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조회수 :
12,029
추천수 :
301
글자수 :
955,407

작성
23.10.12 19:59
조회
28
추천
1
글자
11쪽

레퀴엠(93)

DUMMY

Episode 92 - 두 부류의 적 5



서울 강서지역.

"야, 거기 좀 빨리빨리 죽여봐!"

윤 설이 목놓아 외쳤다.

정혁은 그 말을 듣고는 남아있던 힘을 조금 더 방출시켰다.

"저도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는 두 손에 마법진을 생성시켜 몸을 돌렸다.

프로펠러처럼 노란색의 계수포가 쏘아지며 주변 괴수들을 죽여나갔다.

크워어어어어어!!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괴수의 수는 열 마리 그 이상.


윤 설이 땅으로 착지했다.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많이 나타난 거지?"

"그거야 나도 모르죠."

태훈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나, 숫자가 많을 뿐이지 상대의 스테이터스는 잘 쳐줘야 중형급.


그렇게 고전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정혁은 동공을 빛내며 허공에서 원형의 홀을 여러 개 생성해냈다.

검은색으로 가득찬 홀에서 투박한 레이저가 빠르게 발사되었다.

피융- 피융- 피융-!

조준점은 당연히 괴수 무리.


놈들은 갑자기 발사되는 계수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크워어어어어!!!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점점 공격을 맞고 쓰러지는 개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윤 설은 편안하게 팔짱을 끼며 구경했다.


"그래, 뭐. 자기가 처리해주겠다는데 우리는 조금 쉬고 있죠."

그 사이 태훈은 생각했다.

'분명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괴수는 아주 소수만 보였었는데, 갑자기 어째서 이렇게 많은 개체가.....?'

태훈은 머리를 굴렸다.


무언가 있으리라는 직감.

윤 설은 그런 태훈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저기요!"

깜짝 놀란 태훈은 몸을 움찔거리며 윤 설을 내려보았다.

"아, 네, 네?"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 뭔가 좀 이상해서요."

윤 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상한 거요?"

"네, 여기에 들어오고 나서 갑자기 개체 수가 왜 이렇게 많아졌을까, 에 대해 조금....."


윤 설이 한 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흐음......"

그 사이 이미 정혁은 나머지 괴수를 모두 처리했다.

그는 가만히 서서 지켜보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와, 지금 뒤에서 가만히 서있는 겁니까? 나 혼자 짬 맞았네, 그냥."


정혁의 하소연에도 윤 설은 자신의 말만 태훈에게 건넸다.

"내가 볼때는 이 근처에 게이트가 있는 거 같은데?"

태훈이 동의하듯 끄덕였다.

"저도 그렇게 결론이 나오긴 해요."

"그럼 정해졌네."


짝-!

세상에서 제일 크게 손뼉을 치며 그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나눠서 가볼까?"

윤 설이 제안했지만 태훈이 고개를 저었다.

"그냥 다 같이 이동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괜히 위험한 일이 발생하면......"


"에이, 그 때는 이 스카우터로 도움 요청을 보내면 되지. 그리고, 규칙을 정하자."

갑작스러운 제안에 두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규칙이요?""

"그래, 규칙. 반경 300미터 안에서 수색하기."


"300미터라, 어디 한번 볼까요?"

태훈이 스카우터의 버튼을 만지며 대원들의 위치를 살폈다.

초록색의 포인터가 나타났다.

"흠,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이 430미터정도. 이렇게 되면....."

그는 위치 확인 기능을 껐다.


"300미터 정도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흩어져볼까요?"

"저는 이 쪽."

윤 설이 북쪽 방향을 가리켰다.

정혁은 동쪽, 태훈은 서쪽.

각자의 방향이 정해진 후, 정혁은 스카우터를 손으로 가리켰다.


"위험하면 구출 신호 키셔야 해요!"

"알았다고!"

곧 그들이 뿔뿔히 흩어졌다.


"아이고, 삭신이야."

재승이 허리를 일으켰다.

병태는 담배를 손에 쥔 채로 정혁 일행들이 흩어진 방향들을 확인했다.

"크크크....."

그가 씨익 웃어보였다.


재승이 병태를 노려보았다.

"갑자기 왜 웃고 지랄이냐?"

그의 말에 병태가 흡연실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자신보다 강하기 때문에 덤비지 못한 굴욕.

그런 치욕스러운 말을 건넨 조태훈이 짜증 났다.


병태는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태훈이 지나간 자리를 응시했다.

"야, 송재승. 저 새끼부터 조지자."

재승이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끝장을 보러."

두 사람은 태훈이 걸어간 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로써 그들의 첫 번째 타겟이 결정되었다.


