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조회수 :
11,930
추천수 :
301
글자수 :
955,407

작성
23.10.15 21:00
조회
27
추천
1
글자
11쪽

레퀴엠(96)

DUMMY

Episode 95 - 오리온 & 이즈



정혁이 아까 수색했던 장소를 향해 뛰었다.

그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외쳤다.

"태훈씨, 태훈씨!!!!"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정혁의 속이 타들어갔다.


"도대체 어디 계신 거야?"

이제 막 그 장소에 도착했다.

모두가 흩어진 그곳.

정혁은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눈을 감았다.


'분명히 그 때 내가 동쪽이었고, 설이 누나가 북쪽. 태훈씨가....'

그는 고개를 들어 서쪽을 바라보았다.

"저기다."

정혁이 전속력으로 달렸다.

"제발, 제발 무사해라!"


그렇게 얼마나 더 뒤졌을까.

그는 곧 태훈이 납치된 지점까지 도달했다.

"이건....."

널브러져 있는 괴수들의 사체가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 싸웠구나."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람의 혈흔으로 추정되는 액체가 도로 위에 흘려져 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아닐 거라는 믿음을 가졌다.

'에이 설마......'

그러나 유심히 그 피를 들여다보고는 확신했다.


얼굴이 일그러졌다.

정혁은 손가락에 혈흔을 약간 묻혔다.

확실했다.

"태훈씨의 피야....., 하지만 어떻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정혁은 주변 괴수들에게로 눈을 돌렸다.

"보이는 놈들의 상태는 아무리 잘 쳐줘도 중형급인데. 이런 괴수들에게 태훈씨가 당했다고?"

앞뒤가 맞지 않았다.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게 확실했다.


정혁은 걸음을 옮겼다.

혹여나 다른 것은 없을까.

아까 보았던 태훈의 전투 실력은 절대로 이들에게 당할 레벨이 아니었으니 위화감이 들었다.

"응?"

그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옆으로 뻗어있는 골목길 입구 쯤에 혈흔이 떨어져 있었다.

정혁의 레이더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혹여나 하는 심정으로 골목길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계수 결정을 허공에 띄워 빛을 내어 시야를 밝혔다.

"뭔가 있을 거야, 뭔가."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걷고 있을 때쯤.

바닥에 떨어진 수건이 보였다.

"이런 곳에 왜 수건이....."

정혁은 무의식적으로 땅에 있던 수건을 들었다.

그리고 봤다.

수건에 묻어있는 검은 가루를.


"하....."

그의 눈빛이 어둡게 변했다.

"X발."


------


- 깨어났냐?

- 아니, 아직.

두 남자가 태훈을 아래에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그러게 아까 너무 세게 때렸다니까?

- 뭔 개소리야, 그래봤자 살짝 힘준 것뿐인데.


서로 티격태격을 이어가고 있는 사이 태훈이 눈을 떴다.

"으으으....."

- 오, 일어난 것 같은데?

남자는 무릎을 굽혀 태훈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가늘게 뜬 눈이 약간의 빛을 뿜어내는 라이트에 맞춰졌다.


"뭐, 뭐......"

흐릿한 초점에 자신의 얼굴을 내려보고 있는 남성이 들어왔다.

굉장히 짖궃게 생긴 얼굴상이었다.

태훈은 곧바로 눈을 크게 뜨고 뒤로 물러났다.

"으아아아아아!!!"


그는 곧바로 일어나 전투 자세를 취했다.

"뭐, 뭐냐, 너희는?"

태훈을 내려다보고 있던 남자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파란색의 짧은 머리카락과 또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다른 남자는 검고 뒷머리가 유난히 길었다.


그러나 굉장히 미남형.

파란 머리의 남자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그랬잖아, 어차피 이 녀석들은 우리를 적으로만 인식한다니까?"

"그래서 어쩌라고, 이랬거나 저랬거나 설명해야 하는 건 매한가지였어."


뒷머리를 기른 남자가 턱으로 파란 머리 남성을 가리켰다.

"내가?"

"그럼 네가 하지 누가 하냐?"

파란 머리의 남자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진짜 귀찮게 하네. 그래 뭐, 저 자식 죽탱이친 것도 내가 벌인 일이니까 뒷감당도 내가 해야지."


남자가 하체를 펴 몸을 일으켰다.

"자, 어디."

태훈의 몸에서 오라가 발산됐다.

푸른빛의 결정이 주위를 맴돌았다.

남자는 다가오던 발걸음을 멈추고 흥미로운 듯 입을 오므렸다.


"오호, 그래도 어느 정도 치는 놈이라는 건가?"

남자 역시 똑같은 오라를 발산했다.

