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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무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중원의 흑마검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반반무도사
그림/삽화
반무
작품등록일 :
2024.05.14 22:43
최근연재일 :
2024.06.18 00: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203
추천수 :
35
글자수 :
119,640

작성
24.06.05 19:53
조회
20
추천
2
글자
10쪽

18회. 진주언가의 비밀

DUMMY

18회. 진주언가의 비밀


“내, 잘못했소. 현이가 생각보다 경지가 높아 내 시험해 본다는 게. 원래 무인들은 대련하다 보면 다치기도 하오. 그리고 현이가 어디 불구가 된 것도 아니고 태약방에서 어련히······.”


저 눈치 없는 남자 보소.

이럴 땐 꼬리를 싹 내리고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거늘.

무인은 원래 그렇단다.


쁘드드드드득!

어디서 이를 갈다 못해 찬 바람이 쌩쌩 불었다.


“그만하십시오! 전하의 목소리는 듣기도 싫으니.”


“······! 부인.”


원래 감정을 표현하지 않던 사람이 화나면 더 무섭다고.

오늘 송난령이 그랬다.

하긴 제 몸에 난 상처보다 제 새끼 몸에 난 상처가 더 아픈 게 어미라고 했다.

금이야 옥이야 키운 제갈현이 심하게 다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으니.

그 마음이 오죽할까.


“듣기 싫습니다. 두 번만 시험했다간 현이를 아예, 죽였을 겁니다. 아, 내 새끼, 얼마나 아팠을까? 이렇게 작은 어깨를 그 큰 검으로 잔인하게 또 찌르셨지요. 그것도 아비라는 자가 말입니다.”


제갈승은 끙 소릴 속으로 삼키며 아내 눈치를 봤다.

하긴 그가 생각해도 좀, 정도가 심했으니.

아내를 달래느라 식은땀을 뻘뻘 흘리던 제갈승이 현이가 깬 걸 확인하곤 얼른 화제를 돌렸다.


“어, 현아, 이제 정신이 좀 드느냐?”


제갈승이 잔뜩 걱정 어린 눈으로 아들에게 다가왔다.

제갈승의 눈빛 그 어디에도 대련 당시의 냉정한 눈이 없었다.

부모님과 하도영을 복잡한 눈으로 훑던 제갈현이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 하자


“괜찮다.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제갈승이 말렸다.


“예법에 어긋나지만, 제가 몸이 불편하여. 송구하옵니다, 전하!”


제갈현의 말에 송난령이 제갈승을 죽일 듯이 흘겨봤다.


‘아니, 이 녀셕이 언제부터 예법을 차렸다고?’


제갈승이 갑작스레 예법 타령하는 제갈현을 잠시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는데.

하필 그걸 송난령에게 딱 걸렸다.

재수도 없지.

난처한 상황에 제갈승이 얼른 눈썹이 휘어지게 웃었지만, 이미 늦었다.

그의 노력이 무색하게 송난령은 여전히 왕을 차갑게 대하고.

부부 사이에 흐르는 냉랭한 기운에 제갈현이 나섰다.


“어머니, 전 괜찮습니다. 전하께선 제게 가르침을 주시려다 이리된 건데. 전하께 화를 내시면 제가 또 어떻게 배움을 청할는지요. 제가 부족해서 다쳤으니 인제 그만 화내십시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래, 어디 심하게 아픈 덴 없느냐? 내 태의에게 일러···.”


송난령은 괜찮다는 아들 말에도 영 미덥지 않은지 아들 안색을 살피기 바빴다.


“예, 어머니, 좀 불편한 것 외엔 없습니다. 이 정도 상처는 운기조식하면서 조금만 요양하면 나으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거 보시오, 부인. 내 괜찮을 거라 하지 않았소.”


편드는 아들 말에 어느새 기가 산 제갈승이 모자 사이를 끼어들었다.

허나 송난령이 눈을 모로 뜬 채 속으로 쌍욕을 날린다.

그녀 표정에 제갈승이 끼깅, 꼬리를 내리자, 제갈현의 얼굴에 의문이 깃들었다.


