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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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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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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5,407

작성
23.10.2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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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105)

DUMMY

Episode 104 - 파괴



콰과과광-!!

학사관의 건물 외벽이 거의 붕괴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게다가 화재가 발생해 퀘퀘한 연기가 주변을 메우고 있었다.

지휘관들은 텔레포트로 빠르게 학사관에 도착했지만 이미 상황 자체가 심각했다.


"와, 이건 정말....."

"믿을 수가 없는데?"

모두가 다 똑같은 반응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단체 중 하나인 적호학사관이 이렇게 비참하게 무너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바닥에 널브러진 이들이 보였다.

몇 명은 죽은 것 같이 체내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았다.

"여, 여러분들은......?"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고개를 돌리자 어깨에 심한 상처를 입은 백화람이 나타났다.

상처가 꽤나 심각한 상태였다.

"도, 도와주세요.....!"

그녀가 절뚝거리며 다가오자 민호가 달려갔다.

"아, 움직이지 마십쇼.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는 재빨리 집중해 회복의 계수를 생성했다.

점점 화람의 몸 안으로 스며들어가는 계수 결정.

어깨의 큰 상처가 아물고 피가 멎었다.

어느 정도 상처가 회복되자 민호가 물었다.

"저, 어떻게 된 겁니까?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세요."


화람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그게, 원래는 평소와 같은 일과 시간이었는데......"


------


30분 전, 적호학사관.

연구실.

덕광이 동그란 안경을 낀 채로 루난의 페이지를 조심히 넘겼다.

발광 때문에 제대로 쳐다볼 수는 없었지만 대략의 내용들을 옮길 수 있었다.

'안타, 벨라레, 루히, 사모......'


벌써 루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났지만 진행이 더뎠다.

해석이 어려운 성형문자, 지금까지 발견된 것과는 또 다른 언어의 등장.

그 외에도 여러가지 것들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어지간히 골치아픈가 봐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자 덕광이 몸을 돌렸다.

"천하의 주덕광씨가 이렇게 골머리를 썩고 있는 모습을 다 보네요."

백화람이었다.


"아, 당신이었습니까?"

"반응이 영 아닌데......, 그래도 난 요즈음 힘들다는 소문이 있길래 응원해주러 온거라고요."

덕광이 피식 웃었다.

"기뻐해야 하는 겁니까?"


화람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팔짱을 끼며 덕광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지금 업무도 없는데 힘들게 여기까지 걸어와 준 사람한테 고작 그 정도 반응만 보이다니!"

심술 아닌 심술을 부리자 덕광이 한번 져주었다.


"하하하, 아닙니다, 당연히 감사하죠."

화람은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이내 화를 풀어 루난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어디가 문제에요?"

덕광이 가지고 있던 레이저 포인트를 내려놓았다.


"후, 모든 것이 문제입니다. 읽을 수 없는 포인트가 너무 많아요. 물론 해석이 가능한 지점들도 조금 존재하긴 하다만, 그것만으로는 알 수 있는 정보들이 너무 적어요."

화람은 루난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느껴졌다.


엄청난 힘을 축적하고 있는 유물의 실체가.

지혜와 지식 뿐만 아니라 굉장한 계수의 근원을 온전히 보관하고 있는 물건이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지만 내부에 축적되어 있는 계수의 힘이 너무 방대해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백조전대에서 그 수상한 아우라를 봤을 때는 그저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했었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광이 사라지지 않더군요."

- 축적된 계수를 숨기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수상한 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화람과 덕광의 시선이 일제히 움직였다.

고개를 돌리자 누가 봐도 인간이 아닌 몸의 형태를 지닌 남자가 등장했다.

화람이 바로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넌 누구냐?"


그녀의 목소리가 변했다.

그냥 수상한 자가 아니었다.

누가 봐도 적.

몸의 반쪽이 사이보그의 형태였으며, 붉은 눈을 가진 사내였다.

그는 화람의 질문을 무시하며 루난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오, 아름답구나. 방대한 힘을 가진 유물이 자신의 매력을 저렇게 뽐내고 있는 꼴이라니. 미치도록 아름다워."

화람의 눈이 붉게 빛났다.

"덕광씨, 그거 들고 여기서 나가요."

"알겠습니다."


덕광은 곧바로 거대한 계수 결정을 생성시킨 뒤, 그 안에 루난을 집어넣었다.

사이보그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어딜!!"

화람이 달려들었다.

그녀는 허공에 손을 그으며 불의 계수를 생성해 검을 만들어냈다.


화염이 칼날에서 이글거리고 있는 위협적인 무기가 완성되었다.

화람은 사이보그에게로 돌격해 검을 휘둘렀다.

"하아압!!!"

콰직-!!!!

붉은 스파크가 튀겼다.

남자는 방어막을 생성해 여유롭게 화람의 공격을 막아냈다.


'뭐, 뭐야, 이 녀석? 어떻게 내 공격을!'

적잖게 당황스러웠다.

'그렇다면.....!'

화람의 검에서 발현된 불꽃이 거세졌다.

덕광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일단 이곳을 벗어나야겠군.'

2층이었기 때문에 뛰어내리기는 충분한 높이였다.

화람은 거세진 불꽃에 계수를 주입해 폭발시켰다.

"하아아압!!!"

콰과과과과과광!!!


연구실 내부가 완전히 박살남과 동시에 충격파가 유리창과 2층의 복도까지 영향을 끼쳤다.

화람은 저 멀리 날아가 2층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학사관 건물의 밖에 도달한 그녀는 바닥에 착지했다.

폭발로 인해 제복 여기저기가 찢어졌다.


"아이, 이거 발급받은 지 얼마 안된 제복인데."

