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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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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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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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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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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106)

DUMMY

Episode 105 - VS 토르메



난장판이 되어버린 외곽 거리와 불에 타 쑥대밭이 되어버린 건물의 내부.

정혁은 어두운 눈빛으로 걸었다.

거리에는 완전한 형태의 사이보그들이 보였다.

기계 팔을 휘두르며 학사관의 대원들을 공격하는 놈들.


정혁은 오른팔에 계수를 응집하여 사이보그를 찔렀다.

콰직-!

놈의 몸에서 스파크가 튀어나오며 몸이 축 늘어졌다.

"죽어."

사이보그가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정혁은 눈앞에서 떨고 있는 대원을 향해 무릎을 굽혔다.

"괜찮으세요?"

남자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일어섰다.

"아, 가, 감사합니다."

정혁은 빠르게 주위를 스캔했다.


'아직 학사관에 놈들이 있다면, 꽤나 강한 기운이 느껴질거야. 꼬리를 잡아야 해.'

그는 계수를 눈에 집어넣어 시력의 능력치를 극대화했다.

그러자 무언가 위화감이 들었다.

'이건......'


느껴졌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뒤다!!'

정혁은 몸을 돌려 상체를 꺾었다.

붉은 눈의 토르메가 정혁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호오."

토르메는 흥미로운 듯 정혁에게 감탄사를 내보였다.

그는 대처하지 못할거라 생각한 듯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혁이 땅에 닿은 발에 힘을 줘 몸을 회전시켰다.

추진력과 함께 돌아가는 몸뚱아리.


게다가 계수를 발에 덮었으니 위력은 어마어마할 것이 분명했다.

정혁은 오른 다리를 뻗어 토르메의 턱 부분을 노렸다.

그러나.

토르메는 정혁의 발을 그대로 잡아 저 멀리 던져버렸다.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며 그의 육신이 건물 외벽에 박혔다.

콰과과과광!!!!

"커헉!!!"

입에서 혈흔이 터져나왔다.

그냥 순수하게 힘으로 내던져진 것뿐임에도.

다른 차원에 있는 신체 능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콘크리트 조각과 함께 정혁의 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후, 대단하네."

저 멀리서 연기에 가려진 토르메의 실루엣이 보였다.

긴장감이 흘렀다.

정혁은 몸 안에 축적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쿠구구구구구구-!

폭발적인 힘이 발현되며 거대한 오라가 발산되었다.

전신에서 노란색의 계수 결정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후우."

이머젼시 토탈(Emergency Total).


토르메의 눈빛이 변했다.

갑작스럽게 상승된 능력치 변화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 헥토마 펑션인가?'

그 역시 들어본 적 있었다.


체내의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존재들.

일반적인 발현자들과 다르게 각성의 단계에 따라 힘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고 들었다.

'재밌겠는데.'


정혁의 동공이 노랗게 빛나기 시작했다.

"하아....."

숨을 내쉴 때마다 결정들이 흘러나온다.

'너무 많은 계수들을 가지고 있기에 방출하려 하는 건가? 웃기는 군.'

실제로 펑션의 소유자를 만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부풀어올랐다.


"와라."

정혁이 오른손으로 백색의 검을 생성했다.

올로소와의 전투에서 선보인 엄청난 위력의 무기였다.

정혁이 곧 토르메에게 달려들었다.

노란빛의 잔상효과를 남기며 공중으로 날아올라 그에게 검을 휘둘렀다.


콰직-!

예상대로 토르메가 방어술을 구현했다.

촤라라락-!

순간 검은 가시가 희미한 공간 속에서 튀어나왔다.

"엇?!"

정혁은 반사신경으로 몸을 돌려 피했다.


스쳐 지나가기만 했을 뿐인데 그 위력이 여실히 전해진다.

'이거, 한대라도 맞으면 간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제아무리 강력한 위력의 계수포라도 이정도의 위압감을 뿜어내진 않는다.


'도대체 뭐지? 말이 되나?'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이머젼시 토탈의 경지를 꺼낸 정혁이 중압감을 느낄 정도라니.

"뭐하는 거지?"

토르메가 텔레포트를 활용하여 정혁의 뒤로 이동했다.


"아공간술은 처음보는 건가?"

2미터 크기의 홀이 생성되며 계수포가 발사되었다.