‘저 강한 아버지도 어머니 앞에선 저리 바뀌다니. 하, 의외네.’

“아버지, 어머니! 저 좀 쉬고 싶습니다.”


“어, 그래. 그렇겠구나. 푹 쉬어라. 부인, 어서 갑시다. 짐이 부인 처소까지 데려다주겠소.”


제갈승은 제갈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얼른 태약방을 나갔고.

송난령이 계속 있으려는 걸 제갈현이 등 떠밀다시피 해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나가는데.

어찌나 아들 걱정을 하는지.


도영이 그런 모습을 부러운 듯 쳐다봤다.

우연히 제갈현이 도영과 눈이 마주치자, 도영이 슬픈 눈으로 해맑게 웃었다.


“야, 넌 표정이 왜 그래? 웃으려면 웃고, 말려면 말아. 그게 뭐냐? 눈은 우는데 입은 웃고 있게.”


“예, 제가 운다구요?”


“그래, 지금···아, 아니다. 도영이 넌 안 가냐?”


“에이, 제가 딱 붙어서 전하를 간호해야죠.”


“뭐래? 의녀들과 태의들이 다 알아서 해줄 건데. 네가 왜 필요해? 지금은 네가 교인이 옆에 붙어 있어야 내가 마음이 놓여. 그러니까 빨리 가. ”


그의 손길을 거부하는 듯한 느낌에 도영은 조금 서운했다.

왜 갑자기 전하께서 그를 밀어내는 것 같을까?


“전하, 사실 2 왕자님께 저는 필요 없지 말입니다. 거기서 저는 아무것도 안 하고 밖에서 기다리기만 하는데요.”


“야, 내가 널 왜 거길 보냈는데. 시종이 급한 일로 고향에 갔다니까 시종 올 때까지 끼니 놓치지 않게 제때 좀 챙겨줘라. 교인이는 낯가림도 심하고, 옆에서 뭘 챙겨주지 않으면 먹질 않아.”


“전하, 저도 2 왕자님과 안 친한데요.”


“그래도 넌 나랑 몇 번 교인이를 봤고, 네가 성격이 좋아서 사람들이랑 두루두루 잘 지내잖아. 애가 안 그래도 쪼그만데 이러다 키가 안 크면 어떡하냐? 그 나이 때는 잘 챙겨 먹어야 쑥쑥 크는데.”


누가 보면 저는 어른인 줄 알겠다.

자기도 아직 어리면서 남 걱정하게.


‘에이, 내 착각이었네. 내가 성격이 좋아서 보냈다는데.’


성격 좋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도영이 얼굴이 밝아졌다.


“예. 전하. 제가 열심히 2 왕자님 간식, 식사 제때 챙기겠습니다. 대신, 전하께서도 잘 챙겨 드시고 빨리 나으셔야 합니다.”


도영은 아주 큰 임무라도 받은 듯 작은 주먹을 불끈 들어 올리며 의지를 다졌다.


“그래, 빨리 가라. 너도 먹는 거 잘 챙겨 먹고. 키가 쑥쑥 커야지. 아, 어젠 수련했냐?”


“아뇨. 이제 환환전에 있는데, 수련 왜 합니까?”


“수련해라.”


“싫습니다. 현재 저는 2 왕자님 시종이니까 안 해도 되지 말입니다. 전하 저 가요.”


도영이 또 훈련하랄까 봐 토끼기 바쁘다.

그저 훈련 안 하는 게 좋아서, 콧노랠 부르며 환환전(2왕자 처소)으로 가는 도영.

그런 그를 누군가 뒤쫓았다.

태약방에 홀로 남은 제갈현이 긴 한숨을 쉬었다.


“하······.”


침상에 누워 천정을 바라보던 제갈현의 눈에 참담함이 서렸다.

최선을 다했건만, 그렇게 완패했다.

이미 예상한 결관데, 왜 이리 짜증이 날까?


‘아버지가 기운 한 번 올렸다고 벌벌 떨다니. 백리현은 눈만 마주쳐도 죽겠다. 정보가 필요해. 백리현을 이길 방법이···.’

