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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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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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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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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5,407

작성
23.11.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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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레퀴엠(120)

DUMMY

Episode 119 - 심야



백조전대 회의실.

철컥-.

진명이 회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제인은 편안하게 좌석 하나를 잡고 앉아 하품을 했다.

"하암, 그래도 오늘은 시간 맞춰서 왔네."


"어제는 이야기할 거리가 많았으니까요."

진명이 자리에 앉자 드디어 2일차 회의가 시작되었다.

레이더에 범선의 자료 화면이 띄워졌다.

말문을 먼저 연 것은 화람이었다.

"우선적으로 어떻게 저 공중 범선에 소리 없이 침입하냐, 가 제일 큰 문제겠네."


이즈웰이 곧장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단 제가 알기로 밖에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은 없습니다."

"그럼 헬 파이브 본인들은 어떻게 범선 밖으로 나가는 거죠?"

이즈웰이 진명에게 신호를 보내자 그는 레이더를 꺼내 홀로그램 화면을 이동시켰다.


화면에는 푸른색의 삼각뿔 보석이 나타났다.

"저건 인피니티 포인터 텔레포트입니다, 좌표를 설정하면 그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그들만의 사기적 이동수단 아이템이죠."

민호가 흥미로운 듯 미간을 좁혀 보석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좌표만 찍으면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니, 그건 너무 사기 아닌가요?"


그냥 순간 이동이 가능한 요물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사기적인 무력에 사기적인 아이템마저 가지고 있다니.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왠지 가능성이 옅어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두가 난처해하고 있을 때, 이즈웰이 손뼉을 치며 집중시켰다.


"자, 그래도 걱정하지 마십쇼. 어차피 인피니티 포인터 텔레포트 또한 하나의 계수 집합체일 뿐입니다. 이 요물의 존재 자체가 어찌 보면 저희에게 득일 수 있죠."

화람이 팔짱을 끼며 아니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말은 왠지, 그 인피니티 포인터 텔레포트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하는 것 같은데?"


이즈웰이 입꼬리를 올리며 손가락을 딱- 쳤다.

"정답입니다, 사실 이 요물은 별 것 아니에요. 여기 자료 화면 한번 띄워주시겠습니까?"

그의 부탁으로 진명이 홀로그램 화면을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그러자 약간 화학과 같은 원자 입자의 뭉쳐짐이 보였다.


기이한 과학 용어와 함께 결정의 정렬 형태가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

"이게 뭐지?"

"정렬 형태 같은데......"

"갑자기 화학 용어들은 왜 저렇게 많이 나오는 거야?"

잡다한 이야기가 들리고 있을 시점에 이즈웰이 홀로그램의 바로 옆으로 걸어갔다.


그는 강의 교수처럼 설명을 이어나갔다.

"눈치채신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보여드리고 있는 이 화면의 입자는 텔레포트 요물의 입자 구성입니다."

정혁의 눈이 번쩍 뜨였다.

"입자 구성이라면 혹시.......?!"

그는 눈치챈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즈웰이 웃음과 동시에 말했다.

"예, 지금 제가 보이는 이 화면의 정렬 형태를 활용하면 정밀한 세공으로 텔레포트의 복사가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서 같지만 또 다른 요물을 만들어내는 게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복사된 텔레포트로 좌표를 찍어 범선 안으로 침투하는 것이 가능하겠군."


진명의 말이 끝나자 제인이 뛰어올라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그래! 바로 그 말이지!"

진명은 그녀의 어루만짐에도 허허, 라는 웃음소리만 낼 뿐이었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있습니다."

이즈웰이 검지를 들었다.


"저는 이런 세밀한 작업에 도가 튼 사람이 아니라 입자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정렬하는 데에 정말 약합니다, 혹시 이곳에서 입자 세공에 능하신 분이 계십니까?"

그러나 이즈웰의 말에도 서로 눈치만 볼 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이론적인 입자 분석 그림만 보더라도 굉장히 머리아픈데다가 직접 일일히 세공에 몰두해야 하는 점이 머리가 아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일들은 세공사들이 하는 임무였기 때문에 전대 내에서는 마땅한 인재가 없었다.


