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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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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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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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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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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116)

DUMMY

Episode 115 - 구출 작전 계획 2



백조전대 회의실.

"우선 계획을 조정하는 데에 앞서 이즈웰 씨가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는 정보들을 저희에게 풀어주시겠습니까?"

진명이 정중하게 묻자 이즈웰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의자를 집어넣고 원형의 테이블을 돌기 시작했다.


"먼저 알아두셔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헬 파이브라는 군단이 마냥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무식한 집단이 아닌 굉장히 교활하다는 것."

이즈웰이 손가락 두 개를 펼쳐 중지를 접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그 교활함을 뒷받침하는 엄청난 실력자들 이라는 것."


그것은 알고 있었다.

정혁은 직접 놈들 중 한 녀석과 싸워본 장본인이니까.

이즈웰은 두 손을 모아 계수를 생성해 공중에 흩날렸다.

형형색색의 계수 결정이 각자의 자리로 흩어지며 각각 다섯 명의 인물로 몽타주를 그렸다.


간부진들 모두가 허공에 떠돌아다니는 몽타주에 시선을 올렸다.

"이건......"

"지금 보여드리는 것은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헬 파이브 군단의 몽타주입니다. 그림으로 그려서 보여드리고 싶은데 제가 예술 감각은 부족한 편이라서."


모두가 다섯의 얼굴을 머릿속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정혁은 한 놈의 얼굴에서 이를 갈았다.

자신을 처참하게 패배시킨 남자, 토르메.

그의 몽타주였다.

'다른 놈들은 몰라도 너만은 내 손으로 꼭 이겨주겠어.'


정혁은 속으로 꼭 해내고 싶은 목표를 다짐했다.

이즈웰이 몽타주를 하나하나씩 가리키며 설명했다.

"일단 여기 있는 동충하초 머리에 피부가 검은 남자가 긴톨입니다, 헬 파이브 내에서는 가장 신참이죠."

"그렇다면 저기 있는 놈들 중에서 가장 상대하기 쉽겠군."


이즈웰이 고개를 저었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이들의 힘은 각각 경험의 차이로 나뉠 뿐 자체적인 계수의 양으로는 거의 동등해요."

그렇다면 한 명 한 명이 저번에 전투했던 토르메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게 되면 더욱 작전에 있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소리.


진명이 곤란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이즈웰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쪽에 보시는 여성이 셀리나 에르반, 헬 파이브 내에서는 유일한 여성 사이보그입니다."

계수의 그림으로만 봤을 때는 꽤나 미인상이었다.


그러나 헬 파이브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부터가 속의 사악함을 말해주고 있으니 겉모습으로는 판단이 불가했다.

"그리고, 옆으로는 로제츠와 토르메. 헬 파이브가 창설된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개조된 이들입니다. 역시나 상당한 힘을 자랑하죠. 그리고......"


모두가 마지막 몽타주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백의 계수가 그의 머리칼을 채우고 있는 모습.

이즈웰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지금 보시는 자가, 군단 헬 파이브의 단장인 리븐 렉입니다. 나머지 네 명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원이 다른 괴물이죠."

"저 녀석이......"

"최종 보스?"


빛이라고는 단 1그램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눈동자와 얼굴.

말 그대로 악의 수장같은 생김새였다.

"윤 설씨를 구출하려면 다들 아시겠지만 하나의 길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즈웰이 손가락을 딱- 치자 모든 몽타주가 다시 나타났다.

"이들을 전부 해치우고 데려오는 것이죠."


듣기만 했을 뿐인데 벌써부터 숨이 막혀왔다.

난이도는 백상아리와 싸웠던 미궁에서의 전투보다 몇 배는 더 힘들어보였다.

하나하나가 올로소와는 차원이 다른 힘을 가진 놈들이니 정신적인 고통도 겪을 것이 분명했다.


숨죽이고 있던 가민이 말했다.

"작전을 잘 짜야겠네요, 이러나 저러나 우리가 저들보다 약한 것은 변함이 없으니."