파아아아앙-!

이번에는 피할 수 없는 위치였다.

정혁은 손을 뻗어 재빠르게 방어벽을 발현시켰다.


노란 결정이 뭉쳐져 거대한 정사각형이 만들어졌다.

별 모양의 문양이 번쩍거리며 빛났다.

토르메의 계수포와 정혁의 방어벽이 충돌했다.

콰과과과광!!!

엄청난 충격음과 더불어 파동이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정혁의 방어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토르메는 씨익 미소를 보이며 손을 펼쳤다.

그러자, 허공에서 일렁이는 검은 형체가 드러났다.

'재밌겠구만.'

꽤나 괜찮은 적수를 만난 듯 토르메의 얼굴이 밝아졌다.


허공에서 생겨난 작은 흔적이 거대하게 변함과 동시에 가시처럼 뾰족한 손으로 변했다.

'죽여라.'

거대한 손이 정혁의 방어벽을 덮쳤다.

"이런!"

대처도 하기 전에 방어벽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콰직- 소리를 내며 분해되어버린 노란색의 결정들이 허공을 떠돌아다녔다.

그리고 벽을 부수기 무섭게 거대한 손이 정혁의 육체를 뒤덮었다.

온통 암흑의 시야로 가려짐과 동시에 고통이 느껴졌다.

'으윽, 이건!!! 정신을 유지할 수가!!!'


심각하리만치 어두운 힘이었다.

자칫 조금이라도 정신력을 집중하지 않는다면 곧바로 기절할 것이 분명했기에.

그는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몸의 힘을 최대한 주며 계수를 폭발시켰다.


'안 돼, 버텨야 해!!!'

폭발을 일으킨 정혁의 계수가 퍼져나가 토르메의 손을 소멸시켰다.

그러나 이미 잔 상처를 입은 상태.

"하아, 하아....."

짧은 시간에 대량의 계수를 방출했기 때문일까.


힘의 축적량이 최소로 줄어들었다.

다행히 초점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게다가 손에 덮쳐질 때 둘러쌓인 검은 계수들이 몸에 약간 스며든 것 같았다.

토르메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는 윗옷을 벗어 던지며 자신의 반 사이보그 팔을 드러냈다.

완벽한 기계였다.

정혁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뭐야, 어째서 자신의 몸을 그렇게 더럽힌 거지?"

토르메가 우뚝 서서 정혁에게 기계 팔을 뻗었다.


"더렵혔다라, 이해가 가지 않는군. 너희 종족도 마찬가지로 언제나 힘을 갈구하지 않는가?"

"힘을 갈구해?"

정혁의 물음에 토르메가 사이보그 팔에서 레이저를 쏘았다.

파란색으로 발사된 과학적 공격이 정혁의 오른쪽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으윽!!!!"

정혁의 몸이 뒤로 자빠졌다.

그는 본능적으로 어깨에 손을 얹으며 고통을 참으려 했다.

절로 눈이 감겼다.

토르메가 정혁의 바로 앞에 서서 그를 내려다보았다.


"솔직히 조금은 놀랐다. 네가 올로소를 제거했다고 했을 때, 소문으로만 들었기 때문에 실력이 아닌 비겁한 수로 이겼다고 생각했었는데."

"당신 나를 알아?"

정혁이 물었다.


토르메는 입꼬리를 올리며 정혁의 뺨을 후려갈겼다.

"모를 수가 없지, 그 백상아리를 패배시킨 인물인데."

토르메가 발을 올려 정혁의 복부에 올렸다.

"재밌어, 아주 재밌어. 고민이 되는군, 이곳에서 너를 살려놓아야 할까, 죽여야 할까?"


토르메는 마치 마음만 먹으면 바로 정혁을 죽일 수 있다는 투로 말했다.

하지만, 정혁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사실이다.

전투를 하면서 그의 힘은 범접이 불가능한 영역이라 느낄 수 있을 정도였으니.


정혁은 이를 꽉 깨물며 통증을 참았다.

그는 떨리는 입을 억지로 열어 말했다.

"유, 윤 설은 도대체 왜 데려간 거야?"

토르메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윤 설? 아, 그 계집을 말하는 건가?"


역시, 도민호의 말대로 이 놈들이 윤 설을 납치해간 것은 분명했다.

