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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무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중원의 흑마검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반반무도사
그림/삽화
반무
작품등록일 :
2024.05.14 22:43
최근연재일 :
2024.06.18 00: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215
추천수 :
35
글자수 :
119,640

작성
24.06.16 23:25
조회
10
추천
1
글자
10쪽

26회.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2)

DUMMY

26회.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2)


월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 옛날 그녀의 친구이자, 월아의 첫사랑처럼.


‘그놈도 눈빛이 참, 차가웠는데.’


월아가 처음 1층에서 제갈현을 봤을 때, 그녀는 옛 친구와 똑같이 생긴 1 왕자의 외모에 깜짝 놀랐다.

그 순간 아주 잠깐 제갈승과의 추억이 떠올라 월아의 심장이 10대로 돌아간 것처럼 두근두근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월아가 이성을 보고 이리 설렌 건.

누군가 저런 꼬맹이를 보고 설렜다면 등짝을 후려칠지도 모르나.

사실 월아에게 제갈승은 정말 아픈 첫사랑이었다.


기녀의 딸과 한 일국(一國, 한 나라)의 왕자가 친구라니.

아무리 어렸을 때 만났어도 이들의 관계는 이어질 수 없었다.


제갈승이 사천을 떠나던 날,

월아는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제갈승을 일부러 피했다.

당시 월아가 제갈승을 만났다면 그녀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그에게 좋아한다며 추하게 매달렸을 거라.

제갈승을 안 보는 게 맞았다.

그렇게 월아는 사랑의 감정을 잊고 살았는데.


‘젠장, 지금 내가 꼬맹이에게···. 정신 차려. 흑천아!! 제갈승은 일국의 왕이다. 그리고 저 꼬맹이는 제갈승의 아들이고.’


첫사랑의 아들 앞에서 추한 꼴을 보이기 싫었던 월아.

아니 흑천아는 어금니를 꽉 깨물어 제 감정을 숨겼다.

평소처럼 그렇게 거짓 웃음 속에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의 슬픔을 감춘 흑천아.


흑천아의 나이 이제 삼십 대 중반.

남들 보기엔 이십 대 초반으로 보이지만, 지금 이 모습은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통해 젊어진 것일 뿐.

사실 흑천아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다면, 제갈현과 나이가 같거나 많았으렷다.


‘근데 저 꼬맹이는 생긴 건 자기 아빠와 똑같이 생겼는데. 왜 은발에 잿빛 눈일까? 이왕 이렇게 똑같이 생겼으면, 눈 색깔도 자기 아빠처럼 검은색이면 얼마나 좋아.’


아, 그래서 그런 소문이 있었나?

제갈현이 처음 태어났을 때 모든 이들이 당황했다.

부모 모두가 흑발에 검은색 눈을 가졌는데.

아들이 빙설 제국의 상징인 은발을 갖고 있어서. 사람들 사이에서 혹시 제갈현이 빙설 제국 왕족의 사생아가 아닌가 하고.

흑천아 역시 아주 잠시 제갈현이 제갈승의 아들이 아닌가 했다.


그러나 이런 소문은 금세 사그라들었다.

눈, 코, 입 어디 하나 다른 곳이 있어야지.

작은 얼굴에 서늘한 눈빛. 매력적인 도톰한 입술에 뱀상의 얼굴까지.

붕어빵틀에 콱 콱! 찍어낸 듯 똑같이 생겼다.

이러니 누가 의심할까?

게다가 지금은 열 살의 흑천아가 열두 살인 제갈승을 만났을 때의 그 얼굴 그대로였다.


‘더 늦기 전에 꼬맹이를 꼭 살린다. 꼬맹아! 제발, 정신 차려라. 머리는 차갑게, 심장은 뜨겁게. 머리 차갑게, 심장은 뜨겁게 유지한다.’


흑천아의 몸 안에서 차가운 음기(陰氣)가 들끓기 시작했다.


“귀영망척(鬼影罔斥), 2 초식 영전참(靈戰斬)!”


귀신 놈과 맞짱 뜰 수 있게 해준다는 ‘영전참’

영전참을 외치는 흑천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너, 귀신 놈 거기 딱 대. 내가 너 오늘 죽도록 두들겨 패줄 테니까.’


아, 그 전에 여기서 이렇게 싸우다간 온 동네 소문 다 나겠지.

다른 이들의 입을 막아야 했다.

감정이라곤 전혀 실리지 않은 눈으로 제갈현의 움직임을 보던 흑천아.

그녀의 붉은 입술에서 상상도 못 한 무공 이름이 터져 나왔다.


“회섬광지(回閃光止)!”


