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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8 19:20
연재수 :
5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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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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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글자수 :
3,654,577

작성
23.10.1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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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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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22. 우연. 하지만 예측된 결과

DUMMY

윌리가 내민 아티팩트가 아주 화려한 빛을 내뿜자 모두가 당황한다.

그중에서도 맨 앞에 있던 라티안은 훨씬 더 당황해 어쩌지도 못하고 위아래로 훑어본다.

“ 에..? 저거 왜 저래? “

“ 몰라..! 이거 누가 사용하던 거야?! 숨으려고 내 방에 들어갔는데 얘가 갑자기 이렇게 요동치면서 빛나고 있잖아! “

“ 그.. 그걸 네가 모르면 어떡해?! 정보상인 네가 알아야지! “

“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아냐! 인도자들이 쓰는 거 아냐! 그런 정보는 우리가 건들 수 없다고!! “

라티안이 어떻게든 새어나가는 빛을 막기 위해 입고 있던 망토를 벗어 아티팩트를 가려보지만 평범한 빛이 아닌지 검은 망토를 뚫고 빛나려고 하는 모습에 당황한다.

그런 라티안의 당황한 움직임에 맞춰 윌리의 목소리에서도 당황했다는 게 제대로 느껴졌다.

“ 정말..! 정보상이 모르면 어쩌자는 거야?! 도움 안 돼! “

“ 말 다 했냐?! 움직이는 인형보고 쫄아서 뒤로 주춤거렸던 주제에!! “

점점 아티팩트를 보는 시간보다 서로의 눈을 보고 으르렁대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상황이 점점 심각해진다고 판단한 피렌이 중재에 나선다.

“ 자.. 잠깐 라티안, 윌리 둘 다 싸우지 말고 침착해봐. “

“ 하.. 하지 마..! 하지 마! 악!! 한쪽 뿌러졌어!! “

“ 소다~! 소! 뿔 달린 소다~! 아하하하! 날개 달린 소야! 완전 신기해~! “

아직도 환각제에 취해있는지 춘향이 하늘에 날고 있는 카린이 악마로 변장하겠답시고 달아놓은 뿔을 양손으로 쥐고 흔들고 있다.

...그래. 뭐.

이렇게 정신없는 난장판이 네이렌답다면 네이렌 답지.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가만히 있던 앨리스가 움직이더니 조타실을 나와 갑판으로 향하는 통로를 막고서 멈췄다.

아니.. 원래는 더 가고 싶었지만, 앞사람에 의해 막혔다.

“ ...뭐냐? 할 말이라도 있나? “

정확하게는 앨리스가 레이첼이 조타실로 들어오려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이다.

얼른 이 상황을 눈치채고 카린의 뿔을 다시 만드는 것과 함께 윌리가 숨어주었으면 좋겠는데..

음..

알고 있긴 하려나..?

“ ..지금 꼭 가야 해? “

“ 길을 알려주지 않아도 아디나가 알아서 잘 가고 있더군. 한동안은 이대로 날아가도 될 것 같아서 들어갈 뿐이다. .. .. 근데.. 저 빛은 뭐야? “

앨리스가 막고 있는 문에서 새어 나오는 어딘가 익숙한 빛에 레이첼은 눈살을 찌푸린다.

-쿠쿵...!

“ 읏..?! “

“ ... “

한순간 우주선이 옆으로 기울어버리는 바람에 옆으로 넘어질 뻔한 것을 벽에 손을 짚으며 버텨냈다.

아마 예상해보자면 춘향이 난리 치며 아디나를 건드리는 바람에 키를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리라.

앨리스는 무슨 일인가 싶어 조타실로 향하려는 레이첼을 억지로 막아본다.

“ ...중력 생성 장치를 손봐야겠네.. 혹시.. 같이 갈래..? “

“ ...혼자 가라. “

음.. 아무래도 앨리스의 말솜씨로는 레이첼을 막진 못할 것 같다.

-툭.

레이첼의 발에 카린의 머리에 달고 있던 부러진 뿔이 걸렸다.

