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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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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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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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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글자수 :
955,407

작성
23.10.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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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레퀴엠(109)

DUMMY

Episode 108 - 제안



두 번째 지구 - 아펠리온.

학방.


"아, 그러니까......"

로자리아가 당황스럽다는 얼굴로 모두를 응시했다.

"여기 있는 사람 모두를 학방 단체에 소속시켜 달라고?"

"네!"

정혁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로자리아는 안경을 어루만지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좀 말이 안 되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 동의는 다 받은 거야?"

지휘관 중 한 명이 말했다.

"아니요."

어찌 보면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이들이 대부분.


게다가 간부들의 등장으로 학방의 인원들마저 머리 위에 느낌표를 띄우고 있었다.

로자리아는 주위를 둘러보며 학방의 인원들에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자자, 일단 여기서 이러면 연구에 방해가 되니까 자리를 좀 옮겨보도록 하죠."


그들은 처음 태훈이 이곳의 왔을 때 방문했던 복도로 이동했다.

지휘관들의 감탄 섞인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와, 이런 곳이라니."

"지하인가?"

"지구에서 쓰이는 재료와 똑같은데?"


웅성거림 속에서 로자리아가 출입증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오른쪽에 위치한 문앞에 섰다.

"인원이 많으니 임시방편으로 이곳에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출입문 정중앙에 카드를 갖다 대니 문이 일렁이며 사라졌다.


내부 공간은 넓었다.

학교와 비슷한 형태의 테이블 배치와 거대한 홀로그램 스크린.

그리고 각종 연구에 쓰이는 재료들도 놓여 있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을 한 공간 안에 모아두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음, 좋아요."


로자리아가 손을 몇 번 휘적거리며 공중에 띄우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그러자 촤라락- 소리와 함께 연노란빛을 뿜어내는 계수 결정들이 빛을 발현시켰다.

한순간에 밝아진 공간.


"자, 그래서....."

그녀는 팔짱을 끼며 공간에 모인 이들의 얼굴을 살폈다.

"음? 너는?"

로자리아의 시선이 정혁에게 꽂혔다.

"너는 원래 착출 리스트에 있었던 아이인 것 같은데?"


"맞아, 근데 얘가 여기 있는 사람들을 전부 학방에 넣어달라고 요청했어."

제인의 말에 로자리아가 관자를 긁적였다.

"음, 일단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말이야. 그건 불가능할 것 같은데?"


로자리아가 거절했다.

하지만 그것은 최정혁의 계산 안에 존재하는 대답일 뿐.

반박할 여지는 충분히 존재했다.

"어차피 여기에 저희를....."

"착출하려는 이유가 힘의 부족 때문이다?"


간파당했다.

정혁은 자신이 전해야할 말을 로자리아가 대신 뱉으니 당황한 듯 몸을 움찔거렸다.

로자리아의 고개가 끄덕거렸다.

"뭐, 맞는 말이기는 하지. 이러지 저러니 해도 반대파보다 찬성파의 세력이 더 강력한 것은 사실이니까. 그런데 말이야....."


로자리아의 시선이 가늘어졌다.

그녀는 정혁을 향해 걸어오며 턱에 검지를 갖대 대었다.

"그건 공공연연한 사실이야, 학방에 있는 모두가 모를 리 없다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그럼 중요한 게 뭔데요?"


"바로 내 사람들이야, 알겠어? 중요한 건 내 사람들이라고. 착출 리스트에 있는 인원만을 뽑기로 그들과 약속했었는데 갑자기 리스트에 존재하지 않았던 이들이 대거 영입되면? 그들의 불만은 어떻게 책임질래?"


하지만 그 말이 정혁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건 이해가 가지 않네요, 당장 세력이 부족함으로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점점 많아질 텐데 이 제안을 거절하다니."

로자리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세력이 부족한 건 지금 이 순간만이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로자리아가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마녀스러운 복장의 아름다움이 부각되는 자세였다.

"이제 곧 돌아오시거든, 그 분이."

"그 분이라니......, 그렇게 말씀하셔봤자 저는 이해를 못해요."


로자리아의 표정이 멍해졌다.

