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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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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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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407

작성
23.09.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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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69)

DUMMY

Episode 68 - 헨젤과 그레텔 1



올로소가 사망하자 환영의 문에 의한 주변 환각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점점 드러나는 좁은 통로와 함께 사체들이 모습을 감췄다.

이윽고 어두운 길만이 남았다.


정혁은 노란빛의 계수를 공중에 띄워 상황을 파악했다.

- 어떻게 된거지? 분명 아까까지......

그는 올로소가 쓰러져 있던 바닥을 응시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 아, 그렇구나. 이게 다......


환영인 것을 알아차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그렇다면 아직 대장님과 지휘관님은 살아있을 거야.

정혁은 계속해서 통로를 걸었다.

노란 결정이 잔상처럼 남아 길을 밝히기 시작했다.


-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은 거야.


------


신전 - 윤 설 사이드.

사우루스가 끈적한 점액을 연속으로 발사했다.

파바바바바박!!

윤 설은 통증을 애써 무시한 채 재빠르게 스텝을 밟았다.


수십 개의 점액탄이 바닥에 닿자 치이익- 소리를 내며 연기가 솟아오른다.

"......, 독이야?"

역겨운 냄새가 올라왔다.

윤 설은 본능적으로 코를 막았다.


"아, 씹......!"

끈적한 점액을 대지에 묻히며 다가오는 거대 괴수.

갈색의 연기가 새어나오는 입을 벌리며 사우루스는 윤 설을 향해 포효했다.

그워어어어어어어!!!


"그래, 그 하얀 털복숭이안에 이런 놈이 숨어 있었다는 거지? 진짜 재밌게도 해주네."

그워어어어어!!

사우루스가 울부짖으며 오른손을 뻗었다.

"엇?!"


마치 고무인간처럼 쭉 뻗어나오는 놈의 주먹에 윤 설은 발을 떼어 피했다.

콰앙!!!

대지에 주먹이 닿자 점액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튀어나간 점액들 중 일부가 윤 설의 허벅지에 닿았다.


"이런!!"

치이이이익!!!

제복이 빠르게 녹았다.

"크아아아아!!"

저절로 무릎을 굽힐 수 밖에 없는 통증이 몰려온다.


윤 설은 떨리는 손으로 점액이 묻은 허벅지를 쳐다보았다.

가죽이 거의 떨어져나간 듯 심각한 모습이 보이자 동공이 커졌다.

"하아, 하아......, 으윽!!"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사우루스가 고개를 돌려 윤 설을 응시했다.

놈은 가늘게 뜬 눈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저 자식이!"

그녀를 가지고 놀고 있다.

치명상을 입었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사우루스가 점액을 공중에 띄웠다.


꿀렁이는 액체가 점점 가시의 모양으로 바뀌자 윤 설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이거 완전 큰일인데,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아. 이대로 가다가는.....!"

꼼짝 없이 사우루스가 발사한 점액 가시에 의해 죽음을 맞이할 운명인 것이 분명했다.


윤 설은 주위를 둘러보며 방법을 생각했다.

'뭔가, 좋은 수가 없을까?'

하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상황을 간파해낼 수 있는 마땅한 선택지는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한탄하기 시작했다.

'젠장, 아까 무의식적으로 조커를 집어넣는 바람에!'

조금 더 뒤 상황을 지켜본 후 확실한 매듭을 지었어야 했다, 는 사소함 때문일까.

윤 설이 가슴에 손을 얹어 질책했다.


그르르르르르.

사우루스의 점액 가시가 점점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꼼짝없이 당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 안에 방법을 도출해내야 했다.


'하지만 도저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머릿 속이 새하얗게 변질되어 방법은 커녕 그 어떤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사우루스의 점액 가시가 발사되었다.


수십 개의 독탄이 윤 설에게는 선고처럼 다가왔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주마등이 스쳤다.

'이제 끝났어......!'


콰과과광!!!

폭발이 일어났다.

윤 설은 가쁜 숨을 몰아내쉬며 감은 눈을 천천히 떴다.

