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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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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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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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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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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7,100

작성
19.07.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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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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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DUMMY

.

* * *






나는 마족으로 태어났다.

비록, 부모님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그 누구도 모르는 불쌍하기 짝이 없는 천애고아.

그나마 크게 위안삼을만한 것은 나는 아주 순수한, 어떠한 이종족의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마족이라는 것이다.





검은 색의 뿔과, 약한 연보라빛만 띠는 피부, 그리고 체내에 흐르는 피가 모두 마족의 혈통이어야만 나온다는 특유의 핏빛 눈동자.

내 생김새를 토대로 내 부모님이 누구셨는지, 어떠셨는지는 너무나도 손쉽게 유추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려준건 날 거두어주신 밤의 신 '니크레'를 모시는 대성당의 주교님이셨다, 귀가 삼각형처럼 뾰족하고 갸름한 턱선에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지신, 눈매가 부드러운 하얀 눈동자의 아주 아름다우신 분이었다.




너무 어렸을때라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침 기도를 드리러 왔다가 주교좌에 놓여져 있는 나를 발견하시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르기로 결심하셨다고 한다.


나를 기르기로 결심하자마자 머릿속에서 검은 용이 포효하는 계시가 나타났고, 나에게 계시에 나타난 그 검은 용을 기념하며 이름을 지으셨다고 한다.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 다르칸, 고대어로 밤의 용이라는 뜻이란다."



그래, '다르칸' 이라고 말이다.




* * *



그렇게 대성당에서 대부분의 유년시절을 보내었다.


본래대로라면 나도 거기서 주교님의 뒤를 잇기위해 성실하게 가르침을 받으며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수행을 했어야만 했겠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결국 나나 주교님이나 전쟁에 휘말리는 바람에 다른 곳으로 급하게 피난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피난간 곳이 한 고요한 숲속이었다, 그곳에 오두막을 짓고 나는 교주님과 함께 아주 편안하게,걱정없는 삶을 살았다.

정확히는 우리가 살던 곳에 주교님의 지인이라는 분이 찾아오기 전까지만 말이다.





내가 그분을 만난 날은 10살때, 그저 여느때와 다를바 없는 하루의 봄날이었다.

나무를 베어 장작을 쌓고, 쓸 물을 근처에서 길어온 후에 작은 밭에가서 농작물을 기르는 일, 그것이 내가 하루를 보내는 과정이었다. 당연히 그날도 변함이 없었다.





터벅- 터벅-




나무를 베어 장작을 쌓던 도중, 그날따라 유난히도 거슬리는 발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어쩌면 이미 나는 무의식적으로 이 인연을 예감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지 하도 신경이 쓰인 나머지 그 발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돌아보았다.





'주교님...? 분명 집 안에 계실텐데....?'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었다, 발소리가 들리는 방향에 주교님이 짙은 색의 로브를 꾹 눌러쓰곤 우두커니 서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내 그자가 주교님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그냥 소위 말하는 직감, 본능 따위가 저자는 주교님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위험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너가 다르칸이니?"





내가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 것인지 그분은 후드를 벗으시더니 땅이 좁아진 것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빠르게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오시고는 허리를 숙여 나와 눈을 마주하고 말씀하셨다.

거리가 제법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후드에 가려져 피부색이 상당히 어둡게 보였지만,후드를 벗으시고 나니 피부가 눈에 띄도록 정말 희었다.


그것을 제외한다면 나머지는 정말 똑같았다, 뾰족한 귀와 갸름한 턱선, 그리고 주교님과 똑같은 느낌의 하얀 눈동자, 만일 누군가 이분을 보셨다면, 내가 잠시나마 착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걸까, 나는 실낱같은 경계심(애초에 있던건지도 잘 모르겠다.)이 눈 녹듯이 사르르 없어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홀린듯이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며 대답했다.




"네, 제가 맞는데요...?"




그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게 말씀하셨다.





"응, 그렇구나. 어쩐지, 다나트가 편지에 그토록 칭찬할만도 하네."




그리고선 정말 순수하다는 것이 느껴질 만큼 눈웃음을 동반한 미소를 지으셨다.

그러다가 문득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궁금하다는 듯이 말을 이으셨다.




