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하준 님의 서재입니다.

개 같은 견주에게 죽고 신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이하준
작품등록일 :
2023.12.24 23:57
최근연재일 :
2024.09.18 22:30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4,350
추천수 :
70
글자수 :
408,293

작성
24.09.16 22:30
조회
10
추천
0
글자
12쪽

시즌3 6. 감시자 (2)

DUMMY

나와 전설, 남자는 모두 투명화 상태였던지라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누군가가 맞는 소리를 들어도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눈치를 보지 않고 남자를 폭행할 수 있었던 거다.


그런데 남자는 갑자기 몸의 투명화를 풀었다.


“어? 뭐야, 저 사람?”


길을 지나가던 사람 한 명이 남자를 발견했다.


남자는 나에게 맞고 전설에게도 맞아서 몸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남자가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고 거리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다가왔다.


“저기, 괜찮으세요?”


전설이 나무 막대기를 곧장 등 뒤에 숨겼다.


보는 사람이 있는 데서 남자를 때리는 건 불가능했다.


순식간에 남자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19 불러드릴까요?”

“괜찮아요. 그 정도로 상태가 심하지는 않아서요.”

“충분히 심해 보이는데요.”

“괜찮습니다.”


남자는 손까지 저으며 완강하게 구급차 루트를 거절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나와 전설을 보면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어때? 이래도 날 건드릴 수 있겠어?’


짜식!


나는 남자를 내려다보며 못마땅하게 웃었다.


‘잔머리를 좀 굴린 모양이네.’


남자가 주변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대로라면 남자는 순간이동을 해서 우리에게서 도망을 칠 것이다.


“어떻게 해?”


남자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남자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전설이 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보내지 않아.”


나는 전설의 물음에 대답하는 사이에 남자가 도망칠까 봐 서둘러서 말했다.


“네가 사람들 눈에 환각을 걸어. 괴물이 보이게 하든, 귀신이 보이게 하든, 아니면 다른 게 보이게 하든. 그 사이에 내가 저놈을 잡을게. 이대로 보내기에는 너무 아깝잖아?”


시간 없으니까 빨리!

이 말을 하지 않아도 전설은 알아서 빠릿빠릿하게 움직였다.


“당연하지. 아직 다 못 때렸단 말이야.”

“뭐? 다 끝난 거 아니었어?”


내가 놀라 물을 즈음에 이미 전설은 남자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 눈에 환각을 걸어 놓은 상태였다.


“잠깐만! 나 눈이······.”

“어? 나도······.”


어떤 광경을 보고 있는지는 몰라도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상 증세를 보였다.


‘빠르네.’


나는 전설에게 질 수 없다고 생각해 순간이동을 사용하려고 하는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순간이동은 무척 유용하고 편리한 능력이지만, 한 가지 단점이라는 게 있다면 발동되기까지 최소 3초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내가 순간이동을 종종 사용해 봐서 아는데, 순간이동을 사용하려면 보통 3초에서 5초 정도의 능력 발동 준비 시간이 걸린다.


또 까다로운 게 순간이동을 하려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아야 한다.


내가 누군가를 잡고 있는 건 괜찮은데 누군가가 나를 잡고 있을 때는 능력 발동이 취소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남자를 잡고 있는 것이었다.


나를 피해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고.


“또 만났네?”


나에게 두 번째로 잡힌 남자는 당황했다.


안 그래도 이제 떠날 수 있어서 기뻐했는데 내가 그 타이밍에 딱 잡아 몸이 흐릿해지려고 할 때쯤 순간이동이 취소되었다.


“반갑다, 야.”


나는 남자의 목덜미를 왼손으로 꽉 잡은 상태로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전설이 남자를 많이 때리기는 했지만 여자라서 힘이 그리 세지는 않았다.


내가 힘이 센 편은 아닌데 그래도 전설보다는 세겠지 싶어 직접 남자를 때렸다.


퍽!


순간이동을 사용하지 못해 당황한 남자는 속수무책으로 맞기만 했다.


나는 남자를 조금 더 때린 후에 전설에게 가자고 말했다.


“조용한 데로 가자.”

“어디?”

“내가 아는 데가 있어. 따라와.”


나는 그 말을 하고 순간이동을 했다.


남자는 나에게 맞은 것 때문인지 정신을 차리지 못해 저항하지 않았다.


나는 전에 백일하를 죽인 창고로 갔다.


그러다가 남자와 나만 창고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다시 전설이 있는 곳으로 순간이동을 했다.


“장난해?”


전설은 나만큼이나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혼자 덩그러니 길거리에 남겨진 것이었다.


목적지를 나만 알고 전설은 모르니까.


“미안. 실수야.”


이번에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나는 한 손으로는 남자를, 다른 손으로는 전설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순간이동을 했다.


몇 초 후 창고에 도착했다.


‘신은 신에게 능력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는 전설을 힐끔 보았다.