"뭘 그렇게 쉽게 포기하나? 죽을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게 지휘대원의 원칙인데."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윤 설의 눈에 제복을 입은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래도 내가 늦지 않게 도착했나본데."

남성은 고개를 천천히 돌려 윤 설에게 시선을 맞췄다.


윤 설의 동공이 크게 뜨였다.

"지, 지휘대장님."

하진명이었다.

그는 하얀 방어벽을 생성해 날아오는 사우루스의 점액 가시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 그래도 잘 싸워줬구나. 저 정도의 괴물을 상대로 이 정도까지 버티다니."

진명은 윤 설을 위로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자신의 실수를 말했다.


"아니에요, 저는 성공하지 못했어요. 바보같이 확인사살도 하지 않고 무기를 집어넣었어요. 만약 지휘대장님이 없었다면 지금쯤 저는....."

"자, 일단!"

진명이 방어벽을 밀어내며 점액 가시들을 소멸시켰다.

사우루스는 눈앞에 나타난 새로운 적에 경계심을 품고 있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일단 저 녀석부터 처리하고 얘기하자."

진명은 양손에 빛의 계수를 발현시켰다.

그의 등장에 자신감을 얻은 윤 설이 천천히 다리를 일으키며 외쳤다.

"네!!"


전신에 힘이 들어가자 독에 의한 통증이 점점 악화되었다.

윤 설은 자신도 모르게 곡소리를 내었다.

"으윽!"

진명은 윤 설의 다친 부위 쪽으로 상체를 숙였다.

"어떻게 된 거냐? 내가 봐야겠어."


점점 파고드는 점액의 일부분.

그리고 끔찍하게 벗겨져 있는 가죽의 일부.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모습이었다.

진명은 상처 부위를 쳐다보고는 심각한 듯 얼굴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사, 산화열(散花裂)......?!"

그가 외친 말에 윤 설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 산화열이요? 그게 뭔데요?"

진명은 심각한 표정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꽃에서 추출되는 독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강한 독초의 잎에서 채취하는데 그것을 여러 과학적 성분과 섞으면 비로소 산화열이라는 치명적인 독성 액체가 되지."


"해독제는 있나요?"

윤 설의 물음에 진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있긴 있다, 하지만 산화열은 감염 후 30분 이내에 무조건 해독을 해야 완치가 가능한데 지금 이 상황으로는....."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우루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확실히 지금 상태로만 봤을 때는 30분 이내에 녀석을 처리하고 전대로 돌아가 해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남은 1초라도 더.....!'

윤 설은 양손에 계수를 발현시켰다.


통증 때문에 집중력이 약간 흐트러지기는 했지만 큰 차이로 이어지지는 않는 문제였다.

진명은 하얀색 계수를 공중에 띄우며 말했다.

"너는 보조를 해라, 정면 싸움은 내가 자처하겠다."


"알겠습니다."

든든한 조력자와 함께 있으니 왠지 빠르게 끝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크워어어어어어!!!

사우루스가 위협을 위해 포효했다.


놈은 빠르게 오른손을 뻗어 진명을 노렸다.

진명은 양손을 뭉쳐 방어벽을 발현했다.

파아아아아앙-!!

방어와 공격의 충돌로 인한 충격파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진명이 공중에 띄운 하얀 계수에서 계수포가 발사되었다.

사우루스에게 직격으로 날아가는 공격.

하지만 놈은 눈치를 챘는지 도넛처럼 계수포가 닿는 부분을 자체적으로 뚫어버렸다.


진명이 쏜 계수포가 그대로 날아가 신전의 벽에 처박혔다.

콰과과과광!!!

윤 설은 상처를 입은 다리에 계수를 모았다.

'지금은 느려지더라도 상처 부위가 있는 쪽에 힘을 집중시켜야 해!'


통증은 정신력으로 참으면 된다.

그녀는 사우루스를 향해 뛰어 붉은 계수를 방출했다.

동그랗게 응집된 계수 덩어리를 사우루스에게 던지자 붉게 타올랐다.

사우루스의 상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크워어어어어어!!!

