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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무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중원의 흑마검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반반무도사
그림/삽화
반무
작품등록일 :
2024.05.14 22:43
최근연재일 :
2024.06.18 00: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209
추천수 :
35
글자수 :
119,640

작성
24.06.03 00:12
조회
25
추천
1
글자
10쪽

16회. 대련(1)

DUMMY

16회. 대련(1)


궁궐 안 뒷산으로 향하던 제갈현은 아버질 어떻게 이길지 궁리했다.


‘아버지 주무기는 첩선(疊扇, 접는 부채). 설마 나를 상대로 이걸 쓰시진 않을 테고. 설마 진법? 아, 아냐.’


아버지가 진법을 쓴다?

와 소름.

평생 진법에 갇힐 걸 상상한 제갈현이 몸서리치게 싫은 듯 고개를 잘게 흔들었다.


‘그냥 한 번 박살 나는 게 났지. 그럼 남는 건 검술인데.’


아버지가 검 쓰는 걸 본 적이 있어야지.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제갈현의 한숨이 깊어졌다.


‘검도 전생에 딱 한 번 잡아봤구만. 이걸 제대로 펼칠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아버질 이길 묘수를 생각하던 제갈현.

그의 머릿속에 고수 둘이 생각났다.

꿈에서 본 다른 이들 무공은 휙휙 지나가서 제대로 못 봤지만, 법개와 운상의 무공은 조금이나마 기억에 남았다.

아, 물론 이들 무공 수준이 워낙 높아서 제갈현이 따라 할 수준도 안 되지만.

그래도 초식은 좀 따라 할 수 있을지도.

하지만, 잠시 뒤 큰 문제가 생겼다.


비틀비틀, 다타탓 투다타탁!

비틀비틀.

개방의 취팔선보(醉八仙步)를 밟아보던 제갈현이 뭔가 못마땅해 인상을 구겼다.

술에 취한 듯 어디로 튈지 모를 ‘취팔선보’


‘이건 도저히 제정신으론 못하겠다. 꼭 술 취한 것 같아서.’


어린아이가 술에 취한 듯 이리 걷는다?

어우, 경을 칠 거다.


‘법개가 보법을 밟았을 땐 이렇지 않았는데. 아, 다른 보법과 함께 펼쳐서 그런가?’


좀 더 수준 높은 비천무영보(飛天無影步)를 밟아보던 제갈현.


타닷 스슥 타탓 턱 턱!

자연스레 진행되던 보법이 뚝뚝 끊기자, 짜증이 밀려왔다.

법개가 경공을 펼칠 땐 그 많은 백골 사이를 종횡무진했는데.

제갈현은 단 일각도 안 돼 백골에게 둘러싸여 묻힐 판이라.

경공을 펼쳐 보니 알겠다.

경공은 보법만 밟는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내공이 받쳐줘야 제대로 되지.

내공이라곤 쥐꼬리만큼 있는 제갈현이 꿈속의 그 수준 높은 경공을 어찌 따라 할까.

게다가 요령이 있어야지, 요령이.


‘아, 이걸 누가 한 번 짚어주면 좋겠는데.’

“여현, 거기 있어? 주여현!”


대답이 없다.


“아, 맞다. 내가 도영이와 임도현에 대해 조사하라고 했지. 음.”


가슴이 답답했다.

마음 같아선 죽은 법개를 불러오고 싶은데.

그가 그럴 능력이 있을 리가.


‘가만, 법개는 몰라도. 저기 있잖아. 운상.’

“운상. 이봐!”


▶<······.>


분명 못마땅한 듯 그를 한번 쓱 쳐다본 것 같았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칫! 계속 무시한단 말이지. 그럼, 말아라. 답답한 건 자기지. 뭐 난 가?”


▶<······.>


제갈현의 수련이 계속되었다.

비천무영보를 연습하던 제갈현은 막힌 곳에서 계속 막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갈현은 보법에 목숨을 걸었다.