번쩍!

어, 왜 또 여기서 눈앞에 뭔가 번쩍할까?


*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


“······저···전하?”


1 왕자의 갑작스러운 말에 당황한 여현이 뒤늦게 제갈현을 말리려 손을 휙, 뻗었으나

제갈현이 흑천아에게 뛰어드는 속도가 더 빨랐다.


타다닷!

검도 쥐지 않은 제갈현이 오행매화보(五行梅花步)를 밟으며 양 손가락을 세운 채, 흑천아에게 달려들었다.


“저···전하!”


타다다닥!

여현이 바람 같은 선풍보를 밟으며 흑천아에게 달려드는 제갈현을 막으려 다급히 손을

휙! 뻗었다.

그러자 귀신같이 눈치챈 제갈현이 오행매화보를 밟으며 뒤쪽에서 날아드는 여현의 손을 반대쪽으로 탁, 쳐낸 뒤 역으로 끌어당겼다가

확, 쳐내며 그의 가슴 쪽으로 오른손을 뻗어 장법을 날렸다.


콰아아앙!

타타탓!

1 왕자의 장법에 뒤쪽으로 일장(丈, 약 3m)이나 쭉 밀려난 여현.


‘······! 전하께서 언제 이런 장법을? 게다가 내게 이런 장법을 날릴 내공은 또 언제?’


생각보다 강력한 장법에 여현이 다소 충격을 받았다.

여현은 늘 생각했었다.

1 왕자가 대~단한 천재시긴 하지만, 아직은 그래도 내공에서 우위인 여현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그를 제압할 수 있다고.

실제로도 아직 경지가 여현이 훨씬 높은 것도 사실이니까.


그런데.

비록 여현이 진심을 다해 공격하진 않았으나 이렇게 밀렸다는 사실에 잠시 그의 뇌가 서버렸다.


1 왕자를 막아야 했다.

지금 제갈현은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었다.

하긴 정상이라면 누가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죽인다죽인다죽인다!”


‘죽인다’를 외치며 저리 미친 듯이 달려들까?

게다가 지금 눈앞의 여인은 하오문의 문주였다.

무공이 아니라 오직 상술로 하오문을 일으킨 여자.


연약한 여인을 공격한다는 건 아무리 1 왕자가 어리다곤 해도 이런 일이 세상에 알려졌다간 평생 수치로 남을 터였다.

그런 여인을 공격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흑천아와는 협조해야 할 관계에 있는데,

제갈현이 정상이라면 저리 공격적으로 달려들 리 없잖은가.


“전하! 대체 왜, 이러십니까? 월아는 우리 편입니다. 전하께서 월아에게···. 전···하!!”


여현은 묻고 싶었다.


‘월아에게 정보를 의뢰하시지 않았냐고. 그러니 그녀를 이리 공격해선 안 되니 정신 차리십시오. 전하, 제발···.’


그러다 옆에 있는 자운과 양현을 보고 뒷말을 삼켰다.

하여나

그런 그의 외침에도 여전히 대답 없는 제갈현.

거기다 지금 제갈현은 정상이 아니었다.

여현은 제갈현과 손을 섞어보니 알 수 있었다.

그는 제갈현이지만, 제갈현이 아니기도 했다(?).

이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야!?라며 누군가 소리칠 수도 있겠으나.

뭐 어쨌든, 여현이 느낀 바에 따르면 사실이다.


1 왕자를 모신 지 몇 년째.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고 할 수도 있다.

뭐 어쨌든.

여현은 누가 뭐래도 궁궐 안에서 여현이 보다 제갈현에 대해 많이 아는 이는 드물다.

이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여현은 느낄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뭐가 다른지 말할 순 없어도 여현의 감(感)이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갈현의 눈동자가 달랐다.


‘저 붉은 눈. 저건 대체···!?’

“전하, 정신 차리십시오. 전하. 전하!!”


제갈현이 흑천아를 공격하는 것만큼은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공수를 나누던 여현.

주거니, 받거니


타다닥, 퍼 퍽퍽!

일방적으로 제갈현의 힘에 밀리는 신세라 허탈할 지경인데.

그래도 어떻게든 막아보려 할 수 있는 건.

어째선지 저 붉은 눈의 제갈현이 그에게 큰 공격을 날리려고 하다가도 제일 중요한 순간에 움찔,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의 멈춤이 여현에게 공격 기회를 제공한 셈이었다.

잠시의 시간이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는 건 인지상정.

얼른 시선을 돌려 월아에게 피할 것을 종용하려던 그때


“회섬광지(回閃光止)!”


월아의 붉은 입술에서 책에서만 들어봤던 무공 이름이 불렸다.