제인이 무언가 눈치챘다는 듯 화재를 돌렸다.

"자, 자. 그건 둘째 치고, 나는 너에게 먼저 묻고 싶어, 최정혁."

정혁의 시선이 제인에게로 돌아갔다.

"뭘 말이에요?"


"로자리아의 말처럼 실질적으로 너희 모두를 학방 소속으로 들여보내줄 수는 없어, 아까 말했듯 반대도 심할 것이고 말이야. 그럼 너는 어때?"

정혁은 말 뜻을 한번에 이해했다.

"저의 의사는 어떠냐고 물어보시는 거죠?"


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말했다.

"당연히, 거절입니다."

단호한 정혁의 말투에 제인이 아쉽다는 듯 혀를 찼다.

"그렇구나, 쩝. 어쩔 수 없지."


"하지만 협상을 한다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죠."

정혁의 말에 로자리아와 제인의 표정이 급격히 변했다.

""협상?""

두 사람의 물음표에 정혁이 검지와 엄지를 서로 문지르며 말했다.

"네, 협상이요. 어느 쪽이든 가는 게 있어야 오는 게 있는 거니까.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로자리아가 손을 펄럭거렸다.

"그래, 뭐 이야기라도 해봐. 터무니없는 걸 제안할 거라면 돌아가고."

"아, 근데 이건 다른 분들이 듣기보다는 셋이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정혁의 시선이 지휘관들에게로 이동했다.


민호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손뼉을 쳤다.

"그럼 세 사람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우리는 잠시 빠져줄까?"

""알겠습니다.""

민호가 지휘관들을 이끌고 방을 나섰다.


정혁은 구석에 위치한 의자를 끌고 와 착석했다.

로자리아가 다리를 꼬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 그 제안이라는 게 뭔데? 모두를 내보내고 이야기할 마음이 있는 걸 보니까 터무니없는 말은 안 꺼낸다는 뜻으로 알아도 되겠지?"


정혁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음, 잘 모르겠네요. 저도 이 제안의 값어치에 대해 어느 쪽이 손해를 볼 지 알 수 없는 입장이라. 그래도 여기서 아무 소득 없이 돌아가는 건 아닌 것 같아서 말 해보려고 합니다."

"해 봐."

제인이 옆에서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무슨 말을 할지 예상이 가는데?"

로자리아가 고개를 빼며 물었다.

"음? 알 것 같다고?"

"응, 헬 파이브 문제 때문인거지?"

순간 로자리아의 표정이 굳었다.


"헬, 파이브.....? 지안 가문에 속한 5인 군단?"

제인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정혁도 단번에 들켰다는 듯 머리를 젓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

"맞아요, 헬 파이브. 그 집단에 관련된 이야기에요."

"그럼 꽤나 곤란하다고 볼 수 있겠네."


조금 긴 대화가 이어질 것만 같은 하루였다.

"내가 먼저 말할게."

제인이 손을 들어 발언권을 획득했다.

그녀는 로자리아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로자리아, 알지? 이번에 학방 착출 인원 리스트에 윤 설이라는 아이도 있는 거."


"윤 설? 윤 설이라....."

로자리아는 눈알을 위로 굴리며 생각에 잠겼다.

"아, 있었던 것 같아."

"그 아이가 헬 파이브에게 납치를 당했어."

"납치? 헬 파이브에게 납치를 당했다고?"


"응, 나도 아까 전에 이야기를 하면서 우연히 알게 되었고."

로자리아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이거 난감하네, 프로필만 봤을 때는 엄청 유능한 아이라 꼭 들이고 싶었는데."

"그래서 제가 제안드리고 싶은 것은 그거에요."


로자리아는 정혁의 말을 이해한 듯 보였다.

"윤 설의 구출을 도와달라?"

"네, 맞아요. 실제로 저희는 방금 그들 중 일원 두 명과 직접 싸워봐서 힘의 차이를 알고 있어요."

"싸워봤어? 어디서?"


거짓말이라 생각한 듯 동공이 커진 로자리아였다.

"학사관이라 불리는 지구의 어떤 곳에서요."