------


서울의 강서지역 - 조태훈 사이드.

어두운 밤거리.

상가 건물이 즐비어 놓여있는 서울의 도심이 완전히 꺼져있다.

태훈은 스카우터를 낀 얼굴을 이리저리 돌리며 열 감자기를 돌렸다.


아직은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은 상태.

그는 잠시 걸음을 멈춰 생각했다.

'분명해, 갑자기 많은 괴수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이 근처에 게이트가 있다는 뜻일 거야.'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아니면 혹시.....'

그는 과거에 다른 지휘대가 겪었던 상황을 떠올렸다.

'괴수 퍼레이드?'

딱 떠올린 그 단어가 머릿속에서 연신 맴돌았다.

하지만 말이 맞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괴수 퍼레이드가 왜....., 내가 알기로 퍼레이드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꽤나 영향력 있는 침략자밖에 없을 텐데."

그 순간.

쿵- 쿵- 쿵- 쿵- 쿵-!

저 멀리서 괴수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태훈은 한숨을 쉬며 열 감자기를 갖다 대었다.

지이이이잉-!

짙은 초록색으로 표시된 세 마리의 괴수.

크기가 조금 큰 것으로 보니 중형보다 약간 낮은 등급인 것 같았다.

"왜 나오지 않나 싶었는데, 인제야 나와주는구먼."


태훈이 두 손에 작은 마법진을 생성했다.

이번에는 하얀색으로 빛나는 단조로운 느낌의 진이었다.

하얀색의 계수 결정이 주변을 빛나게 하는 바람에 괴수의 형체를 정확히 볼 수 있었다.

"허, 참....."


커다란 두 눈알이 좌우로 움직이고 있는 기괴한 형태였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상체에 쇠사슬이 감겨 있었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상태.

태훈은 자세를 낮추며 마법진을 조준했다.


그렇게 놈들을 향해 계수포를 쏘려는 찰나.

피융---!!! 퍼억!!

태훈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리고 오른쪽 어깨를 바라보았다.

작은 단도가 계수의 기운이 입혀진 채 그의 어깨를 찔렀다.


이미 혈흔이 흘러나와 제복을 더럽히고 있었다.

고통이 느껴졌다.

"크윽!"

그리고 또다시 날아오는 뾰족한 계수 결정.

촤악-!


이번에는 허벅지를 뚫고 지나갔다.

"끄아악!!"

그는 통증을 이기지 못한 채 무릎을 굽혔다.

혈흔이 쉴 새 없이 튀어나왔다.

식은땀이 흐를 정도의 아픔이었지만 지금은 눈앞의 적에 집중해야 할 때.


태훈은 곧바로 치료의 계수를 주입시켰다.

하얀색의 결정이 상처가 난 피부 사이로 들어가려는 순간.

크워어어어어어!!

괴수가 달려들었다.

"이런!"


태훈이 방어술을 시전했다.

별 모양으로 크기를 키워가는 화려한 방어벽.

그러나 재빠른 괴수의 공격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었다.

"커헉!"

저 멀리 날아가는 그의 몸체.


쾅-!

태훈이 상가 건물 외벽에 처박혔다.

그의 방어벽은 이미 깨진지 오래.

제복 곳곳에 흙먼지가 묻었다.

시야가 흐릿해졌다.


괴수들은 더러운 이빨을 뽐내며 크게 웃어보였다.

마치 자신들의 적절한 사냥감이 나타나기라도 한 듯.

태훈의 몸이 저렸다.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


태훈은 정신을 집중하고 두 손에 마법진을 생성했다.

힘이 빠진 것이 이유가 되었는지 마법진의 농도가 옅어져 있었다.

"이런, 씨.....!"

괴수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어떻게든 죽여야겠다는 얼굴 표정을 지닌 채로.

태훈은 팔을 뻗어 놈들에게 계수포를 연발했다.

제아무리 색이 옅어지고 파워가 다운되었다 하더라도 태훈이 생성해낸 마법진은 어마어마했다.

위력은 그런대로 놈들의 진격을 막아낼 수준이었으니.


그는 이어서 한 쪽 팔의 마법진을 소멸시켜 회복의 계수를 발현했다.

'이 틈에 빨리 다리라도.....!'

계수 결정이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다.

서서히 피가 멎어들고 상처가 아물어갔다.


'좋아, 조금만 더 있으면......!'

파악!!

"읍!"

로브를 쓴 누군가가 태훈을 기습했다.

그는 어떠한 가루가 묻어있는 수건을 태훈의 얼굴로 갖다 댔다.


"으, 으읍!!"

하필 상처가 아물기 직전에 이런 일이 생긴 터라 대응할 수단이 부족했다.