그러나, 무늬만 같을 뿐이지 발산되는 계수의 농도, 양, 섬세함이 차원이 달랐다.

태훈의 사기가 금방 사그라들었다.


그의 입장에서 남자는 거의 악마와 같았다.

두 눈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이 마치 악마의 눈처럼 보였다.

"하아."

뒤에 서있던 미남형의 남자가 다가와 파란 머리 남성의 머리를 때렸다.

빡.


"적당히, 적당히 좀 해라. 무서워하는 거 안보이냐?"

파란 머리의 남자가 분노한 듯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노려보았다.

"야, 쳤냐?"

둘 사이에 스파크가 튀었다.

태훈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 이 녀석들......, 레벨이 달라.'

도저히 범접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휘대장? 전대장? 아니 그것은 최소값으로 따졌을 때이고, 실상 힘은 더욱 강력할 것이 분명했다.

'이길 수 없는 상대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이에 태훈이 잽싸게 도망쳤다.

파란 머리의 남자가 고개를 돌리며 당황해했다.

"어, 어? 저 자식이 근데?"

도망친 태훈을 잡으려 남자가 발을 옮기려는 찰나.

텁.


"냅둬 오리온, 어차피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니까."

미남형의 남자가 오리온에게 말했다.

"아니, 그건 맞는데. 저러다가 길이라도 잃어버리면 어떡하냐?"

"그럼 뭐 네가 찾아서 다시 이쪽으로 오게 하던가."

"그럴 필요 뭐 있냐? 그냥......"


오리온의 한 쪽 눈이 푸른색으로 빛났다.

그리고 방에서 진동이 일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

"조작하면 되지."


------


"허억, 허억......!"

태훈은 정처없이 뛰었다.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위험한 녀석들에게 붙잡혔으니 목숨이 위험할 거라 판단했다.

저택의 넓은 복도를 뛰어다니며 그는 내부 구조를 파악했다.


'뭐야, 여기는? 도대체 어디로 끌려온 거지?'

창문 하나 없는 곳이라 바깥 동선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기에 답답한 마음이 커져갔다.

중앙 계단이 보였다.

그는 쉼없이 달려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로비에 도착하고 거대한 장식이 그려진 현관 앞에 섰다.


"여기다!!"

태훈은 있는 힘껏 문을 밀었다.

콰앙-!!!

새하얀 빛이 쏟아져 나오며 내부가 드러났다.

아니, 드러날 줄 알았다.


"여어!"

오리온이 손을 들어 흔들었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들이밀며 그는 활짝 웃었다.

태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눈알을 굴리며 다시 한번 방문을 열어제꼈다.


"젠장!!"

쾅-!!

오리온은 무안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흠, 의지 하나는 대단하네. 어차피 결과는 똑같을 텐데."

미남형의 남자는 방의 중간에 위치한 원형 테이블에 착석했다.

"냅둬, 어차피 곧 소용 없다는 걸 알게 될 테니까."


태훈이 계속해서 달리고 있다.

허벅지의 상처에서 다시 피가 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염없이 뛰었다.

'뭐야, 아까 분명 현관문을 열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자 태훈의 멘탈이 흔들렸다.


그러나, 다시 한번.

현관의 앞에 도달했다.

"이번에는 제발!!"

콰앙-!!

그러나 결과는.

"여어, 다시 왔네?!"


태훈이 절망했다.

이미 표정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상태라 누가 보든 볼만했다.

"어, 어째서!!"

"포기하시지 그래? 어차피 계속해봤자 소용 없을....."

쾅-!!

태훈은 오리온의 말을 무시한 채 다시 방을 나갔다.


"하, 저 녀석. 고집 한번 더럽게 쌔네. 안 그러냐, 이즈?"

이즈가 차를 홀짝 마시며 눈을 찡그렸다.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그는 한없이 평화로웠다.

"나 참, 언제나 평화로운 새끼네 이거."


"으아아아아!!!"

태훈이 또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이번에는 두 사람 다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오리온이 곁눈질로 태훈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언제까지 저러나 보자.'


쾅-!

쾅-!!

쾅-!!!

쾅-!!!!

쾅-!!!!!

"으아아아아아아!!!!"


태훈의 몸이 땀범벅이었다.

대 여섯 번을 더 시도한 끝에 그는 저택 방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아, 하아, 하아, 도대체 왜.....!"

이즈가 태훈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제 그만두지 그래, 소용 없다는 걸 알았잖아?"


맞는 말이었다.

사실 태훈도 알고 있었다.

한 세 번째쯤 시도할 때였나.

더 없이 멀게만 느껴지는 거대한 복도가 마라톤 경주처럼 아득하게만 보였다.

이제는 체력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한계에 도달했다.