속에서 분노가 끓어올랐지만 섣불리 덤빌 수가 없었다.

토르메가 상체를 아래로 숙여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야 뭐, 실험을 위해서지."


순간, 정혁의 머릿속에서 제인의 말이 떠올랐다.

[ 쉽게 설명할게, 그냥 일반인을 납치해서 갖가지 생체 실험을 진행하는 놈들이야. 고통의 한계를 강제로 경험하게 하고 약물 주사를 놓거나, 심한 경우에는 신체를 절단해 자신들과 똑같은 반 사이보그처럼 만들기도 해. ]


정혁이 몸의 계수를 모두 끌어모아 오른손에 축적했다.

그리고 휘둘렀다.

"으아아아아아!!!!"

팔의 근육이 도드라졌다.

너무 많은 계수를 한번에 모았기 때문일까.


정혁이 휘두른 팔이 그의 발에 닿았다.

순간, 토르메의 몸이 돌아갔다.

360도 회전함과 동시에 공중에 토르메가 붕 떠버렸다.

정혁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곧장 일어나 뭉쳐진 계수를 계속 응집해 주먹을 뻗었다.


콰직-!

토르메의 복부에 정확히 정혁의 주먹이 들어갔다.

"으읍!"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했는지 놈의 몸이 저 멀리 내동댕이쳐졌다.

정혁의 손에 뭉쳐진 계수가 다시 체내 이곳저곳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다시 생성된 백색의 검.


하지만 조금 더 정교하고 아름다워진 듯 보였다.

최정혁의 무기 발현술 - 월광도(月光刀).

정혁은 이성을 잃은 듯 두 손으로 월광도를 잡아 휘둘러 참격을 발사했다.

하얀색과 더불어 검은색의 파동이 겹쳐져 엄청난 위력을 뿜어냈다.


'이건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군.'

그러나 대처 능력이 좋았다.

토르메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 사이보그 팔을 뻗었다.

그리고 뻗어나가는 거대한 계수포.

퍼어어엉-!!!


두 개의 공격이 맞닿자 거대한 폭렬과 함께 충격파가 일었다.

토르메의 오른손에 파동이 생성되었다.

곧바로 연계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그는 정혁이 참격을 통제하고 있는 틈을 타서, 텔레포트로 복부를 파고 들었다.


토르메는 발현시킨 파동을 정혁에게 조준해 터트렸다.

엄청난 소음과 함께 정혁의 체내에서 진동이 일었다.

"커헉!!"

그야말로 마지막 일격이었다.

더 이상 일어날 수 없을 마지막 공격에 정혁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완벽한 패배.

이머젼시 토탈이 풀리며 월광도가 공중에서 소멸했다.

토르메는 바닥에 널브러진 정혁을 향해 걸어가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후우, 좋은 대결이었다. 최정혁."

토르메는 정혁을 인정했다.


제아무리 적이라 할지라도 정정당당한 승부 속에서 승자가 패자를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멋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의식을 잃은 정혁에게 속삭였다.

"윤 설은 우리가 데리고 있다, 혹여나 자네가 그 아이를 구하고 싶다면 종이에 적힌 장소로 와라. 어떤 병력을 데려와도 좋다, 헬 파이브가 상대해줄 테니까."


- 끝났어요?

낯선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토르메가 시선을 돌렸다.

흑발을 길게 늘어트린 아름다운 사이보그가 서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정신을 잃은 채 늘어져 있는 민호가 들려 있었다.

"아, 셀리나. 자네도 끝났나?"


셀리나라 불리우는 사이보그는 민호를 보기좋게 집어던졌다.

"뭐, 보시다시피 완벽하게 끝냈죠. 루난도 획득하지 않았어요?"

"어, 확보했다. 이제 돌아갈까?"

셀리나가 불타고 있는 학사관의 건물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돌아가요? 빌미를 없애기 위해서 다 죽이고 가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토르메가 고개를 저었다.

"더 늦으면 단장께서 분노하실 게 뻔해, 일단은 여기서 물러나자."

그녀는 못마땅한 듯 입이 삐죽 튀어나왔지만 이내 수긍했다.

"네, 뭐 알겠어요."


두 사람은 폐허처럼 쑥대밭이 된 학사관에서 모습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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