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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준 님의 서재입니다.

개 같은 견주에게 죽고 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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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준
작품등록일 :
2023.12.2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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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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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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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13. 송시현의 병문안을 가다 (1)

DUMMY

아침 일찍 학교로 갔다.


어제 일로 송시현에게 물어볼 게 있었다.


‘아마 내가 가고 나서 이강현이랑 싸웠을 텐데, 걔 괜찮으려나?’


대체 왜 김남운을 집에 데려가서 이강현을 곤란하게 만든 걸까.


나는 송시현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아 이해가 될 때까지 물어볼 생각이었다.


‘오늘은 조금 늦네.’


벽에 걸린 시계를 보았다.


보통 늦어도 8시 50분에는 오는데, 벌써 55분이었다.


그런데도 송시현은 교실에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이따가 오려나?’


금방 오겠지, 희망을 가지고 기다렸다.


하지만 송시현은 9시가 되어도 학교에 오지 않았다.


1교시 시작 후에도, 1교시가 끝난 쉬는 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2교시가 지나도 오지 않아서 나는 송시현에게 무슨 일이 생겼구나를 알게 되었다.


‘선생님에게 물어보자.’


교무실로 가 담임 선생님에게 송시현이 왜 안 오냐고 물어보았다.


“시현이는 다쳐서 오늘 학교에 오지 않는다.”


담임 선생님은 그렇게 대답했다.


‘······다쳤다고?’


이강현과 싸웠구나.


자연스레 머릿속에 이 생각이 떠올랐다.


어제 이강현의 집에서 벌어진 일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었다.


‘말도 없이 김남운을 집으로 데리고 간 건 너무했지. 이강현 입장에서는 거의 공포였을걸. 자기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눈앞에 불쑥 나타난다면······.’


내가 이강현과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가정하자 어제 벌어진 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나는 송시현이 대체 얼마나 다쳤길래 학교에 안 오나 궁금하면서도, 이강현에게 한 행동은 진짜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다친 건 불쌍하지만 그래도 잘한 건 아니잖아.’


나는 고민을 했다.


‘병문안을 갈까, 가지 말까?’


깊이 고민을 한 끝에, 학교가 끝나면 송시현의 병문안을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반장이 아니라도 같은 반 아이의 병문안 정도는 갈 수 있으니까.


‘송시현은 내 짝이기도 하고.’


담임 선생님에게 송시현의 집주소를 물어보았다.


내가 아는 집주소와 송시현의 집주소는 달랐다.


나는 송시현의 집주소가 당연히 이강현의 집으로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담임 선생님이 알려준 주소는 이강현의 집이 아니었다.


혹시나 하고 물어보기 잘한 것 같았다.


‘그새 집을 이사했나? 아니, 여기가 원래 집일 거야.’


나는 선생님이 알려준 주소대로 길을 찾아갔다.


뒤에서는 박정후가 졸졸 따라왔다.


어디 가냐고 묻길래 송시현 병문안을 간다고 말했는데, 자기도 가겠다며 멋대로 따라온 것이었다.


“왜? 너 송시현이랑 안 친하잖아.”


안 친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박정후는 전에 송시현을 때린 전적이 있었다.


오히려 박정후를 보면 송시현이 더 아파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니야.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나 걔랑 꽤 친해졌어.”


박정후의 귀여운 부분은 거짓말을 정말 못한다는 점이었다.


내가 송시현의 병문안을 간다는 사실을 알고, 단 둘이 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듯했다.


아무래도 나와 송시현의 관계를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난 송시현 안 좋아하거든! 걘 너만큼이나 이상하단 말이야!’


말을 해도 믿지 않겠지.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이제는 말리기도 지쳤다.


나는 박정후와 함께 송시현을 만나러 갔다.



***



선생님이 알려준 주소에는 집이 없고, 심부름 센터만 하나 있었다.


‘······여기야?’


나는 약간 당황했다.


보통 집주소에는 집주소가 적혀 있지 않나?


