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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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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28 19:20
연재수 :
5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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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글자수 :
3,654,577

작성
23.10.0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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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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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17. 우리는 한배를 탄 거야

DUMMY

이곳에서 천둥소리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하늘을 바라보면 곧바로 우주다.

덕분에 이곳 신전에 있던 모든 사람이 천둥소리에 놀라 하나둘씩 모이는 바람에 우선 자리를 옮기기로 한 네이렌은 레이첼의 팔을 붙잡고 억지로 기숙사로 들어왔다.

" 여기까지 왔으면 얼른 설명하지? 더이상 너희에게 맞춰주기도 곤란한데. “

“ 어~... 음... 그러니까.. “

일단 데려오기는 했는데 말이지..?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 다들 여기 있었구나! 괜찮아?! 아까 아리나의... 크흠.. “

라티안이 급하게 들어와서 번개가 심상치 않았다고 말하려는 순간 레이첼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으음..

어디까지 말해도 되려나.

그런 결정을 모두가 없는 자리에서 마음대로 해도 되려나.

아리나의 고민이 깊어진다.

이렇게 급하게 일을 결정해야 할 때는 춘향의 즉흥적인 계획이 잘 들어맞는데 말이지..

그렇게 아리나는 살며시 춘향을 바라보자 춘향은 잠시 생각하다가 한숨을 깊게 내쉰다.

“ 에휴 원래 너한테 다 맡겨두려고 했는데 말이지... ‘ 붉은 눈 ‘ 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나뿐이니까 내가 할 수밖에 없나? “

춘향이 일부러 붉은 눈을 강조해서 말하자 레이첼의 눈이 살짝 커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온다.

“ 후후후.. 그렇게 숨기려고 해도 소용 없다구? 우린 실제로 붉은 눈을 마주했고, 그 녀석이랑 한판 붙었으니까! “

“ ...크흠. 그 말이 사실인가? “

아무리 모른척하려 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붉은 눈은 놓치지 말아야 할 대상이니까.

만약 모른 척하고 흘려보내도 될 것이었다면 그토록 네이렌을 붉은 눈과 연관 지어서 죽이려 들지 않았을 것이다.

“ 그래! 심지어 그 범인도 알고 있지! 우선 우리가 공격당한 붉은 눈은 제이엘이었어! “

왠지 춘향답지 않게 곧바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 신전에 남은 인원들을 체크하다 보면 자연스레 제이엘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될 테니 레이첼이 그 사실을 알기 전에 먼저 하나의 유효카드로 써먹을 생각이었다.

“ ..지금 나보고 그걸 믿으라는 거냐? “

“ 궁금하면 확인해보던가! 이 신전에 제이엘이 아직 있는지 말이야. 만약 네가 확인을 했는데 없다고 결론이 난다면 그때도 우리가 너에게 우호적일지는 모르겠다? “

신뢰하지 않는 자에게는 협상도 없다.

그런 의미가 담긴 말에 레이첼은 인상을 찌푸린다.

이 신전에 있으면서 괜히 저런 거짓말을 할 이유를 도저히 찾기 힘들다.

그러면서도 범인이 제이엘이라는 것이 조금 더 말이 안 된다고 느껴졌다.

“ ..우선 붉은 눈과 전투했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이건 더이상 우리만의 일이 아니다. 은하의 인도자와 연락해서.. “

“ 자.. 잠깐잠깐! 그건 안돼! “

뭐.. 결국, 이렇게 되겠지.

처음 기숙사가 박살 났을 때도 분명 그렇게 말했으니까 이럴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춘향은 레이첼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 ..왜 이래? “

“ 잘 들어 레이첼. 우리는 사실 은하의 인도자 녀석들한테 쫓기고 있는 몸이야. “

연속된 춘향의 믿기 힘든 발언에 레이첼이 춘향의 팔을 뿌리치고 밀쳐낸다.

“ 아까부터 대체 믿을 수 없는 소리만 지껄이는데 지금 것도 믿으라는 거지??? “

“ 쿡쿡.. 쫓기고 있다는데 안 믿어주니 그건 고맙네! “

“ 춘향의 말은 사실이에요. 우리는 붉은 눈과 관련 있다고 오해받고 있는 바람에 은하의 인도자들에게 쫓기고 있었어요. 그 와중에 은하 반대편 어딘가의 행성 하나가 파괴되어버렸고.. 어쩌면 저희가 죽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

다른 사람의 말도 아니고 그나마 레이첼에게 존댓말을 하며 존중해주고 있는 아리나가 한 말이다.

왠지 모르게 신뢰가 가는 그녀가 하는 말이라면..

레이첼은 고개를 끄덕... 이려다 머리를 움켜쥔다.