“여현아, 주여현! 거기 있느냐?”


타탓!

주인의 부름에 갑자기 나타난 여현.

여현이 그리 나타나면 놀랄 법하건만, 제갈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하다.


“예, 전하.”


“지금 나가야겠다.”


“예? 전하 아직 몸이···.”


침상에 앉은 제갈현이 제 몸을 칭칭 감고 있던 붕대를 거침없이 풀어제꼈다.

1 왕자의 돌발행동에 깜짝 놀란 여현이 그의 행동을 막아섰다.

잠시 뒤, 붕대를 다 푼 제갈현을 본 여현의 입이 딱 벌어져선 좀처럼 다물 줄 모른다.


*


태약방을 나오는 송난령을 제갈승이 반갑게 맞았다.

허나 여전히 제갈승을 모른 척하는 송난령.

그를 지나쳐 가는 송난령을 강아지마냥 제갈승이 따랐다.


“부인, 부인!”


그러거나 말거나 송난령은 자기 처소로 가기 바쁘다.

그녀의 행동에 제갈승이 뭔가 결심한 듯 그녀 옆에 바짝 따라붙었다.


“부인, 현이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내 그 아이에게···.”


제갈승이 뭐라고 했을까?

갑자기 송난령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리곤 전혀 싸운 적 없다는 듯 그에게 다가와 살짝 어깨를 부딪친다.

그녀의 반응에 기분 좋은 듯 어느새 나란히 걷는 두 사람.


송난령을 이후전(二候殿, 송난령의 처소)까지 데려다준 제갈승이 편전으로 갈 시간에 건청전(왕의 처소)으로 향했다.

그리곤 용포를 벗은 뒤, 무복으로 갈아입는다(?).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깜짝 놀란 시종.


“전하, 지금 편전으로 드실···.”


“문하시중에게 일러라. 내 볼 일이 있어 조금 늦는다고. 한 시진 뒤에 편전으로 갈 것이다.”


“······예, 전하.”


건청전을 나서는 제갈승 뒤로 시종과 내관들이 따라나서자


“아무도 따라오지 마라. 내 잠시 몸 좀 풀고 올 테니.”


제갈승의 걸음이 빨라졌다.

조금씩 빨라지던 걸음이 경공으로 바뀌었다.

누군가 궁궐 안 산 아래쪽에 있는 비밀수련장에 들어갔다.

저벅, 저벅저벅

무복을 입은 사내 둘이 땅바닥에 만들어진 누군가의 보법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어떤 거 같으냐?”


“선풍보의 보법도 보이고, 개방의 그···.”


“그래, 비천무영보다. 네 눈에도 그게 보였구나. 헌데, 우리 제갈국에 개방 출신 고수가 있더냐?”


“없습니다, 전하.”


“그래, 없지. 제갈국에 있는 개방은 모두 삼결 이하다. 그런데, 현이가 어떻게 개방의 비천무영보를 알까?”


“······.”


제갈승의 질문에 적(跡)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비천무영보는 빙설 제국 내에 있는 첩정주 소속 개방 고수들만 알고 있는데.”


“전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도 이곳에 있는 흔적을 보지 않았다면 1 왕자께서 비천무영보를 쓰시는 줄 몰랐을 겁니다.”


“그래, 나도 그 아이와 대련하면서 긴가, 민가 했다. 문제는 빙설 제국의 그 초고수들이 이걸 알아볼 것 같아 문제지. 게다가 우리가 아무리 숨긴다 해도 낭중지추(囊中之錐,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겨도 알려진다)라 하지 않느냐.”


“혹시 천 년 전, 그 일 때문입니까?”


“그래, 천 년 전에 현이와 같은 자가 있었지. 언천강이라 했던가? 그의 능력이 세상에 알려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진주언가가 지도에서 지워졌다. 왜 그런지 아느냐?”


작가의말

언천강과 제갈현은 무슨 관계일까요?


다음편에 드디어 제갈현이 밖으로 나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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