아버지와의 싸움에서 조금이라도 변수를 만들기 위해.


“허···허헉!


조금씩 숨이 차기 시작했다.

뚝뚝 땀이 떨어지고.

연습 강도가 세졌으나 아직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제갈현이 잠시 휴식 삼아 여현이 펼쳤던 바람 같은 선풍보를

타타탓!

밟았다.


“아, 이건 좀 되는데. 음···. 쯧!”


이건 또 만족 못 한다.

또 꼴에 보는 눈은 있어서.

최고수들의 경공만 따라 하려니 기가 막히다.

이 모습을 주여현이 봤다면 속으로 재수 없는 놈이라 욕할 듯.

아니 어쩌면 밖으로 나가 권법을 날려


쾅쾅 쾅!

수많은 나무가 날아갈지도.


오전부터 시작된 훈련은 오후까지 계속되었다.

점심까지 거르고 끊임없이 이어진 수련.

어느새 비천무영보와 선풍보를 번갈아 밟아보던 제갈현의 보법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아, 물론 초짜가 펼쳐봤자 그게 그거겠지만.

어느덧 다소 안정된 보법을 펼치던 제갈현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런데. 영 어색하다.

하긴 보법은 개방의 비천무영보(?)를 밟으며 검술은 화산의 그 무엇을 펼치고 있으니.

원래 무공은 각 문파의 심법과 보법, 검법이 조화를 이뤄야 그 효과가 크다고 했다.

그럴 진데 제갈현은 결코 조화될 수 없는 무공을 섞고 있으니 제대로 될 리가 있나.

게다가 지금 그가 펼치려는 검술은 운상이 최후 일격을 날리고 죽을 생각으로 펼친 검술이라.

내공이 적은 제갈현이 펼치기엔 몸에 무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허···허헉! 아, 이게 왜, 안 되냐고!? 아, 미치겠다. 정말. 시간이 다 돼가는데.”


숨을 헐떡이던 제갈현이 홧김에 땅을 콱콱 밟으며 짜증을 냈다.

꿈에서 볼 땐 분명 한 수가 있는 공격이었는데.

이것만 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아 제갈현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봐, 야! 이거 분명 네 검법이잖아. 근데···.”


쉬이잇! 흐!

미세한 바람이 불었다.

머리카락도 흔들리지 않았건만, 바람을 타고 그를 비웃는 듯한 코웃음 소리가 들린 건 착각일까?


▶<······.>


“허, 야 씨! 나를 완전히 없는 사람 취급할 거면 왜 따라다니냐? 야, 너 거기 있잖아!”


빈정이 상했을까?

평소라면 결코 이러진 않을 텐데.


▶<······.>


“와, 완전 생까네. 꿈속에선 사람이 좋아 보이드만. 성격이 지랄맞으니까···.”


▶<······!>


제갈현이 눈을 치켜뜬 채 목에 힘주어 허공에 대고 소릴 지르고 있을 때, 그의 감각에 누군가의 인기척이 잡혔다.


“······!?”


*


편전(便殿)을 나온 제갈승이 급히 약속 장소로 향했다.

그가 막 산 밑에 마련된 수련장 입구로 들어섰을 찰나였다.

그때 누군가의 노발대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성격이 지랄맞으니까, 외모가 그렇게 거. 지. 발. 싸. 개. 같이 생겼지! 야! 어쩜 그렇게 생긴 대로 노냐!? 역시 사람은 죽어봐야 해. 그러니까 외모에서 본심이 막 튀어나오잖아!”


“누구, 지금 나한테 한 말이더냐? 내 외모가 거지발싸개같이 생겨서 성격도 거지 같다고!”


뒤에서 날아든 소리에 제갈현이 움찔했다.


“······! 저, 아···아닙니다. 전하.”


“하, 이놈의 자식이 아주 짐 앞에선 예의 바른 척해놓고. 또 뒤에선 내가 죽길 바라는 놈이구나!”


“아버님! 절대, 아닙니다. 제가 아무렴 아버지보고.”