“ 으으.. 이래서 교육생을 받을 땐 조사도 항상 꼼꼼하게 하는 거였는데..! “

“ 레이첼씨? 하지만 그건 정말 오해에요. 은하의 인도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거죠. 지금도 저희는 붉은 눈에게 공격당했잖아요. 은하의 인도자들이 지금 착각해서 평범한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걸 저희가 막고 있는 거라고 봐도 되지 않겠어요? “

“ ... “

레이첼은 생각해본다.

이들이 정말 죄 없는 사람들이며 은하의 인도자에게 공격당하고 있다면 이것은 큰 문제다.

“ ...제이엘이 붉은 눈이라는 것에 대한 근거는? “

“ 음~ 글쎄? 그건 네가 알고 있지 않을까? 그 이상한 문자에 대해서 말이야! 분명 푸른빛의 글자였는데 갑자기 붉게 빛나더니 제이엘에게 빨려 들어가고 피부가 마치 기계처럼 딱딱하게 변해버렸지! “

레이첼은 은하의 인도자만 알고 있는 붉은 눈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고 있었더라면 무조건 의심하고 이들을 섬멸하기 위해 모두를 불러모았을 것이다.

그러나 춘향의 말만 들었을 때는 붉은 눈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듯한 모습과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그렇군... “

춘향은 다시 레이첼에게 접근해 다시 한번 어깨에 팔을 두른다.

“ 흐흐흐 이제 좀 알겠지? 이제부터가 진짜 할 말인데. 들어볼래? “

“ ...? 일단 이 손은 치우고 말하지? “

어쨌든 말하라는 거군.

춘향이 원하던 좋은 반응이다.

“ 너도 은하의 인도자 소속인 만큼 이번 사건은 결국 위에 보고할 수밖에 없어. 그치? “

“ ...그래. 자세한 건 말할 수 없어도 우린 보고해야 한다. 이건... ... 그래. “

레이첼이 무언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뭐 은하의 인도자들만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 입을 다물었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 그렇게 은하의 인도자들이 우리를 보면 무조건 공격할 거야. 왜? 걔네는 우리가 붉은 눈과 관련 있다고 확신하고 있거든. 아! 물론 이 근처의 은하의 인도자들은 아직 모를 수도 있지만 말이야! “

“ 그래서? 나한테 바라는 게 뭐지? “

보고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자면 이 사건에 대해 보고하지 말아 달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 조금 늦게 보고해달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춘향의 입에서 나온 말은 조금 달랐다.

“ 안타깝게도 아무리 아니라고 둘러대도 붉은 눈과 연결 지어서 우릴 죽이려 들더라고. 그리고 만약 이 자리에 은하의 인도자들이 온다면.. 우린 네 이름을 대겠어. “

“ ..협박이냐? “

“ 쿡쿡.. 그래. 여기까지는 협박! 이제부터는 협력! “

대체 이 알 수 없는 대화법에 레이첼은 인상을 구기며 자신의 어깨에 올려진 춘향의 팔을 결국 자신이 직접 치우고 마주 보고 섰다.

“ 우선 들어보도록 하지. “

“ 너는 우리가 붉은 눈과 싸웠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우릴 믿을 수 있겠지? 그런데 우리를 쫓는 은하의 인도자. 그중에서.. 이름이 뭐더라? “

“ 베스빌이랑 바체트. “

“ 그래! 걔네들 귀에 우리 소식이 들린다면 정말 앞뒤 안 보고 우릴 죽일지도 몰라! 그래서 우리는 은하의 인도자들의 오해를 직접 증명할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성운 추적자의 신분으로 붉은 눈에 대해 조금은 알아야 하는데 말이지? 그게 쉽지 않더라고~ “

평범한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은하의 인도자에 의해 죽는다.

만약 그 소문이 퍼진다면 지금까지 이 은하에서 쌓아온 은하의 인도자들에 대한 신뢰가 박살 날 것이다.

물론 어떻게든 이유를 둘러대며 죽일 수야 있겠지만..

오점으로 남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네이렌이 죽고 난 이후다.

이들은 죽고 싶지 않았기에 자신들이 스스로 붉은 눈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그 증명하는 과정을 도와달라.

그렇지않으면 여기서 다 같이 죽는 선택을 하겠다라.

“ ..처음에 네 녀석들의 이름을 적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군. “

“ 뭐. 그런 것도 있지! 어차피 너에게 거부권은 없어. 우린 이미 한배를 탄 셈이거든. “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고 이곳에 들여보낸 것.

레이첼에게서 교육을 받은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레이첼은 은하의 인도자가 제거하려는 사람들과 함께했다는 말이 된다.

“ ...교활하군. “

“ 그것이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지. “

서로가 똑같이 눈을 노려보지만, 한쪽은 웃고 한쪽은 웃지 않는다.