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에게는 전략이 우선이다, 윤 설을 한시라도 빨리 구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힘을 키우고 있을 시간이 없으니."


진명이 이즈웰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당신의 힘이 절실하겠군요."

"하지만 여러분에게 안타까운 소식이 있습니다."

"뭐죠?"

지금의 상황에서도 벅찬데 더 어려운 소식이 있다는 것은 청천벽력같은 소리였다.


"저 역시도 헬 파이브를 이기지는 못해요, 어디까지나 그들은 전문 암살자이니까."

그건 어차피 예상 범주 내에 있었다.

정혁의 눈으로만 보더라도 체내에 흐르는 계수의 양이 토르메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진명은 머리에 손을 얹으며 고민에 잠긴 듯했다.


"흐음, 일단 싸워본 이들의 소감이라도 들어보고 싶군."

진명이 모두를 향해 눈길을 건넸다.

그는 학사관의 상황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누가 누구와 싸웠는지 알 수 없었다.

정혁이 손을 들었다.

"제가 싸웠습니다, 아까 이즈웰씨가 보여주셨던 몽타주로 보았을 때 토르메라는 남자였습니다."


"어땠나?"

정혁이 주눅든 눈빛으로 고개를 숙였다.

"완전히 달랐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훈련과 실전들을 겪어왔지만 처음으로 벽을 느낀 것 같았어요. 아마 저를 제외하고도 저들 중 누군가와 싸우신 분이 계실 것 같은데."

대부분의 지휘관들이 손을 들었다.


"내가 싸웠어, 아까 봤던 여성 사이보그였는데."

"나도 마찬가지야, 여자 사이보그였어."

"나도......"

"저도......"

정혁이 손깍지를 낀 채로 테이블 위에 올렸다.

'모두가 싸웠는데도 승산이 없었다는 건가, 이건 좀 많이 곤란하군.'


만약 승산이 있었다고 해도 정혁을 제외한 전 지휘관들이 뭉쳐야 헬 파이브 단원 한 명을 상대할 수 있다는 이론이 완성된다.

그렇게 된다면 보나마나 전대의 전력이 패배.

'게다가 우리는 단장이라는 놈의 전투력을 모른다......, 그렇다면 너무 불리한 싸움이야.'


최소 그의 전투력은 헬 파이브 두 단원급.

더 나아가서는 나머지 네 명의 전투력을 뛰어넘는 수준일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어떤 꼼수를 쓴다고 하더라도 방법은 없어.'

머리가 아파왔다.


백상아리를 상대할 때는 어느 정도 견적이 맞춰졌기 때문에 전략마저도 필요가 없었는데 지금은 아니었다.

어중간하게 덤벼들었다가는 누구 하나 살아남지 못하는 싸움이 된다.

- 으이구, 쯧쯧.


테이블 위 정중앙에서 제인의 그림자가 솟아나더니 이윽고 그녀의 형체가 드러났다.

지휘관들이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정혁은 그러려니, 하는 반응이었다.

"하, 이번엔 또 왜 나타났는데요? 곧 있으면 아주 그냥 여기서 사시겠네."


그의 말에 제인이 이빨을 내보이며 웃었다.

"히히히, 그것도 나쁘지 않을 수도?"

"저희가 나빠요, 그러니까 어디선가 툭 튀어나오는 그런 행동 좀 자제해주세요."

정혁의 시큰둥한 반응에 제인이 볼에 바람을 넣었다.

"흥, 내가 착하니까 봐준다."


진명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회, 회의실에는 또 어쩐 일이십니까?"

"아, 뭐 별 건 아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조금 궁금해져서 찾아와봤어."

진명이 뒷머리를 긁으며 억지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아, 잘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하하."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답답함이 가득 차 있다.

제인이 씨익 웃으며 공중으로 폴짝 뛰었다.

그녀는 진명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야, 너는 내가 구분도 못하는 멍청이로 보이니?"

갑자기 달려든 제인의 행동에 진명이 당황한 듯 눈알을 굴렸다.


"아, 그런 것은 아니고......"