"근데, 날보고 경계심 같은건 들지 않았어?"




그분의 말씀에 나는 느낀것을 사실 그대로 말씀드렸다.

그러자 그분은 눈을 동그랗게 뜨시며 놀랍지만 못믿겠다는 어투로 대답하셨다.




"...네가 서있던 자리에서 내 얼굴이, 아니, 내 귀가 보였다고? 진짜로? 나 처음 봤다고 거짓말 하는거 아니지?"




예사롭지 않은 반응에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물었다.




"그게 그렇게 신기한건가요?"




내 물음에 그분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하얀 눈을 반짝이시며 열정적으로 대답하셨다.




"당연하지! 그건 정말 대단한거야! 호,혹시 고유능력인가? 그렇다면 이해가 가는데, 너 잠시만 눈동자 좀 보자. 자- 크게 한번 떠봐봐! "




전형적인 마이페이스의 돌발적인 행동을 처음 받아봐서 그런지 이때는 정말 정신이 빠지는 줄 알았다.

저렇게 자기 혼자서 무언가를 막 중얼거리다가 눈을 크게 뜨라고하며 이리저리 살펴보는데다 도중에 "혹시 미래예지로 본 것은 아니겠지... 궁금하니까 잠시만 협조 좀 부탁해." 라고 말하면서 기절시키려고 들지를 않나.

밖에서 벌어지는 소란을 듣고 뛰쳐나오신 주교님이 아니었다면 아마 난 꼼짝없이 별의별 짓을 다 당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다르칸! 무슨 일입니ㄲ....!"




문을 열고 나오신 주교님은 급하게 소리치시려다 무참하게 짤짤 털리고 있는 나와 그런 나를 털고있는 망할 스승을 보시더니 곧바로 몸이 잔잔한 하늘빛 오라에 휩싸이셨다.

근데, 그런 광경을 보고도 정신나간 후드놈은 그냥 반갑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 뿐이었다.




"여~ 다나트! 오랜만이ㅇ...컥!"




투콰앙-!

당연히, 그런 상황파악 못하는 정신나간 후드에게는 가차없이 정의의 철퇴가 내리 꽂혔다.




"오자마자 우리 다르칸 괴롭히지 마!




정의의 심판을 면전에 정통으로 때려맞은 절대악(?)은 매우 살벌한 타격음과 함께 뒷편으로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절대악(?)을 심판하신 주교님은 아직도 어안이 벙벙한 나머지 입을 살짝 벌린채 그저 멍하니 있는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시더니 그대로 안아들고는 조용히 귓가에 대고 속삭이셨다.




"휴우....저런 해로운거는 가까이에 두면 안되는 겁니다, 다르칸, 알겠죠?"




....절대로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 * *

여차저차해서 그렇게 나의 고요한 일상이 산산히 깨져버리게 된 소동이 지나간 후.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며 어느새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탁자에 놓인 여느때와 다를바 없는 수프와 빵 등으로 간소하게 차린 식사가 이상하리 만큼 눈에 띄었다.

아니, 어쩌면 눈에 띄는 것은 식사가 아닐지도 몰랐다. 왜냐하면-




"우와아아악! 풀밭이다 풀밭! 어떻게 한창 자라나는 애한테 고기를 먹이지 않는거야아아!"




...밥상에 고기가 없다는 것을 보자마자 난리치는 왠 민폐 덩어리가 함께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근데 저래뵈도 주교님보다 나이가 2살쯤 더 많다고 하셨다. 왜지,어째서지.




"내가 저런것도 언니라고..."




한숨을 내쉬면서 중얼거리시는 것을 보아하니 저쪽이 나이가 더 많은건 확실한듯 했다.

그렇다면 같은 어른이여도 정신상태가 글러먹었나 안글러먹었나 차이가 있는건가, 뭔가 이치를 깨달은 기분이 들었다.




"에에.. 동생이 그런 심한 말을... 이 언니 여리디 여린 마음에 심한 상처가 깊게 남아버릴 것만 같아."




상처받았다는 듯한 얼굴을 하며 그분이 말하자 주교님은 거칠게 빵조각을 뜯어내며 대답했다.




