데..."





그들의 행동은 이미 안중에서 내놓았는지, 데하무트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잔뜩 헝클어뜨리며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넓은 숲을 셋이서 몰려다니면서 찾기엔 워낙 비효율적이니 각자 구역을 나누어 수색했건만, 그 누구도 이렇다할 성과를 가져온 이는 없었다. 그나마 그런 불행중에서 다행인 것은 숲이 워낙 넓어 아직 채 수색하지 못한 구역이 하나 남아있다는 것 정도였다.





"누가 그런거 물어봤냐? 피곤하냐고 안피곤하냐고."




"멍청한 자식, 일부러 내 성질 돋우려고 그러는거냐? 이런 간단한 것도 못알아먹어?"




"다 닥쳐, 이 미친놈들아, 지금 너희들끼리 투닥거릴때냐?"




데하무트는 그들의 분쟁을 한마디 말로 종결시키며 손에 들고있던 지도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말하였다.

그녀의 손가락은 붉은 동그라미가 쳐진 원 안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 딱, 여기만 수색하면 그만이거든? 근데 우리에겐 지체할만한 여유분의 시간이 없어.

전쟁에서 보급물자는 절대 늦지 말아야할 것중에 하나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수색을 안할수는 없으니, 우리 중 한 명이 여기 남아서 이 구역을 수색하고 돌아오는게 좋을거 같아."




"그렇다면 그건 내가 하도록 하지."



월영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뱉듯 대답했다.

그것에 다른 두사람의 이견은 없었다. 애초부터 월영에게 떠맡길 생각이었다. 귀찮아서 같은 불경스런 이유 때문이 아닌, 이 일의 적합자가 단연 월영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 Story. 3 It's our war now +2 19.07.22 208 7 11쪽
48 Story. 2 Inaccurate +1 19.07.21 225 10 10쪽
47 Story. 2 Inaccurate +1 19.07.21 195 8 12쪽
46 Story. 2 Inaccurate +1 19.07.20 196 7 12쪽
45 Story. 2 Inaccurate +1 19.07.20 211 7 11쪽
44 Story. 2 Inaccurate +2 19.07.19 222 8 10쪽
43 Story. 2 Inaccurate +1 19.07.19 201 9 10쪽
42 Story. 2 Inaccurate +1 19.07.18 227 8 11쪽
» Story. 2 Inaccurate +1 19.07.18 222 8 12쪽
40 Story. 2 Inaccurate +2 19.07.17 247 11 11쪽
39 Story. 2 Inaccurate +4 19.07.17 212 12 14쪽
38 Story. 2 Inaccurate +1 19.07.16 219 7 10쪽
37 Story. 2 Inaccurate +1 19.07.16 228 10 10쪽
36 Story. 2 Inaccurate +3 19.07.15 259 10 12쪽
35 Story. 2 Inaccurate +1 19.07.15 272 9 18쪽
34 Story. 2 Inaccurate +2 19.07.14 258 11 13쪽
33 Story. 2 Inaccurate +1 19.07.14 241 10 11쪽
32 Story. 2 Inaccurate +2 19.07.13 241 9 12쪽
31 Story. 2 Inaccurate +1 19.07.13 257 13 14쪽
30 Story. 2 Inaccurate +2 19.07.12 270 11 10쪽
29 Story. 2 Inaccurate +1 19.07.12 277 10 10쪽
28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417 6 16쪽
27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268 7 8쪽
26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2 19.07.10 321 7 12쪽
25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10 328 12 13쪽
24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9 314 16 11쪽
23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9 306 13 10쪽
22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8 346 13 11쪽
21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8 327 15 19쪽
20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7 478 14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