“ 이.. 이게 다 무슨 일이냐. “

다들 엉망으로 이리저리 뒤섞인 가운데 레이첼의 시선을 멈추게 한 것은..

“ ...아디나. 너 뭐야? “

“ 으응? “

춘향이 넘어지면서 아디나의 얼굴을 문질렀는지 화장이 번지고 닦이는 바람에 아디나의 새하얀 살결이 가장 먼저 눈에 보였다.

“ 아.. 아하하.. 그... 러게..? “

뭐.. 사람의 피부색은 다를 수 있으니까 그렇다 치고..

의문스러운 점은 그뿐만이 아니다.

“ 카린.. 넌 뿔이 부러졌는데 괜찮은 거냐? “

“ 엣.. 어~... 으 응...! 다.. 다시 자라겠지! “

정말 깔끔하게. 완벽하게 잘려버린 뿔이..

애초에 뿔이라는 게 없었다는 것처럼 평범한 사람의 머리였다.

“ 호오... 그래..? 그럼... 저 사람은 누구지? “

“ ...하아.. “

라티안 뒤에 숨어서 도망갈 틈을 보던 윌리는 정확하게 지목당해버리는 바람에 두 손을 위로 올리고 나왔다.

“ 그... 여행하다 우연히 여기에 내렸다고 하면 믿지 않겠지? “

-츠즛...

-털썩.

“ 하아.. 레이첼. 제가 다 설명할게요. “

결국, 끝까지 사고만 쳐대는 춘향의 뒷목을 잡고 적당한 양의 전류를 흘려보내 춘향을 기절시킨 아리나가 손을 털어내며 레이첼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머리에 쓰고 있는 노란 가발을 벗어던진다.

“ 후우... 시원해라... 역시 단발은 실제로 잘라보지 않으면 어떤지 모른다니깐.. “

“ ...너.. 너...? “

대체 어떤 방법으로 저렇게 화려한 금발을 숨길 수 있는 공간이 저 작은 머리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것은 다 앨리스의 뛰어난 두뇌로 설계한 마나 기술과 그런 발명품을 구현해낼 수 있는 카린의 뛰어난 창조 덕분이리라.

하지만 안타깝게도 평소 머리카락을 뭉친 뒤에 머리카락을 더 이어붙인 느낌이어서 그런지 단발의 시원함보다는 머리의 답답함이 더욱 컸던 모양이다.

“ 이게 내 원래 모습. 야 다들 답답한 거 다 벗어 버려. 이미 들킨 거 편하게 있자구. “

“ ...그런 가발이 있다면 나도 좀 해주지 그랬냐. “

아.

피렌은 진짜 자기 머리를 자른 거였지 참.

“ 크흠.. 그리고 이 친구는 인사해. 우리를 도와주는 정보상이야. 아무래도 정보를 다루는 사람이다 보니 우리가 우주선에 숨겨놨던 거고 말이야. “

어째서 아리나가 그런 정보를 공개해버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네이렌의 리더인 아리나가 그렇게 행동하는 거라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윌리는 아주 조심스레 고개를 까딱 움직인다.

“ ....정보상 윌리다. “

상대가 인사를 했으니..

뭐.. 인사를 받아줘야 예의겠지.

“ 레이첼. 은하의 인도자이자 은하 신전 소속의 교관이다. .. 너희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많나 보군... 쫓기는 것도 이해될법한데? “

레이첼의 날카로운 눈빛에 부정하듯 아리나가 고개를 저었다.

“ 아니에요. 숨기고 있는 건 맞지만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의 연장선상입니다. 당신 스스로도 말했잖아요? 은하의 인도자라고. “

은하의 인도자는 네이렌을 붉은 눈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어떻게든 죽이려 든다.

그리고 레이첼도 은하 신전 소속의 교관이지만 따지고 들자면 은하의 인도자가 맞다.

살기 위해서 적진에 들어가서 기술을 배운다라...

상당히 무모한 행동이었다.