왜 집주소가 심부름 센터로 나오지?


‘맞다! 송시현, 심부름 센터에서 일한다고 했지.’


왜 집주소가 여기로 되어 있는지 의아했지만, 저 안에 들어가면 송시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계속 따라올 거야?”


나는 그때까지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박정후에게 물었다.


“그럼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그냥 가겠어?”

“······그렇겠지.”


나는 박정후와 의미 없는 대화를 주고받고 심부름 센터 문을 열었다.


그곳은 한마디로 조폭 사무소를 연상시켰다.


일하는 사람들이 다 조폭 같이 생겼고, 안에 들어가자마자 서늘한 느낌이 들어 팔에 솜털이 곤두섰다.


본능적으로 여기에 있으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마치 초식 동물이 육식 동물만 모여 사는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온 느낌이랄까.


“어이, 너희들! 무슨 일이냐?”


조폭 같이 생긴 한 남자가, 아니, 조폭이 나에게 물었다.


나는 그의 이마에 난 칼자국을 보며 작고 떨리는 목소리로 작게 대답했다.


“소, 송시현을 만나러 왔는데요······.”

“송시현?”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이곳에 없는데? 라고 말할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그런데 조폭은 그 이름을 듣더니, 이미지와 안 어울리게 활짝 웃었다.


“시현이 친구구나. 미안해, 못 알아봤다. 여기로 오렴.”


웃는 얼굴이 무서운 사람은 세상에 별로 없는데, 눈앞에 남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왜 웃는데 더 무섭지?’


나는 박정후의 등을 밀어 먼저 가라고 했다.


“으······.”


박정후도 나처럼 남자가 무서운 눈치였지만, 내가 등을 밀자 할 수 없이 걸음을 뗐다.


‘많이 다쳤을까?’


나는 송시현을 걱정하며 남자를 따라갔다.


남자는 나와 박정후를 사무소 안쪽에 배치된 소파 앞으로 데려갔다.


크고 넓은 소파에는 한 남자아이가 누워 있었다.


그 아이를 만나러 나는 학교에서 여기까지 걸어온 것이었다.


“송시현!”


나는 송시현을 보자마자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후에 송시현의 상태를 확인했다.


‘머리에 붕대 안 감았고, 발에도 깁스를 안 했고. 배에 칼자국도 없는 것 같은데.’


내 눈에 보이는 송시현은 오른쪽 팔에 깁스를 했을 뿐,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였다.


‘혹시 엄살······?’


같은 생각을 한 박정후가 푸핫 웃었다.


“뭐야, 다쳤다면서! 엄살이었냐?”

“뭐, 엄살?”


그 말에 송시현이 발끈했다.


“이거 다친 거 안 보여?”

“결석하길래 발이라도 부러졌나 했다! 팔을 다친 거면 학교에 올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면서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다친 걸 핑계로 땡땡이친 거네?”

“아니거든.”


송시현은 억울하다는 투로 나에게 자기 팔을 들어보였다.


“팔이 부러졌어. 걷기 불편한데, 어떻게 학교에 가겠냐?”

“아무리 봐도 엄살 같은데.”

“좋을 대로 생각하셔~.”


송시현은 박정후에게 관심을 끄고 나에게 시선을 보냈다.


“예은아, 나 걱정돼서 온 거야?”


살짝 걱정이 되기는 했는데, 하나도 안 아파 보이는 모습을 보니 괜히 짜증이 났다.


‘이럴 거면 왜 결석을 한 거야? 왜 사람을 걱정시키냐고!’


내가 뭐라고 한마디 하기도 전에 송시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강현이랑 싸웠어.”


그럴 줄 알았다.


“아니, 싸웠다기보다는 걔가 일방적으로 날 때렸지. 난 가만히 있었거든.”

“네가 잘못한 게 있잖아.”


내 말에 송시현은 너무하다는 표정을 지었는데, 이내 감정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래도, 내 팔을 장난감 망가뜨리듯 뚜뚝 하고 부러뜨린 건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송시현은 나와 박정후를 앞에 두고 그때의 일을 재현했다.