정혁이 손톱을 물어뜯으며 미간을 좁혔다.

'안 돼, 이게 고작 1단계인데 여기에서부터 막히면 다음 계획을 짤 수가 없어. 하지만 세공 자체를 아예 문외한인 내가 하는 것 또한 뭔가 이상해질 수 있는데.'

"내가 한번 물어볼게, 마땅한 인재가 있거든."

화람이 소매를 걷어 콜 링으로 누군가에게 연락을 돌렸다.


띠리리리리링-!

요란한 수신음이 몇 초 동안 지나가고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 ......, 예. ]

주덕광의 목소리였다.

진명이 안타까움에 두 눈을 감았다.

'아이고, 덕광씨......'


화람이 용건을 말했다.

"혹시 지금 좀 바쁘신가요?"

[ 방금까지 해석본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가 잠시 쉬고 있습니다. ]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제가 30분 뒤에 레이더로 입자 구성 자료 하나 넘겨드릴텐데 혹시 조합 세공이 가능할까요?"


30초 동안 정적이 이어졌다.

회의실에 있는 간부진들 역시 뜬 눈으로 덕광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 저 지금 해석본 들여다보느라 눈알이 빠질 것 같은...... ]

"가능하시죠??"

화람은 웃는 얼굴로 이야기했지만 상대방에게는 공포로 다가왔다.


[ 하하하, 다, 당연하죠. 뭐든 보내십쇼! 제가 다 조합해보겠습니다. ]

진명은 눈을 질끈 감은 채 명복을 빌었다.

'불쌍한 덕광씨.'

정혁 역시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저 양반 밑에서 일하면 꽤나 고생 좀 하겠구만.'

"네, 알겠습니당!"

화람이 미소를 지으며 콜 링의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자, 그럼 담당자는 전해졌고 이제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 보도록 할까요?"

이즈웰은 기가 찬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화면을 다음으로 넘겼다.

배치도처럼 보이는 거대한 도면이 나타났다.

"지금 보고 계시는 이 도면은 공중 범선 굽어가는 메부리코의 도면입니다, 자세하게 어느 곳이 무슨 용도로 쓰이는 곳이다, 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겠지만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이즈웰이 도면의 맨 위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천천히 설명했다.

"꼭대기에 보이는 가작 작은 층이 전망대와 시스템 관리실, 그리고 아래로 내려가면 연구실, 다른 곳은 병력 개조실이 존재하고 제일 아래에 위치한 심층부에 윤 설씨가 위치한 목적실이 존재합니다."

이즈웰이 간단하게 설명하여 이 정도였지만 실상 층의 갯수는 어마어마했다.


거의 100층은 넘어보이는 세밀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범선.

"이거야 원, 머리 아프네. 제일 아랫층까지 침투해야 하는데 그건 쉽지 않겠는데?"

화람이 고개를 내밀며 도면을 자세히 살폈다.

"아니죠, 복사만 가능하다면 저희 역시 텔레포트 유물을 사용하면 되니까 윤 설씨가 있는 목적실까지 바로 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지휘관 중 한 명이 손을 들며 말했지만 이즈웰은 곧장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공교롭게도 그 전략은 불가능합니다."

"어째서죠?"

이즈웰이 테이블 위에 놓여진 봉을 집어 50층 부분부터 아래를 가리켰다.


"50층 아래부터는 정말 정예 부대만이 들어갈 수 있는 비밀 관리실이 존재합니다, 그 목적은 헬 파이브의 단원들만 알 수 있는 사실이니 제가 파악할 수는 없었고요, 꽤나 비밀적인 시설이기 때문에 보안을 철저히 하는 곳입니다."

"보안을 철저히 한다라, 왠지 경비병을 세우는 단순한 방법은 아닐 것 같은데요?"


하나의 말에 이즈웰이 정확하다는 듯 손가락 사인을 보냈다.