“ 저희가 아무 말도 없이 은하의 인도자에게 쫓기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면 레이첼 당신도 우리를 붙잡았겠죠. “

하지만 이들이 붉은 눈과 먼저 대적하고, 전투를 벌이고 난 다음에나 은하의 인도자와 엮여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기에 이들은 피해자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약 은하의 인도자들에게 쫓기고 있었으며, 그 이유가 붉은 눈과 관련되어 있다는 소식만 먼저 들었더라면..

죄 없는 사람들을 함부로 처단했겠지.

“ 대담한 짓을 저질렀었군.. “

“ 살아남으려면 뭔들 못하겠어요? “

태연하게 거짓말까지 덧보태 완벽하게 설명한 아리나는 고개를 돌려 우주를 바라본다.

“ 당신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레이첼. 이대로 아까 잡은 고래의 사체에서 케트라시움이랑 핵을 꺼낸 뒤에 안전한 곳에서 내려줄게요. 여기까지 데리고 와버린 건 미안해요. “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다 말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리나는 인도자와 관련된 네이렌의 문제라면 레이첼은 이미 다 파악하고 있으며, 오히려 변장을 풀어 본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언젠가 먼 미래에 레이첼이 네이렌을 알아보고 도와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어차피 걸린 김에 말해버린 것이다.

“ 아~ 저기. 진지한 이야기 하는 중에 미안한데.. 도착했어. “

춘향이 난리 치는 와중에도 키를 놓지 않고 있던 아디나가 벗겨진 화장을 슬쩍 밀어서 지우며 모두에게 말한다.

아디나의 말에 우주를 바라보자 그곳에서는 이미 죽은 고래의 사체.. 라고 해야 할까.

톱니바퀴나 쇠파이프, 온갖 연결 부품들이 우주에 흩어지고 있었다.

온갖 기계부품들이 서로 얽히면서 만들어진 고래의 형태..

저걸 고래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 ..음? “

앨리스는 그 이상한 고래를 빤히 바라보다 더더욱 의심스러운 것을 발견한다.

아무런 후처리 없이 우주에 너무 오랫동안 방치된 탓인지 점점 붉은 빛을 잃어가고 주황빛으로 변해가는 고래의 핵.

그 한 가운데에서 붉은 점 한 쌍이 빛나고 있었다.

앨리스는 그 붉은 점 한 쌍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그 순간부터 빠르게 갑판 위로 달려나갔다.

“ 어? 앨리스? 어디가! “





-쿵.

육중한 소리와 함께 제이엘이 붉은 눈을 빛내며 우주선으로 위장한 함선의 갑판에 날아왔다.

“ [기쁨] 우연히 만남. 하지만 이곳으로 올 것이라는 합당한 예측 결과. “

얼굴은 그대로 제이엘의 얼굴이다.

상체도, 하체도 마찬가지지만 앨리스가 날려버린 팔 만큼은 훨씬 더 기계 같은.. 아니 고래와 같은 느낌의 팔이 만들어져 있었다.

어쩌면 저 고래의 사체 속에서 부품들을 모아 팔을 만들어 붙인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 정도다.

앨리스는 자신의 마나로 흩날린 꽃잎 중 하나를 붙잡고 레이피어를 만들어 내 한 손에 쥐었다.

“ ...의문. 예측 결과는 무슨 뜻..? “

“ [기쁨] 고래의 사체에서 미세한 변이 에너지의 흐름을 발견. 기존 발견한 변이 에너지와 상이. 하지만 비슷한 배열. 예측 성공 확률 26% “

저 26%는 어디서 나온 확률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아디나가 운명의 길잡이를 사용하면서 만들어 낸 마나가 아닐까 싶다.

“ ...질문. 그래서? 도망치지 않은 이유는..? “

“ [기쁨] [제안] 변이 에너지에 관한 연구 표본 부족. 조금 더 제공할 것을 요구. “

혓바닥을 이용해 조금 찍어 간 춘향의 검은 마나로는 부족하다는 건가.

“ 앨리스?! 읏 저건..! “

“ 물러서 아리나! “

잠깐의 대화밖에 하지 못했지만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었던지라 조타실에서 올라온 네이렌이 제이엘을 마주한다.