오리온이 피식 웃으며 태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제 다 뛰었냐?"

"모, 목적이 뭐야?"

태훈이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오리온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갔다.


그는 두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태훈을 향해 상체를 숙였다.

"드디어 대화가 좀 통할 것 같은데, 넌 어때?"

"......"

"오케이, 들을 자세가 된 것 같은데, 진짜 내가 설명하냐?"

오리온이 상체를 들어 귀찮은 표정으로 이즈는 노려보았다.


이즈는 한 손을 들어 네가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아, 저 씹......"

굉장히 불쾌했지만 죽탱이를 날린 것은 자신이었으니 반박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 뭐. 말만 전하면 되는데."


오리온이 카펫 바닥에 앉았다.

"어이, 너. 일단 우리 소개부터 할게. 네 눈앞에 서있는 잘생긴 청년이 오리온 파스티비아이고, 저기 보이는 싸가지 없게 생긴 녀석이 이즈 파스티비아야."

이즈가 손을 슬쩍 들어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태훈은 맞인사를 건네지 않았다.

"일단 자기소개는 이쯤 해두고 너 여기가 어딘지 알고 있냐?"

태훈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말했다.

"뭐, 다른 나라라도 되냐?"

"아니, 여기는 다른 나라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곳은 다른 행성이야."


그 순간, 태훈의 눈이 부릅 떠졌다.

"너희, 설마......"

- 그래, 우리는 너희들의 행성을 침략한 침략자다.

태훈이 곧바로 달려들었다.

그의 눈은 이미 분노에 가득차 있었다.


"너, 너희들이....., 너희들이!!!!"

이미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태훈의 몸을 잠식하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오리온은 무표정이었다.

"뭐,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너무 격하게 행동하는 거 아니야?"


"닥쳐, 너희 같은 새끼들한테는 존엄성이고 뭐고 없어."

태훈이 등 뒤에서 마법진을 생성시켰다.

"어, 이건 좀....."

오리온이 당황한 듯 입꼬리를 올렸다.

'아, 이거 어떡하지? 또 때릴 수도 없고."


태훈은 이미 앞뒤 가림을 할 수 없는 상태.

그는 마법진에 계수를 응집했다.

파지지직-!

스파크가 튀었다.

당장이라도 계수포가 발사되려는 시점에.


퍽-!!

이즈가 태훈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켰다.

마법진이 사라지고 태훈의 몸이 추욱 늘어졌다.

오리온이 이즈를 향해 웃어보였다.

"야, 너도 때렸네? 벌은 똑같이 받는 거다."

이즈는 쓰러진 태훈을 응시하며 말했다.


"조용히 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이트 포밍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3 레퀴엠(123) 23.11.14 23 1 11쪽
122 레퀴엠(122) 23.11.13 26 1 12쪽
121 레퀴엠(121) 23.11.12 24 1 12쪽
120 레퀴엠(120) 23.11.10 25 1 12쪽
119 레퀴엠(119) 23.11.09 30 1 12쪽
118 레퀴엠(118) 23.11.08 24 1 12쪽
117 레퀴엠(117) 23.11.07 23 1 12쪽
116 레퀴엠(116) 23.11.06 26 1 12쪽
115 레퀴엠(115) 23.11.05 24 1 12쪽
114 레퀴엠(114) 23.11.04 26 1 12쪽
113 레퀴엠(113) 23.11.03 24 1 12쪽
112 레퀴엠(112) 23.11.02 25 1 12쪽
111 레퀴엠(111) 23.11.01 23 1 12쪽
110 레퀴엠(110) 23.10.31 31 1 12쪽
109 레퀴엠(109) 23.10.29 27 1 12쪽
108 레퀴엠(108) 23.10.28 26 1 12쪽
107 레퀴엠(107) 23.10.27 28 1 12쪽
106 레퀴엠(106) 23.10.26 25 1 12쪽
105 레퀴엠(105) 23.10.25 28 1 12쪽
104 레퀴엠(104) 23.10.24 24 1 12쪽
103 레퀴엠(103) 23.10.23 26 1 12쪽
102 레퀴엠(102) 23.10.22 29 1 12쪽
101 레퀴엠(101) 23.10.21 28 1 11쪽
100 레퀴엠(100) 23.10.20 32 1 12쪽
99 레퀴엠(99) 23.10.19 23 1 11쪽
98 레퀴엠(98) 23.10.17 25 1 11쪽
97 레퀴엠(97) 23.10.16 28 1 12쪽
» 레퀴엠(96) 23.10.15 28 1 11쪽
95 레퀴엠(95) 23.10.14 23 1 11쪽
94 레퀴엠(94) 23.10.13 23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