어설픈 생각을 했다가는 제인에게 꼬리를 밟힐 것이 분명하기에 진명은 머릿속을 백지로 만들었다.

그 때 지휘관 중 한 명이 흠칫 놀라며 손을 들었다.

"저기......,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9지휘대의 지휘관인 이강산이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내려 말했다.

"혹시 구출 작전을 직접 도와줄 수는 없나요? 저희보다 훨씬 강한 것 같은데."

그 말을 들은 제인이 폭소했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서 뒹구르르 구르며 계속해서 웃음을 터트렸다.


"뭐에요, 왜 그렇게 웃는 건데?"

정혁이 어이가 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제인은 너무 웃어서 아픈 배를 부여잡고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아니, 그런 질문 들어본 적이 너무 오래전이라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까먹어서."

"얼씨구, 아주 너무 좋아하시는데? 그래서 돼요, 안 돼요?"


제인이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지만 너에게는 말해줬잖아, 서약 때문에 가문과 학방 내의 문제가 아닌 이상 지금 당장은 나설 수가 없다니까?"

"아, 그랬지 참."

아까 학방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제인은 생각 외로 좋은 한패였다.


여기서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고.

분명 높은 직급을 가진 귀족이니 지금의 장난기를 받쳐줄 힘도 가지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저런 훌륭한 S급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니.

이건 거의 뭐 자체 패널티를 가지고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네요, 당신 정도면 헬 파이브 녀석들정도는 간단하잖아요?"

제인이 헛웃음을 내뱉었다.

"웃기고 있네, 그런 놈들 수백 명이 몰려와도 나한테 안 돼, 이 자식아!"

그녀는 테이블 위를 뛰어 정혁에게 꿀밤을 먹였다.


빡-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퍼지자 이곳저곳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오, 저거 진짜 아프겠는데?"

그러나 정혁은 비명을 지르기 바빴다.

"아아아아악!!! 이 여자가 진짜!!!"

정혁이 맞상대를 하기 위해 주먹을 내질렀지만 제인은 너무나도 쉽게 피해버렸다.


"읏차, 그런 솜주먹이 나한테 닿겠냐?"

분했지만 이를 갈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지금은 회의 중이었으니까.

'그나저나......'

헬 파이브 정도 되는 놈들 수백 명이 덤벼도 자신있다니.

분위기를 풀기 위해 우스겟소리로 한 말인지 진담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농담이겠지.....'

정혁이 그 생각을 뱉은 순간 제인의 입꼬리가 조금 올라갔다.

그러나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어차피 너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면 피곤한 것은 본인이었으니까.

제인이 헛기침을 하며 테이블 위를 무작정 걸어다녔다.


"크흠, 그래서 어디서부터 막히는 건데?"

"아, 그게....."

진명이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처음부터입니다."

"처음부터라......"

"예, 직접 싸워본 입장이 존재하는 터라 그들과 정면에서 전투하게 되면 계획이 실패할 가능성이......"


"그래, 그렇겠지. 그런데 말이야, 시도도 해보지 않고 곧바로 포기하는 건 너무하잖아?"

제인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해졌다.

그러나 다른 이들의 생각은 그게 아니었다.

"포기하자는 게 아니었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즈웰이 선뜻 나섰다.

그는 제인을 향해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희미한 확률이니 더 나은 방법이 없는지 갈구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즈웰이 모두를 한 번씩 훑어보았다.

"그만큼 여기 계시는 분들 전부 간절하시니까요."


그러나 제인의 대답은 단호했다.

"웃기시네, 이게 무슨 어린 아이들 놀이라도 되는 줄 알아?"

그녀는 팔짱을 끼고 이즈웰에게 다가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명심해, 상대는 헬 파이브야. 나야 아까 같은 말을 자신감 있게 뱉을 수 있는 거지, 너희는 아니라고."


제인이 고개를 들어 회의실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잘 들어, 코인은 단 하나야!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정면으로 부딪힌다!! 만약 그 계획이 실패한다면......!!"


- 너희는 전부 죽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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