그중에서도 아리나는 제이엘의 위험성을 알고 있기에 바로 마나를 모으기 시작하고,

라티안은 가장 앞에서 빛을 모아 검을 만들어낸다.

“ 이.. 이게 다 무슨.. “

“ 아~.. 설명하려면 긴데요.. 일단 저 앞에 보이는 저분을 봐주시겠어요? “

미야가 그렇게 레이첼에게 말한 뒤 미야도 검을 뽑아 들었다.

레이첼은 그런 미야의 말대로 앞을 바라보자.. 그곳에서는 붉은 눈의 제이엘이 있었다.

“ ...제이엘.. “


앨리스는 앞에서 자세를 잡고 경계하는 라티안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 ..마나를 쓰지 마. “

“ 에? “

앨리스의 황당한 요구에 라티안이 당황한다.

아무리 레이첼이 있다고 한들 지금은 저 붉은 눈.

강력한 적을 상대해야 한다.

아무리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들 네이렌은 케트라시움을 활용한 근접 전투 방법은 아직 배운 적이 없다.

이럴 때 춘향이 있었다면 제대로 설명해 줄 텐데..

안타깝게도 앨리스는 그런 설명을 하기 힘들어서 눈살을 찌푸렸다.

“ 붉은 눈을 상대할 때는 가능한 물리적인 충격으로 부숴야 한다. 저 녀석들은 에너지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복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습이라면 괜찮겠지만.. 대놓고 앞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라면 너희의 그 특이한 힘도 전부 학습 당할 거다. “

정말 고맙게도 앨리스가 미처 말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을 춘향보다도 더욱더 붉은 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레이첼이 설명해 주었다.

“ 그.. 그럼.. 어떻게.. “

앨리스는 뒤를 바라본다.

정확히는 뒤에서 앞으로 오고 있는 미야를 바라본다.

“ 준비됐습니다! “

그 당찬 모습에 앨리스는 이런 상황에서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 그래. 가자. “

“ [집중] 상대의 전투력이 상당했던 것을 바탕으로 전투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 및 대응. “


작가의말

어.. 개인적으로 피렌은 머리자른게 훨씬 예뻐서 가발 안만들어준게 나을지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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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324. 알 수 없음 23.10.14 243 0 14쪽
331 323. 연이은 위기 23.10.13 244 0 13쪽
» 322. 우연. 하지만 예측된 결과 23.10.12 246 1 12쪽
329 321. 함께할 수 없다면 23.10.11 246 0 12쪽
328 320. 아니 벌써 왔다고? 23.10.10 244 0 13쪽
327 319. 이제는 떠날 때 23.10.09 246 0 13쪽
326 318. 진지한 수업 23.10.08 248 0 16쪽
325 317. 우리는 한배를 탄 거야 23.10.07 245 0 12쪽
324 316. 이 녀석 대체 뭐야 23.10.06 245 0 12쪽
323 315. 찾았다 범인 23.10.05 246 0 14쪽
322 314. 다른 사람 아니 기계 아니 사람 23.10.04 247 0 13쪽
321 313. 붉은 눈 23.10.03 245 0 13쪽
320 312. 나한테서 제발 신경 꺼 23.10.02 246 0 15쪽
319 311. 의외의 수확 23.10.01 249 0 14쪽
318 310.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거냐 23.09.30 247 0 13쪽
317 309. 이 나이에 공부를 23.09.29 246 0 13쪽
316 308. 일류 길잡이 23.09.28 245 0 13쪽
315 307. 맞춤 수업 23.09.27 246 0 12쪽
314 306. 시험의 결과 23.09.26 246 0 15쪽
313 305. 낯선 세상에서 만난 익숙한 물건 23.09.25 246 0 14쪽
312 304. 계약하지 않은 신입생 23.09.24 24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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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300. 외계인 토벌 23.09.20 247 0 15쪽
307 299. 찝찝함밖에 남지 않은 23.09.19 24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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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297. 윌의 인형 23.09.17 248 0 13쪽
304 296. 어디계세요 정보상씨 23.09.16 246 0 14쪽
303 295. 정보수집이라는 이름의 관광 23.09.15 24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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