전설은 이 상황 속 이상함을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


‘상대방이 허락하면 능력 사용이 일시적으로 허용되는 건가? 평소에는 허락할 일이 없으니까 취소되는 거고?’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아서 일단 그 부분은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다.


“실은 말이야. 여기서 사람 한 명이 죽었다?”


나는 남자를 보면서 백일하가 죽은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내 말에 남자는 약간 겁을 먹은 눈치였다.


말투에서 진심인 게 느껴져서겠지.


“흐음.”


이제 나와 전설은 이 남자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뭐부터 시작할까?”


나는 남자에게 물었는데 전설이 말없이 또 나무 막대기를 들어 보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자동으로 웃음이 나와 웃었다.


“야, 너 그거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 이쯤 되면 중독이야.”

“이럴 때 아니면 이걸 언제 사용하겠어?”


전설이 무섭게 다가오자 남자가 도망치려고 하길래 내가 목덜미를 꽉 잡았다.


저항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는지 금세 잠잠해지는 남자였다.


“이상하게, 때리면 때릴수록 화가 나.”


전설이 아까처럼 나무 막대기를 휘둘렀다.


나는 아까보다는 편안한 자세로 남자가 개처럼 처맞는 장면을 구경했다.


“죽이지는 마.”


전설에게 맞는 남자가 약간 걱정이 되어 말하자 전설은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아직은 안 죽여.”


일단, 실컷 때려서 남자의 힘을 빼 놓았다.



***



“이제 말해 봐. 우리에게 그 편지를 보낸 이유가 뭐냐?”


10분간의 폭행 끝에 몸에 힘이 빠진 남자를 아래에 두고서 나와 전설은 질문을 했다.


전설은 남자 앞에 서 있었고, 나는 남자 뒤에 서서 남자가 도망치려는 기색을 보이면 바로 응징할 생각으로 주먹에 힘을 주고 있었다.


“뭐겠어? 보고 자수하라고 보낸 거지.”


남자가 힘없이 대답했다.


“내가 살인자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전설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다 나와 눈을 마주치고 어색해하며 질문을 바꿨다.


“우리가 살인자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조사를 했어.”

“무슨 조사를 어떻게 했길래 우리의 정체를 알아낸 거야?”


내가 물었다.


남자는 내 질문에 답할 듯 말 듯 입을 열었다가 닫기를 반복했다.


“저기, 말이야······.”


그리고 내 손에 손을 올렸다.


나는 이게 뭐 하는 거지 싶어 의아하게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나한테 그걸 물어봤자 아무 소용없어.”


그러면서 목이 아픈데 조금 놔 달라고 엄살을 부렸다.


남자가 도망갈까 봐 꽉 잡고 있기는 했지만 숨을 못 쉴 정도는 아니었다.


“엄살 부리지 마. 진짜 아프게 하는 수가 있어.”


내가 협박하자 남자가 웃었다.


“와우, 무서워라.”


조용하길래 순순히 협조할 생각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힘이 없어서 조용히 있던 것 같았다.


속으로는 계속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었을 거다.


“또 맞고 싶어?”


전설이 남자에게 경고했다.


나도, 전설도 남자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다.


녀석은 우리를 비웃고 있었다.


솔직히 이쯤 되면 그만 포기할 줄 알았다.


남자는 이런 말을 했다.


“나 하나 죽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어.”


굉장히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나는 남자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물어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남자의 몸이 투명하게 변했다.


“어?”


나는 당황했다.


내가 남자를 잡고 있는데 순간이동이 될 리가 없었다.


‘아니······.’


남자는 생각을 했다.


자기가 왜 순간이동을 할 수 없는지를, 전설에게 맞는 동안 곰곰이 생각을 한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잡고 있어서 순간이동을 하지 못하는 거라고.


또 이런 생각을 했을 거다.


‘그렇다면 동시에 잡으면 어떻게 되지?’


남자는 내 손을 꽉 잡고 있었다.


‘당했다!’


나는 황급히 몸에서 남자의 손을 떼어내려고 했다.


남자가 쉽게 떼지 않아 손가락을 하나 꺾었는데도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너희는 실패했어.”


그 말을 하고 남자가 사라졌다.



***



“······아.”

“아······.”


나와 전설은 동시에 탄식했다.


지금 이 상황은 계획에 없었다.


“이런.”


나는 남자가 사라진 바닥을 허망하게 내려다보았다.


창고 안에 무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다 어떤 게 하나 눈에 띄었는지 전설이 무릎을 구부렸다.


“이거······.”


전설이 나에게 보라고 내민 것은 지갑이었다.


“······지갑?”


나는 전설에게서 지갑을 받아들었다.


자연스레 지갑을 펼쳐 신분증을 확인했다.



-이기제 기자-



녀석의 정체는 기자였다.


“기자였어······?”


나와 전설은 시선을 교환하고 헛웃음을 지었다.


“그럼 앞뒤가 맞지.”

“근데 왜 우리 이야기를 기사로 안 내고 자수하라고 협박했을까?”