‘어, 회섬광지?’


‘······! 헉, 그 실전 되었다는 무공!’


‘······뭐, 이게 왜 여기서 나와?’


깜짝 놀란 여현과 자운, 능현, 공손각이 월아를 쳐다봤을 때

그들 시야에


번쩍!


‘윽, 내 눈!’


뒤늦게 고개 돌려봤자.

얘들아 늦었다.

누군가는 눈을 꼭 감았고, 또 누구는 고개를 돌렸으며.

눈이 작은 공손각은 둔한 몸처럼 행동이 느려서 이도 저도 아니게 눈을 감은 것도 안 감은 것도 아닌 어쩡쩡 한 채로 동작이 멈췄다.


유월루의 안과 밖의 모든 생명체의 활동이 멈췄다.

유월루 안에 있던 손님, 점소이, 기녀, 악사, 숙주 등이 모든 활동을 멈췄다.

수다를 떨던 이는 입이 열린 상태로, 국수를 먹는 이는 젓가락으로 면을 올린 상태로.

그럼, 유월루 밖은 어떨까?

바하강 일대를 산책하는 이들, 마부, 강아지, 고양이, 바하강을 건너는 돛단배, 강 위를 지나가는 새들조차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하물며 왕에게 서신을 전하기 위해 말을 타고 오던 병사의 채찍을 두드리던 동작 그대로 행동을 멈췄고, 말이 크게 한 번 점프한 그대로 공중에 붕 뜬 채 움직임을 멈췄다.


그럼, 이걸로 끝일까?

제갈국의 궁궐 안, 밖의 모든 이들의 행동이 멈췄다.

궁궐의 안전을 책임지던 수문장과 순찰 조원들, 내관, 궁녀, 어의들까지.

제갈국 내의 모든 이들이 모션을 멈췄는데.

그들 중 단 한 사람.

건청전(乾淸殿, 왕의 처소)에 있던 제갈승만이 조금씩 눈동자를 움직이고 있었다.


‘음, 이건···회섬광지(回閃光止)?’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일까?

다른 이들은 회섬광지가 소실된 무공이라 했건만.

제갈승은 어떻게 흑천아의 회섬광지를 보지도 않고 알까?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오늘이 공모전 마감 일이라 원고 수정 작업을 거치지 못했습니다.


이 원고는 수정을 거쳐 다시 업로드 될 예정이니 양해를 부탁 드려요.


부족한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29 커피마신z
    작성일
    24.06.17 00:17
    No. 1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앞으로도 종종 시간날때 들러 응원 들릴께요.
    반반무도사님 화이팅!....그리고 감사합니다...꾸벅.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반반무도사
    작성일
    24.06.17 00:39
    No. 2

    커피마신z님! 반갑습니다. 공모전 접수 끝나는 날! 오늘은 맥주가 땡기는 날이죠. 고생하셨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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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회. 위기 24.06.18 7 0 10쪽
» 26회.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2) +2 24.06.16 11 1 10쪽
25 25회.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1) +2 24.06.16 18 1 13쪽
24 24회. 운상과 제갈현 사이 +2 24.06.14 23 1 11쪽
23 23회.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2 24.06.11 23 1 11쪽
22 22회. 색공과 음공(音功) 사이 +10 24.06.10 31 4 10쪽
21 21회. 저런 얼굴이 흔치 않지 +2 24.06.09 30 2 12쪽
20 20회. 꼬리 아홉 달린 여우 +7 24.06.07 32 2 10쪽
19 19회. 유월루의 루주 +2 24.06.06 22 2 10쪽
18 18회. 진주언가의 비밀 +3 24.06.05 2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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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회. 대련(1) 24.06.03 2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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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회. 천무지체(天武之體) 24.05.31 23 0 10쪽
13 13회. 환환전(幻幻殿), 이상한 방 24.05.28 25 0 10쪽
12 12회. 매화향의 주인은? 24.05.27 28 0 9쪽
11 11회. 누구나 비밀은 있다 24.05.26 30 0 10쪽
10 10회. 수련 지옥 +2 24.05.25 31 0 10쪽
9 9회. 과거의 망령 24.05.24 37 0 9쪽
8 8회. 괴물‘백리현(百里賢)’ 24.05.23 40 0 9쪽
7 7회. 재수 없는 놈 +2 24.05.22 47 1 10쪽
6 6회. 그곳에 더는 정파가 없었다!(2) +2 24.05.20 5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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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회. 격돌! 정마대전(正魔對戰) +2 24.05.17 73 2 9쪽
3 3회. 사라진 책 +2 24.05.16 8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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