"침울한척 하지마,솔직히 별로 신경 안쓰잖아."




"응,그건 그래. 헤헤헤, 근데 그래서 고기는 안먹는거니?"




그분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주교님은 "아,원래 이렇게 글러먹었었지..."라고 중얼거리며 해탈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리곤 잇어 말하셨다.




"....난 언니가 왜 마을에서 쫓ㄱ...아니 빠져나왔는지 잊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기억나기 시작했어. 아니,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그거보다 더하다는 것을 깨달은거 같아."




불그스름하고 네모난 조각을 열심히 빵과 함께 뜯어먹던 그분은 주교님의 말을 듣자마자 아까 낮처럼 새하얀 눈동자를 부담스러울만큼 반짝이시며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오오,내 귀여운 동생이 드디어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거니? 역시 밥상에 고기가 없으면 안된다는 그런 훌륭한 깨달음을 얻은거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네 정체성을 잊으면 큰일나니 조심해,그렇게 열반에 들었다가 잘못되서 성정체성을 새로이 깨달은 한 소년이 있었단 말이야."




...난 이제 이분이 미쳐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분명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속을 파헤쳐보면 대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그건 주교님도 마찬가지였는지, 미간을 찌푸리시며 의아하다는 듯이 그분한테 물으셨다.




"...저기 언니? 어떻게 하면 밥상에 고기가 없어서 투정부린다는 이야기가 갑자기 그런 쪽으로 흘러버린 것인지 물어봐도 될까?"




주교님의 물음에 그분은 네모난 붉은 조각을 연신 줄기차게 씹어대시며 해맑게 대답하셨다.




"헷,아니."




그분의 대답에 주교님은 한숨을 내쉬며 포기했다는 듯이 기도문을 외우시기 시작하셨다.

그 모습에 나도 황급히 먹던 빵을 내려놓고 같이 기도하기 시작했다.




""밤의 신이시여, 그대의 시간에 달빛을 비추어 저희를 굽어살피심에 언제나 감사ㅎ...""




"신? 아, 맞다, 다나트 너 신 믿고 있었지?"




갑자기 끼어든 불청객의 목소리에 잠깐 버벅였지만, 주교님은 꿋꿋하게 기도문을 외우셨다.




"가,감사하며, 오늘ㄷ..."



물론.



"그 밤의 신인가 뭔가 그거 이제는 없을걸? 뭐였더라,그 고대신인가 뭔가한테 먹혔어,아작아작,씹어먹혔어."



주교님의 정신나간 언니분께서 선을 넘지 않았다는 가정하였다.

딱히 악의는 없었겠지만, 그 신성모독이 주교님의 화를 폭발시키는 시발점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주교님의 온몸이 전체적으로 부들부들 떨려오더니 아침에 봤던 푸른빛이 휘감기기 시작했다, 특히 기도하느라 깍지꼈던 양손에서 아주 강력한 빛이 응집되고 있었다.



"...오늘만 제가 저 망할년을 대신 조져드릴테니 여기까지만 들으옵소서."



주교님은 그렇게 야매로 기도문을 끝맺으셨다.

그뒤는 뭐, 말하지 않아도 다들 예상하고도 남으리라고 본다.




"꺄아아악! 동생이 언니를 폭행하려한다! 금지! 그런거 금지!"




"...밤의 신 니크레시여, 제발 평온한 일상으로 돌려보내 주세요."




"어어어?! 도,동생! 그거 머리에 맞으면 아무리 나라도 죽어! 아니, 잠시만!"



"어떻게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하나도 없는건데? 세계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서 발전이 하나도 없는 쓸모없는 쓰레기는 여기서 내가 손수 치워주겠어!"



"지,진정해 동생! 진짜 밤의 신인가 뭔가 없다니까?! 그,그... 그래! 다리부터 잘근잘근 씹혀 먹ㅎ....으아아앗!"



"밤의 신께서도 애석하지만 언니같은 것은 자라나는 새싹을 위해 일찍 치워버려야 한다고 하셨어!"



"그,그런... 꺄악! 다- 다르칸 쉴드!"



"?!"



어,내 눈앞에 빛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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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417 6 16쪽
27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268 7 8쪽
»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2 19.07.10 32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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