놈은 불에 타오르는 고통을 견디지 못했는지 거세게 울부짖었다.

고막이 터질 지경이었다.

"아무래도 불이 약점인 것 같은데!!"

진명의 계수 방어벽이 사우루스의 팔을 쳐냈다.


터져버린 놈의 팔꿈치에서 점액이 흘러나왔다.

윤 설이 진명에게 소리쳤다.

"피해요!!!"

진명은 날아오는 점액을 마주한 후 곧바로 두 다리에 계수를 실었다.


그는 비처럼 쏟아지는 점액을 현란한 발놀림으로 모조리 회피해냈다.

"진짜 성가시네!!"

진명이 하얀 계수로 가득 채워진 거대한 창을 생성해 사우루스에게 던졌다.


촤아악-!!

크워어어어!!!

빛의 창이 날아가 사우루스의 어깨를 뚫고 지나갔다.

하지만 점액 괴물의 이점으로 다시 복구되는 사우루스의 육체.


윤 설은 계속해서 화염 덩이를 던졌다.

사우루스가 팔을 원형으로 크게 펼치며 윤 설의 불덩이를 막아냈다.

타오르기는 했지만 아직 완벽한 치명타를 넣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사우루스는 원형의 팔에서 점액 가시들로 반격하기 시작했다.

연속으로 발사되는 여러 개의 가시가 윤 설을 향해 날아갔다.

"으아아아아!!"

그녀는 계수를 땅에 꽂아넣어 사각형의 방어막을 생성했다.


점액 가시들이 계속해서 발사되자 방어벽에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안 돼, 곧 깨져버리고 말거야!'

그 사이, 진명이 사우루스의 몸 안팎으로 파고들어 파동을 날렸다.


파앙-!

순간적으로 사우루스의 몸이 뚫렸다.

파동에 의한 충격파 때문에 반대쪽이 훤히 보였다.

"음?!"

진명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사우루스의 가슴팍에서 빛나고 있는 붉은 보석의 끝자락.

그는 동체시력을 활용하여 보석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진명은 재빨리 발을 뒤로 빼 놈에게서 벗어났다.

사우루스의 상체에서 점액 가시들이 분출됨과 동시에 놈이 왼팔을 뻗었다.


진명은 방어벽을 생성해 재빠르게 대처함과 동시에 앞으로 달려나가 다시 한 번 파동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더욱 강력하게 발현된 파동이 사우루스의 몸 중심부를 완벽하게 뚫어냈다.


그 순간, 진명은 윤 설에게 외쳤다.

"설아, 지금 당장 계수포를 던져! 네가 지금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위력으로! 어서!!"

당황한 윤 설이 진명에게 되물었다.

"네? 그게 무슨......!"


"시간이 없다, 어서 빨리!!!"

그의 외침과 함께 윤 설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저건......?!'

사우루스의 가슴 부근에 위치한 붉은색의 보석.

그녀는 진명의 말이 무슨 뜻인지 곧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윤 설은 곧 집중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모아 붉은 계수를 응집시켰다.

화염 속성의 계수가 점점 커지자 불의 스파크가 약간씩 튀기기 시작했다.


진명에 의해 뚫린 사우루스의 몸이 다시 뭉쳐지고 있었다.

눈치챈 진명은 다시 한 번 파동을 일으켜 사우루스의 복부을 뚫었다.

크워어어어어어!!!

놈이 포효했다.


윤 설은 틈을 놓치지 않고 전력으로 뭉친 계수 덩어리를 던졌다.

일자로 발사된 계수포가 사우루스의 붉은 보석에 닿았다.

콰직-!!

붉은 보석에 서서히 금기 가기 시작하며 곧이어 완전히 부숴졌다.


산산이 조각난 보석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이내 소멸했다.

사우루스의 육신이 가루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크와아아아아아아!!!

귀가 터질 듯한 울음소리와 함께 사우루스가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진명과 윤 설은 동시에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하, 진짜......"

안도의 한숨을 내쉰 진명은 구석탱이에 놓인 사우루스의 껍데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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