“그럼, 누구한테 그랬더냐!? 여기 아무도 없는데.”


아버지 목소리에 화가 잔뜩 실렸다.


‘아, 하필 왜 그때 오셔선···.’

“······. 저, 자운, 구자운한테 했습니다. 구자운 대주가 요 며칠 저를 아주 못살게 굴어서.”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던 제갈승이 비밀 수련장 바닥을 둘러보곤 제갈현 맞은편에 섰다.


“그래, 짐이 이번엔 넘어가지. 대신, 이 대련에서 꼭 이겨야 할 거다. 짐은 제갈국 기본 심법에 가장 기본 검법인 소천성검법(小天星劍法)으로 널 상대할 거다. 너는 이 검법을 아느냐?”


“저는 아직 검술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어서 모르옵니다.


“그래, 본 적이 없겠지. 요즘 젊은 친구들이 강한 검술을 쫓고 있으니. 허나 기억해 둬라. 제갈국에서 가장 강한 무공은 네가 배운 심법과 소천성검법이다.”


스릉!

검을 발검한 제갈승이 그의 주변으로 원을 하나 그렸다.


“나는 이 원 안에서 너를 상대할 거다. 너는 내가 부러뜨린 이 향이 다 탈 때까지 네가 가진 모든 기량을 동원해서 날 공격해라. 내 딱 삼 초식 양보할 테니 날 원 밖으로 내보내든가, 아니면 내 옷자락을 자르면 된다. 만약 시간 내에 그러지 못하면 내 시간을 뺏은 죄로 너의 팔 하나를 가져가마.”


제갈승의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

절대 거짓이 아니라고.


‘하, 저 눈빛은 진짜다. 아버지, 정말 이십니까?’


제갈현이 그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적아, 향을 지펴라.”


대체 어디서 나타났을까?

갑자기 나타난 중년 사내가 부러진 향에 불을 지펴 향로에 꽂았다.


‘저 정도면 약 반각(약 7~8분)?’


맞은 편에 있던 제갈승은 정말 아무것도 안 했다.

그저 눈에 한번 힘을 줬을 뿐.

그런데.


쉬이이익!

제갈승 주변으로 바람이 쉬익 불면서 그의 머리카락과 도포 자락이 휘날렸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갑작스레 바람이 불었으나 제갈현은 무거운 공기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초절정 고수가 만든 기운을 밀어내려 얼마 없는 내공을 끌어올린 제갈현이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면서도 공격할 타이밍을 재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없다, 공격할 곳이.

이제 믿을 건 오직 그가 준비한 한 수뿐.

제갈현이 또 기운을 끌어올렸다.

잔뜩 끌어올린 기운에 심장이 찌릿찌릿, 아팠으나 상대에게 약점을 드러내선 안 될 터.

고통을 참으려 제갈현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파앙!

뭐지?

제갈현이 갑자기 날아올랐다.

그리곤 두 손으로 잡은 검을 위로 번쩍 들더니 종단으로 내려치며 빠른 속도로 내려오고 있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마치 천근추의 힘을 실은 듯한데.

그의 돌발행동에 제갈승이 좌측으로 보법을 밟으며 날아오는 방향을 향해 검을 위쪽 좌에서 우로 반원형으로 쳐냈다.

그런데, 검이 어찌나 느린지 제갈현이 검을 쳐낼 마음이 있을까 의심이 되는 순간

빠른 속도로 떨어지던 제갈현의 태산압정이 제갈승의 검 끝에서 펼쳐진 유성에 맞아


콰아아앙!

파공음을 내며 검이 거세게 부딪쳤다.


‘유성?’


그와 함께

번쩍!

검이 부딪치자, 번쩍이는 눈부심에 제갈현이 그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때


“적을 상대하면서 눈을 감다니 죽고 싶은 게냐?”


작가의말

제갈현은 뭘 이렇게 빨리 배우죠?


혼자서도 참 잘해요.ㅋㅋ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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