어차피 지금 당장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니 어물쩡 넘어갔다.

그러나 로자리아의 표정을 잿빛이었다.

"이상하네, 갑자기 헬 파이브가 왜 인간 세계에 모습을 드러낸 거지? 원래는 은밀하게 행동하는 암살자같은 놈들인데."


"아마, 저희가 발견한 루난이라는 유물 때문이겠죠."

루난이라는 두 글자가 나오자 제인 또한 격한 반응을 보였다.

"루난? 너희가 루난에 대해서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제인이 공중으로 튀어올라 정혁의 멱을 잡고 흔들었다.

"아, 아닛, 커헉! 이거 좀 놓고 이야기를.....!"


"아, 미안. 나도 모르게 갑자기 흥분해서....."

제인이 머리를 긁적이며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아오, 이 여편네, 오지게 아프네.'

정혁은 헛기침을 한번 내뱉었다.

"루난은 차르카 올로소와 싸운 뒤에 지하 미궁에서 발견했었어요."


"올로소라, 백상아리를 말하는 거겠네."

"맞아요, 여하튼 루난을 획득하고 그것에 대한 조사를 맡긴 장소가 아까 말씀드린 학사관이라는 곳이고."

로자리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랬구나, 그래서 헬 파이브가 지안의 명령을 받아서 학사관이라는 곳에......"


모든 퍼즐이 맞아 떨어졌다.

"그나저나 의외네, 루난이 아펠리온이 아니라 지구에 있었다니."

로자리아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것에 대해서는 나도 의문이야, 본래는 신전에 존재해야 하는 유물이 어째서."


"결론은 그거에요."

정혁이 손뼉을 치며 집중시켰다.

"길고 긴 이야기가 오고갔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당신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부탁드립니다."

정혁이 무릎을 꿇어 로자리아와 제인을 올려다보았다.

두 눈빛에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설이 누나를 구하기 위해 힘을 보태주세요."

정혁이 눈을 질끈 감으며 말하자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며 곤란한 얼굴 표정을 보였다.

"흐음....., 사정은 잘 알겠는데 우리도 쉽게 움직일 수가 없어."

"어째서요?"


"서약이라는 게 존재하거든, 그 분께서 우리에게 꼭 지키라 하신 피의 서약이."

"그 서약이라는 게 어떤 내용이에요?"

로자리아가 손을 펼쳐보였다.

"아쉽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어, 일단 서약의 제한이 있다는 것만 알아둬."


'비밀이 너무 많아, 이러면 진전이 없는데.'

제인이 턱에 손을 얹으며 생각에 잠겼다.

"음....., 아 맞다."

그녀는 곧바로 로자리아의 어깨를 툭툭 쳤다.

"음, 왜?"

"로자리아, 우리가 직접 나서지는 못하더라도 지원군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지원군이라니, 학방에서?"

"그래, 어차피 서약 상으로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었잖아. 그러니 문제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로자리아가 눈을 감으며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그런 조건은 없었긴 했지, 그래도 누구를 붙여주어야 할까?"


그 말은 즉슨, 협상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뜻.

"마땅한 인재 없어?"

"많기는 한데, 헬 파이브를 상대하려면 어중간한 이들로는 부족해. 워낙 교활하고 치밀한 놈들이라. 잠깐만 있어봐."

로자리아가 급히 일어서며 방을 나섰다.


그렇게 몇 분 뒤, 그녀가 다시 들어왔다.

회색 빛의 머리칼이 휘날리는 남자와 함께.

로자리아가 손을 펼쳐 남자를 가리켰다.

"인사해, 학방의 이즈웰이라는 청년이야."

이즈웰이 90도 인사를 선보였다.


"안녕하세요, 태서번 이즈웰입니다."

"아, 넵. 저는 최정혁이라고 합니다."

"이즈웰은 능력적인 부분에서 모자랄 게 없는 실력자야, 마침 안 그래도 지안 가문 소속인들에 대한 조사를 맡긴 참이었는데 잘 돼었네."


이즈웰이 다가와 정혁에게 악수를 청했다.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있으시다면 저도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뭔가 굉장한 한 패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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