그리고 웃고 있던 쪽의 입이 움직이며 천천히 이 기숙사 중앙 홀을 걷는다.

“ 그렇다고 해서 너를 난감하게 할 생각은 없어! 우리도 어떻게든 죽고 싶진 않거든. 너만 잘 따라준다면 절대 널 위험하게 하지 않는다고 약속하지! “

“ ..하아.. “

믿기 힘들 수도 있었겠지만, 레이첼도 확실하게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라고 생각했던 심적인 불안감과 짜증이 싹 사라졌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네이렌이라는 새로운 스트레스가 다가왔지만, 이전처럼 불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이들이 무죄인 것이 증명되어야 은하의 인도자들에게도 피해가 없다.

붉은 눈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새어나가지도 않을 것이다.

“ 좋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뭐지? “

춘향은 레이첼의 화끈한 대답에 만족스러운 듯이 웃고서는 아리나를 바라본다.

“ 자! 아리나? 네 차례야! “

“ ...하려면 끝까지 하라니깐 좀.. “

아리나는 한숨을 내쉬고 춘향이 내어준 자리로 가서 레이첼을 마주 본다.

“ 우선 할 일은 다를 것 없습니다. 저희가 성운 추적자로서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거죠. 그것도 이른 시일 내에 수준급의 실력으로 올려주셔야 해요. “

“ 고래를 잡는 것과 붉은 눈에 대해 해명하는 건 다른 일 아닌가? “

“ 은하의 인도자가 얼마나 큰 곳인지는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소수 성운 추적자쯤이야 얼마든지 쫓아와서 죽일 수 있겠죠.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저희는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고 칩시다. 그런데 고래를 만나서 죽어버리면 억울하지 않겠어요? “

아리나는 아주 태연하게 네이렌의 목적만 쏙 빼고 자연스레 거짓을 더해 생존을 위해 고래를 사냥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 ...참고로 너희가 잡았다는 고래는.. “

“ 피렌의 활 봤잖아? 그런 거로 무식하게 때려잡았어. 그래서 우리는 고래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이곳까지 온 거야! “

레이첼은 드디어 뭔가 보이기 시작한 느낌이 들었다.

이들이 어째서 처음에는 가르쳐달라고 와놓고서 수업을 진행할 때 왜 그렇게 수업 태도가 불량했는지.

반대로 몸을 직접 움직여서 하는 시합이나 훈련에서는 뛰어난 육체 컨트롤을 보여주었는지.

그리고 케트라시움의 활용에 있어서 만든이의 성격, 심리 상태 등등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난 뒤부터 필사적으로 역사 공부를 하는 이유도.

왠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생존에 관련해서는 그 어떤 것이든 열심히 했던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끔 훌륭히 유도하는 데 성공해내자 춘향은 레이첼의 뒤에서 아리나를 향해 윙크를 날려준다.

“ ...좋다. 내가 보고하지 않더라도 다른 교관이 은하의 인도자들에 보고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그토록 화려하게 저질렀으니 말이야... 그러니 오늘 당장 속성으로 배워서 오늘 당장 졸업시켜주도록 하지. “

“ 킥.. 내가 원하던 대답이야! 모두를 불러올게! “

“ 어.. 어...! 나도! 나도 데려올게! “

춘향은 한순간 최고속도로 기숙사를 뛰쳐나가고 멀뚱멀뚱 쳐다보던 라티안도 급하게 달려나간다.

“ ...나도 갔다 오도록 하지. 원래는 제공해주면 안 되지만.. 교보재 자체를 너희에게 주마. “

“ 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레이첼 당신에게도 난감한 일이면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

아리나가 레이첼을 배려해서 말하자 레이첼은 어쩌면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진심을 다한 미소를 내비쳤다.

“ 무고한 사람이 죽을 위기에 처해있는데 이깟 규칙이 무슨 상관이냐. 너희도 우리 은하의 인도자들이 싫겠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아줬으면 좋겠군. 집단이란 건 원래 피곤한 거니까 말이야. “


작가의말

어라?

은하의 인도자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음?

그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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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318. 진지한 수업 23.10.08 248 0 16쪽
» 317. 우리는 한배를 탄 거야 23.10.07 245 0 12쪽
324 316. 이 녀석 대체 뭐야 23.10.06 245 0 12쪽
323 315. 찾았다 범인 23.10.05 246 0 14쪽
322 314. 다른 사람 아니 기계 아니 사람 23.10.04 247 0 13쪽
321 313. 붉은 눈 23.10.03 245 0 13쪽
320 312. 나한테서 제발 신경 꺼 23.10.02 246 0 15쪽
319 311. 의외의 수확 23.10.01 249 0 14쪽
318 310.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거냐 23.09.30 24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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