“그러게. 그 부분은 확실히 이상하네.”

“그렇지?”


전설은 나를 따라 이기제라는 놈의 지갑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지만 쳐다보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 나는 지갑을 내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일단 오늘은 이만 해산하자. 내가 내일까지 이놈에 대한 정보를 알아올게.”

“어? 그럴 수 있겠어?”

“아는 심부름 센터 사장이 있거든. 부탁하면 알아봐 줄 거야.”

“잘 됐네.”


전설은 힘을 많이 써서 힘든지 피곤해 보였다.


“내일 봐.”


전설이 창고를 떠났다.



***



나는 곧장 심부름 센터로 가 허인범을 찾았다.


“이 새끼에 대한 걸 조사해. 내일 학교 끝나면 바로 정보를 받아갈 테니까.”


나는 허인범에게 지갑의 주인 정보를 알아낼 것을 요구했다.


허인범은 나에게서 지갑을 받아들면서 무언가 탐탁지 않은 얼굴을 했다.


“내가 네 개인 흥신소인 줄 아나 본데―.”

“―죽고 싶냐?”


나는 허인범이 나에게 대든다고 생각해 정색했다.


“안 그래도 오늘 하던 일이 잘 안 풀려서 기분이 안 좋거든. 네가 도망간 이 쥐새끼 대신 죽을래?”


내가 고갯짓으로 지갑을 가리키자 그제야 허인범은 상황 파악을 했다.


지갑 주인 때문에 가뜩이나 기분이 안 좋은데 나를 여기서 더 기분 나쁘게 하면 안 된다고, 자기가 죽고 말 거라는 사실을 깨달은 듯했다.


“아니······.”


나는 기다렸다.


아직 허인범이 해야 할 말이 남아 있었다.


“······.”


내가 빤히 쳐다보자 할 수 없다는 듯이 허인범이 작게 말했다.


“······미안하다.”


아마 허인범은 속으로 심부름 센터에 자기 말고 아무도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부하 직원이 이 모습을 봤다면 의아하게 생각할 테니까.


“조심해라. 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널 죽일 수 있어. 이용 가치가 있어서 잠깐 살려두는 것뿐이야. 내 눈에 잘 보여야 앞으로 네가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이걸 이해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허인범이 고개를 저었다.


“이해했다.”


허인범은 살짝만 봐줘도 금방 기어올라서 이렇게 주기적으로 밟아줘야 한다.


그게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공짜로 심부름 센터 사장을 부하로 부려 먹을 수 있으니 내 입장에서는 좋았다.


“매번 이해만 하지 말고 다음에는 행동으로 보여줘. 봐주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다?”


내 말에 허인범은 진심으로 공포에 질린 얼굴이었다.


“그래······.”


녀석은 나에게서 도망칠 수 없었다.


허인범의 힘없는 대꾸에 만족하며 나는 심부름 센터에서 나왔다.


‘주소만 알면.’


이기제의 회사 주소만 알면 당장이라도 놈을 찾아가 손을 보는 건데 그게 조금 아쉬웠다.


‘내일 정보를 받으면 바로 움직이자. 더는 놈에게 끌려다녀서는 안 돼.’


그래도 오늘 감시자의 존재를 확실하게 확인했다.


“이기제.”


나는 내가 죽여야 할 상대의 이름을 나지막이 불러보았다.


신민철처럼, 조만간 이 세상에서 사라질 이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개 같은 견주에게 죽고 신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시점 변화 안내 24.08.10 45 0 -
71 시즌 3 8. 감시자들 (2) NEW 11시간 전 6 0 17쪽
70 시즌3 7. 감시자들 (1) 24.09.17 10 0 13쪽
» 시즌3 6. 감시자 (2) 24.09.16 11 0 12쪽
68 시즌3 5. 감시자 (1) 24.09.15 14 0 11쪽
67 시즌3 4. 동료 제안 24.09.14 15 0 12쪽
66 시즌3 3. 전설의 편지 24.09.13 15 0 12쪽
65 시즌3 2. 전설의 눈 24.09.12 17 0 12쪽
64 시즌3 1. 전학생 전설 24.09.11 18 0 13쪽
63 시즌3 0. 협박 편지 24.09.11 14 0 7쪽
62 시즌2 32.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24.09.10 16 0 11쪽
61 시즌2 31. 해산 24.09.09 18 0 15쪽
60 시즌2 30. 백일하의 세계 24.09.08 17 0 11쪽
59 시즌2 29. 송시현의 정체 24.09.07 18 0 11쪽
58 시즌2 28. 창고에서 (3) 24.09.06 19 0 13쪽
57 시즌2 27. 창고에서 (2) 24.09.05 18 0 11쪽
56 시즌2 26. 창고에서 (1) 24.09.04 21 0 12쪽
55 시즌2 25. 호텔에서 24.09.03 20 0 12쪽
54 시즌2 24. 사라지다 24.09.02 21 0 16쪽
53 시즌2 23. 구출 24.09.01 21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