또 다시 학사관장에게 혼이 날 것을 생각하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어디로 간거지?'

사이보그 남자의 모습이 사라진 뒤였다.


그 순간.

"그래도 다행이군."

그녀의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람이 몸을 돌리자 덕광의 턱을 잡고 있는 사이보그 남자가 보였다.

"이런.....!"


이미 덕광의 상태는 엉망진창이었다.

남자는 이미 루난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가자 화람이 흥분하며 달려들었다.

"젠장!"

그녀의 전신에 불꽃이 맴돌았다.


화람의 양손에 불꽃의 가시가 돋아났다.

"다시 내놔아아아아아!!!"

양손을 위에서 아래로 크게 휘두르자 불꽃의 참격이 남자에게로 돌진했다.

콰과과과과과과과!!!!

남자가 손을 가로로 휘둘렀다.


파아아아앙!!!

그러자 거센 바람과 함께 충격파가 앞으로 뻗어나갔다.

순식간에 화람의 참격이 소멸했다.

"마, 말도 안 돼!"

그녀가 안으로 파고들었다.

양손을 모아 펼쳐 남자의 복부를 겨냥했다.


화계의 계수포가 발사되어 그를 관통하고 지나갔다.

'됐어, 정면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전혀 효과가 없는 듯 남자는 계수포를 맞으면서 앞으로 다가왔다.

'뭐야, 이걸 버틴다고?!'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내구성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화람의 계수포 안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나며 곧 남자의 손이 튀어나왔다.

'위, 위험해.....!'

화람이 힘을 거둬들이며 몸을 옆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너무 빠른 동작에 피하기는 늦은 모양이었다.


남자의 펼친 손이 곧바로 그녀의 어깨를 스치며 계수 결정이 터져나왔다.

"크윽!!!"

화람이 무릎을 굽혔다.

통증이 찾아왔다.

남자는 그녀의 바로 앞에 서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화람을 내려다보았다.


약간 소름이 끼쳤다.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렇게 강한 거지? 저번에 상대했던 올로소라는 녀석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야.'

이렇게 무기력하게 패배를 맛볼 줄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화람이 물었다.

"너, 이름이 뭐냐?"

남자는 잠시 동안을 아무 대답 없이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헬 파이브 군단의 1호, 토르메."

"토, 르메?"

당연하게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었다.


토르메는 붉은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하며 화람의 어깨를 조준했다.

치이이이익-!!

"끄, 끄아아아악!!!"

뜨거운 열기가 그녀의 어깨 상처를 지졌다.

토르메는 곧 레이저를 멈추며 학사관의 건물을 가리켰다.


"자, 봐라. 지금 너희의 터전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화람이 아랫 입술을 깨문 채로 몸을 일으켰다.

떨리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주자 일어나 학사관 건물 쪽으로 눈을 돌렸다.

"하아아아....."


충격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건물의 어느 한 군데도 불에 타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이미 모든 곳이 아수라장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토르메가 웃음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셀리나가 일처리는 제대로 하고 있나 보군."


"너 말고, 한 명이 더 있었던 거냐?"

토르메는 아무런 말없이 웃기만 했다.

화람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비틀거리는 다리를 강제로 뻗으며 학사관을 되돌리기 위해 나아갔다.

그러나.


토르메가 그녀의 뒷목을 쳐 기절시켰다.

순간, 화람의 검은 동공이 사라지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압축된 계수 뭉치를 꺼내 루난을 확인했다.

그리고는 관자 쪽에 위치한 작은 버튼을 눌러 누군가와 통신했다.

버튼을 누르자 토르메의 눈빛이 검은색으로 바뀌었다.


- 어, 나다. 루난은 회수했다. 나도 그쪽으로 합류하지.

토르메는 처참하게 패배한 덕광과 화람을 내버려두고 학사관을 향해 날아올랐다.


------


다시 현재.

"막을 수가 없었어, 너무 강했으니까. 분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 결국 지켜낸 건 아무것도, 아무것도......!"

화람이 입술을 꽉 깨물며 눈을 질끈 감았다.

민호가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지휘관들."

""옙!!""


"지금부터 두 개의 조로 나누어서 적호학사관을 침입한 적에 맞서라. 조는 홀수와 짝수를 기준으로 한다, 알았나?"

""알겠습니다.""

"출발!!!"

민호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백조전대의 지휘관들이 조를 이루어 이동했다.


"조태훈, 최정혁은 어때?"

눈을 돌리자 무표정으로 앉아있는 정혁이 보였다.

태훈이 말했다.

"어느 정도 괜찮아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정신적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

"최정혁."


도민호가 한 쪽 무릎을 굽히며 정혁에게 시선을 맞췄다.

그의 초점은 약간 흐릿했지만 그래도 말귀를 못 알아먹을 정도는 아닌 듯했다.

"잘 들어라, 지금 윤 설을 납치한 일당들이 저기 있어."

정혁의 몸이 순간 움찔거렸다.


그의 시선이 학사관의 건물 쪽으로 이동했다.

"저, 저기에......"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저기 있다. 언제까지 계속 이러고 있을 거냐? 정신 차려라, 너는 네가 해야할 일이 있잖아?"


정혁의 초점이 서서히 돌아왔다.

"내가 해야할 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학사관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불길이 치솟는 위험한 공간 속에서 어둠의 기운이 느껴졌다.

정혁은 민호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다 죽여버리면 되죠?"

민호가 피식 웃었다.

"죽이면 안되지, 임마. 살려둬야 윤 설이 어디있는지 알아낼 거 아니야."

정혁이 손목을 돌리며 몸을 풀었다.

- 주문 접수했습니다, 다녀올게요.


그는 있는 힘껏 점프하며 학사관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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