수건의 물기를 짜듯 양팔로 무언가를 짜내는 듯한 시늉을 했다.


“그 새끼까 내 팔을 반으로 부러뜨렸단 말이야!”

“힘이 존나 센가 보네. 부럽다, 야.”


박정후의 말은 환자를 앞에 두고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박정후.”


내가 눈치를 보내자 박정후가 서둘러 손을 저었다.


“아니, 오해야! 다친 게 부럽다는 게 아니라 힘이 센 게 부럽다는 말이었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이었어. 조심해.”


박정후는 송시현을 노려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슬쩍 고개를 돌렸다.


“멀리서 오느라 고생했을 텐데, 어서 앉아.”


나는 송시현이 앉으라고 가리킨 의자에 앉았다.


박정후에게는 어디에 앉으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만 가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박정후는 어떻게든 꾸역꾸역 자리를 차지했다.


박정후가 의자에 앉는 것과 동시에 송시현이 한숨을 쉬었다.


“난 예은이랑 둘이서만 대화하고 싶었는데······.”

“누구는 오고 싶어서 온 줄 아나? 너 때문에 온 거잖아!”


송시현과 박정후가 티격태격 싸웠다.


송시현은 상대가 누구든, 절대 조용해지는 법이 없다.



***



처음에는 말을 조금 차갑게 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송시현이 걱정되었다.


팔에 금이 간 것도 아니고 뼈가 부러진 거면 엄청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업자득이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이 미안해져, 송시현에게 최대한 다정하게 굴었다.


송시현은 이강현과 싸우고 나서 기분이 안 좋아 보였기에 송시현의 기분을 풀어 주려고 일부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조금 나아졌을까?’


내가 열심히 노력을 한 덕분인지, 집에 가야 하는 저녁 시간 즈음에는 송시현의 기분이 풀어져 있었다.


송시현은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들어가.”

“내일 학교에 오는 거야?”

“아니. 내일까지는 쉬려고.”


송시현이 말하기를 자기는 다치면 기분이 안 좋아진다고 했다.


그야 다치면 누구나 기분이 안 좋을 테지만, 오늘 본 송시현이 유독 저기압인 것 같기는 했다.


“내일도 올 거야?”


송시현은 기대하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옆에서 박정후가 쳐다보고 있었다.


송시현이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하자 또 기어코 따라온 것이었다.


“어. 되면.”


100% 가겠다는 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송시현은 멋대로 결론을 내리고 활짝 웃었다.


“그럼 내일 봐!”


송시현은 다치지 않은 손으로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



가는 길이 같아서 박정후와 송시현은 나란히 걸었다.


나는 바로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멀어져 가는 둘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혹시 싸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야, 너 예은이한테 집적대지 마라.”


내가 예상했던 대로 박정후가 송시현에게 그 말을 했다.


그러자 송시현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한데, 전혀 그럴 일 없다. 난 연하한테는 관심 없거든.”


송시현의 말에 박정후는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예은이가 왜 연하냐? 너 나랑 동갑이잖아.”

“그런 게 있다, 자식아~.”


송시현은 조금 유행이 지난 농담을 하는 듯했다.


“멍청이 아니야, 이거?”

“나 바보 아니야. 바보는 너지!”


송시현과 박정후는 내 시야에서 멀어지는 순간까지 서로를 보며 바보다, 아니다로 말다툼을 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둘이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의외로 잘 어울리네.’


저 둘이 싸우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아파트로 들어갔다.


‘근데 이강현은 괜찮을까······?’


문득 심각한 표정의 이강현이 생각났지만, 이강현의 집을 찾아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러지 못했다.


친하지도 않은데 늦은 시간에 찾아가는 건 민폐 짓이니까.


‘······괜찮겠지, 뭐.’


애써 그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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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시즌2 32.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24.09.10 1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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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시즌2 23. 구출 24.09.01 2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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