"맞습니다, '심야'라고 불리우는 계수 장막을 펼쳐놓았죠. 심야는 농도가 짙은 암흑 계열의 결정이기 때문에 그 속성이 맞지 않는 자는 통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침투가 불가능하단 거 아닌가?'


"댜신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하지."

갑자기 제인이 나섰다.

"무슨 방법인가요?"

"농도가 짙은 계수 장막을 통과하는 방법은 하나야, 더욱 짙어진 농도를 몸에 두르는 거지. 그것도 같은 계열의 계수를."

그 말은 즉슨, 범선에 진입하는 본인들의 몸에 암흑 계열 결정을 덕지덕지 발라야 한다는 뜻이었다.


게다가 아주 강력한 형태의 결정을.

그러나.

"저희 전대에서 암계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없는데요, 게다가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헬 파이브처럼 강력한 이들이 펼쳐놓은 장막보다 짙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쾅-!


제인이 자신의 가슴팍을 치며 외쳤다.

"내가 있잖아!!"

모두의 시선이 제인에게로 향했다.

"엥, 근데 어제는 저희에게 힘을 보태줄 수는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건 직접 전투를 나섰을 때의 문제이고, 중요한 건 그 장막을 빠져나가는 데에 있잖아?"

"그 정도 개입은 가능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정혁의 물음에 제인이 해맑게 미소를 지었다.

"응!!"

다행이었다.

헬 파이브의 장막을 벗겨낼 정도의 힘을 가진 이가 없어 진입부터 실패할 줄 알았건만.

이렇게 된다면 첫 번째 과제는 끝난다.


그렇다면 두 번째.

"자, 그럼 그 심야 장막의 아래에 있는......"

"잠깐!"

제인이 손을 펼쳐 내밀었다.

설명을 저지당한 이즈웰이 제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잠시 앞으로 나와 볼래?"

제인이 정혁을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아, 네."

"내 옆에 서봐."

그녀의 말에 따라 정혁은 제인의 바로 옆에 자리했다.


"시작한다?"

"뭘 말이에......!"

정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인이 암흑 계열의 계수를 그의 육체 주위에 흩뿌렸다.

모든 이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정혁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거......, 숨이......!"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심호흡을 하고, 가슴 부분을 주먹으로 치고, 눈을 질끈 감아도 심장은 더욱 빠른 속도로 뛰었다.

자리에 앉아있던 지휘관들이 벌떡 일어나 다가오려 했다.

"다가오지 마!"


제인의 말 한마디에 모두가 얼어붙었다.

콰지직 소리와 함께 주위에서 튀기는 검은색의 스파크.

숨이 조여오는 강력한 암흑 계열의 결정이었다.

"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진명이 목놓아 외쳤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


제인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무릎을 굽혀 정혁에게 중얼거리듯 물을 뿐.

"최정혁, 어때? 견딜만 해?"

정혁이 떨리는 동공을 옆으로 옮겨 제인을 바라보았다.

당장이라도 밝게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주고 싶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는 그저 식은땀을 흘린 채 제인을 응시하기만 할 뿐이었다.

"뭐야, 고작 그거에 그렇게 쩔쩔매고 있는 거야? 아직 장막을 통과해야 하는 계수 결정의 절반도 안 씌웠다고."

"에?"

간부진들은 동그란 눈을 번쩍 떴다.


가민이 정혁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럼 설마, 지금 정혁이한테 주입시킨 것이 그......"

"응, 맞아. 결정이야."

정혁은 가슴 부분을 부여잡으며 고통의 신음을 내뱉었다.

"윽, 으으으으윽!!!"

믿을 수 없었다.


'이, 이게 고작 절반도 안되는 양이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결정들을 걷어내 당장이라도 정혁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지만 제인은 그러지 않았다.

"느껴, 지금 그 감각을. 그리고 익숙해지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심야를 통과하기도 전에 전멸할 테니까."


충격과 같은 현장이 모두의 눈에 들어오자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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