알 수 없는 가루가 태훈의 코를 침범했다.

'이, 이건....., 수면 가루?!'


누구의 소행이었는지는 알아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무슨 짓을 하려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아, 안 돼! 이대로 가다가는!!'

그러나 이미 늦었다.

태훈의 몸이 점점 늘어지기 시작했다.


눈이 반쯤 풀린 상태로 다가오는 괴수를 가리켰다.

덜덜 떨리는 손가락.

그러나 로브를 쓴 남자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비열한 미소가 검은 그림자 너머로 비춰졌다.

"크크크, 크크크크크.....!"


곧이어 태훈이 눈을 감았다.

그는 전신의 몸이 풀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남자는 다가오는 괴수를 바라보며 태훈에게 침을 뱉었다.

"투, 죽어라 이 새끼야."

그가 재빠르게 몸을 감추자 이제 그 공간에는 쓰러진 태훈과 괴수 세 마리만이 남았다.


괴수들은 미소를 지으며 태훈의 앞에 섰다.

이미 입꼬리가 귀에 걸려있는 상태.

그들은 바로 주먹을 들어 태훈에게 연타를 날렸다.

콰과과과과과광!!!!

공중에 몸이 뜨거나 땅에 몸이 박혀버린다.


그게 바로 그들의 파워.

태훈은 속수무책으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특수한 수면 가루의 효과 때문에.

곧 그는 만신창이가 된 채로 등장했다.

이미 전신에 드러나 있는 타박상과 찢어진 제복.


그리고 미처 회복되지 못한 허벅지와 어깨에서는 피가 계속 흐르고 있었다.

태훈은 그제서야 눈을 떴다.

상황은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아, 죽겠구나......'


아무런 고민도 없이 바로 죽음이라는 단어를 내뱉었다.

체내의 계수 흐름이 옅어지고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시점이 왔다.

이제 두 대 정도는 버틸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속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뇌를 채웠다.


그리고 스스로 눈을 감았다.

이미 괴수의 주먹은 코앞까지 도달해있었다.

'아, 시발......'

콰앙-!!!


------


"하아, 하아......!"

로브를 쓴 누군가가 으스스한 골목길을 뛰어다녔다.

그는 수면 가루가 든 수건을 바닥에 투척하며 정처없이 달렸다.

그렇게 달리기를 반복한 지 5분이 넘은 그 때.

"뭘 그렇게 달려가냐?"


병태가 나타났다.

그는 남자의 로브를 강제로 벗겼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송재승이었다.

재승은 숨을 헐떡거리며 로브를 벗어던졌다.


그는 떨리는 손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 했어."

"뭐?"

병태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재승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 내가 했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이트 포밍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3 레퀴엠(123) 23.11.14 24 1 11쪽
122 레퀴엠(122) 23.11.13 26 1 12쪽
121 레퀴엠(121) 23.11.12 25 1 12쪽
120 레퀴엠(120) 23.11.10 26 1 12쪽
119 레퀴엠(119) 23.11.09 31 1 12쪽
118 레퀴엠(118) 23.11.08 25 1 12쪽
117 레퀴엠(117) 23.11.07 23 1 12쪽
116 레퀴엠(116) 23.11.06 27 1 12쪽
115 레퀴엠(115) 23.11.05 26 1 12쪽
114 레퀴엠(114) 23.11.04 26 1 12쪽
113 레퀴엠(113) 23.11.03 25 1 12쪽
112 레퀴엠(112) 23.11.02 25 1 12쪽
111 레퀴엠(111) 23.11.01 23 1 12쪽
110 레퀴엠(110) 23.10.31 32 1 12쪽
109 레퀴엠(109) 23.10.29 27 1 12쪽
108 레퀴엠(108) 23.10.28 26 1 12쪽
107 레퀴엠(107) 23.10.27 29 1 12쪽
106 레퀴엠(106) 23.10.26 26 1 12쪽
105 레퀴엠(105) 23.10.25 29 1 12쪽
104 레퀴엠(104) 23.10.24 24 1 12쪽
103 레퀴엠(103) 23.10.23 26 1 12쪽
102 레퀴엠(102) 23.10.22 29 1 12쪽
101 레퀴엠(101) 23.10.21 28 1 11쪽
100 레퀴엠(100) 23.10.20 33 1 12쪽
99 레퀴엠(99) 23.10.19 23 1 11쪽
98 레퀴엠(98) 23.10.17 25 1 11쪽
97 레퀴엠(97) 23.10.16 28 1 12쪽
96 레퀴엠(96) 23.10.15 28 1 11쪽
95 레퀴엠(95) 23.10.14 23 1 11쪽
94 레퀴엠(94) 23.10.13 25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